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庸. 第三十章
第三十章
仲尼祖述堯舜, 憲章文武, 上律天時, 下襲水土。辟如 天地之無不持載, 無不覆幬, 辟如 四時之錯行, 如日月之代明。萬物並育而不相害, 道並行而不相悖。小德川流, 大德敦化, 此天地之所以爲大也。
공자는 요 임금과 순 임금의 도를 조종(祖宗)으로 삼아 전술(傳述)하셨고, 문왕과 무왕의 행적을 법으로 삼았으며, 위로는 천도의 운행법칙을 법으로 삼고, 아래로는 수토(水土)의 이치를 익히셨다. 비유컨대 천지가 만물을 거두어 실어주고 덮어 감싸주는 것과 같으며, 사시(四時)가 번갈아 운행되는 것과 같으며, 해와 달이 교대로 밝게 비치는 것과 같다.
만물이 함께 자라면서도 서로 질서를 해치지 않고, 천도가 아울러 행해지면서도 서로 거스르는 법이 없다.
작은 덕은 냇물이 흐르는 것과 같고, 큰 덕은 돈화(敦化)이니, 이것은 천지가 위대한 까닭이다.
[해설]
子思가 할아버지 공자(字는 중니)에 대해서 쓴 글이다. 중니께서는 요임금과 순임금을 祖宗으로 삼아 전술하시고, 문왕과 무왕의 모든 행적을 법으로 삼았으며, 위로는 天文, 곧 천도의 운행법칙을 법으로 삼고, 아래로는 地理, 곧 물이 흐르고 땅에서 모든 동식물이 나오는 수토를 익히고 또 익히셨다고 하였다.
주역의 관점에서 자사가 쓴 글에 하나를 덧붙인다면, 공자는 『주역』계사하전 제2장에서 조종을 복희씨에 두고 그 뒤를 신농씨와 황제, 요, 순으로 이어짐을 밝히고 있다.
참고로 역의 祖宗이 되는 복희씨가 대자연의 근본 이치를 담은 팔괘를 지은 것에 대해 공자가 서술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古者包犧氏之王天下也, 仰則觀象於天, 俯則觀法於地, 觀鳥獸之文 與地之宜, 近取諸身, 遠取諸物, 於是 始作八卦, 以通神明之德, 以類萬物之情......
옛적 포희씨가 천하에 왕이 되었을 때에 우러러서는 하늘의 형상을 보고 구부려서는 땅의 법을 보며, 새와 짐승의 무늬와 땅의 마땅함을 보며, 가까이로는 저 몸에서 취하고 멀리로는 저 물건에서 취하여, 이에 비로소(처음) 팔괘를 지음으로써 신명의 덕을 통하여 만물의 실정이 같이하니(분류하니))“
○祖述者 遠宗其道, 憲章者 近守其法, 律天時者 法其自然之運. 襲水土者 因其一定之理, 皆兼內外該本末而言也.
○할아버지로 짓는다는 것은 멀리 그 도를 祖宗으로 삼는다는 것이요, 헌장이라는 것은 가까이 그 법을 지킴이오, 천시를 법도로 삼는다는 것은 그 자연의 운행을 법으로 삼는다는 것이오, 수토를 익힌다는 것은 그 일정한 이치를 인함이니 안과 바깥을 겸하고 근본과 끝을 포함해서 다 말함이라.
該 : 갖출 해. 그. 사물을 가리키는 말. 갖추다. 갖추어지다. 겸하다. 포용하다. 마땅히, 당연히, 모조리, 죄다. 軍號.
[해설]
내외 본말을 다 겸하고 포함해서 공자 도의 기상을 말했음을 설명하고 있다. ‘祖述堯舜’이 本이고 內的이라면, ‘憲章文武’는 末이고 外的이다. 또한 ‘上律天時’가 本이고 內的이라면, ‘下襲水土’는 末이며 外的이다.
辟如 天地之無不持載, 無不覆幬, 辟如 四時之錯行, 如日月之代明。
비유컨대 천지가 만물을 거두어 실어주고 덮어 감싸주는 것과 같으며, 사시(四時)가 번갈아 운행되는 것과 같으며, 해와 달이 교대로 밝게 비치는 것과 같다.
幬 : 덮을 도/휘장 주. 덮다. 덮어가림. 휘장. 커튼, 모기장. 수레바퀴에 씌우는 가죽.
○錯 猶迭也. 此는 言聖人之德.
○착은 갈마듦(번갈아 함)과 같으니라. 이는 성인의 덕을 말함이라.
萬物並育而不相害, 道並行而不相悖。小德川流, 大德敦化, 此天地之所以爲大也。
만물이 함께 자라면서도 서로 질서를 해치지 않고, 천도가 아울러 행해지면서도 서로 거스르는 법이 없다.
작은 덕은 냇물이 흐르는 것과 같고, 큰 덕은 돈화(敦化)이니, 이것이 天地가 위대한 까닭이다.
○悖 猶背也. 天覆地載, 萬物並育於其間 而不相害, 四時日月錯行代明 而不相悖, 所以不害不悖者 小德之川流, 所以並育並行者, 大德之敦化. 小德者 全體之分, 大德者 萬殊之本. 川流者如川之流, 脉絡分明 而往不息也. 敦化者敦厚其化, 根本盛大 而出無窮也. 此 言天地之道, 以見上文取譬之意也.
○패는 등짐과 같으니라. 하늘은 덮고 땅은 실어서 만물이 아울러 그 사이에 길러져 서로 해하지 아니하며 사시와 일월이 번갈아 운행하며 번갈아 밝으며 서로 거스르지 아니하니, 써한 바 해치지도 않고 거스르지도 않는 것은 소덕의 내가 흐르는 것이오, 써한 바 아울러 길러지고 아울러 행한다는 것은 대덕의 돈화라. 소덕이라는 것은 전체의 나뉨이요, 대덕이라는 것은 만 가지 다름의 근본이요, 천류라는 것은 냇물의 흐름과 같으니 맥락이 분명하고 감이 쉬지 않음이오, 돈화라는 것은 돈독하고 후중하게 그 화함이니 근본이 성대하여 나옴이 궁함이 없는 것이라. 이것은 천지의 도를 말하여 써 윗글에 비유를 취한 뜻을 밝혀놓는 것이라.
[해설]
소덕과 대덕을 구분하여 말하고 있다.
서로 해하지 않고 서로 어긋나지 않는 것은 소덕으로 이를 냇물의 흐름인 川流에 비유했다. 천자문에 보면 ‘川流不息(냇물은 흘러 쉬지 않는다)’이 있고, 『논어』자한편(子罕. 第16.)에는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공자께서 시냇가에 계시면서 말씀하시길, '가는 것이 이 물과 같구나. 밤낮을 그치지 않도다’)”라고 하여 천지조화의 끊임없는 이치를 시냇물에 비유하고 있다.
또한 노자의 『道德經』제8장에서는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矣.(최상의 선은 물과 같으니, 물의 훌륭한 점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으며 뭇 사람이 싫어하는 바에 거처하나니, 그러므로 물은 도에 가까우니라)”고 하였다.
한편 천지가 자연히 모든 만물을 아울러 기르고 일월성신을 아울러 운행하는 것은 마치 천류가 모여 큰 바다로 모두 모이듯이 대덕의 敦化라 하였다.
○言天道也.
○천도를 말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