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書/論語

子路。第11章. 善人爲邦百年, ~ 第15章.一言而可以興邦,

柳川 2020. 1. 10. 04:29

第11章

 

子曰, 「善人爲邦百年, 亦可以勝殘去殺矣。誠哉 !  是言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말에 ‘선한 사람이 연이어 백년 동안 나라를 다스리게 되면 잔악한 사람을 교화시키고 사형을 폐지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참으로 그 말이 옳구나!”

 

 

 

○爲邦百年 言相繼而久也. 勝殘 化殘暴之人 使不爲惡也. 去殺 謂民化於善 可以不用刑殺也. 蓋古有是言而孔子稱之. 程子曰, 漢自高惠 至于文景, 黎民 醇厚 幾治刑措, 庶乎其近之矣. 

○尹氏曰, 勝殘去殺 不爲惡而已, 善人之功 如是, 若夫聖人則不待百年 其化 亦不止此.

 

○위방백년은 서로 이어서 오래함이라. 승잔은  잔악하고 포학한 사람을 교화하여 악함을 하지 않게 함이라. 거살은 백성이 선함에 교화되어 가히 써 형벌과 살생을 쓰지 않음이라. 대개 옛 적에 이 말이 있었는데 공자가 칭찬하심이라. 정자 가라사대 한나라 때의 고조와 혜제로부터 문제과 경제에 이르기까지 백성들이 순후하여 거의 형벌을 놔두었으니 거의 그 가까웠도다. 

○윤씨 가로대 승잔거살은 악함을 하지 아니할 뿐이니 선인의 공은 이와 같거니와 무릇 성인이라면 백년을 기다리지 아니하더라도 그 교화가 또한 이에 그치지 않느니라.

 

 

 

 

 

第12章

 

子曰, 「如有王者, 必世而後仁。」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새로이 천명을 받은 성왕(聖王)이라도 반드시 30년은 지나야 백성들이 仁해질 것이다.”

 

 

○王者 謂聖人受命而興也. 三十年爲一世. 仁 謂敎化浹也. 程子曰, 周自文武至于成王而後 禮樂興卽其效也. 

○或 問三年必世遲速不同 何也? 程子曰, 三年有成 謂法度紀綱 有成而化行也, 漸民以仁, 摩民以義, 使之浹於肌膚, 淪於骨髓, 而禮樂可興, 所謂仁也. 此非積久 何以能致.

 

浹 : 두루미칠 협. 두루미치다. 사무치다. 통함. 젖다. 적시다. 돌다. 일주함. 물이 넘치는 모양,

 

 

○왕이라는 것은 성인이 명을 받아서 (나라를) 일으킴이라. 삼십년이 일세라. 인은 교화가 무젖음을 이름이라. 정자 가라사대 주나라가 문왕과 무왕으로부터 성왕에 이른 후에 예악이 일어나니 곧 그 효력이라. 

○혹이 묻기를 삼년과 필세가 더디고 빠름이 같지 아니함은 어째서인고? 정자 가라사대 삼년유성은 법도와 기강이 이루어져 화해서 행해짐을 이름이니 백성을 인으로써 점진하게 하고 백성을 의로써 마찰하게 하여 피부에 무젖게 하고 골수에 스며들어야 예악이 가히 일어나니 이른바 인이라. 이것이 오래도록 쌓이지 않으면 어찌 써 능히 이르리오.

 

 

 

 

 

第13章

 

子曰, 「苟正其身矣, 於從政乎何有, 不能正其身, 如正人何?」

 

 

공자가 말씀하셨다.

“자신을 바르게 한다면 정치하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으며, 자신을 바르게 할 수 없는데 어떻게 남을 바르게 할 수 있겠는가.”

 

 

 

[해설]

 

‘정치한다.’라고 하는 것은 온 백성을 대상으로 하는 말이고, ‘남을 바르게 한다.’라는 것은 자신과 상대가 되는 사람을 두고 한 말이다. 자신을 바르게 할 수 없으면 한 사람도 변화시킬 수 없으니, 더구나 정치하는 데 있어서이겠는가.

 

 

 

 

 

第14章

 

冉子退朝, 子曰, 「何晏也?」 對曰, 「有政。」 子曰, 「其事也。如有政, 雖不吾以, 吾其與聞之。」

 

 

염자(冉有)가 조회를 마치고 돌아오자, 공자께서 물으셨다.

“어째서 늦었느냐?”

염자가 대답하였다.

“정사가 있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계씨(季氏)의 집안일이었을 것이다. 만약 정사가 있었다면, 지금 내가 등용된 상태는 아니지만

나도 참여하여 들었을 것이다.”

 

 

[해설]

 

염유(冉有)가 계씨(季氏)에게 벼슬하였는데, 공자가 염유에게 한 말은 매양 넌지시 풍자적으로 말하면서, 직접적으로 불가하다고 박절하게 말하지 않았던 것은 어째서인가. 애당초 벼슬하러 갈 적에 중지시키지 않은 것은 또 어째서인가. 자로가 위나라에서 벼슬한 경우도 동일하니, 이는 억측할 수 없는 점이 있다. “북을 울려 죄를 성토하라.”라는 말이 몹시 통절한데도 염구가 깨닫지 못한 것은 어째서인가. 이는 모두 빈곤을 견딜 수 없어 구차히 봉록을 바란 것이다. 그에게는 이미 안자와 같은 안빈낙도의 즐거움이 없었으니, 스승인 성인조차도 억지로 저지할 수 없었던 것인가. 군자는 그 나라의 대부(大夫)를 비난하지 않는 법이기에 벼슬해서는 안 된다고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한 것인가. 또 친한 이를 친히 하는 것이 주공(周公)의 정사인데 삼환(三桓)이 이처럼 노나라를 병들게 하였으니, 공자가 노나라의 정사를 다스렸다면, 장차 삼가(三家)를 폐하고 축출했겠는가, 아니면 함께 조정의 반열에 있으면서 그들의 권세를 억제했겠는가. 이를 대처하는 방도에 대해 배우는 자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讀書箚義>

 

 

○冉有時爲季氏宰. 朝 季氏之私朝也. 晏 晩也. 政 國政, 事 家事也. 以 用也. 禮 大夫雖不治事, 猶得與聞國政, 是時季氏專魯, 其於國政, 蓋有不與同列議於公朝 而獨與家臣謀於私室者. 故 夫子爲不知者而言, 此 必季氏之家事耳. 若是國政, 我嘗爲大夫 雖不見用, 猶當與聞, 今旣不聞 則是非國政也. 語意與魏徵 獻陵之對 略相似. 其所以正名分, 抑季氏而敎冉有之意深矣.

 

○염유가 때에 계씨의 재상이 됨이라. 조는 계씨의 사사로운 조정이라. 안은 늦음이라. 정은 국정이오, 사는 가사라. 이는 쓰임이라. 『예기』에 대부가 비록 국사를 다스리지 않더라도 오히려 국정에 참여하여 들으니 이때에 계씨가 노나라를 오로지하여 그 국정에 대개 더불어 같이 나란히 하여 공조에 의논을 하지 아니하고, 홀로 가신과 더불어 사실에서 모의했느니라. 그러므로 부자가 아지 못한 체 하시면서 말씀하시되 이것은 반드시 계씨의 가사일 뿐이라. 만약에 이것이 국정일진댄 내가 일찍이 대부를 하였으니 비록 쓰이지는 아니하나 오히려 마땅히 더불어 듣거늘 이제 이미 듣지 못했으니 이것은 국정이 아니라 하시니, 말씀의 뜻이 위징이 헌릉의 대답과 더불어 대략 서로 같음이라. 그 써한 바 명분을 바루고 계씨를 누르고 염유를 가르친 뜻이 깊도다.

 

 

[참조 : 獻陵之對]

 

『唐書』 위징편에 나온다. 당 태종이 부인인 문덕왕후가 죽자 장사를 지내고 궁궐 안 정원에 層觀를 만들어놓고 늘 昭陵(文德王后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하루는 태종이 위징을 이끌고 올라가 소릉이 잘 보이지 않느냐고 묻자 위징은 눈이 침침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태종이 다시 가리키자 위징은 짐짓 딴청을 하였다.‘獻陵(태종의 모후 능)은 층계 아래에서도 잘 보입니다. 소릉은 벌써 보았지요’라고 대답하였다. 위징은 소릉 바로 위에 있는 어머니의 능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직 죽은 황후에게만 집착하는 태종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말뜻을 알아듣은 태종은 울면서 층관을 허물었다.

 

 

 

 

 

第15章

 

定公問, 「一言而可以興邦, 有諸?」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人之言曰, 『爲君難, 爲臣不易。』 如知爲君之難也, 不幾乎一言而興邦乎?」

曰, 「一言而喪邦, 有諸?」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人之言曰, 『予無樂乎爲君, 唯其言而莫予違也。』 如其善而莫之違也, 不亦善乎?  如不善而莫之違也, 不幾乎一言而喪邦乎!」

 

 

정공이 물었다.

“한마디 말로 나라를 흥하게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말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한마디 말로 그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만, 사람들이 ‘임금 노릇하기 어렵고, 신하 노릇하기 쉽지 않다.’고 했는데, 임금 노릇하기가 어려운 줄 안다면, 이 한마디 말로 나라를 흥하게 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겠습니까?"

정공이 물었다.

"한마디 말로 나라를 잃는다고 하는데, 그런 말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한마디 말로 그같은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만, 사람들이 ‘나는 임금이 된 것이 즐거운 게 아니라 내가 말을 하면 아무도 어기지 않는게 즐거울 뿐이다.’라고 했는데, 임금의 말이 옳아서 어기지 않는다면 그 또한 좋지 않겠습니까? 임금의 말이 옳지 않은데도 어기지 않는다면, 이 한마디 말로 나라를 잃을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幾 期也. 詩曰, 如幾如式. 言一言之間 未可以如此而必期其效.

 

○기는 기약이라. 『시경』에 가로대 기미와도 같고 법식과도 같음이라. 한 마디 말 사이에 가히 써 이와 같이 반드시 그 효력을 기약하지 못함을 말함이라.

 

 

小雅/北山之什/楚茨

 

我孔熯矣,式禮莫愆。                내 심히 공경하여 예를 다하니 어긋남이 없도다.

工祝致告,徂賚孝孫。                능숙한 축이 신의 뜻을 알리는데 효손에게 가서 주노라.

苾芬孝祀,神嗜飲食。                향기롭고 성한 효성스러운 제사에 신이 음식을 즐겼도다.

卜爾百福,如幾如式。                너에게 온갖 복을 점지하니 바라던 것과 같고 법도와 같도다.

旣齊旣稷,旣匡旣敕。                이미 가지런하고 이미 빠르며 이미 바르고 이미 삼갔노라,

永錫爾極,時萬時億。                네게 길이 지극함을 주니 무궁하리라.

 

 

熯 : 불사를 선/말릴 한/공경할 연. 불사르다. [한]말리다. 가물다. 불사르다. 쬐다. [연]공경하다.

賚 : 줄 뢰(뇌)/줄 래(내). 주다. 위로하다. 하사품. 사물.

苾 : 향기로울 필/채소이름 별/연뿌리 밀. 향기롭다. 향기. 풀이름. 중의 별칭, [별]채소이름.  [밀]연뿌리.

芬 : 향기로울 분. 향기롭다. 향기. 명성. 부드러워지다. 온화해짐. 부풀어오르다. 많다. 성함. 어지럽다.

 

 

 

人之言曰, 『爲君難, 爲臣不易。』

 

사람들이 ‘임금 노릇하기 어렵고, 신하 노릇하기 쉽지 않다.’고 했는데, 

 

 

○當時 有此言也.

 

○당시에 이런 말이 있음이라.

 

 

如知爲君之難也, 不幾乎一言而興邦乎.

 

임금 노릇하기가 어려운 줄 안다면, 이 한마디 말로 나라를 흥하게 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겠습니까?"

 

 

○因此言而知爲君之難, 則必戰戰兢兢, 臨深履薄, 而無一事之敢忽, 然則此言也, 豈不可以必期於興邦乎. 爲定公言. 故 不及臣也.

 

○이 말을 인하여 인군 되기가 어려움을 알진댄 곧 반드시 전전긍긍(두려워하고 두려워하며 조심하고 조심함)하고, 깊은 물에 다다른 듯 얇은 얼음을 밟는 듯하여 하나의 일이라도 감히 경솔하게 못하니 그렇다면 이 말이 어찌 가히 써 반드시 나라를 흥한다고 기약하지 못하랴. 정공을 위하여 말함이라. 그러므로 신하에 미치지 않음이라(신하는 말하지 않음이라).

 

 

 

曰, 「一言而喪邦, 有諸?」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人之言曰, 『予無樂乎爲君, 唯其言而莫予違也。』

 

정공이 물었다.

"한마디 말로 나라를 잃는다고 하는데, 그런 말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한마디 말로 그같은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만, 사람들이 ‘나는 임금이 된 것이 즐거운 게 아니라 내가 말을 하면 아무도 어기지 않는게 즐거울 뿐이다.’라고 했는데

 

 

○言他無所樂, 惟樂此耳.

 

○다른 것은 즐거운 바가 없고 오직 이것(인군의 말에 어기지 않음)을 즐거워함을 말함이라.

 

 

 

如其善而莫之違也, 不亦善乎?  如不善而莫之違也, 不幾乎一言而喪邦乎?」

 

임금의 말이 옳아서 어기지 않는다면 그 또한 좋지 않겠습니까? 임금의 말이 옳지 않은데도 어기지 않는다면, 이 한마디 말로 나라를 잃을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范氏曰, 如不善而莫之違 則忠言不至於耳, 君日驕而臣日諂, 未有不喪邦者也. 

○謝氏曰, 知爲君之難 則必敬謹以持之, 唯其言而莫予違 則讒諂面諛之人 至矣, 邦未必遽興喪也, 而興喪之源 分於此. 然 此非識微之君子, 何足以知之.

 

○범씨 가로대 만약 선하지 못한 데에 어김이 없을진댄 충성된 말이 귀에 이르지 못하여 임금은 날로 교만하고 신하는 날로 아첨할 것이니 나라를 잃지 않는 자가 있지 않을 것이리라. 

○사씨 가로대 인군 되기가 어려움을 알진댄 반드시 공경하고 삼가서 써 유지해 갈 것이고, 오직 그 말에 나를 어기지 말진댄 참소하고 아첨하고 면대하여 아당하는 사람이 이르리니 나라가 반드시 문득 흥하고 망한다고 못하거니와 흥하고 망하는 근원이 이에서 나뉘어지니라. 그러나 이것은 은미함을 아는 군자가 아니면 어찌 족히 써 알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