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古文學/破閑集

卷中 13. 碧蘿老人去非

柳川 2019. 5. 13. 08:18

碧蘿老人去非與僕云, 「嘗於郵亭壁上, 見一絶。云,

 

秋陽融暖若春陽, 

竹葉芭蕉映粉墻。 

莫向此君誇葉大,

此君應笑近經霜。」

 

又王輪光闡師, 誦近詩, 

 

春慵所失與誰云,

時或聞鶯謂誤聞。 

堪笑物情如我困, 

牧丹頭重牛風薰。

 

此二篇俱無作者之名, 然其語法與唐宋人無異。二師相從海東名賢遊, 必有所受, 故兩錄之以俊知者。

 

 

闡 : 열 천. 열다. 널리 퍼지게 하다. 넓히다. 분명하다. 드러남. 밝히다. 크게 하다. 느슨하게 하다. 늦춤. 관여하다.

慵 : 게으를 용. 게으르다. 게으름을 피움. 마음이 내키지 아니함.      俊知者 : → 俟知者.

 

 

벽라노인 거비가 나에게 말하였다.

"일찍이 역참의 벽에서  절구 하나를 보았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가을 볕이 화창하여 봄볕같은데,

대나무 잎, 파초가 흰 담장에 비치네.

대나무 향해 잎 크다 자랑하지 말라,

서리 내리면 대나무가 응당 비웃을 것이로다."

 

또 왕륜사의 광천대사가 근체시를 암송했다.

 

봄철 게으름피다 잃은 것을 누구에게 말하나.

때로 간혹 꾀꼬리 소리 듣고도 잘못 들었다 하네.

내가 물정 모른다 비웃어도 감당할 일이로다.

모란 꽃은 마파람의 훈기에 무겁구나. 

 

이 두편은 모두 지은이의 이름이 없다. 그러나 그 어법이 당나라, 송나라 사람들과 차이가 없다. 두 대사는 우리나라 명현들을 좇아 공부하였으므로 반드시 얻은 바가 있을 것이므로 두 시를 기록하여 아는 사람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