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古文學/破閑集

卷上 20. 琢句之法

柳川 2019. 5. 5. 15:07

琢句之法, 唯少陵獨盡其妙, 如『日月籠中鳥, 乾坤水上萍。』, 『十暑眠山葛, 三霜楚戶砧。』之類是已。且人之才如器皿方圓, 不以該備, 而天下奇觀異賞, 可以悅心目者甚夥。苟能才不逮意, 則譬如駑蹄臨燕越千里之途, 鞭策雖勤, 不可以致遠。是以古之人, 雖有逸才, 不敢妄下手, 必加鍊琢之工, 然後足以垂光虹蜺輝央千古。至若旬鍛季鍊朝吟夜諷, 撚鬚難安於一字, 彌年只賦於三篇。 手作敲推, 直犯京尹, 吟成大瘦, 行過飯山, 意盡西峰, 鍾撞半夜, 如此不可縷擧。

及至蘇黃, 則使事益精, 逸氣橫出, 琢句之妙, 可以與少陵幷駕           

 

 

少陵 : 두보를 말함. 두보의 출생지를 따라서 少陵. 杜陵이라고도 불렀다 함. 

      <日月籠中鳥, 乾坤水上萍。><十暑眠山葛, 三霜楚戶砧。>의 詩句는 모두 두보의 시에 나온 구절.

砧 : 다듬잇돌 침. 다듬잇돌. 모탕. 

該 : 그 해. 그, 사물을 가리킴. 갖추(어지)다. 겸하다. 포용하다. 마땅히, 당연히. 모조리, 죄다. 軍號.

駑 : 둔할 노. 둔하다. 어리석고 느린모양, 둔하고 느린 말.       撚 : 비틀 년. 비틀다. 꼬다. 이기다. 반죽함. 밟다. 짓밟음. 

京尹 : 당나라 시인 가도(賈島)가 말을 타고 가면서 시를 고쳐 쓰다가 자기도 모르게 당시 경윤 벼슬을 지내던 한유의 수레와 부딪쳤

        다는 고사를 일컫는 말.

飯顆山 : 줄여서 반산이라고도 하는데 밥알로 뭉쳐진 산이라는 뜻으로, 시인이 시의 소재를 찾기에 너무 집착하여 한 가지 사물에 지

        나치게 달라붙음을 비유한 말.

西峰 : 華山의 五峰중 하나로 추정. 산정에는 翠云宮이 있으며 그 앞에 연꽃 모양의 거대한 돌이 세워져 있어 蓮花峰이라고도 불리운다. 

        왕양명(王陽明)의 尋春에 나오는 詩句.<桃源在何許 西峰最突處 不用問魚人 沿溪踏花去>

蘇黃 : 蘇軾과 黃庭堅.

 

 

 

시의 글귀를 짓는 법은 오직 소릉이 홀로 그 묘를 다했으니,

 

해와 달은 새장 속의 새요, 하늘과 땅은 물 위의 부평초로다.

10년의 여름을 면산에서 갈옷을 입었고, 3년의 가을에 초 땅의 집에서 다듬이질 소리를 들었네. 

와 같은 것이 이것이다.

 

또 사람의 재주는 그릇이 네모지거나 둥근 것과 같아서 모두 갖출 수는 없으나, 천하의 기이한 광경들을 감상하면 마음과 눈을 기쁘게 할 만한 것이 매우 많다.

재능이 뜻에 미치지 못하면, 비유하자면 연나라에서 월나라까지 천리 길을 가는 둔한 말과 같아서 채찍질을 비록 열심히 해도 멀리 갈 수 없는 것과 같다.  이리하여 옛날 사람들은 비록 탁월한 재주가 있어도 감히 함부로 손을 대지 않고 반드시 수련하고 연마하는 일을 더하였으니, 그런 후에야 무지개가 빛을 드리워 천고에 빛나는 것처럼 되는 것이다. 

열흘에서 한 철 동안 단련하며 아침부터 밤까지 읊고 외우며 수염을 꼬며 한 글자에도 편안하기 어렵고, 한 해에 겨우 세 편을 짓는 데에 이르기도 한다. 손으로 고(敲)와 퇴(推)를 그리다가 경윤과 부딪힌 일이나, 〈시를〉 읊다가 크게 여위어 너무 융통성이 없어지거나[行過飯山], 서봉(西峰)을 뜻에 완전히 담으려다 한밤중에 종을 친다든가, 이와 같은 것을 이루 다 거론할 수가 없다. 소식(蘇軾)과 황정견(黃庭堅)에 이르러서는 고사를 쓰는 것이 더욱 정밀하며 빼어난 기운이 마음대로 분출하였으니, 시의 구절을 다듬는 절묘함이 소릉과 함께 오를 만 하였다.

 
 

 

賈島

 

가도(779∼843)는 자가 낭선(浪仙)으로 하북성(河北省) 범양(范陽) 사람이다.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실패하고 중이 되었다가, 811년 낙양(洛陽)에서 한유와 교유하면서 환속하였다. 다시 벼슬길에 오르기를 희망하여 진사 시험에 응시하였으나 급제하지 못하고, 837년에 사천(四川) 장강현(長江縣)의 주부(主簿)가 되었고, 이어 사천 안악현(安岳縣) 보주(普州)의 사창참군(司倉參軍)으로 전직되었다가 병으로 죽었다. 작품으로는 시집 《가낭선장강집(賈浪仙長江集)》(10권)이 있다.

 

가도(賈島)가 처음 과거를 보러 서울에 가던 길에 하루는 나귀 등에서 ‘새는 못가에 있는 나무에 깃들이고 중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라는 시구가 떠올랐다. 처음에는 ‘推’ 자를 쓸까 하다가 다시 ‘敲’ 자를 쓸까 하며 결정을 못 하고 나귀 위에서 때때로 손짓으로 밀거나(推) 두드리는(敲) 동작을 하니, 보는 사람마다 이상하게 생각했다. 때마침 경윤(京尹) 벼슬에 있던 한유(韓愈)의 행차를 만났는데, 가도는 그 행차 대열의 제3열 안에까지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좌우의 사람들이 가도를 붙들고 한유의 앞에 끌고 갔다.

가도는 시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한유는 말을 세워놓고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가도에게 ‘敲’ 자가 좋겠다고 말해주었다. 두 사람은 고삐를 나란히 하고 돌아가 함께 시를 논하며 여러 날을 함께 머무르며 친구가 되었다.

 

島初赴擧京師. 一日於驢上得句云, 鳥宿池邊樹, 僧敲月下門. 始欲着推字, 又欲作敲字, 煉之未定, 遂於驢上吟哦, 時時引手作推敲之勢, 觀者訝之. 時韓愈吏部權京兆, 島不覺衝至第三節. 左右擁至尹前, 島具對所得詩句云云. 韓立馬良久, 謂島曰, 作敲字佳矣. 遂與幷轡而歸, 共論詩. 道留連累日, 與爲布衣之交.

 

이 이야기는 《유공가화(劉公嘉話)》를 인용한 《상소잡기(湘素雜記)》와 《초계어은총화전집(苕溪漁隱叢話前集)》, 그리고 《감계록(鑒戒錄) 〈가오지(賈忤旨)〉》 등에 나오는데, 가도가 ‘퇴(推)’ 자를 쓸까 ‘고(敲)’ 자를 쓸까를 골똘히 생각한 일에서 유래하여 ‘퇴고’는 시문의 자구를 고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가도의 ‘퇴고’에 관한 이야기는 《당시기사(唐詩紀事) 〈제이응유거(題李凝幽居)〉》에도 나오는데, 여기에는 시의 전문이 실려 있다.

 

閑居少鄰竝、          한가롭게 사니 함께하는 이웃도 드물고

草徑入荒園。          풀숲 오솔길은 황폐한 뜨락까지 통한다

鳥宿池邊樹          새는 연못가 나무에 깃들이고

僧敲月下門          중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

 

過橋分野色          다리를 건너니 들판의 색깔도 나뉘고 

移石動雲根          돌을 옮기니 구름의 뿌리가 움직인다

暫去還來此          잠시 떠났다가 다시 이곳에 돌아오니

幽期不負言          그윽한 기약 말을 어기지나 말았으면

 

 

 

☞ 본문에 言及된 詩의 原文

 

衡州送李大夫七丈勉赴廣州

斧鉞下青冥,樓船過洞庭。 황제의 명을 받아 누선을 타고 동정호를 지나는데
北風隨爽氣,南斗避文星。 북풍은 시원한 기운 따라오건만 남두육성은 거문성을 피하는구나
日月籠中鳥,乾坤水上萍。 해와 달은 조롱속에 갖힌 새같고 하늘과 땅은 물위의 부평초 같네.
王孫丈人行,垂老見飄零。 그대 노인으로 길을 떠나니 늙으막에 떠도는 모습을 보는구나.

 

※王孫 : 귀공자, 여기서는 친구를 높여 칭함.

          白居易의 [得高原草送別]에 <又送王孫去 萋萋滿別情>,

          [楚辭  楚隱士]에  <王孫游兮不歸,春草生兮萋萋>가 있음.

 

 

 

風疾舟中伏枕書懷三十六韻,奉呈湖南親友

軒轅休制律,虞舜罷彈琴。尚錯雄鳴管,猶傷半死心。
聖賢名古邈,羈旅病年侵。舟泊常依震,湖平早見參。
如聞馬融笛,若倚仲宣襟。故國悲寒望,群雲慘歲陰。
水鄉霾白屋,楓岸疊青岑。鬱鬱冬炎瘴,濛濛雨滯淫。
鼓迎非祭鬼,彈落似鴞禽。興盡才無悶,愁來遽不禁。
生涯相汩沒,時物自蕭森。疑惑尊中弩,淹留冠上簪。
牽裾驚魏帝,投閣為劉歆。狂走終奚適,微才謝所欽。
吾安藜不糝,汝貴玉為琛。烏幾重重縛,鶉衣寸寸針。
哀傷同庾信,述作異陳琳。十暑岷山葛,三霜楚戶砧。
叨陪錦帳座,久放白頭吟。反朴時難遇,忘機陸易沈。
應過數粒食,得近四知金。春草封歸恨,源花費獨尋。
轉蓬憂悄悄,行藥病涔涔。瘞夭追潘岳,持危覓鄧林。
蹉跎翻學步,感激在知音。卻假蘇張舌,高誇周宋鐔。
納流迷浩汗,峻址得嶔崟。城府開清旭,松筠起碧潯。
披顏爭倩倩,逸足競駸駸。朗鑒存愚直,皇天實照臨。
公孫仍恃險,侯景未生擒。書信中原闊,干戈北斗深。
畏人千里井,問俗九州箴。戰血流依舊,軍聲動至今。
葛洪屍定解,許靖力還任。家事丹砂訣,無成涕作霖。

 

 

山中示諸生(五首)  -  王陽明

 

其一

路絕春山久廢尋野人扶病強登臨

同游仙侶須乘興共探花源莫厭深

鳴鳥游絲俱自得閒雲流水亦何心?

從前卻恨牽文句展轉支離嘆陸沉

 

其二

滁流亦沂水童冠得幾人?

莫負詠歸興溪山正暮春

 

其三

桃源在何許西峰最深處

不用問漁人沿溪踏花去

 

其四

池上偶然到紅花間白花

小亭閒可坐不必問誰家

 

其五

溪邊坐流水水流心共閒

不知山月上松影落衣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