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古文學/破閑集

卷上 21. 本朝學士黃元題郡齋云

柳川 2019. 5. 7. 02:50

本朝學士黃元題齋云.

山城雨惡還成雹, 

澤國陰多數放虹。

 

李紫薇純祐出鎭關東云,

細柳營中新上將, 

紫薇花下舊中書。

 

吾友耆之贈僕云,

風急溟鵬從北徙, 

月明驚鵲未安枝。

 

榮陽補闕, 偶遊天磨山八尺房, 竟夕苦吟未能屬思。詰旦方廻, 緩轡行吟, 比至都門乃得一聯云, 

石頭松老一片月,

天末雲低千點山。

 

策蹇而返, 手撼門鈕, 直入院中, 奮筆題于壁還。康先生日用, 欲賦鷺鷥, 每冒雨至天壽寺南溪上觀之, 忽得一句云,

飛割碧山腰,

 

乃謂人曰, 「今日始得到古人所不到處, 後當有奇材能續之。」

 

僕以爲此句, 誠未能卓越前輩, 而云爾者, 盖由苦吟得就耳。 僕爲之補云,

占巢喬木頂,

飛割碧山腰。

 

夫如是一句置全篇中, 其餘粗備可也。 

正如,

珠草不枯, 玉川自美。

 

澤國 : 水鄕. 호수나 늪이 많은 지방.

細柳營 : 漢 文帝시 주아부를 장군으로 하여 세류에 주둔시켰는데 군령이 아주 엄격하여 후에 모범적인 군영을 일컫는 말이 됨.

           <史記 卷57. 絳侯周勃世家>

紫薇花 : 개화기가 길어서 백일홍이라고도 한다. 백일홍은 국화과 식물에도 있으므로 구별하기 위하여 목백일홍이라는 이름을 쓰기도 한

           다. 중국 당 玄宗때는 中書省을 紫微省이라고 불렀다. 별자리 紫微垣을 황제의 거처에 비견했기 때문이다. 중서성은 임금의 조서

           를 작성하고 명령을 반포하는 조정의 중추기관이다. 이런 연유로 궁궐 자미성(중서성) 근처에 이름이 비슷한 자미화를 심었고, 중

           서령을 자미령, 中書郞을 紫薇郞이라고 불렀다. 중서성에서는 특히 황제의 문서를 관장했기에 이후로는 자미화가 문서나 서책을

           비유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원이나 유학자의 집에 자미화를 많이 심었다. 무더위 속에서도 기품 있는 자태로 여름을 아

           름답게 수놓는 꽃이다.

 

北溟 : 북쪽 바다.  장자에 나온다.

        「北冥有魚, 其名爲鯤. 鯤之大, 不知其幾千里也. 化而爲鳥, 其名爲鵬. 鵬之背, 不知其幾千里也. 」 <莊子 逍遙遊>

補闕 :  고려시대 관제의 하나. 穆宗때 이미 內史門下省의 관속으로 左補闕과 右補闕이 두어져 있었으며, 문종관제에서는 정원이 좌 ·

         우 각1인, 품계는 정6품이었다.  省郎 또는 諫官이라 불리면서 諫爭 · 封駁 등의 직능을 가지고 있었다. 睿宗 때 司諫으로 고쳐

         졌다가 뒤에 다시 補諫으로 개칭되었다.

詰 : 물을 힐. 묻다. 따져물음. 따지다. 꾸짖다. 공격하다. 금지하다. 다스리다. 조사하여바로잡다. 경계하다. 삼가다. 벌하다. 채우다. 충

     당하다. 굽다. 펴지 못함. 새벽, 아침.   

撼 : 흔들 감.          鈕 : 인꼭지 뉴/칼 추. 印꼭지. 도장의 손잡이부분. 단추. 칼, 차꼬, 刑具의 한가지.

鷺 : 해오라기 로,  : 해오라기 사.       白鷺 : 백로. 해오라기. 

 

 

본조의 학사 김황원이 숙소에서 시를 지었다.

"산성에 내리는 비는 어찌 또 우박으로 바뀌는가, 

호수가 지방의 남쪽에는 무지개가 많이 뜬다네. "

 

자미 이순우가 관동에 출진했을 때 시를 지었다.

"세류영의 신임 상장은, 

자미화 아래 옛 중서로다."

 

내 친구 기지(耆之, 임춘)가 내게 준 시에는,

"바람이 세차니 붕새는 북쪽에서 옮겨가고,

달이 밝으니 놀란 까치 나뭇가지에 편안히 앉지도 못하네." 라고 하였다.

 

영양(榮陽 : 鄭襲明의 號?) 보궐이 우연히 천마산 8자 방에서 놀았는데, 밤새도록 힘들여 읊으려 해도 생각을 이을 수가 없었다. 새벽이 되어 막 돌아가려 하는데, 고삐를 느슨하게 잡고 읊으며 가다가 도성 문에 다다를 때 쯤 한 연을 얻었다.

 

바위 위 노송에는 한 조각 달이 걸렸고

하늘 끝 구름 아래에 수많은 산이 있네.

 

굼뜬 말 채찍질하여 돌아와서  문고리를 흔들어 바로 원내로 들어와 벽에 붓을 휘둘러 적고 돌아갔다.

강일용선생이 해오라기를 읊으려고 매일 비를 무릅쓰고 천수사 남쪽 개울가에서 해오라기를 보다가 갑자기 한 구절을

얻었다. 

"푸른 산 허리를 베며 날아간다."

이에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 

"오늘 비로소 옛 사람이 이르지 못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후에 기재기 있어 이를 이을 수 있으리라." 

 

나는 이 구절이 진실로 탁월함이 선배들을 뛰어넘지 못한다고 여기지만, 이와같이 말한 것은 아마도 힘들게 읊다가 얻은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를 보완하였다.

 

높은 나무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는,

푸른 산허리를 베며 날아간다.

 

이와같은 한 구절이 시 한편 속에 자리를 잡으면 그 나머지는 갖춘 것이 거칠어도 괜찮다.

바로, "주초는 마르지 않고 옥천은 그대로 아름답다."라는 것과 같다. 

 

 

 

直中書省(紫薇花) - 白居易

 

絲綸閣下文章靜,  [사륜각하문장정]   중서성 아래 문장읊는 소리 고요한데,
鐘鼓樓中刻漏長。[종고루중각루장]   종고루 안 물시계 소리만 크구나.
獨坐黃昏誰是伴,  [독좌황혼수시반]   홀로 앉는 황혼녘, 곁에 누가 있겠는가,
紫薇花對紫薇郞。[자미화대자미랑]   자미화가 나 중서랑과 마주보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