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書/孟子

梁惠王 <下> 第 9章

柳川 2020. 5. 6. 07:16

第 9章

 

孟子見齊宣王曰, 「爲巨室則必使工師求大木, 工師得大木, 則王喜以爲能勝其任也,  匠人斵而小之, 則王怒以爲不勝其任矣。夫人幼而學之, 壯而欲行之,  王曰, 『姑舍女所學, 而從我。』 則何如?  今有璞玉於此, 雖萬鎰必使玉人彫琢之。至於治國家, 則曰, 『姑舍女所學而從我。』 則何以異於敎玉人彫琢玉哉。」

  

 

맹자 제선왕을 보고 말했다.

“큰 집을 지으시려면 반드시 장인의 우두머리(工師)로 하여금 큰 나무를 구하게 하실 것인데, 공사(工師)가 큰 나무를 얻게 되면  왕께서는 기뻐하시며 그 나무가 제 구실을 감당할 수 있다고 여기실 것이며, 장인이 깎아서 작게 하면 왕께서는  노하시고 그 나무가 제 구실을 감당하지 못한다 여기실 것입니다. 

무릇 사람들이 어려서 배우는 것은 장성해서 그것을 행하고자 하는 것인데 왕께서 '먼저 네가 배운 바를 버리고 내 말을 따르라.' 고 하시면 어찌해야 합니까?  지금 여기에 옥덩이가 있다면 만 일(20만 냥)이 들더라도 반드시 옥을 다듬는 장인으로 하여금 옥을 다듬게 하실 것입니다. 국가를 다스리는데 이르러, '먼저 너의 배운 바를 버리고 내 말을 따르라.' 하신다면  옥인에게 옥을 다듬는 것을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斵 : 깎을 착.  斲의 俗字. 깎다. 베다. 나무를 벰. 새기다. 아로새김. 

 

 

○巨室 大宮也. 工師 匠人之長. 匠人 衆工人也. 姑 且也. 言賢人所學者大, 而王 欲小之也.

 

○거실(巨室)은 큰 집이라. 공사(工師)는 장인(匠人)중의 책임자이라. 장인(匠人)은 모든 공인이라. 고(姑)는 먼저라. 어진 사람은 배운 바가 크거늘 그런데 왕이 적게 하고자 함이라.

 

 

今有璞玉於此, 雖萬鎰必使玉人彫琢之。至於治國家, 則曰, 『姑舍女所學而從我。』 則何以異於敎玉人彫琢玉哉。」

 

 

지금 여기에 옥덩이가 있다면 만 일(20만 냥)이 들더라도 반드시 옥을 다듬는 장인으로 하여금 옥을 다듬게 하실 것입니다. 국가를 다스리는데 이르러, '먼저 너의 배운 바를 버리고 내 말을 따르라.' 하신다면  옥인에게 옥을 다듬는 것을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璞 : 옥덩이 박 鎰 : 중량 일 , 무게의 단위로 스무냥을 말함. 

 

 

○璞 玉之在石中者. 鎰 二十兩也. 玉人 玉工也. 不敢自治而付之能者 愛之甚也. 治國家則徇私欲而不任賢, 是 愛國家不如愛玉也.

○范氏曰, 古之賢者 常患人君不能行其所學, 而世之庸君, 亦常患賢者不能從其所好. 是以君臣相遇 自古以爲難, 孔孟終身而不遇, 蓋以此耳.

 

○박(璞)은 옥이 돌 가운데 있음이라. 일(鎰)은 스무냥이라. 玉人은 옥을 다듬는 공인이라. 감히 스스로 다스리지 않고 능한 자에게 부탁함은 사랑함이 심함이라. 국가를 다스린즉 사욕을 따르다보니 어진 이에게 맡기지 아니하니 이는 국가 사랑함이 옥 사랑함만 같지 못함이라.

○범(범조우)씨 가로대 “옛적의 어진 이는 항상 인군이 그 배운 바를 행하지 않을까 근심하고, 세상의 용렬한 인군은 또한 항상 어진 자가 능히 그 좋아하는 바를 따르지 않을까 근심했느니라. 이로써 인군과 신하가 서로 만남이 예로부터 어려웠으니 공자와 맹자가 종신토록 (어진 군주를) 만나지 못함이 대개 이때문이니라.” 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