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書/論語

陽貨。第16章.古者民有三疾, ~ 第20章. 孺悲欲見孔子,

柳川 2020. 1. 15. 23:29

第16章

 

子曰, 「古者民有三疾, 今也 或是之亡也。古之狂也肆, 今之狂也蕩, 古之矜也廉, 今之矜也 忿戾, 古之愚也直, 今之愚也 詐而已矣。」

 

 

공자가 말씀하셨다.

“옛날에는 백성들에게 세 가지 병폐가 있었으나, 지금은 이것도 없다. 옛날의 진취적인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병폐가 었는데 지금의 진취적인 사람들은 방탕하기만 하고, 옛날의 엄숙한 사람들은 모난 행동을 하는 병폐가 있었으나, 지금의 엄숙한 사람들은 화 내며 잘 다투고, 옛날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고지식한 병폐가 있었는데, 지금의 어리석은 사람은 간사할 뿐이다.”

 

 

氣失其平則爲疾. 故 氣稟之偏者 亦謂之疾. 昔所謂疾 今亦亡之. 傷俗之益偸也.

 

기운이 그 평평함을 잃으면 병이 되니라. 그러므로 기품의 치우친 자를 또한 병이라 이르니라. 옛적에 이른바 질이 지금은 또한 없어졌으니 풍속이 더욱 더 야박해짐을 속상해하셨느니라.

 

 

古之狂也肆, 今之狂也蕩, 古之矜也廉, 今之矜也 忿戾, 古之愚也直, 今之愚也 詐而已矣。

 

옛날의 진취적인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병폐가 었는데 지금의 진취적인 사람들은 방탕하기만 하고, 옛날의 엄숙한 사람들은 모난 행동을 하는 병폐가 있었으나, 지금의 엄숙한 사람들은 화 내며 잘 다투고, 옛날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고지식한 병폐가 있었는데, 지금의 어리석은 사람은 간사할 뿐이다.”

 

  

[해설]

 

옛적에 미쳤다는 것은 뜻이 너무 높아서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방자한 것이다. 공자는 중도를 행하는 제자를 얻고 싶었으나 그러한 제자를 얻지 못하였는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미치광이와 고집스러운 자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보통 사람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였다. 이를테면 민자건이나 증자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여기서 미치광이란 정말 미친 사람이 아니라 남들이 보기에는 미친 사람 같지만 뜻이 고상하여 특이한 일을 잘 하려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고, 고집스럽다는 것은 사람이 융통성이 없는 것 같지만 지킬 것은 꼭 지키고, 하지 않을 것은 절대로 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므로 미치광이는 진취성이 있고, 고집쟁이는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고 평가하였다(자로편 제21장 참조). 그런데 지금에 미쳤다는 것은 방탕하기 이를 데가 없는 것이다.

또한 옛적에 자랑이라는 것은 긍지(矜持)가 높아 모가 날 정도였는데, 지금의 자랑이라는 것은 분해하고 거슬리는 행동을 일삼는다. 옛날에 어리석다는 것은 너무 곧기만 하여 융통성이 없고, 지금 어리석다는 것은 거짓을 일삼고 남을 속여먹는 일이나 하는 것을 가리킬 뿐이다. 시대에 따른 세태 풍속의 변모 속에서 긍정적인 측면은 사라지고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 차서 그야말로 진짜 병적인 현상만 가득 찬 현실을 공자가 한탄하는 말이다.

 

 

狂者 志願太高, 肆 謂不拘小節. 蕩 則踰大閑矣. 矜者 持守太嚴. 廉 謂稜角陗厲. 忿戾 則至於爭矣. 愚者 暗昧不明. 直 謂經行自遂. 詐 則挾私妄作矣. 

○范氏曰, 末世滋僞, 豈惟賢者不如古哉. 民性之蔽 亦與古人異矣.

 

광이라는 것는 뜻과 원함이 너무 높고, 사는 조그마한 절개에는 구애받지 않음을 이름이라. 탕은 문지방을 크게 뛰어넘음이라(탈선함이라). 긍이라는 것은 갖고 지킴이 너무 엄함이라. 염은 너무 모가 나고 높고 위태로움이라. 분려는 다투는 데에 이름이라. 우라는 것은 어두워서 밝지 못함이라. 직은 법대로 행하고 스스로 이룸이라. 사는 사사로움을 끼고 망령되어 지음이라. 

○범씨 가로대 말세가 거짓으로 불어나니 어찌 어진 자가 옛적만 같지 못하리오. 민성의 폐단이 또한 고인과 더불어 다름이라.

 

稜 : 모서리 릉. 모서리, 서슬, 위광. 논두렁. 밭이랑. 

陗 : 가파를 초. 가파르다. 험하다. 높다. 서두르다. 촉박함. 숨다. 성급하다. 조급함. 산비탈. 

 

 

 

 

第17章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공자가 말씀하셨다. "교언영색은 인이 드물다."

 

 

重出.

 

거듭 나옴이라(학이편 제3장, 공야장편 제24장).

 

 

 

 

第18章

 

子曰, 「惡紫之奪朱也, 惡鄭聲之亂雅樂也, 惡利口之覆邦家者。」

 

 

공자가  말씀하셨다.

"자주빛을 미워하는 것은 붉은 빛을 빼앗기 때문이며, 정나라 음악을 미워하는 것은 바른 음악을 어지럽게 하기 때문이고, 말을 잘하는 것을 미워하는 것은 나라를 뒤엎기 때문이다."

 

 

朱 正色, 紫 間色. 雅 正也. 利口 捷給. 覆 傾敗也. 

○范氏曰, 天下之理 正而勝者常少, 不正而勝者常多, 聖人所以惡之也. 利口之人 以是爲非, 以非爲是, 以賢爲不肖, 以不肖爲賢, 人君 苟悅而信之 則國家之覆也 不難矣.

 

주는 정색이고, 자는 간색이라. 아는 바름이라. 이구는 말을 빨리하는 것이라. 복은 기울어지고 패함이라. 

○범씨 가로대 천하의 이치가 바르면서도 이기는 자는 항상 적고, 바르지 못하고 이기는 자가 항상 많으니 성인이 써 미워하는 바라. 말을 잘하는 사람은 옳음으로써 그릇됨을 삼고, 그릇됨으로써 옳음을 삼으며, 어짊으로써 불초함을 삼고, 불초함으로써 어짊을 삼으니 인군이 진실로 기뻐하여 믿으면 곧 나라의 엎어짐이 어렵지 않느니라. (捷 : 빠를 첩, 이길 첩)

 

 

 

 

 

第19章

 

子曰, 「予欲無言。」 子貢曰, 「子如不言, 則小子何述焉?」 子曰, 「天何言哉。四時行焉, 百物生焉, 天何言哉。」

 

 

공자가 말씀하셨다.

“나는 말을 하지 않겠다.”

자공이 물었다.

“선생님께서 말씀을 안하시면 저희들이 무엇을 전합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사계절이 운행되고 만물이 생장하는 것으로 보여줄 뿐,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學者多以言語觀聖人, 而不察其天理流行之實, 有不待言而著者, 是以 徒得其言, 而不得其所以言. 故 夫子發此以警之.

 

배우는 자가 대부분이 언어로써 성인을 보고 그 천리의 유행하는 실제가 말을 기다리지 않고 나타남이 있는 것을 살피지 아니할새 이로써 한갓 그 말만 얻고 그 써 말하는 바(까닭, 所以然)를 얻지 못하니라. 그러므로 부자가 이를 발하여서 써 깨우쳐주시니라.

 

 

子貢曰, 「子如不言, 則小子何述焉?」

 

자공이 물었다.

“선생님께서 말씀을 안하시면 저희들이 무엇을 전합니까.”

 

 

子貢 正以言語 觀聖人者. 故 疑而問之.

 

자공이 바로 언어로써 성인을 본 자라. 그러므로 의심하여 묻느니라.

 

 

子曰, 「天何言哉。四時行焉, 百物生焉, 天何言哉。」

 

공자가 말씀하셨다.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사계절이 운행되고 만물이 생장하는 것으로 보여줄 뿐,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四時行, 百物生 莫非天理發見, 流行之實, 不待言而可見, 聖人 一動一靜 莫非妙道精義之發, 亦天而已,  豈待言而顯哉. 此亦開示子貢之切. 惜乎 其終不喩也. 

○程子曰, 孔子之言, 譬如日星之明, 猶患門人未能盡曉. 故曰予欲無言, 若顔子則便黙識, 其他則未免疑問. 故曰小子何述? 又曰天何言哉. 四時行焉 百物生焉, 則可謂至明白矣. 愚 按此與前篇無隱之意 相發 學者詳之.

 

사시가 운행하고 백물이 나옴은 천리가 발현하고 유행하고 실제가 아님이 없으니 말을 기다리지 않고 가히 볼 수 있고, 성인이 한번 움직이고 한번 움직임은 신묘한 도와 정미로운 의리의 발동이 아님이 없으니 또한 하늘일 뿐이니 어찌 말을 기다려서 나타난다 하리오. 이는 또한 자공의 간절함을 열어 보여 주신 것이어늘 아깝도다, 그 마침내 깨우치지 못함이여. 

○정자 가라사대 공자의 말씀은 비유컨대 해와 별의 밝음과 같되 오히려 문인이 능히 다 깨닫지 못함을 근심하심이라. 그러므로 가라사대 내 말이 없고자 한다 하시니 만약 안자라면 문득 묵식(묵묵히 깨달아 앎)할 것이오, 그 다른 이들이라면 의문을 면치 못하니라. 그러므로 가로대 소자가 어찌 기술하니잇고 한대 또 가라사대 하늘이 어찌 말씀하시리오, 사시가 운행하며 백물이 나오나니라 하시니 가히 지극히 명백하다 이르리로다. 우는 상고하건대 이것은 전편의 숨김이 없다는 뜻과 더불어 서로 발하였으니 배우는 자가 상세하게 할지어다.

 

 

☞ 論語에서의 같은 주제로 언급된 글이 있다. 

 

公冶長 第12章에  "子貢曰, 「夫子之文章, 可得而聞也, 夫子之言性與天道, 不可得而聞也。」",

子長 第23章에 "叔孫武叔語大夫於朝曰, 「子貢賢於仲尼。」子服景伯以告子貢, 子貢曰, 「譬之宮墻, 賜之墻也及肩。窺見室家之好, 夫子之牆數仞。不得其門而入, 不見宗廟之美, 百官之富。得其門者或寡矣,  夫子之云不亦宜乎!」"

 

 

 

 

 

第20章

 

孺悲欲見孔子, 孔子辭以疾, 將命者出戶, 取瑟而歌使之聞之。

 

 

유비(孺悲)가 공자를 만나뵈려 하였으나 공자가 병을 핑계하고 거절하였는데 말을 전하러 온 자가 문을 나서자 비파를 당겨 노래하며 듣도록 하셨다.

 

 

孺悲 魯人, 嘗學士喪禮於孔子. 當是時 必有以得罪者. 故 辭以疾, 而又使知其非疾, 以警敎之也. 程子曰, 此 孟子所謂不屑之敎誨 所以深敎之也.

 

유비는 노나라 사람이니 일찍이 선비가 초상 치루는 예를 공자에게 배웠음이라. 이때를 당하여 반드시 죄를 얻은 자이라. 그러므로 병으로써 사양하시고 또한 그 병이 아님을 알게 하여서 써 깨우쳐서 가르치심이라. 정자 가라사대 이는 맹자가 이른바 조촐하지 않는 가르침(『맹자』 고자하편 제16장)이니 써 깊이 가르친 바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