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山之什 · 北山
北山之什
척피북산, 언채기기。 해해사자, 조석종사。 왕사미고, 우아부모。
저 북산에 올라 그 구기자를 훑노라. 씩씩한 젊은이가 아침저녁으로 종사하니 왕의 일을 견고하게 하지 않을 수 없는지라 우리
부모에게 근심을 끼치노라.
○賦也. 偕偕 强壯貌. 士子 詩人自謂也.
○大夫 行役而作此詩, 自言陟北山而采杞以食者는皆强壯之人, 而朝夕從事者也. 蓋以王事不可以不勤, 是以貽我父母之憂耳.
○부라. 해해는 강장한 모양이라. 사자는 시인이 스스로를 이름이라.
○대부가 부역을 가서 이 시를 지어 스스로 말하기를, ‘북산에 올라가 구기자를 따 먹는 자는 다 강장한 사람이고, 조석으로 종사하는 자라. 대
개 왕사를 부지런히 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로써 우리 부모에게 근심을 끼칠 뿐이라.’ 하니라.
보천지하, 막비왕토, 솔토지빈, 막비왕신。 대부불균, 아종사독현。
넓은 하늘 아래가 왕의 땅이 아님이 없으며, 땅을 따라 물가 안이 왕의 신하가 아님이 없거늘 대부가 고르지 못한지라 내가 종사
함에 홀로 어질다 하노라.
[참고]
『맹자』 萬章上편 제4장에서 함구몽(咸丘蒙)이 위 시구를 인용하여 맹자에게 “순임금이 요를 신하삼지 않음은 내 이미 들었거니와, 시에 넓
은 하늘 아래가 왕의 땅이 아님이 없으며 온 땅의 끝까지 왕의 신하가 아님이 없다하니, 순임금이 아버지인 고수를 신하삼지 않음은 무엇입니
까?
咸丘蒙 曰舜之不臣堯則吾旣得聞命矣. 詩云普天之下 莫非王土, 率土之濱 莫非王臣, 而舜 旣爲天子矣, 敢問瞽瞍之非臣 如何
하고 묻는다. 이에 맹자는 “이 시는 이런 것을 이름이 아니라 왕사에 종사하느라 부모를 봉양할 겨를을 얻지 못하여, 이것이 왕사가 아님이 없
거늘 홀로 어질어서 수고롭다고 말한 것이라.
曰是詩也 非是之謂也. 勞於王事而不得養父母也, 曰此 莫非王事, 我獨賢勞也.
하며 시를 읽는 법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유명한 정의를 내린다.
故 說詩者 不以文害辭 不以辭害志. 以意逆志 是爲得之 如以辭而已矣. 雲漢之詩 曰周餘黎民 靡有孑遺, 信斯言 是 周無遺民也.
그러므로 시를 설명하는 자가 글로 말을 해치지 말며, 말로 뜻을 해치지 말고, 읽는 자의 뜻으로 지은이의 뜻을 맞이해야 이에 얻어지니, 만일 말
로써만 할진댄 운한시에 ‘주나라에 남은 백성이 하나도 있지 않다.’하니, 진실로 이 말대로라면 이는 주나라에 유민이 없음이라.
○賦也. 溥 大, 率 循, 濱 涯也.
○言土之廣臣之衆 而王不均平, 使我 從事獨勞也. 不斥王而曰大夫, 不言獨勞而曰獨賢, 詩人之忠厚 如此.
○부라. 보는 큼이고, 솔은 따름이고, 빈은 물가라.
○말하기를, ‘국토가 넓고 신하가 많음에 왕이 고르지 못해 나로 하여금 종사하게 하는데 홀로 수고로울 뿐이라. 왕을 배척하지 않고 대부라 했고
(왕이라 하지 않고 대부로 빗대어 말했고), 홀로 수고롭다 말하지 않고 홀로 어질다.’고 했으니, 시인의 충후함이 이와 같으니라.
사모방방, 왕사방방。 가아미로, 선아방장, 여력방강, 경영사방。
네 마리 말이 쉴 새 없이 달리니 왕의 일이 끝이 없도다. 내가 늙지 않음을 아름다이 여기며, 나처럼 바야흐로 장한 이가 드물다
하여, 몸의 힘이 두루 강한지라 사방을 경영하라 하도다.
○賦也. 彭彭然 不得息也. 傍傍然 不得已也. 嘉 善, 鮮 少也, 以爲少而難得也. 將 壯也. 旅 與膂 同.
○言王之所以使我者 善我之未老而方壯旅力, 可以經營四方耳, 猶上章之言獨賢也.
○부라. 방방연(彭彭然)은 얻어 쉬지 못함이고, 방방연(傍傍然)은 얻어 그치지 않음이라. 가는 선함이라. 선은 적다는 것이니 적어서 얻기 어려
움이라. 장은 씩씩함이고, 려는 ‘힘쓸 려’와 같음이라.
○왕이 나를 부리는 것은 내가 늙지 않고, 바야흐로 강한 여력(육체적인 힘)이 있음을 좋게 여겨 가히 사방을 경영할 수 있다 했으니, 윗장의‘
나 홀로 어질다’라고 말한 것과 같음이라.
膂 등골뼈 려, 힘쓸 려, 근육의 힘 肱膂(굉려) 팔뚝과 등뼈란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重臣을 이른다. 股肱(고굉)과 같이 쓰인다.
혹연연거식, 혹진췌사국, 혹식언재상, 혹불이우행。
어떤 이는 편안히 거처하면서 쉬고 있거늘 어떤 이는 괴로움을 다하여 나라를 섬기며, 어떤 이는 편안히 누워서 침상에 있거늘
어떤 이는 부역하러 감이 그치지 아니하도다.
○賦也. 燕燕 安息貌. 瘁 病, 已 止也.
○言役使之不均也 下章放此.
○부라. 연연은 편안히 쉬는 모양이라. 췌는 병듦이고, 이는 그침이라.
○역사가 고르지 못함을 말함이니, 아래장도 이와 같으니라.
혹부지규호, 혹참참구로, 혹서지언앙, 혹왕사앙장。
어떤 이는 부르짖어 호소함을 알지 못하고 있거늘 어떤 이는 서글프게 힘쓰고 수고로우며, 어떤 이는 게을리 누웠다 일어났다
하거늘 어떤 이는 왕사를 하느라 매우 바쁘도다.
鞅掌 『箋』에서는 “負何捀持 以趨走 言促遽也.(짐을 지고 손에 들고서 빨리 다니니 매우 바쁨을 말함이라)”고 해석
○賦也. 不知呌號 深居安逸, 不聞人聲也. 鞅掌 失容也, 言事煩勞 不暇爲儀容也.
○부라. 부르짖어 호소함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깊이 거처함에 편안하여 사람의 소리를 듣지 못함이라. 앙장은 모양새를 잃음이니 일이 번거
롭고 수고로워 모양새를 낼 겨를이 없음을 말함이라.
혹담락음주, 혹참참외구, 혹출입풍의, 혹미사불위。
어떤 이는 즐거이 술을 마시거늘 어떤 이는 서글프게 허물을 두려워하며, 어떤 이는 나가고 들어오면서 바람 따라 의논이나 하거
늘 어떤 이는 일만 하도다.
○賦也. 咎 猶罪過也. 出入風議 言親信而從容也. (北山六章)
○부라. 구는 죄과와 같음이라. 나고 들면서 바람 따라 의논한다는 것은 친하고 믿어서 조용히 따름을 말함이라. (북산6장이라)
北山六章 三章 章六句 三章章四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