憲問。第26章. 蘧伯玉使人於孔子,~ 第30章. 君子道者三
第26章
蘧伯玉使人於孔子, 孔子與之坐而問焉曰, 「夫子何爲?」 對曰, 「夫子欲寡其過而未能也。」 使者出, 子曰, 「使乎。 使乎。」
거백옥이 공자에게 심부름꾼을 보냈는데, 공자가 그와 함께 앉아서 물으셨다.
“선생께서는 무엇을 하고 계신가?”
사자가 대답하였다.
“선생님께서는 허물을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되는 것같습니다.”
사자가 물러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한 사자구나. 참으로 훌륭한 사자구나.”
○蘧伯玉 衛大夫 名 瑗. 孔子居衛, 嘗主於其家, 旣而反魯. 故 伯玉使人來也.
○거백옥은 위나라 대부니 이름은 원이라. 공자가 위나라에 거하실 때에 일찍이 그 집을 주인 삼더니 이미 노나라에 돌아오심이라. 그러므로 백옥이 사람을 시켜 (안부를 물으러) 옴이라.
孔子與之坐而問焉曰, 「夫子何爲?」 對曰, 「夫子欲寡其過而未能也。」使者出, 子曰, 「使乎。 使乎。」
공자가 그와 함께 앉아서 물으셨다.
“선생께서는 무엇을 하고 계신가?”
사자가 대답하였다.
“선생님께서는 허물을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되는 것같습니다.”
사자가 물러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한 사자구나. 참으로 훌륭한 사자구나.”
○與之坐 敬其主以及其使也. 夫子 指伯玉也. 言其但欲寡過而猶未能, 則其省身克己 常若不及之意可見矣. 使者之言, 愈自卑約而其主之賢 益彰, 亦可謂深知君子之心 而善於詞令者矣. 故 夫子再言使乎以重美之. 按莊周稱伯玉, 行年五十而知四十九年之非, 又曰伯玉 行年六十而六十化, 蓋其進德之功, 老而不倦, 是以踐履篤實, 光輝宣著 不惟使者知之而夫子亦信之也.
○더불어 앉는 것은 그 주인을 공경하여 써 그 시자에 미침이라. 부자는 백옥을 가리킴이라. 말하건대 그 다만 허물을 적게 하고자 하되 오히려 능치 못하다고 여긴다면, 그 몸을 살피고 몸을 이겨서 항상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은 뜻을 가히 봄이라. 시자의 말이 더욱 스스로 낮추고 간략히 하면서도 그 주인의 어짊을 더욱 드날리니 또한 가히 깊이 군자의 마음을 알고 사령(편지를 전달하는 것과 같은 심부름)을 잘한다고 이를 것이라. 그러므로 부자가 거듭 ‘부리는 이여’라고 말씀하시고 중히 아름답다고 여기시니라. 장주가 백옥이 칭찬함을 상고하건대 살아온 해가 오십인데 사십구년의 잘못을 알았다 하고 또 가로대 백옥은 육십을 살면서 육십을 화했다 하니, 대개 그 덕에 나아가는 공이 늙어도 게을리 하지 않기에 이로써 실천하고 이행하는 것을 독실하게 하고 훤히 베풀고 드러내어 오직 시자는 아지 못하지만 부자는 또한 믿으셨느니라.
☞ 莊子 雜篇/則陽
蘧伯玉行年六十而六十化,未嘗不始於是之而卒詘之以非也,未知今之所謂是之非五十九年非也。萬物有乎生而莫見其根,有乎出而莫見其門。人皆尊其知之所知,而莫知恃其知之所不知而後知,可不謂大疑乎!已乎已乎!且無所逃。此所謂然與,然乎?
위나라 현인 거백옥(蘧伯玉)은 살아온 나이 60이 되어 자기의 삶을 60번 바꾸었는데, 처음에는 옳다고 주장했던 일도 마침내 옳지 않은 일이라고 굽히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니 60세가 된 지금 옳다고 하는 것이 59년 동안 잘못되었다고 한 것과 마찬가지의 잘못이 아닌지 알 수 없다. 만물은 생성함은 있으나 생성의 근원에 있는 도(道)는 볼 수 없으며, 이 세상에 태어남은 있으나 그 출구는 볼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지혜로써 아는 것만을 존중하고, 그 지혜로써는 알 수 없는 천지의 대도에 의지한 후에야 알 수 있음을 알지 못하니, 큰 의혹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만둘지어다. 그만둘지어다! 또한 (도의 작용으로부터) 도망칠 곳이 없다. 이것은 그렇다고 해야 하는가? 정말 그러한가?
※ 莊子 人間世 3) 螳螂當車에도 蘧伯玉이 등장한다.
第27章
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重出. [泰伯 14]
○거듭 나옴이라.
第28章
曾子曰, 「君子思不出其位。」
증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생각이 자기 지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此 艮卦之象辭也, 曾子蓋嘗稱之, 記者因上章之語而類記之也.
○范氏曰, 物各止其所 而天下之理得矣. 故 君子所思不出其位而君臣, 上下, 大小皆得其職也.
○이는 (주역) 간괘의 상왈(대상전)의 말이니 증자가 대개 일찍이 이 말을 일컬으시거늘 기록하는 자가 윗 장의 말로 인하여 같이 기록함이라.
○범씨 가로대 물건이 각각 그 곳에 그침에 천하의 이치가 얻어지니라. 그러므로 군자가 생각하는 바가 그 위에서 나가지 않고 군신, 상하, 대소가 다 그 직을 얻음이라.
[해설]
임금의 생각이 그 지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신하의 생각이 그 지위를 벗어나지 않고, 사(士)와 서인(庶人)의 생각도 그 지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 한 사람으로 말하면, 일상생활의 모든 행동이 모두 그 지위인 것이다. 각 생각이 벗어나지 않는다면 각기 올바른 도리를 다할 수 있다. 온 천하 사람들이 이와 같이 된다면 천하가 다스려지고 만물이 각기 제자리를 찾을 것이니, 생각이 그 지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의미가 참으로 크도다. 이 구절을 응당 《주역》 〈이괘(履卦) 상(象)〉에 “백성의 마음을 안정시킨다.”와 《중용》에 “군자는 현재의 위치에 따라 행한다.”라는 말과 함께 살펴보고 잘 생각해야 한다. <讀書箚義>
☞ 中庸 第十四章
君子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素富貴行乎富貴, 素貧賤行乎貧賤, 素夷狄, 行乎夷狄, 素患難, 行乎患難, 君子無入而不自得焉。在上位不陵下, 在下位不援上, 正己而不求於人則無怨, 上不怨天, 下不尤人。故君子居易以俟命, 小人行險以徼幸。
子曰, 「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
第29章
子曰, 「君子恥其言而過其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말이 행동보다 앞서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긴다."
○恥者 不敢盡之意, 過者 欲有餘之辭.
○부끄러워함은 감히 다하지 못하는 뜻이고, 지나침은 남음이 있게 하고자 하는 말이라.
[해설]
里仁 第22章에 "子曰, 「古者言之不出, 耻躬之不逮也。」"라 했는데 옛 적에 말을 (함부로) 내지 않는 것은 몸(행실)이 미치지 못할까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라 했고,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는 “군자는 말을 적게 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남의 장단점에 대해 논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君子貴罕言, 而必愼於長短人物).”라고 하였다.
第30章
子曰, 「君子道者三, 我無能焉。 仁者不憂, 知者不惑, 勇者不懼。」 子貢曰, 「夫子自道也。」
공자가 말씀하셨다.
“군자의 도가 셋인데, 나는 능한 것이 없다.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공이 말했다.
“이는 선생님께서 그냥 겸손하게 말씀하신 것이다."
[해설]
근심하지 않고 의혹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자가 이미 말하였다. 범범하게 보더라도 그 이치가 바로 그렇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배우는 사람은, 어진 자가 어찌하여 근심하지 않고 지혜로운 자가 어찌하여 의혹하지 않고, 용맹한 자가 어찌하여 두려워하지 않는지를 잘 유념하여 마음으로 스스로 터득해야만 유익하다. 이것이 바로 성인을 배워 나가는 큰 공부의 과정이다. <讀書箚義>
※ 子罕 第28章의 내용과 같으나 仁과 知의 순서가 바뀌어져 있다. 子罕편에는 「我無能焉。」의 文句와 子貢의 말이 없다.
○自責以勉人也.
○스스로 책하면서 써 남들을 힘쓰게 함이라.
子貢曰, 「夫子自道也。」
자공이 말했다.
“이는 선생님께서 그냥 겸손하게 말씀하신 것이다."
○道 言也, 自道 猶云謙辭.
○尹氏曰, 成德以仁爲先. 進學以知爲先. 故 夫子之言 其序有不同者以此.
○도는 말함이니 스스로 이름은 겸손하다고 이름과 같다.
○윤씨 가로대 덕을 이룸은 인으로써 먼저 하고, 학문에 나아감은 지로써 먼저 하니라. 그러므로 부자의 말씀이 그 차례(知→仁→勇)가 같지 아니함이 있음은 이로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