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經/小雅

都人士之什 · 白華

柳川 2019. 4. 7. 18:17

                                    都人士之什


白華


白華菅兮,白茅束兮。                백화가 왕골이 되거든 흰 띠로 묶으리라.

之子之遠,俾我獨兮。                그 사람 멀어져 나를 홀로 있게 하네.


菅 : 골풀 관. 골풀, 등골나물, 난초. 거적. 주린 얼굴빛.


英英白雲,露彼菅茅。                뭉개뭉개 피어나는 흰 구름 저 왕골과 띠풀에 이슬 적시네.

天步艱難,之子不猶。                시운이 어려워도 그 사람 계책을 세우지 않네.


滮池北流,浸彼稻田。                흐르는 연못 물이 북으로 흘러 논밭을 적시도다.

嘯歌傷懷,念彼碩人。                읊조리고 노래하며 그리움에 속상해 대인을 생각하네.


滮 : 흐를 표. 흐르다. 물이 흐르는 모양.


樵彼桑薪,卬烘于煁。                저 뽕나무 땔감으로 나무하여 내 화덕에 불을 때노라.

維彼碩人,實勞我心。                저 대인 참으로 내 마음 힘들게 하네.


烘 : 화톳불 홍. 화톳불. 불때다. 피우다. 불쬐다. 그을리다. 말리다. 타다. 밝다. 비추다.

煁 : 화덕 심. 화덕.


鼓鐘于宮,聲聞于外。                궁에서 종을 치니 소리가 밖에도 들리네.

念子懆懆,視我邁邁。                그대 생각에 서글픈데 나를 돌아보지도 않네.


在梁,有鶴在林。                두루미가 어량에 있고 학은 숲에 있네.

維彼碩人,實勞我心。                저 대인 참으로 내마음 힘들게 하도다.


鶖 : 무수리 추. 무수리. 황새과에 딸린 물새.


鴛鴦在梁,戢其左翼。                원앙이 어량에 있어 왼쪽 날개를 접네.

之子無良,二三其德。                그 사람 어질지 못해 그 덕이 자꾸 변하네.


有扁斯石,履之卑兮。                넓적한 이 돌, 밟는 자가 비천하도다.

之子之遠,俾我疧兮。                그 사람 멀어져 나를 병들게 하였네.


扁 : 넓적할 편/치우칠 편/두루 변. 넓적하다, 현판, 액자. 낮은 모양. 병명. 치우치다. 엮다.  두루, 널리.



[註]


白華菅兮,白茅束兮。之子之遠,俾我獨兮。

백화간혜, 백모속혜。 지자지원, 비아독혜。


흰 꽃이 왕골이 되거든 흰 띠로 묶느니라지자가 멀어지니라나로 하여금 홀로 있게 하는가

 

比也. 白華 野菅也, 已漚爲菅. 之子 斥幽王也.  使也.  申后自我也. 

幽王 娶申女 以爲后, 又得褒姒而黜申后.  申后 作此詩. 言白華爲菅, 則白茅爲束, 二物 至微, 猶必相須爲用, 何之子之遠, 而俾我獨耶.


비교한 시라백화는 들판의 왕골이니 물에 푹 담가두면 왕골이 되니라(東門之池편 참조)지자는 유왕을 배척함이라비는 하여이라

  는 신후 자신이라

유왕이 신나라 딸에게 장가를 들어 왕후로 삼고또 포사를 얻어서 신후를 쫓아냈느니라그러므로 신후가 이 시를 지었음이라말하기를

  ‘흰 꽃이 왕골이 되면 곧 흰 띠로 묶으니 두 가지 물건(왕골흰 띠)이 지극히 미미하지만 오히려 반드시 서로 기다려서 씀이 되거늘 어찌 지

  자는 멀리하는고나로 하여금 홀로 있게 하는고?’하니라.


英英白雲,露彼菅茅。天步艱難,之子不猶。

영영백운, 노피간모。 천보간난, 지자불유。


뭉게뭉게 피어나는 흰 구름이 저 왕골과 띠를 적시니라시운이 어렵고 어렵거늘 지자는 도모하지 않도다

 

比也. 英英 輕明之貌, 白雲 水土輕淸之氣, 當夜而上騰者也.  卽其散而下降者也. 行也, 天步 猶言時運也.  圖也, 或曰猶 如也. 

言雲之澤物 無微不被, 今時運艱難, 而之子不圖, 不如白雲之露菅茅也.


비교한 시라영영은 가볍고 맑은 모양이라흰 구름은 물과 흙의 가볍고 맑은 기운이니 밤이 되면 위로 올라간 것이라이슬은 곧 그 흩어

  져서 아래로 내리는 것이라(永嘉陳氏曰雲爲質而露爲澤 영가진씨 가로대, “구름은 바탕이 되고 이슬은 물기가 되니라.”). 보는 감이니

  보는 시운이라는 말과 같음이라유는 도모함이니혹자는 유는같을 여라고 하니라

말하기를, ‘구름이 물건을 윤택하게 함이 작은 것까지 입히지 않음이 없으니 지금의 시운이 어렵고 어렵거늘 지자가 도모하지 아니하니(

  자가 나를 위하여 일을 꾀해주지 않거늘)흰 구름이 왕골과 띠를 적셔주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하니라.


滮池北流,浸彼稻田。嘯歌傷懷,念彼碩人。

표지북류, 침피도전。 소가상회, 염피석인。


흐르는 못물이 북쪽으로 흘러 저 벼 밭을 적시니라휘파람 불고 노래하며 그리움에 속상하여 저 석인을 생각하노라


比也.  流貌. 北流 豊鎬之間 水多北流. 碩人 尊大之稱, 亦謂幽王也. 

言小水微流 尙能浸灌, 王之尊大而反不能通其寵澤, 所以使我 嘯歌傷懷而念之也.


비교한 시라표는 흐르는 모양이라북류는 풍(문왕의 도읍지)과 호(무왕의 도읍지) 사이에 물이 북으로 흐르는 것이 많으니라(북류라고 표

  현함은 북쪽으로 흐르는 물을 보고 도읍지에 있는 왕을 생각하며 만감이 교차함을 나타냄)석인은 존대한 이를 일컬음이니 또한 유왕을 이

  름이라

말하기를, ‘작은 물이 미미하게 흐르는 것도 오히려 능히 적시고 물을 대주거늘 왕의 존대함에도 도리어 능히 그 사랑과 혜택을 통하지 못하

  니 나로 하여금 휘파람 불고 노래하며 그리움에 속상해하면서 생각함을 말함이라.


樵彼桑薪,卬烘于煁。維彼碩人,實勞我心。

초피상신, 앙홍우심。 유피석인, 실로아심。


저 뽕나무를 땔감으로 나무하여 내가 구들장에 불을 때노라저 석인이여실로 내 마음을 괴롭게 하도다.

 

比也.  采也. 桑薪 薪之善者也.  我,  燎也. 煁, 無釜之竈, 可燎而不可烹飪者也. 

桑薪 宜以烹飪, 而但爲燎燭, 以比嫡后之尊而反見卑賤也.


비라초는 나무함이라뽕나무 땔감은 땔감 가운데 좋은 것이라앙은 나이고홍은 불 땜이라심은 가마 없는(솥을 걸어놓지 않는부엌이

  니불만 땔 수 있고 삶고 익힐 수는 없는 것이라

뽕나무를 땔감으로 하면 삶고 익히기에 마땅하거늘 다만 불 때고 불 밝히는 것으로써 적후가 높은데도 도리어 낮게 천대 당함을 비교함이

  라.

 

鼓鐘于宮,聲聞于外。念子懆懆,視我邁邁。

고종우궁, 성문우외。 염자조조, 시아매매。


궁 안에서 쇠북을 치거든 소리가 밖에까지 들리니라그대를 생각함에 서글프거늘 나를 봄에 건성으로 하는가!

 

比也. 懆懆 憂貌, 邁邁 不顧也. 

鼓鐘于宮, 則聲聞于外矣, 念子懆懆, 而反視我邁邁何哉.


비교한 시라조조는 근심하는 모양이고매매는 거들떠보지 않음이라

궁 안에서 쇠북을 치면 소리가 밖에서까지 들리니 그대를 생각함에 서글프거늘 도리어 나를 건성으로 봄은 어째서인가?

 

在梁,有鶴在林。維彼碩人,實勞我心。

유추재량, 유학재림。 유피석인, 실로아심。


두루미가 어량에 있거늘 학은 숲 속에 있도다저 석인이여실로 내 마음을 괴롭히도다.

 

比也.  禿鶖也.  魚梁也. 

蘇氏曰鶖鶴 皆以魚爲食.  鶴之於鶖 淸濁則有間矣. 今鶖在梁, 而鶴在林, 鶖則飽而鶴則飢矣. 幽王 進褒姒而黜申后 譬之養鶖而棄鶴也.


비교한 시라추는 독추(두루미)양은 어량이라

소씨는 두루미와 학은 다 물고기를 먹이로 삼으나학을 두루미에 비교하면 청탁에 사이가 있음이라지금 두루미는 어량에 있고학은 숲

  에 있으니두루미는 곧 배가 부르고학은 곧 굶주리느라유왕이 포사를 올리고 신후를 쫓아낸 것으로 두루미를 기르고 학을 버림을 비교

  함이라.”고 하니라


鴛鴦在梁,戢其左翼。之子無良,二三其德。

원앙재양, 집기좌익。 지자무량, 이삼기덕。


원앙새가 어량이 있으니 그 왼쪽 날개를 접었도다지자가 어질지 못하여 그 덕을 이랬다저랬다 하도다.


比也. 戢其左翼 言不失其常也.  善也. 二三其德, 則鴛鴦之不如也.


비라그 왼쪽 날개를 접음은 그 떳떳함을 잃지 않음을 말함이라(安成劉氏曰戢其左翼 以相依於內 舒其右翼 以防患於外 與禽鳥匹偶並棲

  之常也. 안성유씨 가로대, “그 왼쪽 날개를 접어서 서로 안에서 의지하고그 오른쪽 날개를 펴서 밖에서 닥쳐오는 우환을 방비하니 새들이 

  짝끼리 서로 아울러 깃들이는 떳떳함이라.”). 량은 선함이라그 덕을 이랬다저랬다 하면 원앙만 같지 못함이라.

 

有扁斯石,履之卑兮。之子之遠,俾我疧兮。

유편사석, 이지비혜。 지자지원, 비아저혜。


넓적한 이 돌은 밟는 이가 낮아졌느니라지자의 멀리함이여나를 병들게 하도다.


[참고] 

毛傳에서  扁乘石貌, 王乘車履石.(편은 노둣돌의 모양이니 왕이 수레를 탈 때 밟는 돌이라.)고 했다노둣돌은 露頭(노두)곧 땅위로 드

러난 돌을 뜻하는 것으로 승마(乘馬)’ 혹은 下馬石이라고도 한다. “有扁斯石履之卑兮에 대해 毛箋에서는 왕후의 출입의 예는 왕과 같

은데그 다니면서 수레를 타는데 또한 노둣돌을 밟는다신후가 처음에 또한 그러했으나 지금은 쫓겨나 비천해졌다(王后出入之禮 與王 同. 

其行登車 亦履石. 申后始時 亦然, 今也 黜而卑賤).”는 뜻으로 해석했다아래 주석에 나타난 朱子의 해석은 이와는 다르다. “有扁然而卑之石 

則履之者 亦卑矣고 했는데 노둣돌의 높고 낮음은 신분에 따른 것이 아니라 말의 높이에 맞춰 사람이 타고 내리기에 편한 높이를 정한 것이

므로 朱子의 해석은 옳지 않다주역』 괘에无首吉(머리함이 없어야 길하니라)이라 하였듯이 아무리 하늘이고양이며높은 데 있지만 

모두가 변하면 땅 속으로 들어가듯이 남자가 양이고 높다지만 여자에게 들어가면 양의 머리는 없는 것이다남녀는 누가 위가 되고 아래가 되

는 것이 아니라 평등한 관계이다더욱이 남녀가 行禮하여 혼인하면 똑같은 배필이 되는 것이고누가 더 높을 것도 낮을 것도 없는 평등한 관

계라고 보는 것이 주역의 남녀관이다그런데 이런 부부의 도리를 저버린다면 떳떳하지 못하다따라서 有扁斯石 履之卑兮의 뜻 속에 

는 禮로 맞아들인 본처를 버리고 후처를 들인다면 아래 주석의 안성유씨의 해석처럼 그 당사자도 천해진다는 뜻이 담겨 있음을 볼 수 있다.

 

比也.  卑貌.  使,  病也. 

有扁然而卑之石, 則履之者 亦卑矣, 如妾之賤, 則寵之者 亦賤矣. 是以 之子之遠, 而俾我疷也. 安成劉氏曰夫之有婦 所以相配.   寵賤

  者以配己, 則己亦賤矣. 程子嘗論娶孀婦而曰娶失節者 以配身, 是己失節. 亦此章之意也. (白華八章)


비라편은 낮은 모양이라비는 하여금이고저는 병듦이라

넓적하면서도 낮은 돌이 있으면 밟는 자 또한 낮아지니 첩이 천하면 총애하는 자도 또한 천해지는 것과 같으니라이로써 지자가 멀리하여 

  나로 하여금 병들게 하니라안성유씨는 남편이 아내를 두는 것은 서로 짝하는 것이라그러므로 천한 자를 총애하는 것으로 자기의 배필로 

  한다면 자신 또한 천해지니라.”했고정자는 일찍이 과부에게 장가드는 것을 논하여 말하기를, “절조를 잃은 자에게 장가를 들어 자신의 배필

  로 삼는다면 이는 자신도 절조를 잃은 것이라.”했으니또한 이 장의 뜻이라. (백화8장이라

孀 과부 상


白華八章  四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