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上 24. 皇統三年癸亥四月日
皇統三年癸亥四月日, 承宣金奉聖旨, 令兩令公受命, 到日月寺樂聖齋學堂, 與諸生講習。至閏四
月初八日聯句, 內侍崔山甫占溪字卽云,
溪溜潺湲常學海。 明宗
夢魂驚越喜瞻天。 金淑淸
又占絲字卽云,
絲直垂楊春陌上。 明宗
眉鮮新月暮雲端。 金子稱
溪水鳴林來遠洞, 上令公
山雲觸石藹高峰。 今尙純
峰巒點點森戈戟, 上令公
楊柳依依卦線絲。
翌日入內御覽。
皇統 : 皇統은 금 희종(金熙宗) 完顔 亶의 치세에 쓰던 연호(1141년). 인종때부터 고종때 元의연호를 쓰기 전까지 금 연호 사용.
令公 : 예전에, 정삼품과 종이품의 관리를 높여 이르던 말. 이수광(李睟光)은『지봉유설(芝峰類說)』에서 “우리 나라에서는 당의 곽자의(郭
子儀)가 중서령(中書令)이 되자 그를 높이어 곽영공(郭令公)이라고 부른 고사에 따라 중서령의 후신인 승지(나아가 승지의 품계인
통정대부 이상의 관계자)를 영공이라고 불렀는데, 1590년경부터 영공 대신에 영감의 호칭을 사용하였다.”라고 하여 선조대에 처음
으로 사용되었다고 하였다.
潺 : 졸졸 흐를 잔. 졸졸흐르다. 또는 그 모양, 소리. 눈물을 줄줄 흘리다. 湲 : 물 흐를 원. 물흐르는 모양, 소리. 깨끗하다.
藹 : 우거질 애. 우거지다. 나무에 열매가 많이 열리다. 충근하다. 신하가 힘을 다하여 왕에게 충성하는 모양, 번지르르하다. 윤택함.
황통 3년 계해 4월 모일에 김승선이 성지를 받들어 두 영공으로 하여금 어명을 받아 일월사 낙성재의 학당으로 가서 제생들에게 강습하게 하였다.
윤 4월 8일에 이르러 연구(聯句)를 짓는데 내시 최산보가 계(溪)자로 운을 부르자 바로 지었다.
시냇물은 졸졸 흘러 항상 바다를 배우고. <명종>
꿈에 혼백이 놀라 하늘을 우러러보며 기뻐하네. <김숙청>
또 사(絲)자로 운을 부르자 바로 지었다.
봄날 길위에 수양버들 실처럼 드리우고, <명종>
눈썹처럼 고운 초승달 구름 끝에 지네. <김자칭>
시냇물 숲을 울리며 먼 마을로 흘러오고, <상령공>
산구름은 높은 봉우리 첩첩한 바위에 닿았네. <금상순>
산봉우리 늘어서 있어 창으로 숲을 이룬 듯, <상령공>
수양버들 하늘거리는 것이 실을 걸어둔 듯 하네.
다음 날 내전으로 들여보내 주상께서 열람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