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古文學/破閑集

卷中 1. 智者見於未形

柳川 2019. 5. 7. 05:05

智者見於未形, 愚者謂之無事, 泰然不以爲憂。及乎患至, 然後雖焦神勞力, 思欲救之, 奚益於存亡成敗數哉! 此扁鵲所以不得救桓侯之疾也。昔漢文時, 海內理安, 人民殷阜, 而賈誼爲之痛哭, 唐文皇自創業之後, 日益戒懼未嘗少怠, 而爲徵猶陳十漸。

故傳曰, '諫者救其源, 不使得開, 戒氷於霜, 杜玉盃於漆器。'

 

昔毅王籍數十世豊平至理之業, 居位日久, 事無不擧皆以謂太平之業, 安於泰山。莫敢有言之者, 正言文克謙, 直叩天扉, 上皀襄一封, 而所言皆中時病。人謂之, '鳳鳴朝陽。' 天聽未允。

公脫朝衣還家作詩云, 

 

朱雲折欖非干譽, 

袁盎當車豈爲身。

一片丹誠天未照,

强鞭嬴馬退逡巡。

 

及明王踐阼, 擢居喉舌地, 國家安危, 人民利病, 士大夫之賢不肖, 盡達於天聰無一毫底滯。至今隣邦結好, 中外晏然無患, 實公之力也。公位冢宰, 薦僕入侍玉堂, 踰年公卒, 作挽云, 

 

早從閶闔排雲呌,

晩向虞淵取日廻。 

丹鳳久從池上浴,

白鷄胡奈夢中催。 

 

時人以謂, 「公之立朝, 大節終始, 無出此二句, 雖謂之實錄可也。」 

昨過公舊墅, 草樹蒼然, 有泉出於石縫, 素所遊宴處也。 悵然徘徊不能去, 作詩留壁上, 

 

岩下冷冷水,

沿洄若有思。 

誰知氷雪派,

尙帶鳳凰池。

 

東閣重窺處,

西門欲暮時。

題詩留半壁, 

略遣九泉知

 

 

扁鵲 : 扁鵲過齊,齊桓侯客之。入朝見,曰:「君有疾在腠理,不治將深。」桓侯曰:「寡人無疾。」扁鵲出。..... 後五日,

       扁鵲復見,望見桓侯而退走。桓侯使人問其故。扁鵲曰:「疾之居腠理也,湯熨之所及也;在血脈, 鍼石之所及也;

       其在腸胃,酒醪之所及也;其在骨髓,雖司命無柰之何。今在骨髓,臣是以無請也。」後五日,桓侯體病,使人召

       扁鵲,扁鵲已逃去。桓侯遂死。<史記 卷105. 扁鵲倉公列傳>

腠 : 살결 주. 腠理 : 살결, 피부.     熨 : 눌러덥게할 위. 눌러서 덥게하다. 고약을 눌러붙이다. 다리다. 다리미. 

醪 : 막걸리 료.   

皀 : 고소할 급(핍, 벽)/향기향. 하인 조. 고소하다. 낱알(껍질을 벗기지 않은 곡식의 알). 향기, 향로. 향기롭다. 하인.

皀襄 : →皁囊 : 임금에게 비밀스런 일을 아뢸 때 검은 보자기에 싸서 밀봉해서 올리는 것. 후한때 재변이 많이 일어나

     자 황제가 채옹에게 '經術을 갖춰 진술하여 검은 보자기에 봉하여 올리라.' 하였다 함. 

鳳鳴朝陽 : 봉새가 산의 동쪽에서 운다는 뜻으로, 천하가 태평할 좋은 조짐을 이르는 말. 당나라 고종 때 여러 신하 중,

     실정을 간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李善感이 한 번 간하매 사람들이 鳳鳴朝陽에 비유했다 함.

 

朱雲 : 漢나라 사람. 강직하여 높은 뜻을 품고 구속받는 것을 싫어하고 절개와 의리를 중히 여겨 명망이 높았다. 성제

       때 장우라는 자가 천자의 사부로 고관이 되어 방자하게 행동하자 황제에게 직소하여 탄핵하였고, 이로 인하여

       처형당할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때 주운은 난간을 붙잡고 끌려나가지 않으려 저항하던중 난간이 부러졌는데,

       좌장군 신경기가 나서서 극력 간하여 용서받았고 그후 벼슬을 하지 않았다. 부서진 난간은 황제의 명으로 그대로

       두어 주운의 충절을 기리게 하였다.

袁盎 : 한고조 사후 여태후시절 태후의 조카 여록의 가신이 되었다가 효문제 즉위후 兄 원쾌의 추천으로 중랑이 되었다.

       당시 강후 주발이 공신이며 승상으로 황제가 조심스럽게 대하자 황제에게 간하여 바로잡게 하였고 그 후 주발이

       참소를 당하여 하옥당했을 때 유일하게 원앙이 변호하였다. 漢나라 文帝가 놀러 나갔다가 높은 언덕에서 수레를

       달리려 함에, 袁盎이 수레를 막아서며 간하였다 함.

       文帝從霸陵上,欲西馳下峻阪。袁盎騎,并車擥轡。上曰:「將軍怯邪?」盎曰:「臣聞千金之子坐不垂堂,百金之子

       不騎衡,聖主不乘危而徼幸。今陛下騁六騑,馳下峻山,如有馬驚車敗,陛下縱自輕,柰高廟、太后何?」上乃止。

       <史記101. 袁盎鼂錯列傳>

欖 : 감람나무 람.  

嬴馬 : 牧隱  李穡의 「通州早發」이란 시에 같은 문구가 나오는데 여윈말로 해석을 하고 있지만 어색하다. 여위다라는 표현이 없음.

喉舌 : 所以出言也. 詩經 大雅/蕩之什/烝民 

閶 : 천문 창. 天門. 문. 가을바람. 권하다. 인도함. 크다. 왕성하다. 북소리.   

闔 : 문짝 합. 나무로 만든 것을 闔, 갈대나 대로 만든것을 扇이라 함. 문을 닫다. 간직하다. 간수함. 막다. 맺다. 연결함. 통할하다. 맞다.

     같음.  숨쉬다. 뜸. 거적. 어찌 ~ 하지 않느냐. (何 + 不)

 

呌 : 叫.     墅 : 농막 서/들 야. 농막, 별장, 별관. 들, 교외.     

虞淵 : 해가 지는 곳. 황혼을 말함.  淮南子. 天文訓에 나온다. [至於虞淵, 是謂黃昏.]

白鷄 : 東晋 재상 사안(謝安)이 꿈에 흰 닭을 보았더니, 그뒤 신유(辛酉)년에 죽었다. 신유(辛酉)는 흰 닭이었다.

鳳凰池, : 唐의 中書省에 있는 못, 轉하여 中書省의 別稱. 中書省이 깊숙히 있어 天上의 鳳凰池에 비유한 것이다.

東閣 : 한나라 公孫弘이 재상이 된 뒤 객관을 세워 東閤을 열고 어진이를 영접하여 함께 국사를 논의하였다는 데서 나온 것으로 재상이

        인재를 초치하여 대접하는 곳을 뜻함.

 

 

 

지혜로운 자는 형체가 이루어지기 전에 보는데, 어리석은 자는 아무 일 아니라고 여기며 태연하게 근심으로 삼지 않는다.

환란이 닥쳐오고 나서야 애태우고 노력하며 벗어나려고 생각해도 존망성패를 헤아리는데 어찌 도움이 되겠는가! 이것이 편작이 제나라 환후의 병을 구제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옛날 한(漢)나라 문제 때 나라가 다스려져 편안하고 백성들이 크게 번성하였으나 가의는 그것을  통곡스러운 일이라 했으며, 당나라 문황(태종)이 창업한 후 나날이 더욱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언제나 조금도 태만하지 않았어도 위징은 오히려 「십점소」를 올렸다. 

그러므로 전에 이르기를, "간하는 자는 그 근원을 구제하여  시작할 수 없도록 하고 서리에서 얼음을 경계하고 칠기에서 옥배를 막는다."고 하였다.

 

옛날, 의종은 수십대에 걸쳐 풍작이 들고 평화롭게 잘 다스려지던 왕업을 이어받아 오랫동안 재위하는동안 직접 챙기지 않는 일이 없어 모두 태평한 왕업이 태산보다 안정되었다 하였다.  감히 간언하는 자가 없었는데 정언 문극겸이 궐문을 두드려 검은 보자기 하나를 바쳤는데 간언하는 바는 모두 당시의 병폐에 관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봉황이 산의 동쪽에서 운다.'고 하였으나 주상께서는 듣고도 허락하지 않았다.

공이 조복을 벗고 집으로 돌아가 시를 지었다.

 

주운이 난간을 부순 것은 명예를 지키기 위함이 아니었고,

원앙이 수레를 막은 것이 어찌 자신을 위해서 였는가.

한 조각 정성으로도 하늘을 비추지 못하고, 

말에 힘껏 채찍질 해도 뒷걸음질만 치네.

 

명종이 즉위하자  공을 발탁하여 왕명을 출납하는 자리에 두었는데 국가의 안위, 백성의 이익과 병폐, 사대부의 현명함과 어리석음등 모두 왕에게 전달하였으며 추호도 막히거나 지체됨이 없었다.  지금까지 이웃나라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안팎으로 평안하고 근심이 없는 것은 실로 공의 힘때문이었다.

공이 총재로 계실 때 나를 천거하여 옥당에서 왕을 모시게 하였는데 해를 넘기자 공이 돌아가셔서 애도하는 시(挽詞)를 지었다.

 

일찍 궐문에 나가 음습한 기운 막고 부르짖으며,

늦게는 황혼을 향해 나아가 태양을 돌이켰도다.

붉은 봉황 연못에서 목욕한지 오래인데,

흰 닭은 어찌하여 꿈속에서 재촉하는가.

 

당시 사람들이 말했다.

"공이 조정에 출사하자 큰 제도의 시작과 끝은 이 두 구절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니 실록이라 할 만 하다."

어제 공의 옛 농막을 지나는데 초목이 우거졌고 바위틈에서 샘물이 솟았다. 이 곳은 평소 연회를 열었던 장소이다.

멍하니 배회하다가 떠나지 못하고 벽위에 시를 지어 남겼다.

 

바위아래 차디 찬 물,

맴도는 모습, 마음이 있는 듯 하네. 

누가 알리오, 빙설같은 물갈래,

여전히 봉황지를 두르고 있네.

 

동각을 거듭 엿보는데,

서문은 저물어 가네.

시 지어 벽 한쪽에 남긴 것은,

대략 구천에 보내 알리려 함이네. 

 

 
 
通州早發  -  牧隱  李穡

 

鐘動樓門曉色明,    (종동누문효색명)

獨鞭嬴馬問前程。  (독편영마문전정)
半空白塔見雲影,    (반공백탑견운영)
一曲碧江聞棹聲。  (일곡벽강문도성)

 

東北山含王氣壯,    (동북산함왕기장)
西南地拱帝都平。  (서남지공제도평)
檣烏接翅桃花漲,    (장오접시도화창)
穩送番商入鳳城。  (온송번상입봉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