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川 2020. 1. 22. 21:22

                            西銘

 

 

                                                                                                     張載(1020~1077)

 

乾稱父坤稱母。予茲藐焉乃混然中處。故天地之塞吾其體, 天地之帥吾其性, 民吾同胞, 物吾與也。大君者吾父母宗子, 其大臣宗子之家相也。尊高年所以長其長, 慈孤弱 所以幼其幼。聖其合德, 賢其秀也。凡天下疲癃殘疾煢獨鰥寡, 皆吾兄弟之顚連而無告者也。于時保之, 子之翼也, 樂且不憂, 純乎孝者也。違曰悖德, 害仁曰賊。 濟惡者 不才, 其踐形唯肖者也。知化則善述其事, 窮神則善繼其志。不愧屋漏 爲無忝, 存心養性 爲匪懈。惡旨酒 崇伯子之顧養, 育英才 穎封人之賜類。不弛勞而底豫 舜其功也, 無所逃而待烹 申生其恭也。體其受而歸全者 參乎, 勇于從而順令者 伯奇也。富貴福澤 將厚吾之生也, 貧賤憂戚 庸玉汝于成也。

存吾順事沒吾寧也。

 

 

藐 : 멀묘/아득할 막/지치모. 멀다. 작다. 어둡다. 희미하다. 가벼이 보다. 업신여기다. 약하다. 예쁘다. 아름답다.

    [막] 아득하다. 넓다. 조금. 사물의 모양, 상태. 지치(지칫과의 여러해살이 풀)

癃 : 느른할 륭. 느른하다.(몸이 쇠하여 폐인이 됨) 위독하다. 늙다. 곱사등이.

顚連 : 몹시 가난하여 어찌할 수가 없다.

底 : 밑 저/이를 지(저). 豫 : 미리 예/펼 서. 즐기다. 기뻐함.  底豫 : 瞽瞍底豫(고수가 기뻐함) 瞽瞍는 순임금의 父.

 

 

 

하늘을 아버지라 부르고 땅을 어머니라 부른다. 내 작은 몸은 천지 가운데에 섞여 존재하도다. 그러므로 천지 가득한 기운이 내 몸을 이루고, 천지를 주재하는 이치가 바로 내 본성을 이룬다. 백성은 나와 태가 같은 동포요, 만물은 나와 더불어 존재하는 동류(同類)다. 

 

위대한 임금은 내 부모(天地)의 장자(長子)이고, 그 대신은 장자(長子)의 가신(家臣)이다. 연장자를 존대하는 것은 장로(長老)를 내 어른처럼 모심이고, 고아나 약자에 자비로움은 내 아이처럼 사랑하는 바다. 성인(聖人)은 그 덕이 천지의 덕과 부합하는 사람이고, 현인(賢人)은 그 덕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이다. 천하의 무릇 피륭(기운 쇠약하여 생기는 노인 ), 잔질(殘疾 : 불구자), 경독(惸獨 : 의지할 곳 없는 사람), 환과(鰥寡 : 홀아비와 과부)는 모두 내 형제임에도 전연 하소연할 곳조차 없는 무리(群像)다. 이러한 때에 그들을 잘 보양하는 것은 자식으로서 공양함이요, (이를) 즐겁게 여기고 근심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순수한 효성이다.

 

도리를 어기는 것을 패덕, 인(仁)을 해치는 것을 역적이라 한다. 악(惡)을 행함은 못난 짓이며, 도리를 행함이 마땅한 일이다. 천지조화를 알면 그 일을 잘 풀 수 있고, 신명(神明)을 궁구(窮究)하면 그 뜻을 잘 이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 집안 구석에서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욕됨이 없고, 마음을 보존하고 본성을 양육해야만 나태하지 않을 것이다. 

 

좋아하는 술을 끊음은 숭백(崇伯)의 아들(禹)이 부모를 돌보고 봉양코자 함이었다. 영재육성은 정(鄭) 영봉인(潁谷封人) 고숙(潁考叔)의 석류(錫類 : 선량한 자손이 나오도록 함) 효심의 전파였다.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 부모를 기쁘게 한 것은 순(舜)의 공적이요. 참언으로 죽게 되었어도 도망가지 않고 팽살(烹殺)형을 기다린 것은 진(晉) 태자 신생(申生)의 공경함이다. 부모에게서 받은 몸을 온전히 되돌려 보낸 사람은 증자(曾子)이며, 부모 뜻을 따르는데 용감하고 명령에 순종한 사람은 윤길보(尹吉甫)의 아들 백기(伯奇)이다. 

부귀와 복택(福澤)은 하늘이 내 삶을 풍부하게 하려 함이요, 빈천과 근심걱정은 그대를 옥처럼 절차탁마하여 완성시키려는 것이다.  

 

나 살아서 하늘을 순리대로 섬기면 죽어서도 편안할 것이다.

 

 

※張橫渠가 書齋 서쪽벽에 붙인 글로 윤화정이 '서명'을 논하고 주자가 해설을 붙이면서 널리 알려짐. 

 

 

장재(張載 1020 ~ 1077)

 

북송(北宋)의 성리학자. 名은 정완(訂頑), 자는 자후(子厚)다. 횡거진(橫渠鎭)출신으로 횡거선생이라고도 한다. 이 西銘은 그의 기(氣) 중심의 철학을 요약 정리해서 보여주는 명문으로 꼽히는 문장이다. 이것은 본래 『정몽 正蒙』,「건칭 乾稱」편의 한 대목인데, 원래 이름은 정완(訂頑-완고한 사람을 바로잡아 준다는 뜻)이었다. 그것을 정이(程頥)가 「서명」이라고 이름을 고친 것이다. 

이황(李滉)의 성학십도(聖學十圖)의 제 2도가 바로 이 西銘을 소개한 西銘圖이다.

 

 

장횡거(張橫渠)라고도 한다. 성리학의 형이상학적·인식론적인 기초를 세웠다. 관리의 아들로서 불교와 도가철학을 공부했으나 자신의 진정한 영감은 유가경전에서 찾았다. 주요저작인 〈정몽 正蒙〉에서 우주는 여러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으나 결국은 통일되어 있고, 모든 존재는 영원한 통합·분산의 연속이라고 주장했다. 

''(氣)는 궁극적 실재인 '태허'(太虛)로 정의된다. 기가 양(陽)의 영향을 받으면 표면으로 떠올라 그 기운을 퍼뜨리며, 음(陰)의 요소가 강하면 기는 침잠하여 물질세계의 구체적인 것들을 응축·형성한다.

윤리학에서 하나의 기본적인 덕은 ''(仁)이다. 인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부모에 대한 효도나 형제에 대한 존경으로 나타난다. 인간도 우주의 다른 모든 부분들처럼 천지의 기를 받아 생겨난 것으로, 세상의 모든 것과 함께 하나로 통일되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육체적 본질은 기가 퍼져 이루어진 육체적 형태로부터 온다. 도덕적 자기수양은 사회와 우주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임무를 스스로 이행하려고 노력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려 애쓰지 않는다. 현인(賢人)에게는 인생에서 얻는 것도 없으며, 죽는다고 하여 어떤 것도 잃는 것이 아니다. 장재는 후대의 뛰어난 성리학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정호(程顥 : 1032~85)·정이(程頤 : 1033~1107) 형제는 그의 문하생이다. '심'(心)에 관한 그의 이론은 위대한 철학자 주희(朱熹 : 1130~1200)가 이어받아 발전시켰으며, 왕부지(王夫之 : 1619~92)는 그의 철학을 체계적으로 계승·발전시켰는데, 이는 최근 중국사상에 있어서 주요한 업적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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