玉匣夜話
玉匣夜話
行還至玉匣, 與諸裨連牀夜語。燕京舊時風俗淳厚, 譯輩雖萬金能相假貸, 今則彼以欺詐爲能事, 而其曲未嘗不先, 自我人始也。 三十年前, 有一譯空手入燕, 將還對其主顧而泣。主顧怪而問之, 對曰, "渡江時潛挾他人銀, 事發倂已包沒于官。今空手還, 無以爲生, 不如無還。" 拔刀欲自殺, 主顧驚急抱持, 奪刀問曰, "所沒銀幾何?" 曰, "三千兩。"
主顧慰曰, "大丈夫獨患無身, 何患無銀? 今死不還, 將如妻子何? 吾貸君萬金, 五年貨殖, 可復得萬金, 以本銀償我。譯旣得萬金, 遂大貿而還, 當時未有識之者, 莫不神其才, 五年中遂致鉅富。乃自削籍譯院, 不復入燕。 久之, 密囑其所親之入燕者曰, "燕市若遇某主顧, 當問安否, 須道闔家遘癘死。" 所親以說謊頗難之, 譯曰, "第如此而還, 當奉君百金。"
旣入燕, 果遇某主顧, 問譯安否。 俱對如所受囑, 主顧掩面大慟, 泣如雨下曰, "天乎 ! 天乎 ! 何降禍善人之家 !"
若是之慘耶, 遂以百金托之曰, "彼妻子俱亡無主者, 幸君還國, 爲我以五十金, 具幣設奠, 以五十金, 追齋薦福。"
所親者殊錯愣然, 業已謬言。遂受百金而還, 其譯家已遘癘沒死, 無遺者。其人大驚且懼, 悉以百金, 爲主顧薦齋, 終身不復爲燕行曰, "吾無面目復見主顧。"
有言李知事樞, 近世名譯也。 平居口未嘗言錢, 出入燕京四十餘年, 手未嘗執銀, 有愷悌君子之風。
闔 : 문짝 합, 문짝(나무로 만든 것을 闔, 갈대나 대로 만든 것을 扇이라 함)乃修闔扇.문을 닫다.閏月則闔門左扉. 간직하다. 막다. 못하게 함. 陽明爲闔(素問)맺다.
연결함. 闔之者 結其誠也.(鬼谷子). 통할하다.今或至闔郡而不薦一人.(漢書)맞다. 意者臣愚而不闔王心也(戰國策) 숨쉬다. 天門開闔.(老子) 뜸, 거적.어찌 아니
하느냐(何와 不을 합친 것). 夫子闔行耶. 온통, 전부의.
謊 : 잠꼬대할 황. 잠꼬대하다. 속이다. 지각이 흐려지다. 망령된 말. 잠꼬대.
奠 : 정할 전, 제사 전, . 제사지내다. 제물을 올리다. 지상에 안치하다. 두다. 드리다.바치다. 멈출 정. 香奠(향전):賻儀. 奠儀.
遣奠祭 : 발인시 대문앞에서 지내는 제사.夕奠 : 염습을 마치고 장례시까지의 사이에 매일 저녁 신위앞에 제물을 올리는 의식
業 : 이미, 앞서. 愣 : 멍청할 릉, 멍청할 능.
愷 : 즐거울 개, 편안할 개. 즐겁다.愷悌君子 民之父母. 마음이 편안함.승전의 음악 愷歌. 열리다. 개명함. 愷悌
귀국길에 옥갑에 이르러 비장들과 침상에 둘러앉아 밤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연경에는 옛날의 풍속이 그대로 남아 순박하고 후하여 역관무리들은 비록 만금이라 할지라도 서로 빌려주고 빌려쓸 수 있었으나, 이때에는 그들이 사기를 능사로 하였는데 전에는 없었던 일로 모두 우리나라 사람들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삼십년전 한 역관이 빈손으로 연경에 들어왔었는데 귀국을 앞두고 단골고객에게 가서 울었다.
그 고객이 괴이하게 여겨 물으니 대답하기를,
"강을 건너면서 가지고 있던 타인의 은자를 강에 빠뜨렸는데 일이 연달아 터져 짐을 관에게 몰수당했습니다. 지금 빈손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아무것도 없이 살아서 돌아가는 것은 돌아가지 않느니만 못합니다."
하고는 칼을 뽑아 자살하려 하였다.
단골고객이 깜짝 놀라 껴안고 칼을 빼앗은 후 물었다.
"잃어버린 은자가 얼마나 됩니까?"
"삼천금입니다."
단골고객이 위로하며 말했다.
"대장부가 오로지 몸이 없어지는 것이 걱정이지 어찌 돈이 없음을 걱정하리오. 지금 죽어 돌아가지 않으면 장차 그대의 처자는 어찌될 것이오. 내가 그대에게 만금을 빌려줄 터이니 5년동안 불리면 다시 만금을 만들수 있게 될 것인즉 그때 이 돈을 나에게 갚으시오."
역관이 만금을 얻어 마침내 크게 무역을 하여 귀국하니 당시 모르는 사람들은 그 재주가 신과 다르지 않다고 여겼다. 5년이 지나자 큰 부자가 되기에 이르렀는데 스스로 역원에서 자신의 적을 삭제하고 다시 연경에 들어가지 않았다.
오랜 후 연경에 가는 친지가 있어 은밀히 부탁하였다.
"연경에 가서 모 단골고객을 만나게 되면 당연히 나의 안부를 묻게 될 것인 즉, 반드시 내 일가족이 모두 여역을 만나 죽었다고 하시오."
그 친지가 황당하다고 하며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자,
그 역관이. "그대가 이렇게 대답한 후 돌아와 만나면 그대에게 백금을 주겠소."하였다.
그 친지가 연경에 들어가 과연 그 단골고객을 만나니 역관의 안부를 물었다. 그래서 부탁받은대로 대답을 하였는데 그 단골고객이 얼굴을 감싸안고 대단히 서럽게 울었다.
비가 내리듯 눈물을 흘리며 울면서,
"하늘이여, 하늘이여 ! 어찌 착한 사람의 집안에 화를 내리셨습니까?"이와 같이 슬퍼하고는 백금을 내놓으며 말했다."그와 처자가 모두 사망하였으니 상주가 없을 것이오. 다행히 그대가 귀국하게 되니 나를 위해 50금으로는 제단을 만들고 50금으로는 복을 비는 재를 올려주시오."
친지는 이미 앞서 거짓말을 하였기 때문에 매우 혼란하여 멍청해졌다. 결국 백금을 받아 귀국을 하였는데 그 역관의 집은 이미 여역을 만나 몰사하여 살아남은 자가 없었다.
그 친지는 크게 놀랍고 두려워하며 백금을 모두 단골고객의 이름으로 재를지내고는 생을 마칠때까지 연경을 다시 가지 않았는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그 단골고객을 다시 볼 면목이 없었다."
이지사 추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근세의 이름난 역관이었다. 평소 입으로 돈을 말하지 않았고, 연경을 40여년간 오가면서 손으로 돈을 만지지 않았으며 온화하여 군자의 풍모가 있었다.
有言唐城君洪純彥。明萬曆時名譯也, 入皇城, 嘗遊娼館。 女隨色第, 價有千金者, 洪以千金求薦枕。女方二八有殊色, 對君泣曰, "奴所以索高價者, 誠謂天下皆慳男, 無肯捐千金者, 祈以免斯須之辱, 一日再日, 本欲以愚館主。 一以望天下, 有義氣人, 贖奴作箕帚妾。 奴入娼館五日, 無敢以千金來者, 今日幸逢天下義氣人。 然公外國人, 法不當將奴還, 此身一染, 不可復浣。" 洪殊憐之, 問其所以入娼館者, 對曰, "奴南京戶部侍郞某女也。家被籍追贓, 自賣身娼館以贖父死。"
洪大驚曰, "吾實不識如此。今當贖妹, 償價幾何?" 女曰, "二千金。" 洪立輸之, 與訣別, 女百拜稱恩父而去。
其後洪復絶不置意, 嘗又入中國, 沿道數訪洪純彥來否, 洪怪之。及近皇城, 路左盛設供帳, 迎謂洪曰, "本兵石老爺奉邀。"
及至石第, 石尙書迎拜曰, "恩丈也, 公女待翁久。"
遂握手入內室, 夫人盛粧拜堂下。洪惶恐不知所爲, 尙書笑曰, "丈人久忘乃女耶。"
洪始知夫人, 乃娼館所贖女也, 出娼館卽歸石星, 爲繼室比石貴夫人。猶手自織錦, 皆刺報恩字。及洪歸, 裝送報恩緞及他錦綺金銀, 不可勝數。及壬辰倭寇, 石在本兵力主出兵者, 以石本義朝鮮人故也。
당성군 홍순언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명나라 만력때 유명한 통역관이었는데 황성에 갔을 때 일찌기 창기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여자는 그 미모에 따라 등급이 매겨져 있었는데 값이 천금이 나가는 창기가 있어 홍순언은 천금을 주고 잠자리를 같이 하고자 했다. 여자는 방년 이팔(16세)였는데 매우 아름다웠으나 홍순언을 보자 울면서 말했다.
"제가 큰 금액을 내고 저를 사려는 사람을 찾고 있었던 까닭은 천하의 남자가 모두 인색하다면 선뜻 천금을 내는 자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으며 잠시라도 욕을 면하고 하루 이틀이라도 창기집(창관)의 주인을 속이려 하였기 때문입니다. 주인될 자는 천하에서 단 한분으로 의기있는 분이라야 소녀를 속량하여 첩으로 삼아 곁에서 모시도록 할 수 있습니다.
소녀는 창관에 들어온지 5일이 되었는데 감히 천금을 가지고 오는 자가 없더니 오늘 다행히도 천하의 의기있는 분을 만나게 되었으나 공께서는 외국인이시라 법은 저를 데리고 가시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이 몸이 한번 더럽혀지면 다시 깨끗해질 수 없습니다."
홍순언이 매우 가엾게 여겨 물었다.
"창관에 들어온 까닭이 무엇인가?"
"저는 남경 호부시랑의 딸인데 집안이 적몰당하고 가산이 추징당하자 스스로 창관에 몸을 팔아 부친의 죽음을 면케 하였습니다."
여자가 대답하자 홍순언이 크게 놀라 말했다.
"나는 정말 이러한 사실을 몰랐네. 지금 내가 그대를 속량해 주리라. 상환해야 할 금액이 얼마인가?"
"2천금입니다."
여자가 대답하니 홍순언이 일어나 내주었다.서로 헤어질 때 여자가 거듭 절하며 은부(은혜를 베푼 아버지같은 분)라 칭하고 떠났다.
그 후 홍순언은 괘념치 않고 잊었는데 다시 중국에 들어갔을 때 큰길의 좌우에서 홍순언이 왔는지 수없이 물어와 홍순언이 괴이히 여겼다. 황성가까이에 이르자 길가에 성대한 공장(손님을 맞이하기위하여 마련한 장소)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홍순언을 영접하며 말했다.
"본 군사는 석노야께서 공을 맞이하시기 위해 보낸 군사입니다."
석씨 집에 이르자 석상서가 영접나와 절하며 말했다.
"은장(은혜를 베푼 장인<위 은부와 같은 맥락>)이시군요. 공의 딸이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그러고는 홍순언의 손을 잡고 내실로 들어갔는데 부인이 화려한 옷을 입고 당을 내려와 절했다.
홍순언이 까닭을 몰라 황공해 하니 상서가 웃으며 말했다.
"장인께서는 오래되어 따님을 잊으셨군요."
홍순언이 비로소 부인이 창관에서 속량해준 여자임을 알아 보았는데 그 여자는 창관을 나오자 바로 석성의 집으로 들어가 계실이 되어 석씨가의 귀부인이 되었다.
부인이 손수 비단을 짜고 모두 '보은(報恩)'이라는 글자를 수놓아 홍순언이 귀국길에 이르자 그 비단과 더불어 다른 비단과 금은을 포장하여 보내주었는데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었다.
임진년에 이르러 왜병이 쳐들어왔을 때 석상서가 본병의 출병을 주장하였는데 그 까닭은 석상서가 본래 조선인이 의롭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有言朝鮮商賈熟主顧鄭世泰之富 甲于皇城 及世泰死 一敗塗地 世泰只有一孫 男中絶色 幼賣塲戱 世泰時夥計林哥 今鉅富 見塲戱中一美男子 呈戱 心慕之聞其爲鄭家兒郞相持泣 遂以千金贖之 與俱 歸家 戒家人曰 善視之 此吾家舊主人 勿以戱子賤之 及長中分其財而業之 世泰孫身肥白美麗 無所事 惟飛紙鷂 遊戱皇城中。
舊時買賣 不開包檢驗 直以燕裝還 照帳無少差謬 有誤以白毳帽裝送者及歸開視 皆白帽也 自悔未閱 丁丑兩恤 反獲倍直 然亦彼中不古之徵也 近歲則物貨自裝 不任主顧裝送云。
有言卞承業之病也 欲閱視貨殖都數 聚諸夥計帳簿 合籌之共銀五十餘萬 其子曰 斂散煩久且耗 請因而收之 承業大恚曰 此都城中萬戶命脉也 奈何一朝絶之亟還之 承業旣老 戒其子孫曰 吾所事公卿多獨秉國論爲家計者 鮮及三世矣 國中之爲財者 視吾家出入 爲高下 是亦國論也 不散且及禍 故其子孫蕃而擧貧窶者 承業旣老 多散之也。
觀許生事可異也 許生竟不言其名 故世無得而知者云 映之言曰。
[註]
熟 : 익을 숙. 익다. 삶아짐. 과일 따위가 영글다. 익숙하다. 숙달함. 익히다. 생물이 잘 자라게 하다.[부사] 익히, 곰곰히, 유심히.
塗 : 진흙 도, 칠할 도, 길 도. 진흙, 진창. 칠하다. 꾸밈. 길, 길거리.遇諸塗. 더럽히다. 以塗吾身. 塗地. 두꺼운 모양. 塗塗.
夥 : 많을 과. 많을 화. 많다. 넉넉하다. 모이다. 동아리. 패거리. [과, 화 색음 同][감탄사] 아 !
呈 : 나타낼 정, 뽐낼 정, 쾌할 정. 나타내다. 드러내보임. 露呈. 呈見. 드리다. 윗사람에 바침. 贈呈 상급관청에 올리는 문서.
일반인이 관청에 내는 원서 呈文. 뽐내다. 자랑하여 일부러 보임. 恐無呈身御史(唐書). 쾌하다. 마음이 상쾌함 殺人以呈
鷂 : 새매 요. 익더귀(새매의 암컷). 오색의 꿩. 毳 : 솜털 취. 솜털, 배밑 털, 모직물, 털가죽, 썰매, 연약하다. 맛나다.
都 : 도읍, 서울. 큰 고을. 도읍하다. 서울을 정함. 있다. 자리잡음. 모이다. 군집하다. 모임. 모으다.한데 합침. 거느리다. 통솔함.
아름다움. 시험해 보다. [부사] 모두, 다, 모조리. [감탄사] 아아 !
聚 : 모이다. 모여들다. 몰려들다. 갖추어지다. 하나가 되다. 모으다. 갖추다. 저축함.누적된 것. 무리. 모인사람들, 군중. 마을,
촌락. [부사] 함께
籌 : 세다. 헤아림. 꾀, 계책. 제비, 심지. 산대, 산가지. 투호의 살. 恚 : 성낼 에. 성내다. 분노하다. 脉 : 줄기 맥. 脈의 속자
亟 : 빠를 극, 자주 기. 빠르다. 긴급하다. 성급하다. 절박하다. 삼가다. 사랑하다. 심하다. 빠르게.
자주(기), 갑자기(기), 오래가지아니하다.(기)
蕃 : 우거질 번, 고을이름 피. 우거지다. 무성함. 붇다. 늘어남. 번성하다. 많다. 오랑캐. 울타리. 붉다. 변화하다. 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