秋日
李穡
曉上高樓獨自憑、 새벽에 홀로 높은 누각에 오르니
白雲靑嶂共層層。 흰 구름, 푸른 산이 모두 층층이로구나.
一庭雨遇苔逾長、 뜰에 내리는 비로 이끼가 자라고,
勇里天晴日又昇。 하늘이 개니 해도 떠오르네.
膽氣崢嶸身老大、 기백은 높아도 몸이 늙어
顔客枯槁鬂鬅鬠。 얼굴은 초췌하고 흐트러진 머리를 묶었구나.
乾坤幾度秋風起、 가을바람이 몇 번이나 바뀌었는가,
回首江東憶季鷹。 강동쪽으로 머리 돌려 계응을 생각하네.
嶂 : 산봉우리 장. 崢 : 가파를 쟁. 가파르다. 산이 험한 모양. 높은 재. 높은 산마루. 추위가 심한 모양. 嶸 : 가파를 영.
鬂 : 鬢. 鬅 : 머리 흐트러질 붕. 머리털이 흐트러지다. 또는, 그 모양. 사물이 헝클어짐의 비유.
鬠 : 결발할 괄. 결발하다. 머리털을 묶다.
☞ 季鷹
계응(季鷹)은 진(晉) 나라 때 깨끗한 지조로 이름 높았던 장한(張翰)의 자이다. 장한이 가을바람이 부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고향인 오중(吳中)의 순채국과 농어회가 생각나서 말하기를 “인생살이에 있어서는 뜻에 맞게 사는 것이 귀한 법인데, 어찌 벼슬에 얽매여서 수천 리 밖을 떠돌면서 명예와 관작을 노리겠는가.”라 하고는, 드디어 수레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晉書 卷92 文苑列傳 張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