陽貨。第 1章. 陽貨欲見孔子, ~ 第 5章. 公山弗擾以費畔召,
第 1章
陽貨欲見孔子, 孔子不見, 歸孔子豚。孔子時其亡也而往拜之, 遇諸塗。謂孔子曰, 「來。予與爾言。」 曰, 「懷其寶而迷其邦 可謂仁乎 !」 曰, 「不可。」 「好從事而亟失時可謂知乎?」 曰, 「不可。」 「日月逝矣。歲不我與。」 孔子曰, 「諾。 吾將仕矣。」
양화(陽貨)가 공자를 만나고자 하였으나 공자께서 만나주지 않자, 공자에게 삶은 돼지를 선물로 보냈다.
공자가 그가 없는 틈을 타 사례하러 가셨다가 그를 길에서 만났다.
양화가 공자에게 말하였다.
“이리 와 보시오. 내 그대에게 할 말이 있소."
공자가 가까이 가시자 말했다.
"값진 보화를 품고 있으면서 나라의 어지러움을 방치하는 것을 인(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그렇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정치에 종사하기 좋아하면서 자주 때를 놓치는 것을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그렇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양화가 말했다.
“세월이 가고 있소.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알겠습니다. 나는 장차 벼슬할 것입니다.”
○陽貨 季氏家臣, 名 虎. 嘗囚季桓子, 而專國政, 欲令孔子來見己 而孔子不往, 貨以禮 大夫有賜於士, 不得受於其家, 則往拜其門. 故 瞰孔子之亡, 而歸之豚 欲令孔子 來拜而見之也.
○양화는 계씨 가신이니 이름은 호라. 일찍이 계환자를 가두고 국정을 오로지 할 적에(애공 5년에 계평자가 죽거늘 장사지내고 양호가 계환자를 가둠) 공자로 하여금 와서 자기를 보도록 하나 공자가 가지 아니하시니 양화가 예에 대부가 선비에게 줌이 있거든 그 집에서 받지 아니하면(집을 비워서 직접 받지 못하면) 가서 그 문 앞에 절함이라. 그러므로 공자가 없는 틈을 엿보아 돼지를 보내어 공자로 하여금 와서 사례하고 보게 하려 함이라.
瞰 : 볼 감. 보다. 멀리 내려다보다. 굽어보다. 물고기의 눈이 감겨지지 않는 일.
「來。予與爾言。」 曰, 「懷其寶而迷其邦 可謂仁乎 !」 曰, 「不可。」 「好從事而亟失時可謂知乎?」 曰, 「不可。」 「日月逝矣。歲不我與。」 孔子曰, 「諾。 吾將仕矣。」
양화가 공자에게 말하였다.
“이리 와 보시오. 내 그대에게 할 말이 있소."
공자가 가까이 가시자 말했다.
"값진 보화를 품고 있으면서 나라의 어지러움을 방치하는 것을 인(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그렇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정치에 종사하기 좋아하면서 자주 때를 놓치는 것을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그렇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양화가 말했다.
“세월이 가고 있소.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알겠습니다. 나는 장차 벼슬할 것입니다.”
○懷寶迷邦 謂懷藏道德, 不救國之迷亂. 亟 數也. 失時 謂不及事幾之會. 將者 且然而未必之辭. 貨語 皆譏孔子, 而諷使速仕, 孔子 固未嘗如此, 而亦非不欲仕也. 但不仕於貨耳. 故 直據理答之, 不復與辯 若不諭其意者.
○陽貨之欲見孔子, 雖其善意, 然 不過欲使助己爲亂. 故 孔子不見者 義也, 其往拜者 禮也, 必時其亡而往者 欲其稱也, 遇諸塗而不避者 不終絶也, 隨問而對者 理之直也, 對而不辨者, 言之孫而亦無所詘也. 楊氏曰, 揚雄謂孔子於陽貨也 敬所不敬, 爲詘身以信道, 非知孔子者. 蓋道外無身, 身外無道. 身詘矣而可以信道 吾未之信也.
○회보미방은 도덕을 품고 감추어 나라의 아득하고 어지러움을 구하지 않음을 이름이라. 극은 자주라 . 때를 잃음은 일의 기회에 미치지 못함(놓침)을 이름이라. 장차라는 것은 또한 그렇다고 하면서도 반드시 그렇다는 말은 아니니라. 양화의 말은 다 공자를 기롱하고 넌지시 속히 벼슬을 하게 함이니 공자가 진실로 일찍이 이와 같지 않고, 또한 벼슬하고자 아니치 아니하시되 다만 양화에게 벼슬하지 아니할 뿐이라. 그러므로 곧바로 이치에 근거를 두고 그렇게 대답하시고 다시는 더불어 말을 섞지 아니하여 그 뜻을 깨닫지 못하는 듯이 하셨느니라.
○양화가 공자를 보고자 함이 비록 그 선한 뜻이나 그러나 자기가 난을 하는데 돕게 하고자 함에 지나지 아니함이라. 그러므로 공자가 보지 아니한 것은 의리이고, 그 가서 절한 것은 예이고, 반드시 그 없는 틈을 타서 간 것은 그 (공자가 없는 틈을 타서 돼지를 갖다준 양화와) 맞추고자 함이오, 저 길에서 마주쳐 피하지 않은 것은 끝내 끊지 않으신 것이고(사람에 대하여 원수진 사람처럼 피한 것은 아니고), 물음을 따라 대답한 것은 이치의 곧음이오, 대답만 하고 말을 섞지 않는 것은 말의 겸손하면서도 또한 굽히는 바가 아니라.
양씨 가로대 양웅이 이르기를 공자가 양화에게 공경하지 아니할 바에 공경하여 몸을 굽혀서 도를 폈다 하니 공자를 아지 못하는 자라. 대개 도 밖에는 몸이 없고, 몸 밖에는 도가 없으니, 몸을 굽히면 가히 써 도를 편다는 것은 내 일찍이 믿지 못했느니라.
詘 : 굽힐 굴. 굽히다. 굽음. 몸을 굽히다. 복종함. 뜻을 굽히다. 말이 막히다. 대꾸할 말이 없음. 짧다. 덜다. 감함. 접다. 끌리다.
두려워함. 도리어, 오히려.
第 2章
子曰, 「性相近也, 習相遠也。」
공자가 말씀하셨다.
“사람의 성품은 서로 비슷하나 습관에 의하여 서로 멀어지게 된다.”
○此所謂性 兼氣質而言者也. 氣質之性, 固有美惡之不同矣, 然 以其初而言, 則皆不甚相遠也, 但習於善則善, 習於惡則惡, 於是 始相遠耳.
○程子曰, 此言氣質之性, 非言性之本也, 若言其本 則性卽是理, 理無不善, 孟子之言性 是也. 何相近之有哉.
○이 이른바 성은 기질을 겸하여 말한 것이라. 기질의 성품은 본래 아름답고 악함의 같지 않음이 있으나 그러나 그 처음으로써 말하면 다 심히 서로 멀지 아니하되 다만 선에 익히면 선하고 악에 익히면 악하여 이에 비로소 서로 멀어짐이라.
○정자 가라사대 이것은 기질의 성품을 말하고 성품의 본질을 말함이 아니라. 만약에 그 근본을 말한다면 성품이 곧 이치이고, 이치가 선하지 않음이 없으니, 맹자의 성(『맹자』고자상편 참조)을 말한 것이 이것이니 어찌 서로 가까움이 있으리오.
第 3章
子曰, 「唯上知與下愚 不移。」
공자가 말씀하셨다.
“오직 지극히 지혜로운 자와 가장 어리석은 자는 변화시킬 수 없다.”
○此 承上章而言人之氣質, 相近之中 又有美惡一定, 而非習之所能移者
○程子曰, 人性本善, 有不可移者 何也? 語其性則皆善也. 語其才則有下愚之不移. 所謂下愚 有二焉, 自暴自棄也. 人苟以善自治 則無不可移, 雖昏愚之至, 皆可漸磨而進也, 惟自暴者拒之以不信, 自棄者 絶之以不爲, 雖聖人與居 不能化而入也, 仲尼之所謂下愚也. 然 其質 非必昏且愚也. 往往强戾而才力 有過人者, 商辛 是也. 聖人 以其自絶於善 謂之下愚. 然 考其歸則誠愚也. 或曰此與上章 當合爲一. 子曰二字 蓋衍文.
○이것은 상장을 이어서 사람의 기질이 서로 비슷한 가운데에 또한 미악의 일정함이 있어서 익혀서 능히 옮기는 바가 아니니라.
○정자 가라사대 인성이 본래 선하니 가히 옮기지 못함이 있다는 것은 무엇인고? 그 성품을 말한다면 다 선이나, 그 재주를 말한다면 하우의 옮기지 못함이 있느니라. 이른바 하우에 두 가지가 있으니 자포자기라. 사람이 진실로 선으로써 스스로 다스리면 곧 가히 옮기지 못함이 없으니 비록 어둡고 어리석음이 지극하더라도 다 가히 점차 갈아서 (선으로) 나아거니와 오직 자포하는 자는 막아서 써 믿지 아니하고 스스로 버리는 자는 끊어서 써 하지 아니하나니 비록 성인이 더불어 거하더라도 능히 화하여 들어가지 못하니 중니의 이른바 하우라. 그러나 그 바탕은 반드시 어둡고 또한 어리석은 것이 아니고 이따금 억세고 거슬려 재주와 힘이 지나치는 자가 있으니 상나라의 신(폭군 紂를 말함)이 이것이라. 성인이 그 스스로 써 선을 끊는 것을 하우라 하니라. 그러나 살펴서 그 돌아간다면 진실로 어리석음이라. 혹자가 말하기를 이것은 상장과 더불어 마땅히 하나가 되어야 함이라. ‘자왈’ 두 글자는 대개 연문이라
第 4章
子之武城, 聞弦歌之聲。夫子莞爾而笑曰, 「割鷄焉用牛刀。」 子游對曰, 「昔者偃也聞諸夫子曰, 『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也。』」 子曰, 「二三子。偃之言 是也, 前言戱之耳。」
공자가 무성(武城)에 가서 고을 사람들이 거문고를 타고 노래부르는 소리를 들으셨다.
공자가 빙그레 웃으며 말씀하셨다.
“닭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느냐?”
자유가 대답하였다.
“예전에 제가 선생님께 들으니 ‘군자가 도(道)를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가 쉽다.’ 고 하셨습니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얘들아, 언의 말이 옳다. 조금 전에 한 말은 농담이었다.”
[해설]
공자의 칼은 장차 천하에 사용해야 했는데 너무 커서 세상에 용납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이처럼 제자가 한 읍(邑)에 시험한 것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농담이 나왔다. 이 글을 읽는 자는 공자가 빙그레 웃으실 때의 마음이 어떠했는지를 반드시 잘 알아야 한다. 이 역시 안회가 물러간 뒤에 공자가 그 사생활을 살펴보고 자신의 가르침을 잘 실천했던 것을 알고 느꼈던 기쁨과 마찬가지이다. ‘너희들〔二三子〕’이라고 제자들을 불러 말하였으니, 이는 끝없는 좋은 소회를 드러낸 것이다. <讀書箚義>
○弦 琴瑟也, 時子游爲武城宰, 以禮樂爲敎. 故 邑人皆弦歌也.
○현은 금슬이라. 때에 자유가 무성의 재상이 되어 예악으로써 가르쳤느니라. 그러므로 읍사람이 다 현가라.
夫子莞爾而笑曰, 「割鷄焉用牛刀。」
공자가 빙그레 웃으며 말씀하셨다.
“닭을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느냐.”
○莞爾 小笑貌, 蓋喜之也. 因言其治小邑, 何必用此大道也.
○완이는 조금 웃는 모양이니 대개 기뻐함이라. 인하여 말씀하시기를 그 작은 읍을 다스림에 어찌 반드시 이 대도를 쓰리오 하시니라.
游對曰, 「昔者偃也聞諸夫子曰, 『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也。』」
자유가 대답하였다.
"지난 날 제가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았는데 '군자가 도를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 쉽다.' 하셨습니다."
○君子, 小人 以位言之. 子游所稱 蓋夫子之常言, 言君子小人 皆不可以不學. 故 武城雖小 亦必敎以禮樂.
○군자 소인은 지위로써 말함이라. 자유가 일컬은 바는 대개 부자께서 항상 하신 말씀이니, 군자와 소인은 다 가히 써 배우지 아니치 못하니라. 그러므로 무성이 비록 작지만 또한 반드시 예악으로써 가르쳐야 함을 말함이라.
子曰, 「二三子。偃之言 是也, 前言戱之耳。」
공자가 말씀하셨다.
"얘들아, 언의 말이 옳으니 앞의 말은 농담이었다."
○嘉子游之篤信, 又以解門人之惑也.
○治有大小 而其治之必用禮樂, 則其爲道 一也. 但衆人多不能用, 而子游篤行之. 故 夫子驟聞而深喜之, 因反其言以戱之, 而子游 以正對. 故 復是其言而自實其戱也.
○자유의 돈독한 믿음을 아름다이 여기시고 또한 문인들의 의혹을 풀으심이라.
○다스림에는 크고 작음이 있으나 그 다스림에 반드시 예약을 쓰면 그 도가 하나가 되느니라. 다만 중인들은 대부분이 능히 쓰지 아니하거늘 자유가 돈독히 행하니라. 그러므로 부자께서 갑자기 들으시고 깊이 기뻐하시고 인하여 그 말을 뒤집어서 써 농담하시더니 자유가 바름으로써 대답하니라. 그러므로 다시 그 말을 옳다하고 스스로 그 농담을 실증하시니라.
第 5章
公山弗擾以費畔召, 子欲往, 子路不說曰, 「末之也已, 何必公山氏之之也?」 子曰, 「夫召我者而豈徒哉? 如有用我者, 吾其爲東周乎。」
공산불요가 비읍(費邑)을 점거하여 반란을 일으키고서 공자를 부르니, 공자가 가려고 하였다.
자로가 불쾌해 하며 말했다.
“가실 곳이 없으면 그만이지, 하필이면 공산씨에게 가시려 하십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나를 부른다면 어찌 이 뿐이겠는가? 나를 써주는 자가 있다면 나는 동주에서도 도를 펼 것이다.”
○弗擾 季氏宰, 與陽虎共執桓子, 據邑以叛.
○불요는 계씨의 재상이니 양호와 더불어 다같이 환자를 잡아놓고 읍으로써 배반을 하니라.
子路不說曰, 「末之也已, 何必公山氏之之也?」
자로가 불쾌해 하며 말했다.
“가실 곳이 없으면 그만이지, 하필이면 공산씨에게 가시려 하십니까.”
○末 無也, 言道旣不行, 無所往矣, 何必公山氏之往也.
○말은 없음이니 말하건대 도가 이미 행하지 못하여 갈 곳이 없으니 하필 공산씨에게 가리오하니라.
子曰, 「夫召我者而豈徒哉? 如有用我者, 吾其爲東周乎。」
공자가 말씀하셨다.
“나를 부른다면 어찌 이 뿐이겠는가? 나를 써주는 자가 있다면 나는 동주에서도 도를 펼 것이다.”
○豈徒哉 言必用我也. 爲東周 言興周道於東方.
○程子曰, 聖人以天下無不可有爲之人, 亦無不可改過之人. 故 欲往然而終不往者, 知其必不能改故也.
○어찌 한갓 하리오는 반드시 나를 쓸 것임을 말함이라. 동주를 삼음은 주나라의 도를 동방(東魯)에서 일으킴을 말함이라.
○정자 가라사대 성인이 천하로써 가히 하지 못할 사람이 없으며 또한 가히 허물을 고치지 못할 사람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가고자 하셨으나 그러나 마침내 가지 않으신 것은 그 반드시 능히 고치지 못함을 아신 까닭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