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歷史와文學/史記列傳

史記 卷一二六. 滑稽列傳.

柳川 2019. 6. 4. 08:08

                                    滑稽列傳

 

 

 

孔子曰:「六蓺於治一也禮以節人樂以發和書以道事詩以達意易以神化春秋以義。」太史公曰天道恢恢豈不大哉談言微中亦可以解紛

 

 恢 : 넓를 회. 넓다. 넓히다. 광대하다. 크다. 크게하다. 갖추다. 갖추어지다. 돌이키다. 회복하다. 원래로 돌아가다.

 談言微中 : 婉曲하게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말.      解紛 : 다툼을 해결함.

 

淳于髡

淳于髡者齊之贅壻也長不滿七尺滑稽多辯數使諸侯未嘗屈辱齊威王之時喜隱好爲淫樂長夜之飮沈湎不治委政卿大夫百官荒亂諸侯並侵國且危亡在於旦暮左右莫敢諫淳于髡說之以隱曰:「國中有大鳥止王之庭三年不蜚又不鳴不知此鳥何也?王曰:「此鳥不 飛則已飛沖天不鳴則已一鳴驚人。」

於是乃朝諸縣令長七十二人賞一人誅一人奮兵 而出諸侯振驚皆還齊侵地威行三十六年語在田完世家中

 

蜚 : 바퀴 비/날 비. 바퀴. 쌕새기. 날다.

 

威王八年 楚大發兵加齊齊王使淳于髡之趙請救兵 齎金百斤 車馬十駟淳于髡仰天大笑冠纓索絶王曰先生少之乎. 髡曰 : 何敢. 王曰 : 笑豈有說乎? 髡曰: 今者臣從東方來見道傍有禳田者操一豚蹄酒一盂祝曰甌窶滿篝汙邪滿車五穀蕃熟穰穰滿家 臣見其所持者狹而所欲者奢故笑之

於是齊威王乃益齎黃金千溢白璧十雙車馬百駟髡辭而行至趙趙王與之精兵十萬革車千乘楚聞之夜引兵而去

 

禳 : 제사이름 양/물리칠 양. 제사이름, 물리치다. 

甌 : 사발 구. 사발, 증발, 악기, 땅의이름, 종족이름, 성의 하나. 

穰 : 짚 양. 짚, 풍년. 넉넉허다. 풍성하다. 풍년들다.   

 

 

威王大說置酒後宮召髡賜之酒問曰先生能飲幾何而醉? 對曰 : 臣飲一斗亦醉一石亦醉。威王曰: 先生飲一斗而醉惡能飲一石哉其說可得聞乎? 髡曰:「賜酒大王之前執法在傍御史在後 髡恐懼俯伏而飲, 不過一斗徑醉矣若親有嚴客 韝鞠 待酒於前 時賜餘瀝 奉觴上壽數起 飲不過二斗徑醉矣若朋友交遊 久不相見 卒然相覩 歡然道故 私情相語 飮可五六斗徑醉矣若乃州閭之會 男女雜坐 行酒稽留 六博投壺 相引為曹 握手無罰目眙不禁前有墮珥後有遺簪 髡竊樂此,可八斗而醉二參日暮酒闌 合尊促坐 男女同席 履舄交錯 杯盤狼藉 堂上燭滅 主人留髡而送客 羅襦襟解, 微聞薌澤, 當此之時, 髡心最歡, 能飮一石故曰酒極則亂 樂極則悲  萬事盡然 言不可極之而衰以諷諫焉齊王曰 乃罷長夜之飲 以髡為諸侯主客宗室置酒 髡嘗在側

 

 

帣 : 자루권. 자루, 멜빵, 팔찌.              韝 : 깍지 구. 깍지, 활팔찌.    鯱 : 범고래 호.

跽 : 꿇어앉을 기. 꿇어앉다. 굽다. 몸을 앞으로 구부리다.

闌 : 막을 란(난). 병기를 걸어두는 틀, 늦다. 물러서다. 쇠하다. 우리. 드물다. 한창, 절정, 고비, 다하다. 함부로, 징, 난간,현이름.

☞ 골계열전에 나오는 인물들의 활동연대가 실제적인 연대와 맞지 않는다. 편작창공열전이나 소진장의열전의 경우와 같이 사마천의 

     착오다. 골계열전에 나오는 인물이 활약할 당시의 군주들의 재위기간은 연대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우맹 : 초장왕 전613-592년

     2. 서문표 : 위문후 전446-395년,

     3. 순우곤 : 제위왕 전356-320년,

     4. 우전 : 진시황+이세 전 246-207,

     5. 곽사인+동방삭+동곽선생+왕생 : 한무제 기원전 140-87년

 

순우곤은 제나라의 데릴사위였는데 키가 7척이 못되었고 해학을 즐기고 말을 잘했으며 수차례 제후에게 사신으

로 가서 굴욕당하는 일이 없었다.

제나라의 위왕은 당시 수수께끼를 좋아했는데 음탕한 음악과 밤오래토록 술마시기를 즐겼으며 술에 깊이 빠져 

정치는 경, 대부들에 맡기니, 백관들도 황폐해지고 어지러워졌다.  제후들이 나라를 침입해오니 국가는 매우 위

급한 상황으로 조석에 달렸으나 좌우에서 왕에게 간하는 자가 없었다.

이때 순우곤이 나서서 수수께끼로 왕에게 말했다.

"나라에 큰 새가 있는데 궁정의 뜰에서 3년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습니다. 이 새가 무슨 새인지 모르십니까?"

왕이 대답했다.

"이 새는 전에 날지 않았지만 한번 날면 하늘을 찌르고, 울지는 않았지만 한번 울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이에 조회를 열어 모든 벼슬아치와 장수 72인을 소집하고 한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한사람은 사형에 처하니 병사

들이 분발하여 나섰다. 이에 제후들이 놀라 모두 귀국하며 점령지를 모두 제나라에 돌려주었다. 위왕은 36년간 

통치를 했는데 이 이야기는 전완의 가문에 전한다.

 

위왕 8년 초나라가 대병을 일으켜 제나라를 침공했는데 제왕은 순우곤을 사자로 보내어 조나라에 구원을 청하도

록 하고  금 백근, 사륜마차 4대를 가져가게 하니  순우곤은 하늘을 보며 크게 웃어 관끈이 다 끊어질뻔 하였다. 

왕이 물었다.

"선생은 적다고 그러십니까?"

"어찌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 순우곤이 답하니,

"웃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오?"하고 재차 물었다.순우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오늘 신이 동쪽에서 오는 길에 길가 밭에서 제사를 지내는 자를 보았는데 돼지 발 하나와 술 한잔을 올리고는 

'좁지만 곡식을 가득 채우고 척박하지만 수레에 가득차도록 오곡이 잘되어 가세가 넉넉하게 하소서.'하였습니다. 

신은 그것을 보고는 제물은 적으면서 바라는 것은 큰 것을 보았는데 그래서 웃었습니다."

이에 제나라 위왕은 황금 천일, 백옥 10쌍, 사륜마차 100대들 더 주어 가져가게 하였다.순우곤이 사례하고 조나라에 이르니 조나라 왕은 정예 군대 10만, 전차 1000대를 보내주었다.초나라 진영에서는 이를 듣고 밤에 병사를 이끌고 철수하였다.
위왕이 크게 기뻐하여 후궁에 주석을 마련하고 순우곤을 불러 술을 내리며 물었다.

"선생은 술을 어느정도를 마시면 취하십니까?"

"신은 한 말을 마셔도 취하고 일석(열 말)을 마셔도 취합니다."순우곤이 답하니,

"선생은 한말을 마셔도 취하는데 어찌 일 석을 마실수 있습니까?"하고 왕이 물었다.

순우곤이 답하였다.

"술을 내리시어 대왕의 면전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 옆에 집법사자가 있고 뒤에는 어사가 도사리고 있어 신은 두려워 엎드려서 마시게 되는데 불과 한말정도면 취합니다. 부친이 엄격한 손님과 계서서 깍지를 끼고 몸을 숙이며 그 앞에서 술을 드시는데 대기하고 있다가 술을 내리시어 잔을 들어 축수를 하고 마시기를 여러번 하면 불과 두말쯤이면 취합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를 갑자기 만나 서로의 정을 나눌때에는 5 ~6말쯤이면 취합니다. 마을에 모임이 있어 남녀가 섞여 앉아 술을 마시며 희롱하며 머물고 온갖 놀이를 하면서 서로 끌어 짝을 이루고 손을 잡아도 벌하지 않고 서로 바라보는 것을 금하지 않으며 앞에 귀걸이가 떨어지고 뒤에 비녀가 떨어지도록 이를 은밀하게 즐길 때에는 8말을 마시면 두세번은 취합니다. 날은 저물고 술자리는 절정에 달하여 잔을 부딛치

며 붙어 앉아 남녀가 한자리에서 신발이 어지러이 뒤섞이고 배반낭자하며 당상에 촛불이 꺼집니다. 주인이 저를 머무르게 하고 손님을 보내며 저고리를 벗어 향기가 은은할 경우 저는 이런 때를 만나면 기쁨이 극에 달해 일석을 마실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술마시는 것이 극에 달하면 어지러워진다고 합니다. 즐거움이 다하면 슬픔이 옵니다. 만사가다 그렇습니다. 말로 극에 달함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극에 다다르면 쇠하게 됩니다."하고 풍자하여 간하였다.제 위왕은,"좋소."하고는 밤 늦게까지 술마시는 것을 그만 두고는 제후들에게 베푸는 연회에 주객으로 순우곤을 참석하게 하였으며, 종실의 술자리에는 항상 순우곤을 곁에 있게 하였다.

 

 

 

優孟

其後百餘年楚有優孟優孟故楚之樂人也長八尺, 多辯, 常以談笑諷諫楚莊王之時, 有所愛馬, 

文繡, 置之華屋之下, 席以露牀, 啗以棗脯馬病肥死 使羣臣喪之, 欲以棺槨大夫禮葬之左右爭之, 

以為不可

王下令曰 : 有敢以馬諫者罪至死。優孟聞之入殿門, 仰天大哭王驚而問其故優孟曰 : 馬者王之所

愛也。 以楚國堂堂之大何求不得而以大夫禮葬之請以人君禮葬之。

王曰何如? 對曰: 臣請以彫玉為棺文梓為椁楩楓豫章為題湊發甲卒為穿壙弱負土齊趙

陪位於前韓魏翼衞其後廟食太牢奉以萬戶之邑諸侯聞之皆知大王賤人而貴馬也

王曰: 寡人之過一至此乎為之柰何? 優孟曰: 請為大王六畜葬之以壠竈為椁銅歷為棺齎以薑

薦以木蘭, 祭以糧稻衣以火光葬之於人腹腸。」於是王乃使以馬屬太官無令天下久聞也

 

啗 : 먹일 담. 먹이다. 먹여주다. 먹다. 머금다. 지니다. 포함하다. 속이다. 꾀다.

椁 : 덧널 곽. 덧널, 외관, 관을 담는 궤. 헤아리다. 측량하다.     楩 : 나무이름 편.

楓 : 단풍 풍. 단풍, 단풍나무, 신나무.    湊 : 모일 주. (물이)모이다. 다가서다. 달리다. 달려가다. 향하다. 모이는 곳. 항구, 살결.

壙 : 뫼구덩이 광. 뫼구덩이, 광중, 들, 들판. 텅비다. 공허하다. 넓다. 휑하다.

  ☞ 전 구절의 조(趙)와 본 구절의 한(韓)과 위(魏) 세 나라는 전국시대의 나라들이다. 기원전 453년 진양성 싸움에서 한위조 三家는 

      지백(智伯)이 이끌던 그 당시 가장 강력했던 지가(智家)를 멸망시키고 당진국(唐晉國)을 3분하여 기존의 섬진(陝秦), 초(楚). 제(齊), 

      연(燕)과  함께 전국시대를 열었다. 따라서 기원전 6세기 말에서 5세기 초 사이에 활약했던 초장왕과는 그 시대가 맞지 않는다. 

     사마천의 착오이거나 후세에 어떤 사람이 가필한 것으로 추정된다.

 

  ☞ 태뢰(太牢)/ 고대 중국에서 소, 돼지, 양 각 한 마리씩을 잡아 음식을 준비하여 손님을 접대하거나 제사를 모시는 것을 말한다. 

      제후들만이 행할 수 있는 주례 중의 하나다.

 ; 부엌 조. 부엌, 부엌귀신, 조왕신.     薑 : 생강 강. 생강. 

 

 

楚相孫叔敖知其賢人也善待之病且死屬其子曰: 我死汝必貧困若往見優孟言我孫叔敖之

居數年其子窮困負薪逢優孟與言曰: 孫叔敖子也父且死時屬我貧困, 往見優孟。

優孟曰: 若無遠有所之。即爲孫叔敖衣冠抵掌談語歲餘像孫叔敖楚王及左右, 不能別也莊王

置酒優孟前爲壽莊王大驚以爲孫叔敖復生也欲以爲相優孟曰: 請歸與婦計之三日而爲相。

莊王許之三日後優孟復來王曰: 婦言謂何? 孟曰: 婦言慎無為楚相不足為也如孫叔敖之為

楚相盡忠為廉以治楚楚王得以霸今死其子無立錐之地貧困負薪以自飲食必如孫叔敖不如

自殺因歌曰: 山居耕田苦難以得食起而為吏者餘財不顧恥辱身死家室富又恐受賕

枉法為姦觸大罪身死而家滅貪吏安可為也念為廉吏奉法守職竟死不敢為非廉吏安可為也

楚相孫叔敖持廉至死方今妻子窮困負薪而食不足為也

於是莊王謝優孟乃召孫叔敖子封之寢丘四百戶以奉其祀後十世不絕 此知可以言時矣

 

賕 : 뇌물 구. 뇌물, 탐장(재물을 탐함), 불의의 재물, 장전, 구하다. 뇌물을 주다.

枉 : 굽을 왕/미칠 광. 굽다. 휘다. 굽히다. 복종하다. 사특하다. 능멸하다. (누명을) 씌우다. 억울하다. 잘못, 과실, 원죄, 헛되이, 부질없이. 

     [광]미치다. 어지러운모양

 

그로부터 1백여 년 뒤에 초()에 우맹()이 있었다.

우맹은 본래 초의 악인()이었다. 키가 8척에 변설에 능해 언제나 웃긴 이야기로 풍자했다. 초 장왕() 때 

왕이 말을 좋아하여 말에게 무늬 있는 비단으로 옷을 지어 입혀 화려한 집에 두고는 장막이 없는 침대 위에서 자

게 하고, 대추와 마른 고기를 먹였다. 말이 살찌는 병에 걸려서 죽자 신하들에게 장례를 지내게 했는데, 관과 곽

을 갖추어 대부()의 예로써 장례를 지내라 했다. 좌우 신하들이 이를 다투어 옳지 않다고 했다. 왕이 명령을 

내리기를 “감히 말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하는 자는 죽을 죄로 다스리겠다”고 했다.

우맹이 이 말을 듣고 대궐문 안으로 들어가서 하늘을 우러러 크게 곡했다. 왕이 놀라 그 까닭을 물었다. 우맹은 

이렇게 말했다.

“말은 왕께서 좋아하셨던 것입니다. 강하고 당당한 초나라가 구해서 얻지 못할 것이 무엇입니까? 대부의 예로 

장례를 치르는 것은 박합니다. 왕의 예로 장례를 지내길 청합니다.”

왕이 “어찌 하면 되겠는가”라고 하고 우맹은 이렇게 답했다.

“신이 청하옵건대 옥을 다듬어 관을 만들고, 무늬 있는 가래나무로 곽을 만들고, 단풍나무, 느릅나무, 녹나무 등

으로 횡대를 만드십시오. 군사를 동원해 무덤을 파고, 노약자로 하여금 흙을 져날라 무덤을 쌓고, 제와 조의 대표

를 앞에 모시게 하고 한과 위의 대표는 뒤에서 호위하게 하십시오. 사당을 세워 태뢰()로 제사 지내고,

의 읍으로써 받들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제후들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 대왕이 사람은 천하게 여기고 말은 

귀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왕이 “과인의 잘못이 그 정도란 말인가? 이를 어쩌면 되겠는가”라고 하자, 우맹이 

“청하옵건대 대왕을 위하여 가축의 장례로 치르십시오. 부뚜막으로 곽을 삼고 구리로 만든 가마솥을 관으로 삼

으십시오. 생강과 대추를 섞은 뒤 향료를 넣어 쌀로 제사를 지내고, 화광()으로 옷을 입혀서 이를 사람의 창

자 속에 장사 지내십시오”라고 했다.

이에 왕은 곧 말을 태관()에 넘겨주고 천하 사람이 알지 못하게 했다.

 

초의 재상 손숙오는 우맹이 현인임을 알고는 그를 잘 대해주었다. (손숙오가) 병이 들어 죽게 되자, 그 아들에게 

“내가 죽으면 너는 틀림없이 빈곤해질 것이다. 우맹에게 가서 만나서는 내가 손숙오의 아들이라고 말해라”고 당

부했다. 몇 년 뒤 그 아들은 곤궁해져 장작을 지어 나르다 우맹을 만나 “제가 손숙오의 아들입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제가 곤궁해지면 우맹을 찾아가라고 당부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맹은 “너는 멀리 가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는 손숙오의 옷을 입고 관을 쓴 다음 언행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1년 남짓 지나자 손숙오를 닮아가 초왕과 그 좌우들도 가릴 수 없었다. 장왕이 술자리를 마련하자 우맹이 나아가 

축수를 올렸다. 장왕은 크게 놀라며 손숙오가 다시 살아났다고 여겨 재상으로 삼으려 했다. 우맹은 “돌아가 아내

와 상의하고 사흘 뒤 재상이 되겠습니다”라고 했다.

사흘 뒤 우맹이 다시 왔다. 왕이 “아내가 뭐라고 하던가”라고 하자 우맹은 “아내가 하지 말라고 하면서 초의 재

상은 할 만한 것이 못된다고 했습니다. 손숙오가 초의 재상이 되어 충성을 다하며 청렴하게 초를 다스려 초왕을 

패주가 되게 했습니다. 그런데 손숙오가 죽자 그 아들은 송곳 하나 꽂을 땅도 없이 가난하게 장작을 지어나르며 

자신의 힘으로 먹고 삽니다. 손숙오처럼 되느니 자살하느니만 못합니다”라고 했다. 이에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

 

“산속에 살면서 밭 갈고 고생해도 먹을 것을 얻기 어렵네. 몸을 일으켜서 벼슬아치가 되면, 탐욕하고 비루한 자

는 재물을 남기고, 치욕을 돌보지 않아 몸이 죽은 뒤에 집이 부유해지네. 그러나 뇌물을 받고 국법을 어겨 부정을 

일삼다 대죄에 저촉되면 몸이 죽고 집안이 망할까 두려워, 탐욕스러운 벼슬아치 노릇을 어찌 할 수 있으리!
청렴한 벼슬아치 되어 법을 받들고 직책을 지켜, 죽어도 감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을 생각하나 청렴한 벼슬아

치인들 어찌할 수 있으리. 초 재상 손숙오는 죽을 때까지 청렴을 지켰건만 지금 처자가 궁해 땔나무를 져서 먹고 

사니 청렴한 벼슬아치도 할 것이 못 되네!”

이에 장왕은 우맹에게 사과하고, 손숙오의 아들을 불러 침구()의 땅 400호를 봉해 아버지의 제사를 받들게 하

니 10세 손이 지나도록 이것이 끊어지지 않고 전해졌다. 이는 말할 수 있는 시기를 알았다고 하겠다.

 

 

優旃

其後二百餘年秦有優旃優旃者秦倡侏儒也善為笑言然合於大道秦始皇時置酒而天雨

楯者皆沾寒優旃見而哀之謂之曰: 汝欲休乎? 陛楯者皆曰: 幸甚優旃曰: 我即呼汝汝疾應

曰諾居有頃殿上上壽呼萬歲優旃臨檻大呼曰: 陛楯郎! 郎曰: 優旃曰: 汝雖長何益

幸雨立我雖短也幸休居於是始皇使陛楯者得半相代

始皇嘗議欲大苑囿東至函谷關西至雍陳倉優旃曰: 多縱禽獸於其中寇從東方來令麋鹿

觸之足矣始皇以故輟止

 

侏 : 난쟁이 주. 난쟁이, 동자기둥(들보위에 세우는 작은 기둥) 광대, 왜소하다. (키가)작다. 

楯 : 난간 순/책상 준. 난간, 방패, 잡아뽑다. 빼내다. [준]책상.

何益 : 소용없다. 言之何益 : 말해봐야 아무소용이 없다. 多言何益 : 말해봐야 소용없다. 人之智巧何益 : 꾀를 내봐야 소용없다.

輟 : 그칠 철. 그치다. 버리다. 깁다. 조금부서진 수레를 다시 고친 것.

 

 

 

二世立又欲漆其城優旃曰:「主上雖無言臣固將請之漆城雖於百姓愁費然佳哉漆城蕩

寇來不能上即欲就之易為漆耳顧難為蔭室。」於是二世笑之以其故止居無何二世殺死

優旃歸漢數年而卒

 

 居無何 : 시간상으로 얼마 안됨.  無何 : 머지 않다.아무 일도 없다.오래지 않다.아무렇지도 않다.

 

 

太史公曰淳于髡仰天大笑齊威王橫行優孟搖頭而歌負薪者以封優旃臨檻疾呼陛楯得以半更

豈不亦偉哉

褚先生曰臣幸得以經術為郎而好讀外家傳語竊不遜讓復作故事滑稽之語六章編之於左可以

 

 

 

覽觀揚意以示後世好事者讀之以游心駭耳以附益上方太史公之三章

 

褚先生 : 서한의 문학가이며 사학가로 이름은 少孫. 지금의 하남성 禹縣인 潁川 출신.  元帝와 成帝시 博士. 孝武本紀, 三王世家

          戚世家, 龜策列傳, 日者列傳 및 滑稽列傳을 보찬하거나 부록으로 달았다.

 

그 뒤 200여 년, 진()에 우전()이 있었다.

우전은 진의 난쟁이 연예인이었다. 우스개 소리를 잘했으나, 큰 도리에 맞았다. 진시황() 때 주연을 베풀

었는데 비가 왔다. 창을 잡고 섬돌 가에 늘어서 있는 군사가 모두 비에 젖어 추워하고 있었다. 우전이 이를 보고 

불쌍히 여겨서 “너희들이 쉬고 싶지”라고 물었다. 경호 군사들이 모두 “그럴 수 있다면 너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우전은 “내가 너희들을 부르면 바로 ‘예’라고 대답하도록 해라”라고 했다.

얼마 뒤 어전 위에서 황제의 장수를 비는 만세 소리가 들려왔다. 우전이 난간에 기대 큰소리로 “경호원들아”라

고 불렀고, 병사들은 “예”라고 대답했다. 우전이 “너희들이 큰 키에 비를 맞고 있으니 무슨 이익이 있단 말인가? 

내가 키는 작지만 다행히 편히 쉬고 있다”라고 하자 진시황은 경호하는 군사를 반반씩 교대하며 쉬게 했다.

 

진시황이 일찍이 를 동쪽 함곡관()에서 서쪽 옹()과 진창()에 이르도록 크게 넓히려 했다. 

우전은 “좋습니다. 금수를 그 안에 많이 놓아서 도적이 동쪽에서 오면 고라니와 사슴에게 뿔로 막게 하면 될 것

입니다”라고 했다. 진시황은 이 말에 (이 일을) 중시시켰다.

 

2세 황제가 즉위하여 성벽에 옻칠을 하려고 했다. 우전이 “잘 하셨습니다. 주상께서 말씀을 안 하셨어도 신이 정

말 청하려 했습니다.  성벽에 옻칠을 하면 백성들이 비용을 근심하게 되겠지만 좋은 일입니다. 옻칠한 성벽이 웅

장하게 서 있으면 도적이 와도 오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일을 한다면 칠을 하기는 쉬우나 음실()을 만

기가 어렵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2세 황제가 웃었고 그 까닭으로 일은 중지되었다. 얼마 안 되어 2세는 살해당했고, 우전은 한()에 귀순했

다가 몇 해 뒤에 죽었다.

 

태사공은 말한다.

“순우곤이 하늘을 우러러 크게 웃자 제 위왕이 뜻을 얻게 되었고, 우맹이 머리를 흔들며 노래하자 땔나무를 지던 

자가 땅을 얻었고, 우전()이 난간에서 빠르게 부르자 경호하는 군사들이 반반씩 교대할 수 있게 되었다. 어찌 

위대하지 않은가!”

 

은 이렇게 말한다.

“신은 다행히 경술()로 낭()이 되었으나 다른 분야의 이야기를 즐겨 읽었습니다. 이에 가만히 사양하지 않

고 다시 골계()에 관한 고사 6장을 지어 아래에 붙입니다.

두루 견문을 넓히고 뜻을 펼쳐 후세 호사가들이 읽게 함으로써 마음과 귀를 편하고 놀라게 할 수 있습니다. 이로

써 태사공의 3장 뒤에 덧붙입니다.

 

 

郭舍人

武帝時有所幸倡郭舍人者發言陳辭雖不合大道然令人主和說武帝少時東武侯母常養帝帝壯時

號之曰 : 大乳母率一月再朝朝奏入有詔使幸臣馬游卿以帛五十匹賜乳母又奉飲飧養乳母

乳母上書曰: 某所有公田願得假倩之帝曰: 乳母欲得之乎? 以賜乳母乳母所言未嘗不

 

東武侯 : 서한의 제후로 고조의 공신 郭家의 아들 郭他. 呂后 6년 기원전 182년 아버지 곽가의 작위를 세습했다. 곽타의 모친은 일찍이 

           무제의 유모가 되었으나 경제 6년 죄를 짓고 피살됨.

率 : 대강, 대략,

糒 : 건량 비. 乾糧. 말린밥.    飧 : 저녁밥 손. 저녁밥, 밥, 익힌 음식. 말다. 먹다. (음식을) 권하다.

 

有詔得令乳母乘車行馳道中當此之時公卿大臣皆敬重乳母乳母家子孫奴從者橫暴長安中當道掣

頓人車馬奪人衣服聞於中不忍致之法有司請徙乳母家室處之於邊奏可乳母當入至前

見辭

 

有 : 혹, 또. 어떤.   馳道 : 황제가 다니는 도로.

掣 끌 체/ 당길 철. 끌다. 끌어당기다. 뽑다. 잡아당기다. 길게 뻗다. 지연하다, 연기하다, 억누르다. 억압하다. 바람에 쏠리는 모양

    [철] 끌어당기다. 당기다. 

 

乳母先見郭舍人為下泣舍人曰: 即入見辭去疾步數還顧乳母如其言謝去疾步數還顧郭舍

人疾言罵之曰老女子何不疾行陛下已壯矣寧尚須汝乳而活邪尚何還顧

於是人主憐焉悲之乃下詔止無徙乳母罰謫譖之者

 

數 : 자주 삭/셈 수/촘촘할 촉.  자주.   咄 : 꾸짖을 돌. 꾸짖다. 놀라 지르는 소리. 어이!

 

무제() 때 총애를 받은 창(, 연예인)으로 곽사인()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말하는 것이 이치에 맞

지는 않았으나 황제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무제가 어렸을 적에 동무후()의 어미가 무제를 길렀다. 

황제가 장년이 되자 ‘대유모()’라 불렀다. 유모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입조했는데, 황제는 조서를 내려 총

애하는 신하 마유경()에게 비단 50필을 유모에게 내리고 음식도 준비하여 유모를 보살피게 했다.

 

유모가 글을 올려 “어느 곳에 공전()이 있는데 이를 빌려주십시오”라고 하자 황제는 “유모가 그것을 갖고 싶

어하는가”라 하고는 그것을 유모에게 주었다. 황제는 유모의 말을 듣지 않은 적이 없었다. 

유모가 황제가 다니는 길을 수레를 타고 다닐 수 있게 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 무렵 공경대신들은 모두 

유모를 공경하고 존중했다. 유모의 집 자손과 종들은 장안의 거리에서 횡포를 부렸는데, 길에서 다른 사람의 마

차를 세우고 옷가지 등을 빼앗았다.

이런 이야기가 궁중에까지 들렸으나 차마 법으로 다스리지 못했다. 관리가 유모의 집을 변방으로 옮기기를 청하

자 황제가 이를 받아들였다. 

유모가 궁중으로 들어가 황제와 작별하기 앞서 먼저 곽사인을 만나서는 눈물을 흘렸다.

곽사인은 “들어가 뵙고 작별하고 나오실 때에 빠른 걸음으로 걷되 자주 뒤를 돌아보도록 하시오”라고 했다. 유모

가 그 말대로 작별 인사를 드리고 나가면서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곽사인이 급한 말투로 “쯧쯧, 이 늙은이가 빨리 나가지 않고 뭐하는가? 폐하께서는 이미 장년이신데, 아직도 당

신 젖을 먹고 사실 줄 아는가? 뭘 또 돌아보고 돌아보고 하는가”라고 했다. 

이에 황제는 불쌍하고 슬픈 마음이 들어 바로 조서를 내려 이 일을 중지시키고 유모를 옮기지 않게 했다. 이를 건

의한 자는 벌을 주어 귀양보냈다.

 

 

東方朔

武帝時齊人有東方生名朔以好古傳書愛經術多所博觀外家之語朔初入長安至公車上書

三千奏牘公車令兩人共持舉其書僅然能勝之人主從上方讀之輒乙其處讀之二月乃盡

詔拜以為郎常在側侍中數召至前談語人主未嘗不說也時詔賜之食於前飯已盡懷其餘肉持

衣盡汙數賜縑帛揭而去徒用所賜錢帛取少婦於長安中好女率取婦一歲所者即更取婦

所賜錢財盡索之於女子人主左右諸郎半呼之, 狂人

人主聞之令朔在事無為是行者若等安能及之哉! 朔任其子為郎又為侍謁者常持節出使

朔行殿中郎謂之曰: 人皆以先生為狂朔曰: 如朔等所謂避世於朝廷閒者也古之人乃避世於

深山中時坐席中酒酣據地歌曰: 陸沈於俗避世金馬門宮殿中可以避世全身何必深山之中

蒿廬之下金馬門者署門門傍有銅馬故謂之曰金馬門

 

牘 : 서찰 독. 서찰(글씨를 쓰는 나무조각). 서판, 문서. 公車 : 公車司馬(황제에게 올라가는 상주문의 출납을 담당했다)    

僅然 : 가까스로, 겨우.  設 : 悅

縑 : 합사비단 겸. 합사비단, 生明紬, 緋緞. 檐 : 처마 첨(염)/질 담. [담]지다. 짊어짐. 

弃 : 버릴 기. 棄와 同字. 버리다. 그만두다. 돌보지 않다. 멀리하다. 물리치다. 잊다.  侍謁者 : 중앙부처의 관직명.

陸沈 : 물이 없는데도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은거를 비유한 말. [다른 뜻] 육지가 침몰하다. 나라가 망하다. 어리석고 고지식함.

 

時會聚宮下博士諸先生與論議共難之曰: 蘇秦張儀一當萬乘之主而都卿相之位澤及後世今子

大夫修先王之術慕聖人之義諷誦詩書百家之言不可勝數著於竹帛自以為海內無雙即可謂

聞辯智矣然悉力盡忠以事聖帝曠日持久積數十年官不過侍郎位不過執戟意者尚有遺行邪

其故何也

 

大夫 : 참으로 크다.(감탄의 의미)   ~ 夫 : 참으로 ~ 하다.  意者 : 생각해볼 때, 생각해보면.  遺 : 失手.

 

東方生曰是固非子所能彼一時也此一時也豈可同哉夫張儀蘇秦之時, 周室大壞諸侯不

力政爭權相禽以兵并為十二國未有雌雄得士者彊失士者故說聽行通身處尊位

及後世子孫長榮今非然也聖帝在上德流天下諸侯賓服振四夷連四海之外以為席安於

覆盂天下平均合為一家動發舉事猶如運之掌中賢與不肖何以異哉方今以天下之士民

之眾竭精馳說並進輻湊者不可勝數悉力慕義困於衣食或失門戶

 

安於覆盂 : 엎어진 사발보다 더욱 안정되다.   ~ 於 ~ : ~보다 더욱 ~ 하다. ~ 에게 ~ 진다. 努力者治於人 <孟子>

 

使張儀蘇秦與僕並生於今之世曾不能得掌故安敢望常侍侍郎乎傳曰: 天下無害雖有聖

無所施其才上下和同雖有賢者無所立功。』故曰時異則事異雖然安可以不務修身乎

詩曰鼓鍾于宮聲聞于鶴鳴九皋聲聞于天苟能修身何患不榮! 太公躬行仁義七十二年

文王得行其說封於七百歲而不絕此士之所以日夜孜孜修學行道敢止也世之處士

時雖不用崛然獨立然獨處上觀許由下察接輿策同范忠合子胥天下和平與義相扶

寡偶少徒固其常也子何疑於余哉於是諸先生默然無以應也

 

 

掌故 : 나라의 冠禮. 이를 관장하는 관직.  崛 : 우뚝 솟을 굴. 우뚝 솟다. 산의 모양.   

塊 : 덩어리 괴. 덩어리. 흙(덩어리) 뭉치. 고독한 모양. 편안한 모양. 홀로. 편안하다. 크다. 우뚝하다. 드리다. 선물하다.

接輿 : 춘추시대 초나라 隱士.  이름은 陸通. 接輿는 그의 字. 

       楚狂接輿歌而過孔子曰鳳兮鳳兮何德之衰往者不可諫來者猶可追已而已而今之從政者殆而!」

       孔子下欲與之言趨而辟之不得與之言。[莊子, 論語]

 

 

建章宮後閤重櫟中有物出焉其狀似麋以聞武帝往臨視之問左右羣臣習事通經術者莫能知

詔東方朔視之朔曰: 臣知之願賜美酒飯大飧臣臣乃言詔曰: 已又曰: 某所有公田魚

蒲葦數頃陛下以賜臣臣朔乃言詔曰: 於是朔乃肯言: 所謂騶牙者遠方當來歸義

而騶牙先見其齒前後若一齊等無牙故謂之騶牙。」其後一歲所匈奴混邪王果將十萬衆來降漢

乃復賜東方生錢財甚多

 

 閤 : 쪽문 합. 쪽문. 협문. 마을. 대궐.

 櫟 : 상수리나무 력(역)/문지를 로(노)/고을이름 약/가마에 구을 조.  상수리나무. 欄杆. 땅의 이름. 성의 하나. 치다. 때리다. 밟고 넘다.

      찌르다. [로]문지르다. 긁다. [약]고을 이름. [조]가마에 굽다.

 習事 : 일에 익숙함.   粱 : 기장 량(양). 기장. 조. 좋은 곡식. 蒲 : 부들 포. 부들. 창포. 노름. 냇버들. 부들자리. 초가.      葦 : 갈대 위. 갈대. 거룻배. 騶 : 마부 추.마부, 말기르는 사람. 騎手. 승마. 苑囿(울타리를 치고 禽獸를 기르던 곳) 말이 달리다.

 

至老朔且死時諫曰詩云營營青蠅止于蕃愷悌君子無信讒言讒言罔極交亂四國願陛

下遠巧佞退讒言帝曰: 今顧東方朔多善言? 怪之居無幾何朔果病死

傳曰: 鳥之將死, 其鳴也哀人之將死其言也善此之謂也

 

무제 때 제() 사람으로 동방생()이라고 하는 자가 있었는데, 이름은 삭()이라 했다. 옛날부터 전해 내

려오는 서적과 경술을 좋아했고, 다른 분야의 책들을 두루 많이 보았다. 동방삭이 처음 장안에 들어와서는 3천 

편의 목간을 수레에 실어 올렸다. 이 수레에 실린 목간은 두 사람이 함께 들어야 겨우 옮길 수 있었다.

황제가 상방()에서 이를 읽었는데 사이 사이 붓으로 표시를 해가면서 두 달 만에 겨우 다 읽었다. 황제는 조

서를 내려 그를 낭()으로 삼았다. 동방삭은 황제 곁에 있으면서 자주 불려가 어전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황

제가 좋아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때로는 어전에서 먹을 것을 내렸는데, 먹고나면 남은 고기를 모두 품속에 넣어 

가지고 나가는 통에 옷이 모두 더러워졌다. 비단도 자주 내렸는데 어깨에 둘러메고 나갔다. 하사받은 돈과 비단

을 아낌없이 써버렸고, 장안의 젊은 미녀들을 아내로 맞아들였는데 1년 정도가 지나면 그 여자를 내보내고 다시 

맞이했다. 황제가 내린 돈과 재물을 이렇게 모두 여자에게 써버렸다. 황제 좌우의 낭관들 대부분은 그를 미치광

이로 불렀다.

황제가 이를 듣고는 “삭에게 그런 행동을 못하게 한다면 너희들이 그를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삭이 

그 아들을 천거하여 낭이 되게 한 다음 다시 시알자()가 되게 하니 그는 늘 절()을 가지고 사신으로 나갔

다. 동방삭이 궁전 안을 걸어가고 있을 때 어떤 낭이 말하기를 “사람들이 모두 선생을 미친 사람이라고 합니다”

라 하자 삭은 “나 같은 사람은 말하자면 조정 안에서 세상을 피하는 사람일세. 옛 사람들은 깊은 산속에 숨어 세

상을 피했지”라고 했다. 때로는 술이 거하게 취하면 두 손을 땅에 짚고 이런 노래를 불렀다.

세속에 젖어
세상을 금마문() 안에서 피한다네.
궁전 안에서도 세상을 피해 몸을 온전히 숨길 수 있거늘
하필 깊은 산 속 풀잎으로 엮은 집 속이랴!

금마문이란 관정의 문을 말한다. 문 옆에 동()으로 만든 말이 세워져 있으므로 이를 '금마문'이라고 한 것이다.

 

언젠가 학궁()에 모인 박사와 선생들이 서로 토론했는데 모두들 동방삭을 두고 이렇게 비난했다.

“소진()과 장의()는 만승()의 임금을 한 번 만나 경상()의 자리를 얻어 그 은택이 후대에까지 미

쳤습니다. 지금 선생께서는 선왕의 도를 닦고 성인의 의리를 사모하여 『시경』, 『서경』 등 백가의 말씀을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외우고 계십니다. 문장은 스스로 세상에 둘도 없다고 자부하고 계십니다. 또 견문이 넓고 사물

을 판단하는 데에 밝으며 지혜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힘을 다해 충성을 다하고 성스러운 임금을 

섬기면서 수십 년 보냈음에도 벼슬은 시랑()에 지나지 않고 지위는 집극()에 지나지 않습니다. 생각컨대 

무엇이 잘못되었습니까? 무엇 때문입니까?”

동방삭은 이렇게 말했다.

“참으로 그대들이 알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오. 그 때는 그 때, 지금은 지금이거늘 어찌 같을 수 있겠소? 대저 장의

나 소진이 살던 시대는 주() 왕실이 크게 무너져 제후들이 조회를 드리러 오지 않을 때였소. 힘으로 통치하고 

권세를 다투면서 군대로 서로를 침탈하여 12개 나라로 합병되었으나 자웅이 정해지지 않았던 때였소. 인재를 얻

는 자는 강하졌고, 인재를 잃은 자는 멸망했소. 그래서 그 자들의 말과 계책이 받아들여져 높은 자리에 오르고 그 

은택이 후대에 미쳐 자손들이 오래오래 부귀를 누렸던 것이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소. 성스러운 황제께서 위에 계셔 덕이 천하에 흐르고 제후가 복종하며 사방 오랑캐들에

게 위엄을 떨쳐고 있소. 사해() 밖까지 자리를 틀어 그릇을 엎어놓은 것보다 안정되어 있어 천하가 고루 한집

으로 합쳐졌소.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지하는 것이 마치 손바닥 위에서 움직이는 것과 같으니, 좋은 것과 좋지 않

은 것을 무엇으로 구별한단 말인가?

지금 천하는 넓고 백성들은 많아서 있는 힘을 다해 유세하여 황제의 신임을 얻으려 몰려드는 자가 그 수를 헤아리

기 힘들 정도라오. 힘을 다하고 의리를 지켜도 먹고 입는 것에 곤라늘 받고 어떤 자는 집까지 잃게 된다오. 장의와 

소진이 나와 지금 시대에 태어난다면 손바닥 만한 땅도 얻지 못했을 것이니 어찌 감히 상시()나 시랑()을 

바라겠소! 전해 오는 말에 ‘천하에 재해가 없다면 비록 성인이라 해도 그 재주를 펼 곳이 없고, 윗사람과 아랫사람

이 화합하면 비록 어진 이라 해도 공을 세울 수가 없다’라고 했소. 따라서 시대가 다르면 일도 달라지는 것이오. 

그렇다고 수신에 힘을 쓰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시경』에 ‘종()을 궁궐에서 울리니 소리가 밖에서도 들리고, 

학이 구고()에서 우니 소리가 하늘에까지 들리는구나’라고 했소. 진실로 몸을 닦을 수 있다면 어찌 영화롭고 

부귀하지 못할 것을 근심하랴!

태공()이 몸소 인의를 행해 72세에 문왕()을 만나 그 포부를 행하니 제나라에 봉해져 7백년이 되도록 끊

어지지 않았소. 이것이 바로 선비가 밤낮으로 부지런히 학문을 닦으며 도를 행하는 것을 감히 멈추지 못하는 까

닭이오. 지금의 처사()는 비록 시대에 쓰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뚝 홀로 서고, 위로는 허유()를 보고 

아래로는 접여(輿)를 살피며, 계책은 범려()와 같고 충성은 오자서()와 같으나, 천하가 평화스러우니 

정의를 지키며 몸을 닦을 분이니 짝이 없고 무리가 적은 것은 애당초 당연한 것이거늘 그대들은 어찌 나를 의심한

단 말이오!”

이에 여러 선생들은 입을 다문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건장궁() 뒤뜰 전각의 난간에 이상한 짐승이 나타났는데 고라니와 비슷했다. 무제가 이를 보고는 경험 많

고 경술에 밝은 측근 신하들에게 물었으나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에 동방삭에게 살피게 하니 동방삭은 “신이 알

고 있습니다. 신에게 술과 기름진 쌀밥을 내리시어 실컷 먹게 해주시면 신이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하여 

조서를 내려 “좋소”고 했다. 이에 음식을 내려 먹게 하자 또 “어느 곳에 공전()과 고기를 기르는 연못과 갈대

밭 몇 이랑이 있습니다. 폐하께서 신에게 이를 주신다면 신 삭이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하여 조서를 내려 

“좋다”고 했다.

이에 동방삭은 기꺼운 마음으로 “그건 추아()라는 짐승입니다. 먼 나라 사람이 귀순하여 의리를 받들 때 추

아가 먼저 나타납니다. 그 짐승은 이빨의 앞뒤가 하나 같이 가지런하고 어금니가 없습니다. 그래서 추아라 부릅

니다”라고 했다. 그 뒤 과연 1년 만에 흉노의 혼야왕()이 10만 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와서 한에 항복했다. 

이에 다시 동방삭에게 많은 돈과 재물을 내려주었다.

동방삭이 늙어 죽을 무렵 “『시경』에 ‘윙윙 파리가 떼 지어 울타리에 앉네. 화목하고 즐거운 군자여, 참언을 믿

지 마소. 참언은 끝이 없어 나라를 어지럽히니’라고 했습니다. 폐하께서는 아첨을 멀리하시고, 참소하는 말을 물

리치십시오”라고 간했다.

황제는 “동방삭이 요즘 어쩐 일로 착한 말을 많이 하는 것일까”라며 이상하게 생각했다. 얼마 뒤 동방삭이 과연 

병으로 죽었다. 

옛말에 이르길 “새가 죽으려 할 때는 그 울음이 슬프고, 사람이 죽으려 할 때는 그 말이 착하다”라 했으니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