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經/小雅

北山之什 · 北山

柳川 2019. 4. 1. 10:01

                                     北山之什


北山

陟彼北山,言采其杞。                저 북산에 올라 구기자를 따노라.
偕偕士子,朝夕從事。                씩씩한 선비가 아침저녁으로 일하네.
王事靡盬,憂我父母。                왕사 지엄하여 부모에게 근심을 끼치네.

溥天之下,莫非王土,                넓은 하늘아래 왕의 땅 아닌 곳이 없고
率土之濱,莫非王臣。                땅의 끝 물가까지 왕의 신민 아닌자가 없도다.
大夫不均,我從事獨賢。             대부가 고르지 못하니 내 일하며 홀로 어질다 하네.

四牡彭彭,王事傍傍。                말 네 필이 쉬지 않고 달리니 왕사가 끝이 없네.
嘉我未老,鮮我方將,                내 늙지 않음이 좋고  나처럼 건장한자 드물어
旅力方剛,經營四方。                힘쓰는 것도 굳세 사방을 경영하도다.

或燕燕居息,或盡瘁事國,           어떤자는 편안하게 쉬고,  어떤자는 전력을 다하여 나라를 섬기며,
或息偃在床,或不已于行。           어떤자는 침상에 누워 쉬고, 어떤자는 부역감을 그치지 않네. 

或不知叫號,或慘慘劬勞,           어떤 자 울부짖어 호소함도 모르고 어떤 자 슬프게도 수고하며,
或棲遲偃仰,或王事鞅掌。           어떤 자 게을리 누워있기도 하고, 어떤 자 왕사에 바쁘네.

或湛樂飲酒,或慘慘畏咎,           어떤 자 음주를 즐기고, 어떤 자 서글프게도 허물을 두려워하며,
或出入風議,或靡事不為。           어떤 자 드나들며 바람같이 상의하고, 어떤 자 일만 하도다.


[註]

陟彼北山,言采其杞。偕偕士子,朝夕從事。王事靡盬,憂我父母。

척피북산,  언채기기。 해해사자, 조석종사。 왕사미고, 우아부모。


저 북산에 올라 그 구기자를 훑노라씩씩한 젊은이가 아침저녁으로 종사하니 왕의 일을 견고하게 하지 않을 수 없는지라 우리 

부모에게 근심을 끼치노라.


賦也. 偕偕 强壯貌. 士子 詩人自謂也. 

大夫 行役而作此詩, 自言陟北山而采杞以食者皆强壯之人,  而朝夕從事者也.  蓋以王事不可以不勤, 是以貽我父母之憂耳.


부라해해는 강장한 모양이라사자는 시인이 스스로를 이름이라

대부가 부역을 가서 이 시를 지어 스스로 말하기를, ‘북산에 올라가 구기자를 따 먹는 자는 다 강장한 사람이고조석으로 종사하는 자라

  개 왕사를 부지런히 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로써 우리 부모에게 근심을 끼칠 뿐이라.’ 하니라.



溥天之下,莫非王土,率土之濱,莫非王臣。大夫不均,我從事獨賢。

보천지하, 막비왕토, 솔토지빈, 막비왕신。 대부불균, 아종사독현。


넓은 하늘 아래가 왕의 땅이 아님이 없으며땅을 따라 물가 안이 왕의 신하가 아님이 없거늘 대부가 고르지 못한지라 내가 종사

함에 홀로 어질다 하노라.


 

[참고] 

맹자』 萬章上편 제4장에서 함구몽(咸丘蒙)이 위 시구를 인용하여 맹자에게 순임금이 요를 신하삼지 않음은 내 이미 들었거니와시에 넓

은 하늘 아래가 왕의 땅이 아님이 없으며 온 땅의 끝까지 왕의 신하가 아님이 없다하니순임금이 아버지인 고수를 신하삼지 않음은 무엇입니

?

咸丘蒙 曰舜之不臣堯則吾旣得聞命矣.  詩云普天之下 莫非王土,  率土之濱  莫非王臣, 而舜 旣爲天子矣, 敢問瞽瞍之非臣 如何


하고 묻는다이에 맹자는 이 시는 이런 것을 이름이 아니라 왕사에 종사하느라 부모를 봉양할 겨를을 얻지 못하여이것이 왕사가 아님이 없

거늘 홀로 어질어서 수고롭다고 말한 것이라.

曰是詩也  非是之謂也. 勞於王事而不得養父母也, 曰此 莫非王事,  我獨賢勞也.

하며 시를 읽는 법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유명한 정의를 내린다.

 

 說詩者 不以文害辭  不以辭害志. 以意逆志  是爲得之  如以辭而已矣. 雲漢之詩 曰周餘黎民  靡有孑遺, 信斯言  周無遺民也.

그러므로 시를 설명하는 자가 글로 말을 해치지 말며말로 뜻을 해치지 말고읽는 자의 뜻으로 지은이의 뜻을 맞이해야 이에 얻어지니만일 말

로써만 할진댄 운한시에 주나라에 남은 백성이 하나도 있지 않다.’하니진실로 이 말대로라면 이는 주나라에 유민이 없음이라.

 

賦也.  大,  循,  涯也. 

言土之廣臣之衆 而王不均平, 使我 從事獨勞也. 不斥王而曰大夫, 不言獨勞而曰獨賢, 詩人之忠厚 如此.


부라보는 큼이고솔은 따름이고빈은 물가라

말하기를, ‘국토가 넓고 신하가 많음에 왕이 고르지 못해 나로 하여금 종사하게 하는데 홀로 수고로울 뿐이라왕을 배척하지 않고 대부라 했고

   (왕이라 하지 않고 대부로 빗대어 말했고)홀로 수고롭다 말하지 않고 홀로 어질다.’고 했으니시인의 충후함이 이와 같으니라.



四牡彭彭,王事傍傍。嘉我未老,鮮我方將,旅力方剛,經營四方。

사모방방, 왕사방방。 가아미로, 선아방장, 여력방강, 경영사방。


네 마리 말이 쉴 새 없이 달리니 왕의 일이 끝이 없도다내가 늙지 않음을 아름다이 여기며나처럼 바야흐로 장한 이가 드물다

하여몸의 힘이 두루 강한지라 사방을 경영하라 하도다


賦也. 彭彭然 不得息也. 傍傍然 不得已也.   善,  少也, 以爲少而難得也.  壯也.  與膂 同. 

言王之所以使我者  善我之未老而方壯旅力, 可以經營四方耳, 猶上章之言獨賢也.


부라방방연(彭彭然)은 얻어 쉬지 못함이고방방연(傍傍然)은 얻어 그치지 않음이라가는 선함이라선은 적다는 것이니 적어서 얻기 어려

  움이라장은 씩씩함이고려는 힘쓸 려와 같음이라

왕이 나를 부리는 것은 내가 늙지 않고바야흐로 강한 여력(육체적인 힘)이 있음을 좋게 여겨 가히 사방을 경영할 수 있다 했으니윗장의

  나 홀로 어질다라고 말한 것과 같음이라.

膂 등골뼈 려힘쓸 려근육의 힘 肱膂(굉려팔뚝과 등뼈란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重臣을 이른다股肱(고굉)과 같이 쓰인다.




或燕燕居息,或盡瘁事國,或息偃在床,或不已于行。

혹연연거식, 혹진췌사국, 혹식언재상, 혹불이우행。


어떤 이는 편안히 거처하면서 쉬고 있거늘 어떤 이는 괴로움을 다하여 나라를 섬기며어떤 이는 편안히 누워서 침상에 있거늘 

어떤 이는 부역하러 감이 그치지 아니하도다

 

賦也. 燕燕 安息貌.  病,  止也. 

言役使之不均也 下章放此.


부라연연은 편안히 쉬는 모양이라췌는 병듦이고이는 그침이라

역사가 고르지 못함을 말함이니아래장도 이와 같으니라.


或不知叫號,或慘慘劬勞,或棲遲偃仰,或王事鞅掌。

혹부지규호, 혹참참구로, 혹서지언앙, 혹왕사앙장。


어떤 이는 부르짖어 호소함을 알지 못하고 있거늘 어떤 이는 서글프게 힘쓰고 수고로우며어떤 이는 게을리 누웠다 일어났다 

하거늘 어떤 이는 왕사를 하느라 매우 바쁘도다.


鞅掌 에서는 負何捀持 以趨走 言促遽也.(짐을 지고 손에 들고서 빨리 다니니 매우 바쁨을 말함이라)”고 해석

 

賦也. 不知呌號 深居安逸, 不聞人聲也. 鞅掌 失容也, 言事煩勞 不暇爲儀容也.


부라부르짖어 호소함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깊이 거처함에 편안하여 사람의 소리를 듣지 못함이라앙장은 모양새를 잃음이니 일이 번거

  롭고 수고로워 모양새를 낼 겨를이 없음을 말함이라.


或湛樂飲酒,或慘慘畏咎,或山入風議,或靡事不為。

혹담락음주, 혹참참외구, 혹출입풍의, 혹미사불위。


어떤 이는 즐거이 술을 마시거늘 어떤 이는 서글프게 허물을 두려워하며어떤 이는 나가고 들어오면서 바람 따라 의논이나 하거

늘 어떤 이는 일만 하도다.


賦也.  猶罪過也. 出入風議 言親信而從容也. (北山六章)

부라구는 죄과와 같음이라나고 들면서 바람 따라 의논한다는 것은 친하고 믿어서 조용히 따름을 말함이라. (북산6장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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