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旻之什 · 巧言
小旻之什
巧言
悠悠昊天,曰父母且。 아득한 하늘은 부모로다.
無罪無辜,亂如此憮。 죄도 없고 허물도 없는데 난이 이렇게 크구나.
昊天已威,予慎無罪; 하늘이 크게 위엄을 떨치지만 나는 살피건대 죄가 없으며,
昊天大憮,予慎無辜。 하늘이 거대하지만 나는 살피건대 허물이 없도다.
憮 : 클 호/어루만질 무/아리따울 후. 크다. 거칠다. 오만하다. 뽐내다. 업신여기다.
[무]어루만지다. 애무하다. 멍하다. 놀라다. 붇다. 커지다. 멍한 모양. 실의한 모양. 이상히 여기는 모양. [후]예쁘다. 아리땁다.
亂之初生,僭始旣涵; 난의 발단은 참언이 시작되었을 때 받아들여진 때문이며
亂之又生,君子信讒。 난이 또 발생했을 때 군주는 참언을 믿었도다.
君子如怒,亂庶遄沮; 군자가 노여워 한다면 난은 빨리 그칠 것이며,
君子如祉,亂庶遄已。 군자가 복이 있다면 난은 빨리 끝날 것이로다.
涵 : 젖을 함. 젖다. 적시다. 잠기다. 담그다. 가라앉다. 포옹하다. 너그럽다. 관용하다. 받아들이다.
君子屢盟,亂是用長; 군자가 거듭 맹세한 것이 난을 키웠고,
君子信盜,亂是用暴。 군자가 도적을 믿어 난이 거칠어졌도다.
盜言孔甘,亂是用餤。 도적의 말이 매우 달콤해 난이 진전되었도다.
匪其止共,維王之邛。 그들이 공손하지도 않아 왕이 병들게 되었노라.
餤 : 권할 담. 권하다. 나아가다. 전진하다. 먹다. 먹이다. 미끼를 먹이다.
奕奕寢廟,君子作之。 크고 큰 침묘를 군자가 지었노라.
秩秩大猷,聖人莫之。 질서정연한 대원칙을 성인이 정하였도다.
他人有心,予忖度之。 다른 사람이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을 내가 헤아렸노라.
躍躍毚兎,遇犬獲之。 깡충깡충 뛰는 약싹빠른 토끼가 사냥개를 만나 잡혔네.
猷 : 꾀 유. 꾀, 모략, 계책. 길, 법칙, 도리. 공적. 벌레이름. 아 ! 탄식의 소리. 꾀하다. (그림을)그리다. 같다.
毚 : 토끼 참. 토끼, 약은 토끼. 약빠르다. 탐욕하다. 조금.
荏染柔木,君子樹之。 부드럽고 연한 나무 군자가 심었노라.
往來行言,心焉數之。 오가는 길에서 한 말을 마음으로 헤아리도다.
蛇蛇碩言,出自口矣。 유유하게 나오는 좋은 말은 입에서 나오는데
巧言如簧,顔之厚矣。 생황소리같이 듣기 좋은 말은 두꺼운 얼굴에서 나오노라.
彼何人斯?居河之麋。 저 자는 어떤 사람인가? 하수의 물가에 사네.
無拳無勇,職爲亂階。 힘도 없고 용기도 없으나 오로지 품계만 어지럽히노라.
既微且尰,爾勇伊何! 다리가 헐고 퉁퉁 부었으니 네 용맹을 어디에 쓰겠는가 !
爲猶將多,爾居徒幾何! 꾀하는 것이 크고 많아도 너와 함께 하는 무리가 얼마나 될가 !
尰 : 수중다리 종. 수중다리(병때문에 퉁퉁 부은 다리). 붓다. 퉁퉁 부음. 부어오르다.
[註]
悠悠昊天,曰父母且。無罪無辜,亂如此憮。昊天已威,予慎無罪;昊天大憮,予慎無辜。
유유호천, 왈부모저。 무죄무고, 난여차호。 호천이위, 여신무죄 ; 호천태호, 여신무고。
멀고도 큰 호천이 부모이시니 죄도 없고 허물도 없거늘 난이 이와 같이 크단 말인가. 호천이 심히 위엄을 보이나 내 살피건대
죄가 없으며, 호천이 심히 크나 내 살피건대 허물이 없도다.
○賦也. 悠悠 遠大之貌. 且 語詞. 憮 大也. 已, 泰 皆甚也. 愼 審也.
○大夫 傷於讒 無所控告而訴之於天. 曰悠悠昊天 爲人之父母, 胡爲使無罪之人, 遭亂如此其大也, 昊天之威已甚矣. 我審無罪也, 昊天之威甚
大矣 我審無辜也. 此 自訴而求免之詞也.
○부라. 유유는 원대한 모양이라. 저는 어사라. 호는 큼이라. 이와 태는 다 심함이라. 신은 살핌이라.
○대부가 참소에 속상하여 고할 곳이 없어서 하늘에 하소연함이라. 이르기를, ‘원대한 호천은 사람의 부모이시니 어찌 죄 없는 사람으로 하여
금 난을 만나게 함이 이와 같이 그 크고, 호천의 위엄이 이미 심하나 내가 살피건대 죄가 없으며, 호천의 위엄이 심히 크나 내 살피건대 허물
이 없다.’하니, 이는 스스로 하소연하면서 면함을 구하는 말이라.
控 당길 공, 고할 공
亂之初生,僭始既涵;亂之又生,君子信讒。君子如怒,亂庶遄沮;君子如祉,亂庶遄已。
난지초생, 참시기함 ; 난지우생, 군자신참。 군자여노, 난서천저 ; 군자여지, 난서천이。
난이 처음 생김은 참소의 단서를 이미 받아들임이며, 난이 또 생김은 군자가 참소함을 믿음이라. 군자가 만약 성을 내면 난이
거의 빨리 그칠 것이며, 군자가 만일 기뻐하면 난이 거의 빨리 그치리라.
○賦也. 僭始 不信之端也. 涵 容受也. 君子 指王也. 遄 疾. 沮 止也. 祉 猶喜也.
○言亂之所以生者 由讒人以不信之言 始入而王涵容 不察其眞僞也. 亂之又生者 則旣信其讒言 而用之矣. 君子 見讒人之言 若怒而責之 則
亂庶幾遄沮矣. 見賢者之言 若喜而納之 則亂庶幾遄已矣. 今 涵容不斷 讒信不分 是以 讒者 益勝 而君子 益病也. 蘇氏曰小人 爲讒於其君
必以漸入之 其始也 進而嘗之 君容之而不拒 知言之無忌 於是에復進 旣而君信之然後 亂成.
○부라. 참시는 믿지 못하는 단서라. 함은 수용함이라. 군자는 왕을 가리킴이라. 천은 빠름이고, 저는 그침이라.지는 기쁨과 같음이라.
○말하기를, ‘난이 생기는 까닭은 참소하는 사람이 믿지 못할 말로 바야흐로 (인군의 귀에)들어감에 왕이 수용하여 그 진위를 살피지 않기 때
문이라. 난이 또 생기는 것은 곧 이미 그 참언을 믿어서 썼기 때문이라. 군자가 참소하는 사람의 말을 보고 만약 노하여 꾸짖으면 난이 거의
빨리 그쳤을 것이고, 어진 사람의 말을 보고 만약 기뻐서 받아들이면 난이 거의 빨리 그쳤을 것이거늘, 이제 받아들여서 끊지 못하고 참소하
는 말을 믿어 분별하지 못하니, 이로써 참소하는 자는 더욱 이기고 군자는 더욱 병 드니라. 소씨는 “소인이 그 인군에게 참소함에 반드시 점
차 들어가니 그 처음에 진언하면서 맛을 보다가 임금이 수용하여 막지 아니하거든 말을 꺼리지 않음을 알고 이에 다시 진언하여 이윽고 인
군이 믿은 후에 난이 이루어진다.”고 하니라.
君子屢盟,亂是用長;君子信盜,亂是用暴。盜言孔甘,亂是用餤。匪其止共,維王之邛。
군자루맹, 난시용장 ; 군자신도, 난시용포。 도언공감, 난시용담。 비기지공, 유왕지공。
군자가 자주 맹약을 하니라. 난이 이로써 자라며 군자가 도둑을 믿느니라. 난이 이로써 커지며, 도둑의 말이 심히 달콤하니라.
난이 이로써 진전되도다. 그 다만 공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직 왕을 병들게 하도다.
○賦也 屢 數也. 盟 邦國有疑則殺牲歃血 告神以相要束也. 盜 指讒人也. 餤 進, 卭 病也.
○言君子 不能已亂而屢盟 以相要 則亂是用長矣. 君子 不能堲讒而信盜 以爲虐 則亂是用暴矣. 讒言之美 如食之甘 使人 嗜之而不厭
則亂是用進矣. 然 此讒人 不能供其職事. 徒以爲王之病而已. 夫良藥 苦口 而利於病, 忠言 逆耳 而利於行, 維其言之甘而悅焉 則其國豈
不殆哉.
○부라. 루는 자주라. 맹은 나라에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희생을 죽여서 피를 마시고 신에게 고하면서 서로 약속함이라. 도는 참소하는 사람을
가리킴이라. 담은 나아감이고, 공은 병듦이라.
○말하기를, ‘군자가 능히 난을 그치게 하지 못하고 자주 맹약하니 난이 이로써 조장되고, 군자가 능히 참소함을 막지 못하고 도적을 믿어서
포악해지니 난이 이로써 커지고, 참언을 아름다이 여김을 음식의 단맛처럼 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즐겨서 싫어하지 않게 하니 난이 이로써
진전하니라. 그러나 이 참소하는 사람이 능히 그 직분의 일을 공손히 하지 않고 한갓 왕의 병만 만들 뿐이니라. 무릇 좋은 약이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언이 귀에 거슬리나 행함에 이롭다(『說苑』 正諫편, “孔子曰良藥은 苦於口나 利於病이오 忠言은 逆於耳나 利於行이라”)
하니 오직 그 말을 달콤히 여겨 기뻐하면 그 나라가 어찌 위태롭지 아니하랴.
堲 막을 즉, 미워할 즉
奕奕寢廟,君子作之。秩秩大猷,聖人莫之。他人有心,予忖度之。躍躍毚兎,遇犬獲之。
혁혁침묘, 군자작지。 질질대유, 성인막지。 타인유심, 여촌탁지。 적적참토, 우견획지。
크고 큰 침묘를 군자가 지었으며 질서정연한 대도를 성인이 정하셨느니라. 다른 사람이 마음 둠을 내가 헤아리노니 빨리 뛰는
교활한 토끼가 사냥개를 만나 잡히느니라.
[참고]
『맹자』 양혜왕상편 제7장에서 제선왕이 흔종(釁鐘)의 제물로 끌려가는 소를 불쌍히 여겨 양으로 바꾸자(以羊易牛) 백성들은 제선왕에 대해
‘소를 아까워한다, 쩨쩨하다’고 수군거렸다. 이에 대해 맹자가 ‘不忍之心(차마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造端託始(실마리를 지어서 하고자 하는
말의 시작을 의탁함)하자 제선왕이 위 구절의 ‘他人有心 予忖度之’를 인용하면서 맹자야말로 자기 마음을 헤아려준다며 기뻐한다.
王 說曰詩云他人有心 予忖度之 夫子之謂也. 夫我乃行之 反而求之 不得吾心 夫子言之 於我心 有戚戚焉.
○興而比也. 奕奕 大也. 秩秩 序也. 猷 道, 莫 定也. 躍躍 跳疾貌. 毚 狡也.
○奕奕寢廟 則君子作之. 秩秩大猷 則聖人莫之 以興他人有心 則予得而忖度之 而又以躍躍毚兎 遇犬獲之 比焉 反覆興比 以見讒人之心 我
皆得之 不能隱其情也.
○흥기하고 비교한 시라. 혁혁은 큼이라. 질질은 차례 함이라. 유는 도이고, 막은 정함이라. 적적은 빨리 달리는 모양이고, 참은 교활함이라.
○혁혁한 침묘(사당, 종묘)는 군자가 짓고, 질서정연한 대도는 성인이 정한 것으로써 타인이 마음 둠을 내가 얻어 헤아렸음을 흥기하고, 또
빨리 뛰는 교활한 토끼가 사냥개를 만나 잡히는 것으로써 비교하여 반복하여 흥기하고 비교해 참소하는 사람의 마음을 내가 다 알았으니
능히 그 참뜻을 숨기지 못함이라.
荏染柔木,君子樹之。往來行言,心焉數之。蛇蛇碩言,出自口矣。巧言如簧,顏之厚矣。
임염유목, 군자수지。 왕래행언, 심언수지。 이이석언, 출자구의。 교언여황, 안지후의。
야들야들한 나무를 군자가 심었으며, 가고 오는 길가의 말을 마음으로 헤아리느라. 편안하면서 석대한 말은 입으로부터 나오
거니와 황과 같은 교묘한 말은 얼굴의 두꺼움이로다.
[참고] 荏染柔木
『논어』 양화편 제12장에서 “子曰色厲而內荏 譬諸小人 其猶穿窬之盜也與.”라 했다. 곧 ‘낯빛이 위태로우면서 속은 고약한 자들을, 저 소인
으로 비유하건대 그 벽을 뚫고 담을 넘는 도둑과 같도다.’에서 볼 수 있듯이‘荏(들깨 임)’은 향이 강한 식물로 비위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역겨운
향으로 어지럽게도 만든다. 그러므로 위의 ‘荏染柔木’은 윗장의 ‘참소하는 사람’ ‘도둑’ ‘교활한 토끼’와 응하는 말로 교활한 소인배에 비유했으
며, ‘君子樹之’의 군자는 그런 교활한 소인배를 등용한 군주를 가리킨다.
○興也 荏染 柔貌 柔木 桐梓之屬, 可用者也. 行言 行道之言也. 數 辨也. 蛇蛇 安舒也. 碩 大也, 謂善言也. 顔厚者 頑不知恥也.
○荏染柔木 則君子樹之矣. 往來行言 則心能辨之矣. 若善言 出於口者宜也, 巧言如簧 則豈可出於口哉. 言之徒可羞愧 而彼顔之厚不知以爲
恥也. 孟子曰爲機變之巧者 無所用恥焉, 其斯人之謂與.
○흥이라. 임염은 부드러운 모양이라. 유목은 오동나무와 가래나무 등속이니 가히 쓰는 것이라. 행언은 길 가면서 하는 말이라. 수는 분별함
이라. 이이는 편안하고 느릿함이라. 석은 큼이니 선한 말을 말함이라. 얼굴이 두껍다는 것은 완고하여 부끄러움을 알지 못함이라.
○야들야들한 나무는 군자가 심은 것이고, 오가면서 하는 말은 마음이 능히 분별하느니라. 선한 말이라면 입에서 나옴이 마땅하거니와 황과
같은 교묘한 말은 어찌 가히 입에서 나올 수 있으리오. 말은 다만 가히 부끄럽거늘 저 얼굴의 두꺼움이 부끄러움이 됨을 알지 못하기 때문
이라.맹자께서 “임기응변의 교묘한 짓을 하는 자는 부끄러움을 쓰는 바가 없다.”(盡心하편 제7장) 하시니, 그 이런 사람을 이름이로다.
彼何人斯?居河之麋。無拳無勇,職為亂階。既微且尰,爾勇伊何!為猶將多,爾居徒幾何!
피하인사? 거하지미。 무권무용, 직위난계。 기미차종, 이용이하! 위유장다, 이거도기하!
저 어떤 사람인고? 하수 물가에 살도다. 힘도 없고 용기도 없으나 오로지 난의 층계가 되도다. 이미 앞정강이가 헐고 수중다리
가 되었으니, 네 용맹을 무엇에 쓸꼬? 꾀함을 크게 많이 하나 너와 함께하는 무리가 몇일꼬?
○賦也. 何人 斥讒人也. 此 必有所指矣. 賤而惡之故 爲不知其姓名而曰何人也. 斯 語辭也. 水草交 謂之麋. 拳 力, 階 梯也. 骭瘍謂微,
腫足爲尰. 猶 謀, 將 大也.
○言此讒人 居下濕之地, 雖無拳勇, 可以爲亂, 而讒口交鬪 專爲亂之階梯 又有微尰之疾 亦何能勇哉. 而爲讒謀 則大且多如此 是必有助
之者矣. 然 其所與居之徒衆 幾何人哉. 言亦不能甚多也. (巧言六章)
○부라. 하인은 참소하는 사람을 배척함이라. 이는 틀림없이 가리키는 바가 있는데, 천하고 밉기 때문에 그 성명을 알지 못하고 어떤 사람이
라고 함이라. 사는 어조사라. 물가 풀이 만나는 곳을 ‘물가 미’라 하니라. 권은 힘이고, 계는 사닥다리라. 앞정강이가 헐은 것을 微라 하고
발이 부은 것을 종(尰)이라 하니라. 유는 꾀함이고 장은 큼이라.
○말하기를, ‘이는 참소하는 사람이 아래 습한 곳에 거하면서 비록 힘도 용기도 없으면서 가히 난을 만드나 참소하는 입이 만나 다투어 오로
지 난의 사닥다리가 될 뿐이고 또한 앞정강이가 헐고 수중다리의 병이 있으니 또한 어찌 능히 용기가 있으리오마는 참소하는 꾀는 크고 또
한 많음이 이와 같으나 이는 반드시 돕는 자가 있음이라. 그러나 그 함께하는 무리가 몇 사람이나 될꼬?’ 하니, 또한 능히 심히 많지 않음을
말함이라. (교언6장이라)
骭 앞정강이 한 瘍 양 腫 부을 종
巧言六章 章八句
以五章巧言二字 名篇
제5장의 ‘교언’ 두 글자로 편명을 지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