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歷史와文學/史記列傳

史期 卷七O. 張儀列傳

柳川 2019. 6. 2. 18:20

                                      儀列傳


. .

. , , , :「, .」, , , . :「! , ?」:「?」:「.」:「.」

, , , 使, 使:「, , , ?」, . , 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使, 宿, , , , , . . , .

. :「, , ?」:「, . , , , 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西, , . , . , , , , .」:「. , , , , . , . , 西, , . , 使. , , . , 西, , . , , , , , , . , , . , , , , , , . . .」

:「, .」, , , , , 使. , , , .

, 使, . , 使. :「, .」, . , ., . , , . .

, 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西, , , , . , . , , , 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便, . , .

, , , , , , .」
. , . . , . , .

, , . , . :「, ?」:「, , , 使, , . 西, 便.」. , . :「, , , ?」:「, , , .」:「?」:「, . , . ,  , , , 西, . , , 使. , , .」:「, .」, . , 使.

, , . , :「?」使, , . , . , , 使:「, .」使:「, , .」, , . :「 , , , , .」, 使. , , ■, . , , , , .

, . :「, .」, . . :「, .」:「, , , . 使, . , .」使. , . :「?」:「?」:「, , , . , . .」:「. , 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西, , 

, , , . , , . , , , , . .

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使, , , , , . 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跿, . , , , . , , , . , , . , , .

, , , 』. , 詿, .

, , , , . , , . , . , , , , .

, . , . , . 西, . , , 便.」

. , , . 使:「, . , , . , 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西:「使使. , . , , , , , , , , , ., , , , , . , 忿. , , , , , , , 使使.

. , , , , . . , , , . , , , 

, 使, , . , ()[], . , . , , , . .」

:「, , , , , . , , , , , . , . , 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西, , .」

:「, , . , 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使, 使,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使.

, .


장의()는 위()나라 사람이다. 일찍이 소진()과 함께 귀곡() 선생을 모시고 술(; 종횡술)을 배웠는데 소진은 스스로 장의에 미치지 못한다고 여겼다.

장의는 학업을 마치자 제후들에게 유세했다. 일찍이 초()나라의 재상과 술을 마시다가 초나라의 재상이 벽옥()을 잃어버린 일이 있었다. 재상의 문객들은 장의를 의심하여 “장의는 가난하고 행실이 좋지 않으니, 틀림없이 재상의 벽옥을 훔쳤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모두 장의를 잡아서는 수백 대 매질을 가했으나 자복하지 않자, 그를 풀어 주었다.

장의의 아내가 “아이고! 당신이 책 읽고 유세하지 않았더라면 어찌 이런 치욕을 당했겠소?”라고 했다. 장의가 그 아내에게 “내 혀가 아직 그대로 있는지 봐주시오”라고 했다. 그 아내가 웃으며 “혀는 그대로 있네요.”라 하자 장의는 “그럼 됐소.”라 했다.

소진은 이미 조왕에게 유세하여 서로 합종하기로 약속을 받았으나, 진나라가 제후를 공격하여 약속이 깨지고, 실패할 것이 두려워 진나라에서 기용될 만한 사람을 생각한 끝에 사람을 시켜 슬며시 장의를 이렇게 자극하게 했다.

“그대는 당초 소진과 잘 지냈고, 지금 소진은 이미 탄탄대로를 걷고 있소. 그대는 어째서 그를 찾아가서 그대가 원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오?”

장의는 이에 조나라로 가서 이름을 밝히고 소진을 만나길 청했다. 소진은 문지기에게 그에게 알리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한편 또 며칠 동안 떠나지 못하게 했다. 그런 다음 그를 만나서는 당 아래에 앉게 하고 머슴들이 먹는 음식을 내려주었다. 이어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그대의 재능을 가지고도 자신을 이렇게 곤욕스럽게 만들다니! 내가 그대를 부귀하게 만들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대를 거두기에 부족한 것 같네”라며 장의를 나무라며 요청을 거절하고는 장의를 떠나가게 했다.

장의가 올 때는 스스로 옛 친구로서 도움이 되리라. 여겼는데 반대로 치욕을 당하자, 화가 나서 섬길 만한 제후국은 없지만 진나라만큼은 조나라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침내 진나라로 들어갔다.

소진은 얼마 뒤에 그의 사인()에게 “장의는 천하의 유능한 인재다. 아마 나 역시 그만 못할 것이다. 지금 내가 다행히 먼저 기용되었지만 진나라의 권력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장의뿐일 것이다. 하지만 가난하여 (진왕에게) 접근할 기회가 없다. 나는 그가 작은 이익에 안주하여 큰 뜻을 이루지 못할까 걱정이 되어서 그를 불러 일부러 모욕을 주어, 그 뜻을 자극한 것이다. 그대는 나를 대신해서 그를 몰래 보살피도록 하라”라고 하고는 바로 조왕에게 말해서 돈과 마차를 내고, 사람을 시켜 장의를 가만히 따라가게 한 다음 그와 함께 먹고 자면서 차츰 그와 가까워지게 해서는 마차와 돈을 주어 쓰고 싶은 곳에 쓰게 하되 알리지 않게 했다.

이로써 장의는 마침내 진 혜왕()을 만났다. 혜왕은 그를 객경()으로 삼고 더불어 제후를 토벌할 모의를 했다.

소진의 사인이 장의에게 이별을 고했다. 장의는 “그대 덕분에 좋은 자리를 얻어 이제 그 덕에 보답하려는데 어째서 떠나시겠다는 게요?”라고 했다.

사인은 “신은 그대를 모르고, 그대를 아는 분은 바로 소군()이십니다. 소군께서는 진나라가 조나라를 토벌함으로써 합종이 어그러질 것을 걱정하셨는데, 그대가 아니면 진나라의 정권을 잡을 사람이 없다고 보시고, 일부러 그대를 화나게 자극한 다음 신으로 하여금 몰래 그대의 비용을 돕게 하셨습니다. 모두가 소군의 계책입니다. 지금 그대가 기용되었으니 돌아가 알리고자 합니다.”라고 했다.

장의는 “어허! 이는 나의 술책에도 있는 것인데 내가 깨닫지 못했으니 내가 소군만 못한 것이 분명하구나. 내가 이제 막 기용되었으니, 어찌 조나라를 도모할 수 있겠는가? 나를 대신해서 소군에게 감사하다고 전하시오. 소군이 있는 한 이 장의가 감히 무슨 말을 할 것이며, 소군이 있는 한 이 장의가 무슨 일을 하겠는가!”라고 했다. 장의는 진나라의 재상이 되어 초나라의 재상에게 격문을 써서 “내가 처음 당신과 술을 마시면서 내가 벽옥을 훔치지 않았는데 당신은 내게 매질을 했다. 당신은 네 나라를 잘 지켜라. 내가 이제 반대로 성을 훔치러 갈테니!”라고 했다.

저()나라와 촉()나라가 서로를 공격하면서 각각 진나라에 위급함을 알려왔다. 진 혜왕은 병사를 내서 촉나라를 치려고 했으나, 길이 험하고 좁아 가기 어려운 데다가 한나라가 진나라를 침입할 것이라 생각했다. 진 혜왕은 먼저 한나라를 친 다음 촉나라를 토벌하려 했으나, 불리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고, 먼저 촉나라를 치자니 한나라가 진나라의 틈을 타고 기습할까 두려워 머뭇거리며 결정하지 못했다.

사마조()가 장의와 더불어 혜왕 앞에서 논쟁을 벌였는데, 사마조가 촉나라를 치자고 하자 장의는 “한나라를 치느니만 못합니다.”라고 했다. 왕이 “그 이야기를 들어봅시다.”라고 했다. 이에 장의는 이렇게 말했다.

“위나라와 친하고 초나라와 잘 지내면서 병사를 삼천()으로 보내어 십곡() 입구를 막고 둔류()의 길을 막은 다음, 위나라로 하여금 남양()을 끊고 초나라로 하여금 남정()을 압박하게 합니다. 진나라는 신성(), 의양()을 치고 이주(; 서주와 동주)의 교외에 쳐들어가서 주왕의 죄를 성토하고, 초나라와 위나라의 땅을 차지합니다. 주나라는 구원받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구정()이란 보물을 틀림없이 내놓을 것입니다.

구정을 차지하고 지도와 호적을 장악한 다음 천자를 끼고 천하에 호령하면 천하는 감히 명을 듣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니. 이것이 왕업입니다. 지금 저 촉나라는 서쪽의 치우친 나라이자 융적()과 같은 부류로서 군대와 백성을 힘들게 해서는 명분을 이루기 부족하며 땅을 얻더라도 이익이 못 됩니다. 신이 듣기에 조정에서는 명분을 다투고 시장에서는 이익을 다툰답니다. 지금 사천과 주나라 왕실은 천하의 조정이자 시장입니다. 왕께서 이곳을 다투지 않고 반대로 융적에서 다투는 것은 왕업과 거리가 멉니다.”

사마조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신은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그 땅을 넓히는데 힘을 쓰고, 군대를 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그 백성을 부유하게 하는데 힘을 쓰며, 왕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덕을 넓히는데 힘을 쓴다고 들었습니다. 이 세 가지 밑천이 갖추어지면 왕은 거기에 따라 옵니다. 지금 왕의 땅은 작고, 백성은 가난합니다. 따라서 신은 먼저 쉬운 일부터 시작하시길 바라옵니다. 촉나라는 서쪽의 구석진 나라로서 융적의 우두머리에 걸()나라, 주()나라 때의 혼란함이 있습니다.

진나라가 이를 공격하는 것은 이리나 승냥이가 양떼를 쫓는 것과 같습니다. 그 땅을 얻으면 충분히 국토를 넓힐 수 있고, 그 재물을 손에 넣으면 백성을 부유하게 하고 병사를 잘 먹일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을 다치지 않고 저들을 굴복시킬 수 있습니다. 한 나라를 없애도 천하는 포악하다고 여기지 않을 것이고, 서해(西)의 이익을 다 차지해도 천하는 탐욕스럽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한 번에 명분과 실질을 얻는 것이자 포악과 혼란을 금지시켰다는 명분을 얻는 것입니다.

지금 한나라를 공격하고 천자를 겁박하는 것은 오명을 쓰는 것이자, 꼭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며, 또 불의라는 오명까지 쓰게 됩니다. 그리고 천하가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공격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신이 그 까닭은 아뢰고자 합니다. 주나라는 천하의 종실()이고, 제나라는 한나라의 우방입니다. 주나라는 구정()을 잃게 될 것을 알고, 한나라는 삼천()을 잃게 될 것을 알고 있어, 두 나라는 힘과 계책을 합쳐 제나라, 조나라에 의지하고 초나라, 위나라의 양해를 구할 것입니다. 구정을 초나라에 주고, 땅을 위나라에 주더라도 왕께서는 막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신이 말씀드린 위험입니다. 촉나라를 확실하게 정벌하는 것보다 나은 것은 없습니다.”

혜왕은 “좋소이다. 과인은 그대의 말을 듣고자 하오”라 하고는 마침내 병사를 일으켜 촉나라를 토벌하러 나섰다. 10월에 그 땅을 취해 촉나라를 평정한 다음 촉왕을 후로 바꾸어 부르는 한편 진장()을 촉나라의 재상으로 삼았다. 촉나라가 진나라에 편입되자 진나라는 더욱 부강해져 제후들을 깔보았다.

진 혜왕 10년에 공자 화()로 하여금 장의와 더불어 포양()을 포위하여 항복시켰다. 장의는 그 참에 진(왕)에게 (포양을) 다시 위나라에게 주고 공자 요를 위나라에 인질로 보내라고 말했다. 장의는 다시 위왕에게 “진왕이 위나라를 매우 후하게 대우하니 위나라는 예를 차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유세했다. 위나라는 이에 상군()과 소량()을 주는 것으로 진 혜왕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혜왕은 장의를 재상으로 삼고, 소량을 하양()으로 바꾸어 불렀다.

장의는 진나라에서 재상이 된 지 4년 만에 혜왕을 왕으로 옹립했다. 1년 뒤, 진나라의 장수가 되어 섬()나라를 취하고 상군에 요새를 쌓았다.

그로부터 2년 뒤, 사신으로 가서 제나라와 초나라의 재상과 설상()에서 만났다. 동쪽에서 돌아와 (진나라의) 재상에서 물러나고 진나라를 위해 위()나라의 재상이 되어 먼저 위나라로 하여금 진나라를 섬기게 함으로써 제후들이 이를 본받게 하려고 했다. 위왕은 장의의 말을 듣지 않았다. 진왕이 화가 나서 토벌에 나서 위나라의 곡옥()과 평주()를 취하고 다시 몰래 장의를 더욱 우대했다. 장의는 부끄러웠지만 돌아가 보고할 것이 없었다.

(장의가) 위나라에 머문 지 4년, 위 양왕()이 죽고, 애왕()이 즉위했다. 장의는 다시 애왕에게 유세했으나 애왕은 듣지 않았다. 이에 장의는 몰래 진나라에게 위나라를 치게 했다. 위나라는 진나라와 싸워 패했다.

이듬해, 제()나라가 또 와서 관진()에서 위나라를 패배시켰다. 진나라는 다시 위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먼저 한나라의 신차()가 거느린 군대를 물리치고 8만의 목을 베니, 제후들이 공포에 떨었다. 그러자 장의는 다시 위왕에게 유세하여 “위나라는 땅이 사방 천리가 못되고 병졸도 30만에 지나지 않습니다. 땅은 사방이 평평하여 제후들이 사방에서 쳐들어 올 수 있고, 높은 산이나 큰 하천의 장애가 없습니다. 신정()에서 대량()까지는 200여 리라 마차든 보병이든 힘들이지 않고 이를 수 있습니다.

양나라(위)은 남쪽으로 초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서쪽으로 한나라와 경계를 이루며, 서쪽으로는 조나라, 동쪽으로는 제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사방을 군대가 지켜야 하는데, 변방을 지키는 부대가 10만을 넘습니다. 양나라의 지세는 정말이지 전쟁터입니다. 양나라가 남쪽의 초나라와 잘 지내면서 제나라와 잘 지내지 못하면 제나라가 (양나라의) 동쪽을 공격할 것입니다. 동족의 제나라와 잘 지내면서 조나라와 불화하면 조나라가 그 북쪽을 공격할 것입니다. 한나라와 불화하면 한나라가 그 서쪽을 칠 것이며, 초나라와 친하지 못하면 초나라가 그 남쪽을 공격할 것입니다. 이것이 이른바 사분오열의 형세라는 것입니다.

대저 제후들이 합종을 하는 것은 그것으로 사직을 안정시키고 군주를 높이며 군대를 강하게 만들고 이름을 떨치려는 것입니다. 지금 합종하려는 자들은 천하를 하나로 하려고 형제가 되기를 약속하고 백마를 잡아 원수()에서 맹서하여 서로의 뜻을 굳게 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부모에게서 난 친형제도 돈과 재물을 다투거늘 거짓과 속임수가 반복무상한 소진의 계책을 믿으려는 것은 성공할 수 없음이 분명합니다.

대왕께서 진나라를 섬기지 않으면 진나라는 병사를 내어 하외()를 공격하여 권(), 연(), 산조()를 거점으로 위()나라를 협박하여 양진()을 취할 것입니다. 그러면 조나라는 남쪽으로 오지 못하고, 조나라가 남쪽으로 오지 못하면 양나라는 북으로 가지 못합니다. 양나라가 북으로 가지 못하면 합종의 통로가 끊깁니다. 합종이 통로가 끊기면 대왕의 나라는 위태롭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습니다. 진나라가 한나라를 끼고 양나라를 공격하면 한나라는 진나라에 겁을 먹고 진나라와 한나라가 한 편이 되어 양나라의 멸망은 서서 기다려야 할 판입니다. 신이 대왕을 위해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대왕을 위한 계책으로는 진나라를 섬기는 것 만한 것이 없습니다. 진나라를 섬기면 초나라와 한나라가 감히 움직이지 못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초나라와 한나라의 걱정이 없으면 대왕께서는 베개를 높이고 주무실 수 있고, 나라도 분명 걱정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진나라가 약하게 만들고자 하는 나라로는 초나라만한 나라가 없습니다. 또 초나라를 약하게 할 수 있기로는 양나라만한 나라가 없습니다. 초나라가 부유하고 크다는 명성이 있지만 그 속은 비어 있습니다. 병사가 많기는 하지만 쉽게 패배시킬 수 있고 강경하게 싸우지도 못합니다. 양나라의 군대를 모두 동원하여 남쪽으로 초나라를 토벌하면 필승입니다. 초나라를 나누면 양나라에게 유리하고, 초나라가 손해를 보면 진나라가 기뻐할 것이니 화를 전가하여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대왕께서 신의 말을 듣지 않으신다면 진나라는 무장한 병사를 내어 동쪽으로 칠 것이니 (그 때 가서는) 진나라를 섬기고자 하여도 섬길 수 없을 것입니다.

합종을 따르는 자들은 말만 요란하지 믿을 만한 것은 적습니다. 제후에게 유세하여 통하면 땅과 벼슬을 얻기 때문에 천하의 유세가들이 낮밤 없이 팔을 올려붙이고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면서 합종의 편의를 떠들어 군주에게 유세합니다. 군주가 그 변론을 옳다고 여겨 그 설에 끌려다니면 어찌 현혹되지 않겠습니까?

신이 깃털도 많이 쌓으면 배를 가라앉히고, 가벼운 사람도 떼를 지어 타면 수레의 축이 부러지며,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이고, 비방이 쌓이면 뼈도 삭힌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원하옵건대 대왕께서는 잘 살펴서 계책을 세우십시오. 그리고 신이 위나라를 떠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애왕은 이에 합종의 맹약을 버리고 장의를 통해 진나라에 우호 관계를 청했다. 장의는 돌아가 다시 진나라의 재상이 되었다. 3년이 지나자 위나라는 다시 진나라를 배신하고 합종으로 돌아섰다. 진나라는 위나라를 공격하여 곡옥을 취했다. 이듬해, 위나라는 다시 진나라를 섬겼다.

진나라가 제나라를 치려 하자 제나라와 초나라가 합종했다. 이에 장의는 초나라로 가서 재상이 되었다. 초 회왕()은 장의가 온다는 말을 듣고는 상등급 객사를 비워 놓고 몸소 그를 안내하면서 “여기는 구석지고 누추한 나라입니다. 그대는 무엇으로 내게 가르침을 주려 하시오”라고 했다.

장의는 초왕에게 “대왕께서 진정 신의 말씀에 따라 관문을 닫고 제나라와의 맹약을 끊으신다면 신은 상()나라와 오()나라 땅 600리를 드리고 진나라의 여자를 대왕의 아내로 맞이하게 할 것이며, 진나라와 초나라가 며느리를 맞이하고, 딸을 시집보내 영원히 형제의 나라가 되길 바라옵니다. 이는 북으로 제나라를 약화시키고 서쪽으로 진나라에 유리한 것이니 계책으로 이보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초왕은 크게 기뻐하며 이를 받아들였다. 신하들도 모두 축하를 올렸으나 진진()만 조의를 표했다. 초왕은 “과인이 군대를 일으키지 않고도 600리 땅을 얻게 되어 신하들이 모두 축하를 올리는데 그대만 조의를 표하니 왜 그렇소?”라며 화를 냈다.

진진은 “그렇지 않습니다. 신이 보기에 상나라와 오나라의 땅은 얻을 수 없고, 제나라와 진나라는 연합할 것입니다. 제나라와 진나라가 연합하면, 우환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했다. 초왕이 “근거가 있소?”라고 하자 진진은 이렇게 말했다.

“대저 진나라가 초나라를 중시하는 까닭은 제나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관문을 닫고 제나라와의 맹약을 끊으면 초나라는 고립됩니다. 진나라가 무엇 때문에 고립된 나라를 중시하여 상나라와 오나라의 땅 600리를 준단 말입니까? 장의는 진나라로 돌아가면 틀림없이 왕을 배반할 것이니, 이로써 북으로 제나라와 절교하고 서쪽으로 진나라라는 우환거리가 생기게 되어 틀림없이 두 나라 군대가 함께 이를 것입니다. 대왕을 위한 최선의 계책이라면 제나라와 몰래 연합하고, 겉으로 절교하는 척하면서 사람을 장의에게 딸려 보내는 것입니다. 진짜 우리에게 땅을 주면 그 때가서 제나라와 절교해도 늦지 않고, 우리에게 땅을 주지 않으면 은밀히 제나라와 연합하여 다시 계책을 짜면 됩니다.”

초왕은 “그대는 입 다물고 아무 말 하지 말고 과인이 땅을 얻기를 기다리시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재상의 도장을 장의에게 주고, 후한 뇌물도 주었다. 마침내 관문을 닫고 초나라와의 맹약을 끊은 다음, 장군 하나를 장의에게 딸려 보냈다.

장의는 진나라에 이르자 수레에 오르면서 일부러 줄을 놓쳐 수레에서 떨어진 것처럼 하여 석 달 동안 조정에 나가지 않았다. 초왕이 그 소식을 듣고는 “장의가 과인이 제나라와 확실하게 절교하지 않았다고 여기는가?”라며 바로 용사를 송()나라에 보내 송나라의 부절을 빌려 북으로 가서 제왕을 욕하게 했다. 제왕은 크게 화를 내며 부절을 꺾고는 진나라에 대해 몸을 낮추었다.

진나라와 제나라가 관계를 회복하자 장의는 바로 조정에 들어와 초나라의 사신에게 “신의 봉읍() 6리를 대왕께 바치길 원합니다.”라고 했다. 초나라의 사신은 “신이 왕께 명령 받기로는 상나라와 오나라의 땅 600리였지, 6리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라고 했다. 돌아가 초왕에게 보고하자, 초왕은 크게 화가 나서 병사를 징발하여 진나라를 공격하려고 했다.

진진이 나서 “이 진진이 한 말씀해도 되겠습니까? 진나라를 공격하기보다는 땅을 떼어 진나라에게 주고 군대를 합쳐 제나라를 공격하는 것이 낫습니다. 이렇게 해서 진나라에게 우리 땅을 내주고 제나라에서 보상을 받는 것이니, 왕의 나라는 보존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초왕은 이를 듣지 않고 기어이 군대를 징발하여 장군 굴개에게 진나라를 치게 했다. 진나라는 제나라와 함께 초나라를 공격하여 8만의 목을 베고 굴개를 죽이고는 드디어 단양()과 한중()의 땅을 취했다. 초나라가 다시 병사를 더 징발하여 진나라를 습격했다. 남전()에 이르러 큰 전투가 벌어졌으나, 초나라가 대패했다. 이에 초나라는 두 개의 성을 떼어 진나라에 주고 화평했다.

진나라가 초나라의 검중() 땅을 얻고 싶어 무관() 밖의 땅과 바꾸자고 요구했다. 초왕은 “땅을 바꾸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장의를 얻으면 검중 땅을 바칠 수 있다.”고 했다.

진왕이 장의를 보내고 싶었지만 입으로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장의가 가기를 청했다. 혜왕이 “저 초왕은 그대가 상나라와 오나라 땅에 대한 약속을 저버린 것에 화가 나서 그대에게 원한이 많을 텐데”라고 하자 장의는 “진나라는 강하고 초나라는 약합니다. 신은 근상()과 사이가 좋고, 근상은 초왕의 부인 정수()를 모시고 있으며, (초왕은) 정수의 말이라면 다 들어줍니다. 그리고 신이 왕의 부절을 받들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가는데 초나라가 어찌 감히 저를 죽이겠습니까? 설령 신을 죽인다 해도 진나라는 검중의 땅을 얻을 것이니 신이 가장 바라는 바입니다.”라 하고는 마침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초 회왕은 장의가 오자, 바로 가두고 죽이려 했다. 근상이 정수에게 “부인도 왕에게 버림받을 것을 아십니까?”라고 말했다. 정수가 “무슨 말이오?”라고 했다. 근상은 “진왕은 장의를 몹시 아끼기 때문에 반드시 그를 빼내려 할 것입니다. 지금 상용()의 여섯 개 현을 초나라에 뇌물로 주고, 미인을 초나라로 부르고, 궁중의 노래 잘 하는 사람을 딸려 보낼 것입니다. 초왕은 땅을 중시하여 진나라를 섬길 테니 진나라의 여자는 틀림없이 귀해지고 부인은 배척당할 것입니다. 말씀을 잘 드려 장의를 내보내는 것만 못합니다.”라고 했다.

이에 정수는 밤낮으로 회왕에게 “신하된 자는 각자 그 주인을 위해 일합니다. 지금 땅이 아직 진나라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진나라가 장의를 사신으로 보낸 것은 왕을 매우 중시한다는 것입니다. 왕께서 예를 차리지도 않고 장의를 죽인다면 진나라는 틀림없이 크게 화가 나서 초나라를 공격할 것입니다. 첩은 아들과 어미가 함께 강남으로 옮겨 진나라의 어육이 되지 않길 원하옵니다.”라고 말했다. 회왕은 후회가 되어 장의를 사면하고 전처럼 후하게 예우했다.


장의가 옥에서 풀려나 (초나라를) 떠나기 전 소진이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에 초왕에게 이렇게 유세했다.

“진나라의 땅은 천하의 절반이고, 군대는 사방의 나라를 대적할 수 있습니다. 험한 요지에 황하를 띠처럼 두르고 있으며 사방의 요새는 견고합니다. 용감한 병사가 100만이 넘고, 전차가 1천 량, 기마가 1만 필에 식량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법령이 분명하고 병졸은 어려움을 잘 견디고 기꺼이 죽으려 합니다. 군주는 현명하고 엄격하며, 장수는 지혜롭고 용감하여 군대를 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출병하면 상산()의 험지를 석권하여 천하의 척추를 꺾어 버리니 늦게 복종하는 자가 먼저 망합니다. 그리고 저 합종이란 것은 양떼를 몰아 사나운 호랑이를 공격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호랑이와 양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지금 왕께서 사나운 호랑이와 편이 되지 않고 양 떼의 편이 되려고 하시니, 신이 가만히 생각해보니 대왕의 잘못입니다.

무릇 천하의 강국이라면 진나라 아니면 초나라요, 초나라 아니면 진나라라 두 나라가 서로 다투면 그 기세는 양립할 수 없습니다. 대왕께서 진나라와 한편이 되지 않으면 진나라는 군대를 보내 의양()을 점거할 것이니 한나라의 상군 땅은 통하지 않게 됩니다. 이어 하동으로 내려와 성고()를 취하면 한나라는 틀림없이 (진나라의) 신하가 될 것이고, 양나라(위)도 그 바람에 움직일 것입니다. 진나라가 초나라의 서쪽을 공격하면 한나라와 양나라는 그 북쪽을 공격할 것이니 사직이 어찌 위태롭지 않겠습니까?

또 합종론자들은 약자들을 모아 아주 강한 자를 공격하려 하는데 이는 적을 헤아리지도 않고 가볍게 싸우려는 것으로 나라는 가난한데 수시로 군대를 동원하니 멸망으로 가는 길입니다. 신은 ‘전력이 못하면 도전하지 말고, 식량이 부족하면 지구전을 벌리지 말라’고 들었습니다. 저 합종론자들의 꾸며댄 허황한 말로 군주의 의지를 치켜세우는데 이익만 말하고 손해를 말하지 않으니, 어느 날 진나라의 화가 닥쳐도 이미 늦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대왕의 숙고를 바라는 것입니다.

진나라는 서쪽으로 파()와 촉()을 갖고 있는데, 큰 배에 양식을 싣고 민산()에서 강을 타고 내려오면 초나라까지 3천여 리입니다. 큰배에 병사들을 태우는데, 한 척에 50명과 석 달분의 식량을 싣고 물을 따라 하루에 300여 리를 운항합니다. 거리는 비록 멀지만 소나 말의 힘을 빌리지 않고, 열흘 안에 간관()에 이를 수 있습니다. 간관이 놀라면 경릉() 이동의 성들은 모두 수비에 들어갈 것이고, 검중과 무관은 더 이상 왕의 땅이 아닙니다. 진나라의 군대가 다시 무관()을 나와 남쪽에서 공격하면 북부 지구는 끊어집니다.

진나라의 군대가 초나라를 공격할 경우, 위기는 석 달 미만이지만, 초나라가 제후의 구원을 기다리자면 반 년 이상이므로 그 기세 상 이미 늦습니다. 약한 나라의 구원은 믿고 강력한 진나라의 환란은 잊고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신이 대왕을 위해 걱정하는 바입니다.

대왕께서는 일찍이 오()나라와 싸워 5전 3승했지만 병사들이 많이 죽었고 새로 취한 성을 지키느라 백성들도 고통스럽습니다. 신은 공이 크면 위태롭기 쉽고, 백성이 고달프면 윗사람을 원망한다고 들었습니다. 위태로워지기 쉬운 공을 지키느라 강한 진나라의 마음을 거스르는 것은 신이 가만히 대왕을 위하여 걱정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저 진나라가 15년 동안 함곡관()을 나와 제나라와 조나라를 공격하지 않은 것은 은밀히 천하를 합병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초나라는 일찍이 진나라와 충돌하여 한중에서 싸웠지만, 초나라는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고위직으로 전사한 자가 70이 넘었고 끝내 한중을 잃었습니다. 초왕이 대노하여 군대를 일으켜 진나라를 습격하여 남전에서 싸웠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두 마리 호랑이가 서로 엉켜 싸운다는 것입니다. 대저 진나라와 초나라가 서로 피폐해지고, 한나라와 위나라는 온전하게 그 후방을 통제하게 되니 계책으로 이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대왕께서는 숙고하시길 바랍니다.

진나라가 군대를 내서 위()나라의 양진()을 공격하면 틀림없이 천하의 가슴을 세게 누르는 것 같습니다. 대왕께서 군을 모조리 내서 송나라를 공격하면 몇 달 되지 않아 송나라는 공략할 수 있고, 송나라를 공략하고 동쪽으로 나가면 사수() 주변의 제후들이 모두 왕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

무릇 천하에 믿음으로 서로를 굳게 지켜준다는 합종의 맹약을 내세운 자는 소진으로 무안군()에 봉해지고 연()나라의 재상이 되어서는 몰래 연왕과 제나라를 공격하여 그 땅을 나누기로 모의했습니다. 이에 거짓으로 죄가 있는 것처럼 제나라로 달아나자 제왕이 그를 받아들여 재상을 삼았습니다. 2년 뒤 발각되어 제왕은 대노하며 소진을 저자거리에서 거열형에 처했습니다. 이렇듯 거짓과 허위의 소진이 천하를 경영하려고 제후들을 혼란에 빠뜨렸으니 그 일이 성사되지 못한 것은 자명합니다.

지금 진나라와 초나라는 국경을 접하고 있어 형세 상 본래부터 친한 나라입니다. 대왕께서 실로 신의 말씀을 들으시겠다면, 신은 (진왕에게) 진나라의 태자는 초나라에 인질로, 초나라의 태자는 진나라에 인질로 보낼 것을 청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나라의 여자를 대왕의 부인으로 삼게 하고, 만 호의 성을 탕목읍으로 바치도록 해서 오래도록 형제의 나라가 되어 영원히 서로를 공격하지 않도록 하십사, 청할 것입니다. 신은 이보다 좋은 계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초왕은 장의를 이미 얻은 데다 검중의 땅을 진나라에 주길 원치 않았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고자 했다. 굴원()은 “전에 대왕께서 장의에게 속은 바 있어 장의가 오면, 신은 대왕께서 그를 삶아죽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차마 죽이지 못하겠다. 하시고, 게다가 그 요사스러운 말을 따르겠다. 하시니, 안 됩니다”라고 했다.

회왕은 “장의의 말을 들어서 검중을 지킬 수 있으니, 유리한 일 아닌가. 약속을 해놓고 어기는 것은 안 되지”라며 기어코 장의의 말에 따라 진나라와 화친했다.

장의는 초나라를 떠나 한나라로 가서는 한왕에게 다음과 같이 유세했다.

“한나라는 지세가 험악한 산지라 오곡으로 콩 아니면 보리가 날 뿐이어서 백성들이 대개 콩밥에 명아주국을 먹습니다. 한 해만 흉년이 들어도 백성들은 술지게미와 쌀겨도 제대로 먹지 못합니다. 땅은 900리에 불과하고, 두 해를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없습니다. 대왕의 군대를 헤아려 보니 모두 모아도 30만이 안 되고, 그 중에는 잡역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변방의 요새 등을 지키는 병사를 제외하면 병력은 20만이 못 됩니다.

진나라는 100만이 넘는 군대에 전차 1천 승, 기마 1만 필입니다. 용맹한 전사들은 투구를 쓰지 않고 달려가는데 활로 적을 쏘고 창을 들고 돌진하는 병사가 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진나라의 전투마는 우량하고 병사는 많은데, 올라타 한 번 뛰어오르면 세 길을 치닫는 말이 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산동()의 병사들은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싸우지만, 진나라의 군사들은 갑옷을 벗어 던지고 맨 발에 어깨를 드러낸 채 적에게 달려들어 왼손으로는 머리를 들고 오른쪽에는 포로를 끼고 다닙니다. 진나라의 병사와 산동의 병사는 마치 맹분()이 겁먹은 자를 대하는 것과 같고, 힘으로 맞붙으면 오획()이 어린아이를 대하는 것 같습니다. 대저 맹분이나 오획과 같은 용사들로 복종하지 않는 약한 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천 균()이 나가는 무거운 것으로 새알을 누르는 것과 같아 요행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저 신하들과 제후들은 자신들의 좁은 땅은 헤아리지 않고 합종을 말하는 자들의 달콤한 말만 듣고는 서로 패거리를 지어 서로를 추켜세우면서 죄다 ‘나의 계책을 따르면 천하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다’고 떠듭니다. 사직의 오랜 이익을 돌보지 않고 아첨하는 말만 듣고 군주를 해치니 이보다 더한 잘못은 없습니다.

대왕께서 진나라를 섬기지 않으면 진나라는 군을 내어 의양을 차지하고 한나라의 상군으로 가는 길을 끊은 다음 동쪽으로 성고()와 형양()을 빼앗을 것인즉, 홍대()의 궁전과 상림()의 원림은 왕의 것이 아닌 게 됩니다. 또 성고를 막고 상군의 길이 끊어지면 왕의 나라는 나뉩니다. 일찍 진나라를 섬기면 안전하겠지만, 진나라를 섬기지 않으면 위태롭습니다. 무릇 화를 만들어 놓고 복을 구하는 것은 계책은 얕고 원한은 깊어집니다. 진나라를 거스르고 초나라를 따라놓고 나라가 망하지 않길 바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왕을 위해 생각해보면 진나라를 위하는 것만 것이 없습니다. 진나라가 가장 바라는 것으로는 초나라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고, 초나라를 약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한나라입니다. 한나라가 초나라보다 강해서가 아니라 그 지세가 그렇다는 말입니다. 지금 왕께서 서쪽으로 진나라를 섬기면서 초나라를 공격한다면, 진왕은 틀림없이 기뻐할 것입니다. 초나라를 공격하여 그 땅을 얻으면 화를 돌리고 진나라를 기쁘게 하는 것이니 이보다 더 나은 계책은 없습니다.”

한왕이 장의의 계책을 따랐다. 장의가 돌아가 보고하자 진 혜왕은 다섯 개 읍으로 장의를 봉하고 무신군()이라 불렀다.

다시 장의를 동쪽으로 보내 제 민왕()에게 다음과 같이 유세하게 했다.

“천하의 강국으로 제나라를 넘어설 나라는 없습니다. 대신과 부형은 수도 많고 풍요로우며 안락하게 삽니다. 그러나 대왕을 위한 계책이라는 것들이 모두 백세의 이익은 돌아보지 않는 한 때의 주장에 불과합니다. 합종으로 대왕에게 유세하는 자들은 틀림없이 ‘제나라의 서쪽에는 강한 조나라가 있고, 남쪽에는 한나라와 양나라(위)가 있습니다. 제나라는 바다를 끼고 있는 나라로 땅은 넓고 백성은 많으며, 군대를 강하고 병사는 용감합니다. 진나라가 백 개가 있어도 제나라를 어찌 하지 못합니다.’고 할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그 말이 맞는다고 여기셔서 그 실질을 따지지 않으십니다.

합종론자들은 패거리를 만들어 서로들 합종이 좋다고 떠들지 않는 자들이 없습니다. 신이 들자하니 제나라와 노나라가 세 차례 싸워 노나라가 세 번 모두 이겼으나 나라가 위태로워져 뒤이어 멸망했으니 싸움에서 이긴 명성은 있지만 실제로는 나라가 망한 것입니다. 이는 왜 그렇습니까? 제나라는 크고 노나라는 작기 때문입니다. 지금 진나라와 제나라의 관계가 바로 제나라와 노나라의 관계와 같습니다. 진나라와 조나라가 황하와 장하()에서 싸웠는데, 두 번 싸워 조나라가 진나라에게 이겼습니다. 또 번오()에서 싸웠는데 두 번 싸워 또 진나라에게 이겼습니다. 네 번 싸운 뒤 조나라는 병사 수 십 만을 잃고, 겨우 한 달 보존했습니다. 전투에서 이겼다는 명성은 얻었지만 나라는 이미 깨진 뒤였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진나라는 강하고 조나라는 약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진나라와 초나라는 딸을 시집보내고 며느리를 맞이하며 형제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한나라는 의양을 진나라에 바치고, 양나라(위)는 하외()를 진나라에 떼어주었습니다. 조나라는 민지()에서 조회했고 하간() 땅을 떼어 진나라를 섬겼습니다. 대왕께서 진나라를 섬기지 않는다면 진나라는 한나라와 양(위)나라를 몰아 제나라의 남쪽 땅을 공격할 것이며, 조나라의 군대를 모두 동원하여 청하()를 건너 박관()으로 달려갈 것인즉, 임치()와 즉묵()은 왕의 것이 아닌 것이 됩니다. 나라가 어느 날 공격을 당한 다음 진을 섬기려 해도 안 됩니다. 그러니 왕께서는 숙고하십시오.”

제왕은 “제나라는 외지고 동해에 떨어져 있어서 사직의 장기적인 이익에 대해 들어 본 바가 없소”라 하고는 바로 장의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장의는 (제나라를) 떠나 서쪽 조왕에게 다음과 같이 유세했다.

“저희 진왕께서 신을 사신으로 보내어 어리석은 계책을 대왕께 아뢰게 했습니다. 대왕께서 천하의 제후들을 거두어 진나라를 배척하여 진나라의 군대가 함곡관을 나오지 못한 지 15년입니다. 대왕의 위세가 산동에 떨치니 저희 진나라는 두려움에 움츠린 채 무기와 병력을 정비했습니다. 전차와 말을 갖추고 말 타기와 활쏘기를 익혔으며, 농사에 힘을 써서 양식을 비축하며 사방을 지키면서 근심과 두려움으로 감히 움직이지 못했으니, 이는 우리의 잘못을 독려하려는 대왕의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대왕의 힘을 입어 (진나라는) 파, 촉을 점령하고, 한중을 합병하고, 양주()를 끌어안고, 구정()을 옮기고, 백마진()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진나라가 멀리 치우쳐 있긴 하지만 마음에 분노와 원한을 품은 지 오래입니다. 지금 진나라는 군대를 내서 민지에 주둔시키며 장수를 건너 번오로 나아가 한단에서 (조나라의 군대와) 합류하여 갑자일에 전투를 벌여 그 옛날 은() 주왕()을 정벌했던 일을 재연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삼가 신을 사신으로 보내 알리게 하는 것입니다.

대왕께서 합종을 믿으신 것은 소진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소진은 제후들을 홀려서 옳은 것을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하여 제나라를 뒤엎으려다가 그 자신은 저자에서 거열형을 받아 죽었습니다. 그러니 천하가 하나로 될 수 없음은 자명합니다. 지금 초나라와 진나라는 형제의 나라가 되었고, 한나라와 위나라는 (진나라의) 동쪽의 병풍과 같은 신하로 자처하고 있으며, 제나라는 물고기와 소금이 나는 땅을 바쳤으니 이는 조나라의 오른쪽 팔을 자른 것과 같습니다. 오른쪽 팔이 잘린 자가 다른 사람과 싸우고, 그 친구를 잃고 외톨이가 되었는데 이러고도 위태롭지 않길 바라는 것이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지금 진나라는 세 명의 장군을 파견할 것입니다. 1군은 오도()를 막고, 제나라에 군을 일으켜 청하를 건너 한단 동쪽에 주둔하라고 통보합니다. 2군은 성고에 주둔하여 한나라와 위나라의 군대를 몰아 하외에 주둔하게 할 것입니다. 3군은 민지에 주둔하게 됩니다. 네 나라가 하나가 되어 조나라를 공격하여 조나라를 격파하면 그 땅은 분명 넷으로 쪼개집니다. 이에 감히 이런 뜻과 마음을 숨기지 않고 먼저 왕께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신이 가만히 대왕을 위해 계책을 생각해보니 진왕과 민지에서 만나 서로 얼굴을 보면서 말로 약속하여 군대를 동원하여 공격하지 않길 청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대왕께서 생각을 정하시길 바라옵니다.”

조왕은 “선왕 때는 봉양군()이 권력을 혼자 휘두르며 선왕을 속이고 나라 일을 독단했습니다. 과인은 스승의 안배에 따라 생활했던 지라 나라의 대계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선왕께서 신하들을 남겨두고 돌아가셨을 때 과인은 어리고 막 새로 제사를 받들었으나 마음속으로는 정말이지 오로지 합종만 내세워 진나라를 섬기지 않는 것은 나라의 장기적 이익이 아니라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어 땅을 떼어 과거의 잘못을 사죄하고 진나라를 섬기고자 했습니다. 지금 막 수레를 준비해서 떠나려던 참에 사신의 현명한 지시를 듣게 된 것입니다”라고 했다.

조왕이 장의에게 약속하자 장의는 바로 떠났다. 북쪽 연나라로 가서 연 소왕에게 이렇게 유세했다.

“대왕의 친한 나라로 조나라만한 나라가 없지요. 지난날 조양자()는 그 누이를 대왕()의 아내로 삼게 하고 대()나라를 차지할 욕심으로 대왕과 구주()의 요새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고는 장인에게 쇠로 만든 국자를 만들게 했는데, 손잡이를 길게 하여 사람을 때릴 수 있게 했습니다. 대왕과 술을 마실 때 은밀히 주방장에게 ‘술자리가 무르익거든 뜨거운 탕을 내오면서 국자를 돌려 잡고 그를 쳐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윽고 술자리가 무르익자 뜨거운 탕이 나왔고, 주방장은 탕을 따르면서 국자를 돌려 잡고 대왕을 내리쳐 죽였습니다. 대왕의 뇌가 바닥에 쏟아졌습니다. 그 누이가 그 소식을 듣고는 비녀를 갈아 자신을 찔러 죽었고, 이 때문에 지금까지 마계산()란 이름이 남았습니다. 대왕의 죽음은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조왕의 포악함은 친인척도 없다는 것은 대왕께서 분명히 보신 바입니다. 그러니 조왕와 어찌 가깝게 지낼 수 있겠습니까? 조나라가 군대를 일으켜 연나라를 공격했는데 두 차례 연나라의 도성을 포위하여 대왕을 겁박하니 대왕은 열 개의 성을 떼어주고 사죄했습니다. 지금 조왕은 이미 민지에서 진왕에게 조회하고 하간 땅으로 진나라를 섬기기로 했습니다. 지금 대왕께서 진나라를 섬기지 않으면 진나라는 운중(), 구원()으로 군을 보내 조나라를 내몰고 연나라를 공격할 것이니, 역수와 장성은 대왕의 땅이 아닌 것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 조나라는 진나라의 군현과 같아서 감히 함부로 군대를 내서 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왕께서 진나라를 섬기신다면 진왕은 틀림없이 기뻐할 것이고, 조나라는 감히 경거망동 못할 것이니, 서쪽으로는 강력한 진나라의 도움이 생기고 남쪽으로 제나라, 조나라라는 걱정거리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대왕께서는 이 점을 숙고하시기 바랍니다.”

연왕은 “과인은 오랑캐처럼 구석진 곳에 살다보니, 다 큰 남자이지만 어린애 같아 말로는 바른 계책을 받아들이기에 부족하오. 지금 다행히 상객의 가르침을 받게 되니 서쪽으로 진나라를 섬기고 항산() 동쪽의 다섯 개 성을 드리고자 합니다.” 연왕이 장의의 계책을 따랐다.

장의는 보고를 위해 돌아갔는데 함양에 이르기 전에 진 혜왕이 죽고, 무왕이 즉위했다. 무왕은 태자 때부터 장의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즉위하자 많은 신하들이 장의를 헐뜯으며 “믿음이 없고 여기저기 나라를 팔아 가면서 환심을 사려는 자입니다. 진나라가 다시 그를 기용한다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라 했다. 제후들이 장의와 무왕 사이에 틈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모두가 연횡에 등을 돌리고 다시 합종을 따랐다.

진 무왕 원년에 신하들이 낮밤으로 장의에 대해 끝까지 악담을 하고 있는데 제나라까지 사람을 보내 (장의를) 나무랐다. 장의는 죽음이 두려워 바로 진 무왕에게 “이 장의에게 어리석은 계책이 있는데 그것을 말씀드릴까 합니다.”라고 했다. 왕은 “무엇이오?”라고 하자 이렇게 대답했다.

“진나라의 사직을 위한 계책이라면 동방에 큰 변화가 있어야만 왕께서는 많은 땅을 떼어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들으니 제왕이 이 장의를 몹시 미워한다니 장의가 있는 곳이라면 반드시 군대를 일으켜 저를 공격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장의는 불초한 몸을 끌고 양나라(위)로 가길 바라옵니다. 그러면 제나라는 틀림없이 군대를 일으켜 양나라를 칠 것입니다. 위나라와 제나라의 군대가 성 아래에서 서로 얽혀 몸을 빼지 못하면 왕께서는 그 틈에 한나라를 쳐서 삼천()으로 들어가고, 함곡관으로 출병하되 공격을 하지 않으면서 주나라를 위협하면 주나라는 틀림없이 제기를 내놓을 것이다. 천자를 끼고 지도와 호적을 장악하는 것, 이것이 왕업입니다.”

진왕은 그렇다고 여겨 바로 30승의 전차를 갖추어 장의를 양나라(위)로 들여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제나라는 군사를 일으켜 위나라를 공격했다. 위 애왕()은 겁이 났다. 장의는 “왕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나라의 군대를 철수시키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사인() 풍희()를 초나라로 보내, 초나라 사신의 명의를 빌려서 제나라로 가서 제왕에게 “왕께서는 장의를 몹시 미워하시지요. 그런데도 왕께서는 진나라보다 장의에게 더 기대고 계십니다.”라고 했다. 제왕은 “과인이 장의를 미워하기에 장의가 있는 곳이면 반드시 군대를 내서 공격하는 것인데 어째서 장의에게 기댄다는 것이오.”라고 했다. 이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그것이 바로 장의에게 기댄다는 말입니다. 장의가 (진나라에서) 나올 때 본래 진왕과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진나라의 사직을 위한 계책이라면 동방에 큰 변화가 있어야만 왕께서는 많은 땅을 떼어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들으니 제왕이 이 장의를 몹시 미워한다니 장의가 있는 곳이라면 반드시 군대를 일으켜 저를 공격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장의는 이 불초한 몸을 끌고 양나라(위)로 가길 바라옵니다. 그러면 제나라는 틀림없이 군대를 일으켜 양나라를 칠 것입니다.

위나라와 제나라의 군대가 성 아래에서 서로 얽혀 몸을 빼지 못하면 왕께서는 그 틈에 한나라를 쳐서 삼천()으로 들어가고, 함곡관으로 출병하되 공격을 하지 않으면서 주나라를 위협하면 주나라는 틀림없이 제기를 내놓을 것이다. 천자를 끼고 지도와 호적을 장악하는 것, 이것이 왕업입니다.’ 진왕은 그렇다고 여겼기 때문에 30승의 전차를 갖추어 장의를 양나라(위)로 들여보냈습니다. 지금 장의가 양나라(위)로 들어오자 왕께서는 정말 위나라를 공격하셨습니다. 이는 왕께서 안으로는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고 밖으로는 친한 나라를 공격하는 것으로, 적을 많이 만들어 스스로 위기를 초래하게 되고 진왕은 장의를 더욱 더 믿게 됩니다. 이것이 신이 말씀드린 장의에게 기댄다는 것입니다.” 제왕은 “옳소”라 하고는 바로 군사를 철수시켰다.

장의는 위나라의 재상으로 1년을 있다가 위나라에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