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旻之什 · 蓼莪
小旻之什
蓼莪
蓼蓼者莪,匪莪伊蒿。 크게 자란 아름다운 쑥, 아름다운 쑥이 아니고 제비쑥이구나.
哀哀父母!生我劬勞。 애처롭구나 부모님이여 ! 나를 낳아 기르느라 힘드셨도다.
蓼蓼者莪,匪莪伊蔚。 크게 자란 아름다운 쑥, 아름다운 쑥이 아니고 제비쑥이구나.
哀哀父母!生我勞瘁。 애처롭구나 부모님이여 ! 나를 낳아 기르느라 힘들어 여위셨구나.
瓶之罄矣,維罍之恥。 술병이 비어있네. 술독의 수치로다.
鮮民之生,不如死之久矣。 약한 백성이 죽음만 같지 못함이 오래로다.
無父何怙?無母何恃? 아비 없으면 누구를 믿을가? 어미 없으면 누구를 믿을가.
出則銜恤,入則靡至。 나가면 근심하고 들어가면 이를 곳이 없도다.
銜 : 재갈 함. 재갈. 머금다. 입에 묾. 받들다. 느끼다. 감지함. 마음에 품다. 원망함. 이어지다. 연속함. 직함.
父兮生我,母兮鞠我。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셨도다.
拊我畜我,長我育我, 나를 어루만지고 기르시고, 나를 자라게 하고 키워주시고,
顧我復我,出入腹我。 나를 돌봐 주시고, 나가고 들어올때 나를 품어 주시니,
欲報之德,昊天罔極。 그 덕을 갚으려 해도 하늘같아 다함이 없도다.
拊 : 어루만질 부. 어루만지다. 쓰다듬음. 치다. 가볍게 두드림. 손잡이, 자루. 붙다. 악기의 이르. 소고와 비슷함.
南山烈烈,飄風發發。 남산이 높고 험한데 바람이 거세게 불도다,
民莫不穀。我獨何害? 백성이 좋지 않음이 없는데 나 홀로 어찌 해를 당하고 있는가.
南山律律,飄風弗弗, 남산이 높고 험한데 바람이 거세게 불도다,
民莫不穀,我獨不卒。 백성이 좋지 않음이 없으니 나 홀로 마치지 않겠노라.
[註]
蓼蓼者莪,匪莪伊蒿。哀哀父母!生我劬勞。
육육자아, 비아이호。 애애부모! 생아구로。
길고 큰 아름다운 쑥인가 했더니 아름다운 쑥이 아니고 못난 제비쑥이로다. 슬프고 슬프다, 부모님이여, 나를 기르시느라 힘쓰
고 수고하셨다.
○比也. 蓼 長大貌. 莪 美菜也. 蒿 賤草也.
○人民 勞苦 孝子不得終養, 而作此詩. 言昔謂之莪, 而今非莪也. 特蒿而已, 以比父母生我, 以爲美材可賴以終其身, 而今乃不得其養以死.
於是 乃言父母生我之劬勞, 而重自哀傷也.
○비교한 시라. 육은 길고 큰 모양이라. 아는 아름다운 나물이라. 호는 천한 풀이라.
○인민이 노고하여 효자가 마침내 봉양하지 못하여 이 시를 지음이라. 말하기를, ‘옛적에는 아름다운 쑥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아름다운 쑥이
아니고 다만 못난 제비쑥이라.’고 하여, 이로써 부모가 나를 기르심에 아름다운 재목이라고 하면서 가히 그 몸을 마치도록 의지하려고 했더
니 지금에 그 봉양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심을 비교한 것이라. 이에 부모가 나를 나심에 힘쓰고 수고로우셨다하고 거듭 스스로 슬퍼하고 속
상해함이라.
蓼蓼者莪,匪莪伊蔚。哀哀父母!生我勞瘁。
육육자아, 비아이위。 애애부모! 생아로췌。
길고 큰 아름다운 쑥인가 했더니 아름다운 쑥이 아니고 천한 제비쑥이로다. 슬프고 슬프다, 부모님이여, 나를 기르시느라 수고
롭고 병드셨다.
○比也. 蔚 牡菣也, 三月始生, 七月始華, 如胡麻華而紫赤, 八月爲角, 似小豆, 角銳而長. 瘁 病也.
○비교한 시라. 위는 제비쑥이니, 3월에 싹이 터서 7월에 비로소 꽃이 피니 마치 깨꽃과 같고 자주색이며, 팔월에 깍지가 져서 팥과 같고 깍
지는 뾰족하면서 길쭉함이라. 췌는 병듦이라. 菣 제비쑥 긴
瓶之罄矣,維罍之恥。鮮民之生,不如死之久矣。無父何怙?無母何恃?出則銜恤,入則靡至。
병지경의, 유뢰지치。 선민지생, 불여사지구의。 무부하호? 무모하시? 출즉함휼, 입즉미지。
작은 술병이 비어 있음이여, 큰 술병의 수치로다. 나약한 백성의 삶이여, 죽느니만 같지 못한지 오래로다. 아비 없이 누구를 믿
으며, 어미 없이 누구를 믿을꼬. 나가면 근심을 품고, 들어가면 이를 곳이 없노라.
○比也. 缾 小, 罍 大, 皆酒器也. 罄 盡, 鮮 寡, 恤 憂, 靡 無也.
○言缾資於罍, 而罍資缾, 猶父母與子相依爲命也. 故 缾罄矣 乃罍之恥, 猶父母不得其所 乃子之責. 所以窮獨之民生不如死也. 蓋無父則無
所怙, 無母則無所恃, 是以 出則中心銜恤, 入則如無所歸也.
○비라. 병은 작음이고, 뢰는 큼이니, 다 술 그릇이라. 경은 다함이고(비어있음이고), 선은 적음이고(寡弱함이고), 휼은 근심이고, 미는 없음이라.
○말하기를, ‘작은 술병은 큰 술병에게 의지하고, 큰 술병은 작은 술병을 도와 부모가 자식과 더불어 서로 의지하여 목숨을 부지(扶持)하는 것
과 같음이라. 그러므로 작은 술병이 비어있는 것은 이에 큰 술병의 부끄러움이니(곧 자식이 자식 노릇 못하면 부모의 수치이고) 부모가 그
곳을 얻지 못함(살기가 어려움)은 이에 자식의 책임과 같음이라. 궁하고 홀로된 백성의 삶이 죽음만 같지 못한 까닭이라. 대개 아비가 없으면
믿을 곳이 없고, 어미가 없으면 믿은 곳이 없으니 이로써 나가면 마음속에 근심을 품고, 들어가면 돌아갈 곳이 없는 것과 같다.’고 함이라.
父兮生我,母兮鞠我。拊我畜我,長我育我,顧我復我,出入腹我。欲報之德,昊天罔極。
부혜생아, 모혜국아。 부아휵아, 장아육아, 고아복아, 출입복아。 욕보지덕, 호천망극。
아버지여,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여, 나를 기르시니, 나를 어루만지고 나를 길러주시며, 나를 자라게 하고 나를 키워주시며, 나를
돌아보고 나를 살펴주시며, 나가고 들어올 때에 나를 품으시니, 덕을 갚고자 할진댄 넓은 하늘같아 다함이 없으셨다.
[참고]
위 내용은 조선시대 때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교재인 『四字小學』의 첫 편인 孝行篇의 앞머리 부분에 다음과 같이 인용되어 쓰
였다.
父生我身 母鞠吾身, 腹以懷我, 乳以哺我. 以衣溫我, 以食飽我. 恩高如天, 德厚似地. 爲人子者 曷不爲孝. 欲報其德 昊天罔極.
참고로 『四字小學』은 南宋의 劉子澄이 주자의 가르침에 따라 편찬한 『小學』을 근거로 하여 뽑아낸 글로 흔히 얘기되고 있으나, 小學이
라는 이름만 같을 뿐이다. 『四字小學』은 이와는 별도로 『詩經』의 四言絶句에 근거하여 지은 어린이용 학습서로 보아야 옳을 듯하다. 작
자는 미상이다.
○賦也. 生者 本其氣也. 鞠, 畜 皆養也. 拊 拊循也. 育 覆育也. 顧 旋視也. 復 反覆也. 腹懷抱也. 罔 無. 極 窮也.
○言父母之恩如此. 欲報之以德, 而其恩之大 如天無窮, 不知所以爲報也.
○부라. 생은 그 기운을 근본으로 함이라. 국과 휵은 다 기름이라. 부는 어루만져줌이라. 육은 덮어서 기름이라. 고는 돌아봄이라. 복은 반복함
이라. 복은 회포라. 망은 없음이고, 극은 다함이라.
○말하기를, ‘부모의 은혜가 이와 같음이라. 덕으로 갚고자 할진댄 그 은혜의 큼이 하늘의 무궁함과 같아서 갚을 바를 알지 못한다.’고 함이라.
南山烈烈,飄風發發。民莫不穀。我獨何害?
남산열렬, 표풍발발。 민막불곡。 아독하해?
남산이 높고 험하거늘 회오리바람이 세차도다. 백성은 좋지 않음이 없거늘 나 홀로 어찌 해를 당하는고.
○興也. 烈烈 高大貌, 發發 疾貌. 穀 善也. (烈烈然을 毛傳에서 ‘至難也’라 해석했다)
○南山烈烈, 則飄風發發矣. 民莫不善, 而我獨何爲遭此害也哉.
○흥이라. 열렬은 높고 큰 모양이고, 발발은 빠른 모양이라. 곡은 좋음이라.
○남산이 높고 험한데 곧 회오리바람이 세차니, 백성은 좋지 않음이 없거늘 나 홀로 어찌 이런 해를 당하고 있는고?
南山律律,飄風弗弗,民莫不穀,我獨不卒。
남산율율, 표풍불불, 민막불곡, 아독부졸。
남산이 험하고 가파르거늘 회오리바람이 세차도다. 백성은 좋지 않음이 없거늘 나 홀로 마치지 못하노라.
○興也. 律律 猶烈烈也. 弗弗 猶發發也. 卒 終也, 言終養也.
○흥이라. 율율은 열렬과 같고, 불불은 발발과 같음이라. 졸은 마침이니 마침내 봉양함을 말함이라.
蓼莪六章 四章章四句 二章章八句
晉王裒 以父死非罪, 每讀詩, 至哀哀父母 生我劬勞, 未嘗不三復流涕, 受業者爲廢此篇, 詩之感人 如此.
진나라 왕부는 아버지가 죄가 아닌데 죽었다 하여 매양 시를 읽다가 ‘哀哀父母 生我劬勞’에 이르러서는 일찍이 세 번씩 반복해 읽으면서 눈
물을 흘리지 않음이 없으니, 수업하는 자가 이 편을 떼어냈으니 시의 사람을 감동시킴이 이와 같으니라.
[참고]
魏나라 嘉平4년에 司馬 昭가 監軍이 되어 吳나라를 치러갔다. 吳나라 諸葛恪에게 패하여 죽은 자가 수만에 이르자, 사마소가 그 책임 소재를
묻자, 왕부의 아버지인 司馬 王儀가 ‘책임은 우두머리가 지어야 한다(責在元帥)’고 하니, 昭가 노하여 ‘네가 모든 책임을 나에게 떠맡기려 하는
구나.’ 하면서 왕의를 죽였다. 아들인 왕부가 아버지의 죄가 아닌데 억울하게 죽었다며 『시경』의 이 육아편만 보면 세 번을 거듭 읽으며 눈물
을 줄줄 흘리자 제자들이 병 될까 이 편을 떼어냈다고 한다.
조선에서도 사도세자가 죽은 뒤 어린 세손(훗날의 정조)이 시를 읽는다는 소식을 듣고 영조가 『시경』과 함께 세손을 데려오도록 하자 홍국영
이 이 편을 떼어낸 뒤 보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