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路。第 1章. 子路問政 ~ 第 5章. 誦詩三百,
第 1章
子路問政, 子曰, 「先之勞之。」 請益, 曰, 「無倦。」
자로가 정치에 대해서 묻자 공자가 말씀하셨다.
“솔선수범하여 행하고 몸소 수고해라”
좀 더 듣기를 청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실증내지 말라.”
[子路]
仲由字子路, 卞人也. 少孔子九歳. 子路性鄙, 好勇力, 志伉直, 冠雄雞, 佩豭豚, 陵暴孔子. 孔子設禮稍誘子路, 子路後儒服委質, 因門人請爲弟子. 子路問政, 孔子曰:「先之, 勞之.」 請益. 曰:「無倦.」 子路問:「君子尙勇乎?」孔子曰:「義之爲上. 君子好勇而無義則亂, 小人好勇而無義則盜.」
子路有聞, 未之能行, 唯恐有聞. 孔子曰:「片言可以折獄者, 其由也與!」 「由也好勇過我, 無所取材.」 「若由也, 不得其死然.」「衣敝縕袍與衣狐貉者立而不恥者, 其由也與!」「由也升堂矣, 未入於室也.」 季康子問:「仲由仁乎?」 孔子曰:「千乘之國可使治其賦, 不知其仁.」
子路喜從遊, 遇長沮、桀溺、荷蓧丈人.
子路爲季氏宰, 季孫問曰:「子路可謂大臣與?」 孔子曰:「可謂具臣矣.」 子路爲蒲大夫, 辭孔子. 孔子曰:「蒲多壯士, 又難治. 然吾語汝:恭以敬, 可以執勇;寬以正, 可以比衆;恭正以靜, 可以報上.」
初, 衛靈公有寵姫曰南子. 靈公太子蕢聵得過南子, 懼誅出奔. 及靈公卒而夫人欲立公子郢. 郢不肯, 曰:「亡人太子之子輒在.」 於是衛立輒爲君, 是爲出公. 出公立十二年, 其父蕢聵居外, 不得入. 子路爲衛大夫孔悝之邑宰. 蕢聵乃與孔悝作亂, 謀入孔悝家, 遂與其徒襲攻出公. 出公奔魯, 而蕢聵入立, 是爲莊公. 方孔悝作亂, 子路在外, 聞之而馳往. 遇子羔出衛城門, 謂子路曰:「出公去矣, 而門已閉, 子可還矣, 毋空受其禍.」 子路曰:「食其食者不避其難.」子羔卒去. 有使者入城, 城門開, 子路隨而入. 造蕢聵, 蕢聵與孔悝登台. 子路曰:「君焉用孔悝? 請得而殺之.」蕢聵弗聽. 於是子路欲燔台, 蕢聵懼, 乃下石乞、壷黶攻子路, 擊斷子路之纓. 子路曰:「君子死而冠不免.」遂結纓而死.
孔子聞衛亂, 曰:「嗟乎, 由死矣!」已而果死. 故孔子曰:「自吾得由, 惡言不聞於耳.」 是時子貢爲魯使於齊.
<史記 仲尼弟子列傳>
○蘇氏曰, 凡民之行以身先之則不令而行, 凡民之事以身勞之 則雖勤不怨.
○소씨 가로대 무릇 백성의 행함에 (위정자가) 몸으로써 먼저하면 곧 영을 내리지 아니하여도 (백성들이) 행하고, 무릇 백성의 일에 (위정자가 먼저) 몸으로써 수고로우면 (백성들이) 비록 부지런하여도 원망하지 않느니라.
請益, 曰, 「無倦。」
좀 더 듣기를 청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실증내지 말라.”
○吳氏曰, 勇者喜於有爲而不能持久. 故 以此告之.
○程子曰, 子路問政 孔子旣告之矣, 及請益 則曰無倦而已. 未嘗復有所告, 姑使之深思也.
○오씨 가로대 용감한 자(곧 好勇하는 자로)는 하는 데는 기뻐하되 능히 지구력이 없음이라. 그러므로 이로써 고하시니라.
○정자 가라사대 자로가 정사를 물음에 공자께서 이미 가르쳐주시고 더 청하는데 이르러서는 곧 가라사대 게을리 말라 하시니, 일찍이 다시 더 가르쳐 주실 바가 있지 아니하여 우선 깊이 생각하도록 하심이라.
第 2章
仲弓爲季氏宰, 問政, 子曰, 「先有司, 赦小過擧賢才。」 曰, 「焉知賢才而擧之?」 曰, 「擧爾所知, 爾所不知 人其舍諸。」
중궁(仲弓 : 冉雍)이 계씨(季氏)의 가신이 되어 정치에 대해 물으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담당 관리에게 먼저 일을 맡기고, 작은 실수는 용서해 주며, 어진이와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다.”
중궁이 물었다.
“어떻게 어진이와 유능한 인재를 알아보고 등용한단 말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아는 어질고 유능한 사람을 등용하면 네가 모르는 이를 사람들이 내버려 두겠느냐.”
○有司 衆職也. 宰兼衆職, 然 事必先之於彼, 而後考其成功, 則己不勞而事必擧矣. 過 失誤也. 大者於事或有所害, 不得不懲, 小者赦之則刑不濫而人心悅矣. 賢有德者, 才有能者, 擧而用之則有司皆得其人而政益修矣.
○유사는 여러 직책이라. 재상은 여러 직책을 겸했으나 그러나 일은 반드시 저에 먼저하고(유사들에게 먼저 시켜서 하게 하고) 뒤에 그 성공을 상고하면 내가 수고롭지 않으면서도 일이 반드시 거행되니라. 과는 실수하고 잘못됨이라. 큰 것(허물)은 일에 혹 해로운 바가 있으니 징계하지 아니하지 않음이 없거니와 작은 것을 용서해주면 형벌이 범람하지 않고 인심이 기뻐할 것이라. 현은 덕이 있는 자요, 재는 능한 자이니 천거하여 쓰면 유사가 다 그 사람을 얻어 정치가 더욱 닦여지리라.
曰, 「焉知賢才而擧之?」 曰, 「擧爾所知, 爾所不知人其舍諸。」
중궁이 물었다.
“어떻게 어진이와 유능한 인재를 알아보고 등용한단 말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아는 어질고 유능한 사람을 등용하면 네가 모르는 이를 사람들이 내버려 두겠느냐.”
[본문 해설]
중궁이 ‘무슨 수로 어느 사람이 어질고 재주 있음을 알아서 천거합니까?’ 하고 물으니 공자는 일단 네가 아는 어질고 재주있는 사람을 천거해서 쓰라고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중궁이 현재를 등용해서 쓰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고, 중궁이 알지 못하는 현재를 두루 추천해 줄 것이라는 뜻이다.
○仲弓 慮無以盡知一時之賢才. 故 孔子告之以此. 程子曰, 人各親其親然後 不獨親其親. 仲弓曰焉知賢才而擧之, 子曰擧爾所知 爾所不知, 人其舍諸, 便見仲弓與聖人用心之大小. 推此義則一心可以興邦, 一心可以喪邦, 只在公私之間爾.
○范氏曰, 不先有司 則君行臣職矣, 不赦小過 則下無全人矣, 不擧賢才 則百職 廢矣, 失此三者 不可以爲季氏宰, 況天下乎.
○중궁이 생각에 써 한때의 현재를 다 알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공자가 이로써 가르쳐주시니라. 정자 가라사대 사람이 각각 그 친한 이를 친한 연후에 홀로 그 친한 이를 친할 뿐이 아니니라. 중궁이 가로대 어찌 현재를 알아서 천거하리잇고 한대 공자 가라사대 네가 아는 바를 천거하면 네가 아지 못하는 바를 사람들이 그 버려두랴 하시니, 문득 중궁과 성인의 마음 씀의 크고 작음을 볼 수 있음이라. 이 뜻을 미루어보면 한 마음이 가히 써 나라를 흥하게 하고, 한 마음이 가히 써 나라를 망하게 함도 다만 공사의 사이에 있느니라.
○범씨 가로대 유사에게 먼저 아니하면 임금이 신하의 직분을 행해야 하고, 작은 허물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아래에 사람을 온전히 함이 없고, 현재를 천거하지 아니하면 백가지 직책이 무너지나니, 이 세 가지를 잃으면 가히 써 계씨의 재상이 되지도 못하거든 하물며 천하라야.
第 3章
子路曰, 「衛君待子而爲政, 子將奚先?」 子曰, 「必也正名乎。」 子路曰, 「有是哉。子之迂也。 奚其正?」
子曰, 「野哉。由也。君子於其所不知, 蓋闕如也。名不正則言不順, 言不順則事不成, 事不成則禮樂不興, 禮樂不興則刑罰 不中, 刑罰不中則民無所措手足。故 君子名之, 必可言也, 言之必可行也, 君子於其言無所苟而已矣。」
자로가 물었다.
“위(衛) 나라 군주가 선생님을 기다려 정치를 맡기려고 하는데, 선생님은 무엇을 먼저하시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반드시 명분을 바로잡을 것이다.”
자로가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선생님께서는 막연하십니다. 어떻게 명분을 바로잡는단 말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야, 참으로 상스럽구나. 군자는 자기가 모르는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법이다. 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도리에 맞지 않고, 말이 도리에 맞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이 일어나지 않으며 예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형벌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형벌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백성들이 어디에 손발을 두어야 할지 모르게 된다. 그래서 군자가 먼저 명분을 바르게 하면 반드시 도리에 맞게 말할 수 있게 되고, 말이 도리에 맞으면 반드시 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 군자는 그 말에 있어서 구차한 바가 없게 될 것이다.”
○衛君 謂出公輒也. 是時 魯哀公之十年 孔子自楚反乎衛.
○위군은 출공 첩이라. 이때에 노나라 애공 10년에 공자가 초나라로부터 위나라로 돌아오셨느니라.
子曰, 「必也正名乎。」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반드시 명분을 바로잡을 것이다.”
○是時 出公不父其父, 而禰其祖, 名實紊矣. 故 孔子以正名爲先. 謝氏曰正名 雖爲衛君而言, 然 爲政之道皆當以此爲先.
○이때에 출공이 그 아비를 아비로 여기지 아니하고 그 할아비를 제사지냈으니 명실이 어지러우니라. 그러므로 공자가 정명으로써 먼저 하시니라. 사씨 가로대 정명이 비록 위나라 인군을 위한 말이나 그러나 위정의 도가 다 마땅히 이로써 먼저 해야 하느니라.
子路曰, 「有是哉。子之迂也。 奚其正?」
자로가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선생님께서는 막연하십니다. 어떻게 명분을 바로잡는단 말입니까?”
○迂 謂遠於事情, 言非今日之急務也.
○오는 사정에 멂을 이름이니 금일의 급무가 아님을 말함이라.
子曰, 「野哉。由也。君子於其所不知, 蓋闕如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야, 참으로 상스럽구나. 군자는 자기가 모르는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법이다.
○野 謂鄙俗, 責其不能闕疑, 而率爾妄對也.
○야는 비속함을 이름이니 그 능히 의심나는 바를 궐하지 아니하고 경솔하게 망령되이 대답함을 질책하심이라.
名不正則言不順, 言不順則事不成,
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도리에 맞지 않고, 말이 도리에 맞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楊氏曰, 名不當其實, 則言不順, 言不順則無以考實, 而事不成.
○양씨 가로대 이름이 그 실지에 해당하지 못하면 말이 순하지 못하고, 말이 순하지 못하면 써 실지를 상고함이 없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니라.
[해설]
만약 오전(五典 오륜(五倫))을 돈독하게 못하고 오례(五禮)를 질서 있게 실행하지 못할 경우 오로지 형벌에만 맡기기 때문에 형벌이 알맞지 못하게 된다. 군자가 이름을 붙이면 반드시 말할 수 있으니, 만사가 모두 그러하다. 모난 술 그릇이 모나지 않으면 모난 술 그릇이라고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이는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위나라 군주 첩(輒)의 일을 가지고 논해 보면, 할아버지를 아버지로 삼게 되었으니 말이 되지 않고, 아버지를 막겠다는 행위도 말이 되지 않는다. 군사를 일으킬 때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아버지를 막겠다는 군사는 말이 되지 않는다.
위로는 나라에서 아래로는 고장, 집안, 인민, 직임, 기계, 축산, 거처, 출입, 음식, 의복까지 모두 명분이 바른 이후에야 말이 이치에 순하고, 말이 이치에 순한 이후에야 실천할 수 있어 행동이 구차하지 않게 된다. 군자는 몸과 학문을 닦을 때에도 명분이 올바른 이후에야 성취된다.
‘불구(不苟)’ 두 글자는 잘 유념하며 살펴보아야 한다. 구차함이란 당연한 법칙을 극진히 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추종하여 소소한 공로에 급급하며, 이익을 얻기 위해 지켜야 할 지조를 저버리고 의리를 팽개치며 술수를 부린다. 한 발자국을 디디는 사이라도 필시 무너지는데 더구나 큰일에 있어서이겠는가. 비록 대수롭지 않은 사소한 말일지라도 그 타당함을 잃게 되는데 하물며 실제 일을 행하는 데 있어서이겠는가. <讀書箚義>
事不成則禮樂不興, 禮樂不興則刑罰不中, 刑罰不中則民無所措手足。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이 일어나지 않으며 예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형벌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형벌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백성들이 어디에 손발을 두어야 할지 모르게 된다.
○范氏曰, 事得其序之謂禮, 物得其和之謂樂, 事不成則無序而不和. 故禮樂不興, 禮樂不興, 則施之政事 皆失其道. 故 刑罰不中.
○범씨 가로대 일이 그 순서를 얻음을 예라 이르고 물건이 그 화함을 얻음을 악이라 이르니 일이 이루지 못하면 차례가 없어 화화지 못하니라. 그러므로 예악이 흥하지 못하고, 예악이 흥하지 못하면 베푸는 정사가 다 그 도를 잃음이라. 그러므로 형벌이 맞지 못하니라.
故 君子名之, 必可言也, 言之必可行也, 君子於其言 無所苟而已矣。
그래서 군자가 먼저 명분을 바르게 하면 반드시 도리에 맞게 말할 수 있게 되고, 말이 도리에 맞으면 반드시 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 군자는 그 말에 있어서 구차한 바가 없게 될 것이다.”
○程子曰, 名實相須, 一事苟則其餘皆苟矣.
○胡氏曰, 衛世子蒯聵恥其母南子淫亂, 欲殺之, 不果而出奔, 靈公欲立公子郢, 郢辭公卒, 夫人立之, 又辭乃立蒯聵之子輒, 以拒蒯聵. 夫蒯聵欲殺母得罪於父, 以輒據國以拒父, 皆無父之人也. 其不可有國也 明矣. 夫子爲政而以正名爲先, 必將具其事之本末, 告諸天王, 請于方伯, 命公子郢而立之, 則人倫正天理得, 名正言順, 而事成矣. 夫子告之之詳如此, 而子路終不喩也. 故 事輒不去, 卒死其難, 徒知食焉不避其難之爲義, 而不知食輒之食 爲非義也.
○정자 가라사대 이름과 실상이 서로를 기다리니 한 가지 일이라도 구차하면 그 나머지가 다 구차해지니라.
○호씨 가로대 위나라 세자 괴가 그 어머니 남자가 음란함을 부끄러워하고 죽이려하다가 과연 이루지 못하여 달아나니 영공이 공자 영을 세우고자 한대 영이 사양하다. 공이 죽고 부인이 (영을) 세우려한대 또한 사양하니 이에 괴외의 아들 첩을 옹립하여 괴외를 막았다. 무릇 괴외는 어머니를 죽이려하다가 아버지에게 죄를 얻고 써 첩은 나라를 웅거하여 써 아버지를 막으니 다 아버지가 없는 사람이라. 그 가히 나라를 두지 못함이 분명함이라. 부자가 정치를 함에 정명으로써 먼저 하시니 반드시 장차 그 일의 본말을 갖춰 저 천왕에게 고하고 방백수령에게 청하여 공자 영에게 명하여 세우면 인륜이 바루어지고 천리를 얻어 명분도 바루어지고 말도 순하여 일이 이루어짐이라. 공자가 가르쳐주심의 자세함이 이와 같거늘 자로가 마침내 깨닫지 못함이라. 그러므로 (자로가) 첩을 섬겨서 가지 못하고 마침내 그 난리에서 죽으니 한갓 녹을 받아먹으면서 그 난을 피하지 않은 것이 의가 됨을 알았을 뿐이오, 첩의 녹을 받아먹는 것이 의가 아니됨을 알지 못하였음이라.
第 4章
樊遲請學稼, 子曰, 「吾不如老農。」 請學爲圃, 曰, 「吾不如老圃。」 樊遲出, 子曰, 「小人哉, 樊須也。上好禮則民莫敢不敬, 上好義則民莫敢不服, 上好信則民莫敢不用情, 夫如是則四方之民 襁負其子而至矣, 焉用稼。」
번지가 농사 짓는 법을 배우기를 청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늙은 농부만 못하다.”
채소 기르는 법을 배우기를 청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늙은 동산바치만 못하다.”
번지가 나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번수는 소인이로다. 윗사람이 예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공경하지 않을 리 없고, 윗사람이 의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복종하지 않을 리 없으며, 윗사람이 신의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진실하지 않을 리 없다. 이렇게 되면 사방의 백성들이 어린 자식을 포대기에 싸서 업고 찾아올 것인데, 농사 짓는 법을 배워 어디에다 쓰겠는가.”
○種五穀曰稼 種蔬菜曰圃.
○오곡을 심는 것을 일러 가라 하고 소채를 심는 것을 일러 포라.
樊遲出, 子曰, 「小人哉, 樊須也。
번지가 나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번수는 소인이로다.
○小人 謂細民, 孟子所謂小人之事者也.
○소인은 미세한 백성을 이름이니 맹자(등문공상편 제4장)가 이른바 소인의 일이라는 것이라.
上好禮則民莫敢不敬, 上好義則民莫敢不服, 上好信則民莫敢不用情, 夫如是則四方之民 襁負其子而至矣, 焉用稼。
윗사람이 예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공경하지 않을 리 없고, 윗사람이 의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복종하지 않을 리 없으며, 윗사람이 신의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진실하지 않을 리 없다. 이렇게 되면 사방의 백성들이 어린 자식을 포대기에 싸서 업고 찾아올 것인데, 농사 짓는 법을 배워 어디에다 쓰겠는가.”
○禮義信 大人之事也. 好義 則事合宜. 情 誠實也. 敬服用情 蓋各以其類而應也. 襁 織縷爲之, 以約小兒於背者.
○楊氏曰, 樊須遊聖人之門, 而問稼圃, 志則陋矣. 辭而闢之 可也. 待其出而後 言其非何也? 蓋於其問也 自謂農圃之不如, 則拒之者至矣, 須之學疑不及此而不能問, 不能以三隅反矣. 故 不復及其旣出, 則懼其終不喩也, 求老農老圃而學焉 則其失 愈遠矣. 故 復言之, 使知前所言者 意有在也.
○예와 의와 신은 대인의 일이라. 의를 좋아하면 일이 마땅함에 합해지니라. 정은 성실이라. 공경하고 복종하고 정을 씀은 대개 각각 그 류로써 응함이라. 강은 실을 짜서 만들어서 써 어린아이를 등에 매는 것이라.
○양씨 가로대 번수가 성인의 문하에 유학(遊學)하면서 가포를 물으니 뜻이 곧 비루함이라. 말씀하여 열어주는 것이(그 앞에서 알아듣게 설명을 잘해주는 것이) 가하거늘 그 나감을 기다린 후에 그 잘못됨을 말한 것은 어째서인고? 대개 그 물음에 스스로 농포만 못하다라고 이르시면 거절하는 것이 지극하거늘 번수의 배움이 의심컨대 이에 미치지 못하여 능히 묻지 못하니 능히 삼우(술이편 제8장 참조)로써 돌이키지 못하니라. 그러므로 다시 가르치지 아니하시다가 그 이미 나감에 이르러서는 그 마침내 깨닫지 못하고 노농과 노포를 구해 배운다면 그 실수가 더욱 멀어짐을 두려워하심이라. 그러므로 다시 말씀하셔서 하여금 앞에 말한 바가 뜻이 이에 있음을 알게 하심이라.
第 5章
子曰, 「誦詩三百, 授之以政不達, 使於四方 不能專對, 須多亦奚以爲。」
공자가 말씀하셨다.
“시경(詩經) 삼백 편을 다 외우고도 정치를 맡겼을 때 능통하지 못하거나 사방에 사신으로 가서 독자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비록 시를 많이 외우고 있다 한들 무엇에 쓰겠는가.”
[해설]
시경 삼백 편은 정치하는 법을 비유한 노래이다. 삼백 편을 달달 외우면서도 정치를 맡겨놓으면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방 여러 나라의 사신이 되어 나갔을 적에 외교를 능수능란하게 하지 못하면 그런 사람을 어디에 쓰겠는가?
○專 獨也. 詩 本人情該物理, 可以驗風俗之盛衰, 見政治之得失. 其言 溫厚和平, 長於風諭. 故 誦之者必達於政而能言也.
○程子曰, 窮經將以致用也, 世之誦詩者果能從政而專對乎. 然則其所學者 章句之末耳, 此學者之大患也.
該 : 그 해(개). 그. 사물을 가리키는 말. 갖추다. 갖추어지다. 겸하다. 포용하다. 마땅히. 당연히. 모조리, 죄다. 軍號.
○전은 홀로라. 시는 인정을 근본으로 사물의 이치를 포함했으니 가히 써 풍속의 성쇠를 징험하고, 정치의 득실을 보게 함이라. 그 말이 온후하고 화평하고 바람을 넣어서 깨우치게 함에 장점이라. 그러므로 시를 외우는 자가 반드시 정치에 통달하고 말에 능하니라.
○정자 가라사대 경문을 궁구하는 것은 장차 써 씀을 이루려 하니 세상의 시를 외우는 자가 과연 정치를 능히 따르고 홀로 대할 수 있으랴? (그러하지 못하다.) 그렇다면 그 배우는 자가 문구의 끝만 했으니(외운 것이니) 이는 배우는 자의 큰 근심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