兵書/六韜
문도1.문사- 7. 덕은 만인을 복종시킨다.
柳川
2016. 6. 2. 23:42
7. 덕은 만민을 복종시킨다.
주문왕에게 입을 열기 시작한 노인은 말을 계속한다.
"아아 ! 무성한 숲의 나무와 같(이 인재가 운집하였)다 할지라도 (군왕이 덕이 없으면) 그 모임은 반드시 흩어질 것이요, (군왕이 덕이 있으면) 빛이 희미하고 작다 할지라도 반드시 그 빛은 멀리까지 비칠 것입니다.
성인의 덕이란 실로 미묘한 것으로서 그것은 성인 홀로는 볼 수 있지만 남이 가량하여 헤아릴 수 없을만큼 깊고 그윽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인의 마음은 천하 백성이 각기 처해있는 위치에서 편히 살도록 인심을 배양하고 나라를 올바르게 다스릴 법을 세우는 것으로 그 즐거움을 삼는 것입니다."
[原文]
嗚呼, 曼曼緜緜, 其聚必散, 嘿嘿昧昧, 其光必遠. 微哉聖人之德, 誘乎獨見.
樂哉聖人之慮, 各歸其次, 而立斂焉.
註)
* 曼曼緜緜 : 나무와 잎이 무성하게 우거진 모양 ; 부하인재가 많고 성함을 말함.
* 嘿嘿昧昧 : 희미하고 작아서 보이지 않는 모양; 덕을 감싸고 빛을 가리는 것을 이름.
緜 : 솜 면. 綿과 同字 嘿 : 고요할 묵. 默과 同字 昧 : 새벽 매.
誘乎: 아름다운 모양. 淮南子(회남자)의 무칭훈(繆稱訓)에 <유연(誘然)하여 일월과 빛을
다툼>이라고 있고, 그 註에 誘는 아름다움을 이른다고 함.
獨見 : 성인만이 홀로 스스로를 보며 남이 이를 볼 수 없음을 말함.
次 : 舍(사)와 같음. 돌아가 머물 곳.
各歸其次 : 사람이 각기 돌아가 머물 곳이 있음을 말함.
立斂 : 인심을 거두는 법을 세워 민심이 흩어지지 않게 함.
[解說]
당시의 상황을 보면 은나라 주왕이 달기에 빠져 주지육림에 묻혀 이를 간하는 신하들에게
포락지형을 일삼는 폭정을 자행하던 시기였다.
노인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문왕이 비록 주왕을 섬기고 있지만 후
일에는 일월의 빛과 같이 천하를 비칠 것이라고 문왕의 성덕을 기리었다.
위에서 수사로 사용한 만만면면, 묵묵매매를 견주어 말한다면 하(夏)의 걸(桀)왕이 아무리
성하였어도 탕왕에게 토벌되어 분산되었던 것처럼 주왕이 아무리 만만면면하여도 지금 움
츠리고 있는 문왕은 그 덕과 인(仁)으로 천하의 인심을 얻고 있으므로 이른바 묵묵매매하
다 할지라도 그 빛은 멀리까지 비추어 장차 빛을 크게 발할 시기가 온다는 뜻이다.
이리하여 군주의 인덕은 천하만민을 귀의하여 복종시킬 수가 있으며, 그 후에는 이를 잘
거두어야 할 것임을 말하였다.
이는 오자병법의 저자 오기와 당시 오기가 벼슬을 하고 있던 위나라 문후와의 대화에
서도 그 예를 볼 수 있다.
어느 날 문후는 오기와 함께 서하에서 배를 탔는데 배를 타고 가면서 강가의 경치를 보고
있던 문후는 오기에게 말했다.
"정말 훌륭하지 않소? 이 요새야말로 우리나라의 보배요."
이에 오기가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나라의 보배는 험난한 지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정자의 덕에 있습니
다. 만일 군주께서 덕으로 다스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신다면 지금 배에 같이 타고 있
는 이 사람까지도 이 나라를 떠날 것입니다."
이에 문후는 과연 옳은 말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