鹿鳴之什 · 皇皇者華
鹿鳴之什
皇皇者華
皇皇者華,于彼原隰。 화사한 꽃, 언덕에도 진펄에도 피었도다.
駪駪征夫,每懷靡及。 무리지어 달리는 사신 행렬, 늘 미치지 못할가 생각뿐이노라.
駪 : 많을 신. (말이)많다. (말이)많은 모양.
我馬維駒,六轡如濡。 내 말은 망아지인데 여섯 고삐 물에 젖은 것 같도다.
載馳載驅,周爰咨諏。 달리고 달려 두루 자문하였노라.
濡 : 젖을 유. 젖다. 젖어 윤이 남. 적시다. 혜택을 줌. 습기. 혜택. 온화하다. 설사. 소변, 오줌. 참고 견디다. 인내함. 멈추다. 자제함. 咨 : 물을 자. 묻다. 상의하다. 꾀하다. 탄식하다. 諏 : 물을 추. 묻다. 모여서 의논하다. 자문하다. 심의하다. 꾀하다.
我馬維騏,六轡如絲。 내 말은 검푸른 말, 여섯 고삐 실 같도다.
載馳載驅,周爰咨謀。 달리고 달려 두루 물으며 꾀했노라.
我馬維駱,六轡沃若。 내 말은 가리온말, 여섯 고비 윤이 나도다.
載馳載驅,周爰咨度。 달리고 달려 두루 묻고 헤아렸노라.
我馬維駰,六轡旣均。 내 말은 오총이, 여섯 고삐 균일하도다.
載馳載驅,周爰咨詢。 달리고 달려 두루 묻고 꾀했노라.
駰 : 오총이 인. 오총이(흰털이 섞인 거무스레한 말).
詢 : 물을 순. 묻다. 상의하다. 같다.
[註]
皇皇者華,于彼原隰。駪駪征夫,每懷靡及。
황황자화, 우피원습。 선선정부, 매회미급。
환히 빛나는 꽃이여, 언덕과 습지에 있도다. 무리지어 달리는 부역 가는 남자들이여, 매양 그리워함이 미치지 못하는 듯하도다.
○興也. 皇皇 猶煌煌也. 華 草木之華也. 高平曰原, 下濕曰隰. 駪駪 衆多疾行之貌. 征夫 使臣與其屬也. 懷 思也.
○此 遣使臣之詩也. 君之使臣, 固欲其宣上德而達下情. 而臣之受命, 亦惟恐其無以副君之意也. 故 先王之遣使臣也, 美其行道之勤而述其心
之所懷. 曰彼煌煌之華, 則于彼原隰矣. 此駪駪然之征夫, 則其所懷思 常若有所不及矣. 蓋亦因以爲戒. 然其辭之婉而不迫, 如此, 詩之忠厚,
亦可見矣.
○흥이라. 황황은 훤히 빛남과 같으니라. 화는 초목의 꽃이라. 높고 평평한 것을 원이라 하고 아래의 습한 곳을 습이라 하니라. 선선은 떼 지어
빨리 달리는 모양이라. 정부는 사신과 그 종속이라. 회는 생각이라.
○이는 사신을 보내는 시이니, 인군이 신하를 사신으로 보냄에 진실로 그 위에서 덕을 베풀어서 아래로 정에 이르도록 하고자 했고, 신하가 명
을 받음에도 또한 오직 그 인군의 뜻에 부합하지 못할까 두려워함이라. 그러므로 선왕이 사신을 보냄에 그 도를 행하는 근면함을 아름다이
여기고 그 마음에 생각하는 바를 기술함이라. 가로대, ‘저 훤히 빛나는 꽃이여, 저 언덕과 진펄에 있고, 이 무리지어 달리는 저 정부여, 그 생
각하는 바가 항상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는 듯하다.’고 하니라. 대개 또한 이로써 인하여 경계를 삼았음이라. 그러나 그 말이 완곡하면서도
박절하지 않음이 이와 같으니 시의 충후함을 또한 볼 수 있도다.
我馬維駒,六轡如濡。載馳載驅,周爰咨諏。
아마유구, 육비여유。 재치재구, 주원자추。
내 말이 망아지니 여섯 고삐가 젖은 것 같도다. 달리기도 하고 몰기도 하면서 두루 이에 자문하였도다.
○賦也. 如濡 鮮澤也. 周 徧, 爰 於也. 咨諏 訪問也.
○使臣 自以每懷靡及. 故 廣詢博訪, 以補其不及而盡其職也. 程子曰咨訪 使臣之大務.
○부라. 여유는 선명하고 윤택함이라. 주는 ‘두루’이고, 원은 ‘이에’라. 자추는 찾아와 물음이라.
○사신이 스스로 매양 생각을 미치지 못한 듯이 하니라. 그러므로 널리 묻고 널리 찾아다니면서 그 불급함을 보충하여 그 직분을 다함이라. 정
자께서는 “자방은 사신의 큰 업무라.”고 하니라.
我馬維騏,六轡如絲。載馳載驅,周爰咨謀。
아마유기, 육비여사。 재치재구, 주원자모。
내 말이 얼룩말이니 여섯 고삐가 실과 같이 고르도다. 달리기도 하고 몰기도 하면서 두루 이에 묻고 꾀하였도다.
○賦也. 如絲 調忍也. 謀 猶諏也, 變文以叶韻爾, 下章放此.
叶 : 맞을 협/잎 엽. 맞다. 화합하다. [엽]잎, 꽃잎. 시대. 세대. 갈래. 후손. 장(종이를 세는 단위). 닢. 옷의 넓이. 책장. 가락. 누르다. 모으다.
○부라. 여사는 부드러우면서 질김이라. 모는 추와 같으니 글자를 바꾸어 운에 맞춘 것이니 아래장도 이와 같으니라.
我馬維駱,六轡沃若。載馳載驅,周爰咨度。
아마유락, 육비옥약。 재치재구, 주원자탁。
내 말이 오직 낙마이니 여섯 고삐가 기름진 것 같도다. 달리기도 하고 몰기도 하면서 두루 이에 물어서 헤아렸도다.
○賦也. 沃若 猶如濡也. 度 猶謀也.
○부라. 옥약은 젖음과 같으니라. 탁은 꾀함과 같으니라.
我馬維駰,六轡既均。載馳載驅,周爰咨詢。
아마유인, 육비기균。 재치재구, 주원자순。
내 말이 얼룩말이니 여섯 고삐가 이미 고르도다. 달리기도 하고 몰기도 하면서 두루 이에 물어서 꾀하였도다.
○賦也. 陰白雜毛曰駰. 均 調也. 詢 猶度也. (皇皇者華五章)
○부라. 속은 희며 잡털이 있는 것을 인마라 하니라. 균은 고름이라. 순은 탁과 같음이라. (황황자화5장이라)
皇皇者華五章 章四句
按序 以此詩爲君遣使臣, 春秋內外傳 皆云君敎使臣, 其說已見前篇. 儀禮亦見鹿鳴, 疑亦本爲遣使臣而作, 其後 乃移以他用也. 然 叔孫穆子
所謂君敎使臣曰每懷靡及, 諏謀度詢, 必咨於周, 敢不拜敎, 可謂得詩之意矣.
范氏曰王者遣使於四方 敎之以咨諏善道 將以廣聰明也. 夫臣欲助其君之德, 必求賢以自助. 故 臣能從善則可以善君矣. 臣能聽諫則可以諫
君矣, 未有不自治而能正君者也.
서를 살펴보건대 ‘이 시가 인군이 사신을 보내는 것이 된다.’ 했고, 춘추내외전(『春秋左氏傳』을 춘추내전, 『國語』를 춘추외전이라고 하는데,
唐의 劉知幾가 쓴 『史通』에서 左丘明이 『춘추』 內傳으로 『左氏傳』을 지었고 外傳으로 『國語』를 지었다고 한데서 비롯된다.)에도 다
이르기를, ‘인군이 신하를 가르쳤다.’하니 그 설명이 이미 전편에 나타나느니라. 『의례』에도 또한 녹명이 나타나니, 아마도 또한 본래 사신을
보내는데 지었다가 그 후에 이에 옮겨서 다른 데에 쓰였음이라. 그러나 숙손목자가 이른바 ‘인군이 사신을 가르쳐 하는 말이 매양 생각이 미
치지 못하여 추모탁순(諏謀度詢)으로 반드시 두루 자문하여 감히 가르침을 받들지 않으랴?(『國語』 魯語下편)’하니, 가히 시의 뜻을 얻었다
이르리로다.
범씨는 “왕자가 사방에 사신을 보냄에 자문하고 묻고 선한 도로 가르침은 장차 이로써 총명함을 넓히려 함이라. 무릇 신하가 그 인군의 덕을
돕고자 할진댄 반드시 어진 이를 구하여 스스로 돕느니라. 그러므로 신하가 능히 선을 따른다면 가히 인군을 선하게 할 것이고, 신하가 능히 간
함을 들으면 가히 인군에게 간할 것이니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고 능히 인군을 바르게 할 자 있지 않느니라.”고 하니라.
[참고] 諏謀度詢(추모탁순)
『春秋左傳』 襄公四年 여름편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穆叔 如晉 報知武子之聘也. 晉侯享之 金奏肆夏之三, 不拜 工歌文王之三, 又不拜 歌鹿鳴之三, 三拜. 韓獻子 使行人子員 問之. 曰子以君
命辱於敝 邑, 先君之禮 藉之以樂, 以辱吾子, 吾子舍其大而重, 拜其細, 敢問何禮也. 對曰三夏 天子所以享元侯也, 使臣弗敢與聞. 文王 兩
君相見之樂也, 臣不敢及. 鹿鳴 君所以嘉寡君也, 敢不拜嘉. 四牡 君所以勞使臣也, 敢不重拜. 皇皇者華 君教使臣曰必諮於周, 臣聞之訪
問於善爲咨, 咨親爲詢, 咨禮爲度, 咨事爲諏, 咨難爲謀, 臣獲五善 敢不重拜.
穆叔이 晉에 간 것은 知武子의 방문에 대한 답방이었다. 晉侯가 잔치를 베풂에 금으로 肆夏의 세 장을 연주했으나 절하지 않고, 악관이 문왕편의
세 장를 노래했으나 또한 절하지 않았으며, 녹명편의 세 장을 노래하자 삼배했다. 한헌자가 행인(외교담당관리)인 자원으로 하여금 물어보게 했
다. (子員이) 가로대, “그대께서는 군명으로 우리 읍을 방문하느라 욕보셨기에 선군의 예를 따라 음악을 올려 그대를 위로하고자 했는데 그대는
그 크고 중한 것은 놔두고 그 하찮은 것에 절을 했으니, 감히 묻자온데 무슨 예입니까?” 대답하여 가로대, “三夏(肆夏三章)는 천자가 원후에게 잔치
를 베푸는 것이니 신이 감히 더불어 듣지 못하고, 문왕은 두 군주가 상견하는 음악이니 신이 감히 미치지 못하고, 녹명은 군주께서 우리 군주를 기
쁘게 하는 바이니 감히 기쁘게 절하지 아니할 것이며, 사모는 군주께서 사신을 위로하는 바이니 감히 중히 절하지 않겠나이까? 황황자화는 군주께
서 사신을 가르치면서 반드시 두루 물으라고 했으니, 신은 듣자옵건대 善人을 방문하여 물음을 咨라하고, 친척에게 물음을 詢이라하고, 예를 물음
을 度이라하고, 일을 물음을 諏라하고, 어려운 일을 물음을 謀라하니, 신이 다섯 가지 좋은 일을 얻음에 감히 중히 절하지 않겠나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