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書/論語

述而。第16章. 加我數年 ~ 第20章. 子不語怪力亂神。

柳川 2020. 1. 6. 17:41

第16章

 

子曰, 「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大過矣。」

 

 

공자가 말씀하셨다. 

“하늘이 나에게 몇 해만 시간을 더 주어 마침내 ≪周易≫을 다 배울 수 있게 해 준다면 큰 허물이 없을 수 있을 것이다.”

 

 

[본문 해설]

 

‘加我數年 五十以學易’에서 옛날 선비들은 ‘加’자를 ‘빌릴 가(假)'로 보아야 한다고 했고, ‘五十’은 ‘마침내 졸(卒)’가 나눠져서 된 글자로 해석하였다. 위 글은 공자가 70세 되신 해에 하신 말씀이므로, 곧 ‘몇 년을 빌려 더 살아서 마침내 위편삼절(韋編三絶)하면서 읽은 주역을 공부하면 큰 허물은 짓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하지만 주역의 이치로 살펴보면 위와 같은 해석을 적절치 못하다. 주역의 64괘 가운데 체가 되는 건곤감리(乾坤坎離)괘를 제외해놓고 보면, 주역 상경은 둔(屯)괘에서 시작하여 대과(大過)괘로 끝난다. 소강절의 황극경세로 보면 지금은 대과의 시대이다. 곧 선천의 끝에 가서 물질문명과 과학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나머지 혼란한 세상이라는 된다는 것이다. 50은 주역에서 대연수(大衍數) 50을 말하는 것으로, 이 50이 주역의 핵심이다. 이를 좀더 연구한다면 대과의 세상을 평화의 세상으로 바꿀 좋은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 텐데 하는 공자의 의지가 담긴 말씀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편으로 공자의 나이 70에 50을 더하면 120이 되는데, 이 120은 인간이 타고난 수명이다. 그러므로 120을 살게 된다면 대과가 없을 것이다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왜냐하면 윗 문장은 다른 문장들과는 달리 주역을 언급한 것이므로 역학적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韋編三絶 : 고대의 책(冊)은 대나무를 직사각형으로 잘라 여러 장을 가죽 끈으로 엮어 만들었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다 보면 가죽 

              끈이 끊어지기도 했다. ‘위편삼절’이란 가죽 끈이 여러 차례 끊어졌다는 뜻이다.「공자(孔子)는 나이 들어 《역(易)》을

              좋아하여〈단(彖)〉, 〈계사(繫辭)〉, 〈상(象)〉, 〈설괘(說卦)〉, 〈문언(文言)〉을 지었다. 오직 《역》만은 가죽으

              로 엮은 끈이 여러 번 끊어졌는데,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수년의 틈을 준다면, 내가 《역》에 정통할 것이다.”

 

 

○劉聘君 見元城劉忠定公, 自言嘗讀他論, 加 作假, 五十 作卒, 蓋加假 聲相近而誤讀, 卒與五十 字相似而誤分也.

愚 按此章之言, 史記 作假我數年, 若是 我於易則彬彬矣. 加正作假而無五十字, 蓋是時孔子年已幾七十矣, 五十字誤無疑也. 學易則明乎吉凶消長之理 進退存亡之道. 故可以無大過. 蓋聖人深見易道之無窮, 而言此以敎人, 使知其不可不學, 而又不可以易而學也.

 

○유빙군이 원성유충정공을 찾아가본대 스스로 말하기를 일찍이 다른 논어를 읽으니 加는 假로 짓고 五十은 卒이라 지었다 하니, (유빙군이) 대개 加假는 소리가 서로 가까워져 잘못 읽고 卒과 五十은 글자 서로 같아서 잘못 나눠진 것이라.

우는 이 장의 말을 상고하건대 사기에 ‘나에게 두어 해를 빌려서 이와 같이 내가 주역에 공부한다면 빈빈할 것이다’ 하여 加는 정히 假로 짓고 五十이란 글자가 없으니 대개 이때에 공자 나이가 이미 거의 70이시니, 오십이란 글자의 잘못은 의심이 없음이라. 역을 배운다면 길흉 소장의 이치와 진퇴 존망의 도에 밝아짐이라. 그러므로 가히 써 큰 허물이 없음이라. 대개 성인이 역도의 무궁함을 깊이 보여주고 이로써 사람을 가르쳐서 하여금 그 가히 배우지 아니치 아니함을 알게 하고, 또한 가히 써 쉽게 배워서도 아니됨을 말씀하심이라.

 

 

 

 

第17章

 

子所雅言, 詩書執禮 皆雅言也。

 

 

공자께서 항상 하신 말씀은 시경(詩經)과 서경(書經), 그리고 禮를 행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모두 항상 하신 말씀이셨다.

 

 

○雅 常也. 執 守也. 詩以理情性, 書以道政事, 禮以謹節文, 皆切於日用之實. 故 常言之. 禮 獨言執者 以人所執守而言, 非徒誦說而已也. 

程子曰, 孔子雅素之言 止於如此, 若性與天道 則有不可得而聞者, 要在黙而識之也. 謝氏曰, 此 因學易之語而類記之.

 

○아는 항상이고, 집은 지킴이라. 시는 써 감정과 성품을 다스리고(그 정성의 바름을 얻는 것이고), 글로써 정사를 말하며(제왕들의 정치를 책으로 엮었으니 정치를 배우는 것이며), 예로써 절문을 삼가니 다 날로 쓰는 실지의 절실함이라. 그러므로 항상 말씀하시니라. 예에 특별히 잡는다고 말한 것은 사람이 잡아 지킴으로써 말한 것이고, 한갓 외우고 말하는 것뿐이 아니니라. 

정자 가라사대 공자께서 항상 본디(평상시에) 하신 말씀이 이와 같은 데에 그치시되 만약에 성과 천도는 곧 가히 얻어 듣지 못함이 있으니 요컨대 묵묵히 아는데 있느니라. 사씨 가로대 이것은 (앞장의) 역을 배운다는 말로 인하여 비슷하게 기록하였느니라.

 

 

 

 

 

第18章

 

葉公問孔子於子路, 子路不對。子曰, 「女 奚不曰其爲人也.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

 

 

섭공이 자로에게 공자에 대해서 물었는데 자로가 대답하지 못했다.

공자가 물으셨다.

“너는 어찌 ‘그의 사람됨은 무엇을 알려고 애쓸 때에는 먹는 것도 잊고, 알고나면 즐거워서 근심도 잊어 버리며, 늙어가는 것도 모른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葉公 楚葉縣允 沈諸梁, 字 子高, 僭稱公也. 葉公 不知孔子, 必有非所問而問者. 故 子路不對. 抑亦以聖人之德, 實有未易名言者與.

 

○섭공은 초나라 섭현의 윤 심제량이고, 자는 자고니 참람하게 공이라 일컬음이라. 섭공이 공자를 아지 못하니 반드시 묻지 않을 것을 물을 것이라. 그러므로 자로가 대답하지 아니함이라. 아니면 또한 성인의 덕이 실제 쉽게 이름 지어 말하지 못하기 때문인저!

 

[본문해설]

 

자로가 섭공의 물음에 대답하지 아니했다는 말을 듣고 하신 말씀이다.

“공자 그 사람은 공부하다가 깨닫지 못하면 답답해서 먹는 것도 잊어버린 채 답을 구하기 위해 골몰하고, 그러다가 깨우치면 즐거워서 다른 근심 걱정은 다 잊어버려 늙어가는 줄도 모른다더라 하고 얘기하지 아니했는가?”

 

 

○未得則發憤而忘食, 已得則樂之而忘憂, 以是二者 俛焉, 日有孶孶而不知年數之不足, 但自言其好學之篤. 然 深味之 則見其全體至極 純亦不己之妙, 有非聖人 不能及者. 蓋凡夫子之自言 類如此, 學者宜致思焉.

 

孶 : 부지런할 자. 부지런하다. 무성하다. 증가함. 낳다. 교미하다. 

 

○얻지 못하면 분함을 발하여 먹을 것을 잊으며 이미 얻으면 즐거워서 근심을 잊어서 이 두 가지로써 힘을 써서 날로 부지런히 함이 있어서 연수(나이)가 부족함을(늙어서 죽을 나이가 되었음을) 아지 못하게 되었으니 다만 스스로 그 학문 좋아함이 돈독함을 말함이라. 그러나 깊이 맛을 들이면(완미하면) 그 전체의 지극함이 순전하여 그만두지 못하는 묘함을 볼 것이니 성인이 아니면 능히 미치지 못하니라. 대개 무릇 공자의 스스로 말씀하심이 이와 같이 견주셨으니 배우는 자가 마땅히 생각을 이를지어라.

 

 

 

 

 

第19章

 

子曰, 「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也。」

 

 

공자가 말씀하셨다.

“나는 나면서부터 도(道)를 안 사람이 아니다. 옛것을 좋아해서 부지런히 그것을 구하는 사람이다.”

 

○生而知之者 氣質淸明, 義理昭著, 不待學而知也. 敏 速也, 謂汲汲也. 

○尹氏曰, 孔子以生知之聖, 每云好學者 非惟勉人也, 蓋生而可知者 義理爾, 若夫禮樂名物 古今事變, 亦必待學而後, 有以驗其實也.

 

 

○나면서 아는 자는 기질(기운과 본질)이 맑으며 밝고 의리가 밝고 빛나서 배움을 기다리지 아니해도 아느니라. 민은 빠름이니 급급함이라. 

○윤씨 가로대 공자는 생지하신 성인으로서 매양 배움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은 오직 다른 사람을 힘쓰게 한 것뿐이 아니라 대개 나서 가히 아는 것은 의리일 뿐이니 만약 무릇 예악과 물건의 이름과 고금 사변은 또한 반드시 배움을 기다린 후에야 써 그 실제를 징험함이 있느니라.

 

 

 

 

第20章

 

子不語怪力亂神。

 

 

공자는 괴이한 일, 힘을 쓰는 일, 도에 어그러진 일, 그리고 귀신에 관해서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怪異勇力, 悖亂之事 非理之正, 固聖人所不語, 鬼神 造化之迹, 雖非不正. 然 非窮理之至, 有未易明者. 故 亦不輕以語人也. 

○謝氏曰, 聖人語常而不語怪, 語德而不語力, 語治而不語亂, 語人而不語神.

 

○괴이하고 힘 자랑함과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어지럽게 하는 일은 이치의 바름이 아니니 진실로 성인이 말씀하지 아니한 것이고, 귀신은 조화의 자취이니 비록 바르지 아니치 아니하나 이치를 궁구함이 지극하지 아니하면 쉽게 밝히지 못함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또한 가벼이 사람에게 말하지 아니함이라. 

○사씨 가로대, 성인은 떳떳함을 말씀하고 괴이함을 말씀하지 아니하시고, 덕은 말씀하시되 힘은 말씀하지 아니하시며, 다스림은 말씀하시되 어지러움은 말씀하지 아니하시고, 사람은 말씀하시되 신은 말씀하지 아니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