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經/小雅

彤弓之什 · 吉日

柳川 2019. 3. 20. 20:38

                                     彤弓之什

 
吉日
 
吉日維戊,既伯既禱。                길한 날인 무일에, 말의 조상에 제사를 지내노라.
田車既好,四牡孔阜,                사냥 수레 훌륭하고, 말 네 필도 매우 커.
升彼大阜,從其群醜。                저 큰 언덕에 올라 짐승 떼 쫒네.
 
醜 : 무리, 여럿.
 
吉日庚午,既差我馬。                길한 날인 경오일에 내 탈 말 골랐네.
獸之所同,鹿麌。                짐승들 모여있는데  암사슴, 숫사슴이 떼지어 있네.
漆沮之從,天子之所。                칠조를 따라가니 천자 계신 곳이네.
 
麀 : 암사슴 우. 암사슴.   麌 : 숫사슴 우. 숫사슴. 떼를 짓다.
 
瞻彼中原,其祁孔有。                저 언덕 바라보니 큰 짐승 매우 많네.
儦儦俟俟,或群或友。                뛰기도 하고 서성이기도 하며, 무리짓거나 짝지어 노네. 
悉率左右,以燕天子。                좌우 모두 통솔하여 천자 즐겁게 하네.
 
儦 : 많은 모양 표. 많은 모양. 성한 모양. 걸음걸이.
 
既張我弓,既挾我矢;                 내 활 매어 화살 끼우고,
發彼小豝,殪此大兕。                 새끼 암퇘지 쏘고, 큰 들소 쏘아 쓰러뜨리네.
以御賓客,且以酌醴。                 빈객에게 올리며 술을 권하네.             
 

殪 : 쓰러질 에. 쓰러지다. 쓰러뜨리다. 죽다. 죽이다. 다하다. 다 없애다.

醴 : 단술 례(예). 단술, 감주. 맑은 술. 津液. 맛좋은 샘물. 달다.
 
[註]
 
吉日維戊,既伯既禱。田車既好,四牡孔阜,升彼大阜,從其群醜。

길일유무, 기백기도하。 전거기호, 사모공부, 승피대부, 종기군추。

 

길한 날인 무일에 이미 말의 할아비에게 기도하니 사냥하는 수레가 매우 좋으며 네 마리 말이 심히 성대하거늘 저 큰 언덕에 

올라서 그 짐승 무리가 모인 곳을 찾도다. 

 

賦也.  剛日也.  馬祖也, 謂天駟房星之神也.  衆也, 謂禽獸之群衆也. 

此亦宣王之詩. 言田獵 將用馬力.   以吉日 祭馬祖而禱之, 旣祭而車牢馬健, 於是 可以歷險而從禽也. 以下章推之 是日也其戊辰歟.

 

부라. 무는 강한 날이라. 백은 말의 시조니, 천사인 방성(는 네 마리 말이고, 새해 들어 처음 사냥할 때는 봄이고, 제사 또한 봄에 지내므로 

  동방의 네 번째 별을 말의 신으로 섬김)을 이름이라. 추는 무리니 금수가 무리지음을 말함이라. 

이는 또한 선왕의 시라. 말하기를, ‘사냥함에 장차 말의 힘을 씀이라. 그러므로 길일로 말의 할아비에게 제사지내어 기도하고, 이미 제사를 

  지내고 수레가 견고하고 말이 건강하니 이에 가히 험한 곳을 지나면서 짐승을 쫓을 수 있다.’고 하니라. 아래 장으로 미루어보면 이 날은 그 

  무진날인가?

 

吉日庚午,既差我馬。獸之所同,麀鹿麌麌。漆沮之從,天子之所。

길일경오, 기차아마。 수지소동, 우록우우。 칠저지종, 天子之所。

 

길한 날인 경오일에 내 말을 가려서 짐승이 모여 있는 곳에 암사슴과 수사슴이 우글우글한 칠조를 따라감이여,천자의 사냥하

는 곳이로다. 

 

賦也. 庚午 亦剛日也.  擇齊其足也.  聚也. 鹿牝曰麀.  麌麌 衆多也. 漆沮 水名, 在西都畿內涇渭之北。 所謂洛水 今自延韋流入鄜

  坊, 至同州入河也. 

戊辰之日  旣禱矣. 越三日庚午 遂擇其馬而乘之,  視獸之所聚  麀鹿最多之處而從之, 惟漆沮之旁爲盛,  宜爲天子田獵之所也.

 

부라. 경오는 또한 강한 날이라. 차는 그 발을 가려서 가지런히 함이라. 동은 모임이라. 사슴의 암컷을 우라 하니라. 우우는 많은 것이라. 

  칠조는 물 이름이니 서도 기내의 경수와 위수의 북쪽에 있고 이른바 낙수이니 이제 연위에서부터 흘러 부방으로 들어가  동주에 이르러 

  하수로 들어감이라. 

무진날에 이미 기도하고 삼일만인 경오날에 드디어 그 말을 가려서 타서 짐승이 많이 모인 곳과 사슴이 가장 많은 곳을 보니 오직 칠조

  의 옆이 성하여 마땅히 천자의 사냥할 곳이 되느니라. 

 땅이름 부

 

瞻彼中原,其祁孔有。儦儦俟俟,或群或友。悉率左右,以燕天子。

첨피중원, 기기공유。 표표사사, 혹군혹우。 실솔좌우, 이연천자。

 

저 언덕 가운데를 보니 그 큰 놈이 매우 많도다. 뛰어가는 놈도 있고, 기다리는 놈도 있어서 혹 세 마리씩 혹 두 마리씩 가거늘 

좌우로 다 통솔하여 천자를 편안케 하도다.

 

賦也. 中原 原中也.  大也. 趣則儦儦, 行則俟俟. 獸三曰羣, 二曰友,  樂也.

言從王者 視彼禽獸之多, 於是 率其同事之人, 各共其事, 以樂天子也.

 

부라. 중원은 언덕 가운데라. 기는 큼이라. 달리는 것은 표표라 하고 가는 것은 사사라. 짐승 세 마리가 같이 가는 것을 군이라 하고, 두 마

  리가 같이 가는 것을 우라 하니라. 연은 즐거움이라. 

말하기를, ‘왕을 따르는 자가 저 금수가 많을 것을 보니 이에 그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인솔하여 각각 그 일을 함께 하여 천자를 즐겁게 

  해드리느니라.’고 하니라.

 

既張我弓,既挾我矢;發彼小豝,殪此大兕。以御賓客,且以酌醴。

기장아궁, 기협아시;  발피소파, 에차대시。 이어빈객, 차이작례。

 

이미 우리 활을 베풀고, 이미 우리 화살을 끼워서 저 작은 암퇘지를 쏘며, 이 큰 들소를 한 번에 쓰러뜨려서 빈객에게 올리고 

또한 단술을 부어 올리도다.

 

賦也.  發矢也. 豕牝曰豝. 一矢而死曰殪.  野牛也. 言能中微而制大也.  進也.   酒名. 周官五齊 二曰醴齊, 曰醴成而汁滓相

  將, 如今甛酒也. 

言射而獲禽, 以爲俎實, 進於賓客而酌醴也.

 

부라. 발은 화살을 쏨이라. 암퇘지를 파라 하고, 화살 하나로 죽이는 것을 에라 하니라. 시는 들소라. 능히 작은 것을 맞히고 큰 놈을 제어함

  을 말함이라. 어는 드림이라. 예는 술 이름이라. 주관(周禮 天官冢宰) 오자에 두 번째를 예자라 하니, 주에서 단술이 다 되면 즙과 찌

  꺼기를 같이 취한다.’고 하니, 지금의 단술이라. 

활을 쏘아서 짐승을 잡아 조두에 담아서 빈객에게 드리고 단술을 올린다고 말함이라. 

齊 : 제사에 쓰이는 곡식 자.  달 첨.

 

[참고] 五齊(오자)

周禮 天官冢宰편을 보면, 酒正은 술과 관련된 법령을 맡는데 법식에 따라 술의 재료를 정한다(酒正掌酒之政令 以式法授酒材). 五齊 

一曰泛齊 二曰醴齊 三曰盎齊 四曰緹齊 五曰沈齊이다. 주석을 보면 그 구체적인 뜻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은 다 되면 찌꺼기가 둥둥 뜨니 오늘날 막걸리가 다 된 것과 같으니라. ()는 체()와 같으니 다 되면 즙과 찌꺼기가 서로 섞이니 

오늘날 단술(甜酒라고도 함)과 같으니라. ()은 옹과 같으니 다 되면 옹옹연한 파르스름한 빛이니 오늘날 찬백(白酒라고도 함)과 같으니라. 

()는 다 되면 붉은 빛이니 오늘날 하주(下酒)와 같으니라. ()은 다 되면 찌꺼기가 가라앉으니 오늘날 조청과 같으니라.  이상은 매우 

탁하여 술을 거르는 것이고,  이하는 맑은 정도에 따라 가려서 그 모양에 따라 나눈 것이나 옛적의 법식을 다 들을 수 없느니라. 두자춘은 

를 다 라고 읽어야 한다고 하니라. 또한 (禮記) 예기편에 제주를 쓰고, 현주를 높인다.’라고 했으니, 현주를 ()라고 하는 것은 

매번 제사에 두고서 이를 헤아려 절도를 삼기 때문이라.

 

泛者 成而滓浮泛泛然,  如今宜成醪矣.   猶體也,  成而汁滓相將,  如今恬()酒矣.   猶翁也,  成而翁翁然,  葱白色  如今酇白矣. 緹者 

成而紅赤,  如今下酒矣.  沈者 成而滓沈,  如今造淸矣.  自醴以上 尤濁,  縮酌者,  盎以下 差淸 其象類則然,  古之法式  未可盡聞.  杜子春 

讀齊 皆爲粢. 又禮器 曰緹酒之用, 玄酒之尙, 玄謂齊者 每有祭祀, 以度量節作之.

 

 편안할 첨()  막걸리 료, 탁주 료  파르스름한 빛깔 옹  붉을 제  버금 채, 가릴 채  거를 축  기장 자, 제물로 바친 곡식 자

 

吉日四章 六句

 

東萊呂氏曰車攻吉日, 所以爲復古者 何也, 蓋蒐狩之禮 可以見王賦之復焉, 可以見軍實之盛焉, 可以見師律之嚴焉, 可以見上下之情焉, 可以見

綜理之周焉, 欲明文武之功業者 此亦足以觀矣.

 

동래 여씨는 거공편과 길일편이 복고적인 까닭은 어째서인고? 대개 사냥하는 예는 왕이 군사 훈련을 회복하려는 것을 볼 수 있고, 이로써 군이 

실하여 성대해짐을 볼 수 있고,  이로써 군사의 규율의 엄함을 볼 수 있고,  이로써 상하의 실정을 볼 수 있고,  이로써 주밀하고 조리 있게 두루 

처리함을 볼 수 있으니 문무의 공업을 밝히고자 함을 여기에서 또한 족히 볼 수 있도다.”고 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