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書/孟子

公孫丑 <上> 第 4章

柳川 2020. 5. 6. 08:10

第 4章

 

孟子曰, 「仁則榮不仁則辱。今惡辱而居不仁, 是猶惡濕而居下也。 如惡之, 莫如貴德而尊士。賢者在位, 能者在職, 國家閒暇, 及是時明其政刑, 雖大國必畏之矣。詩云, 『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牖戶, 今此下民, 或敢侮予。』 孔子曰, 『爲此詩者, 其知道乎。能治其國家, 誰敢侮之。』 今國家閒暇, 及是時, 般樂怠傲, 是自求禍也。 禍福無不自己求之者。

詩云, 『永言配命, 自求多福。』  太甲曰, 『天作孼猶可違, 自作孼不可活。』 此之謂也。」

 

 

맹자가 말했다.

“인을 행하면 영화롭고 인을 행하지 않으면 욕을 당하는데, 지금 욕을 당하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인을 행하지 않는 것은, 습한 것을 싫어하면서도 그 아래에서 지내는 것과 같다. 욕을 당하는 것을 싫어한다면, 덕을 소중히 여기고 선비를 존중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현명한 사람이 높은 지위에 있고 유능한 자가 요직에 있어서 나라가 한가하게 되었을 때,  이때 정사와 형벌을 밝게 하면 큰 나라라 할지라도 반드시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시에 이르기를 '하늘이 아직 흐리고 비내리지 않아,  뽕나무 뿌리 주워다가 창문을 단단히 얽어 매었도다. 이제 너의 백성들이 감히 나를 엄신여기겠는가.' 하였고, 공자는 '이 시를 지은 사람이 그 道를 아는구나! 능히 그 국가를 다스리면 누가 감히 업신여기리오.' 하셨다.

지금 나라가 한가한데, 이때에 이르러 즐기고 태만한다면 이는 스스로 화를 구하는 것이다. 화와 복은 자신이 스스로 구하지 않는 것이 없다. 시에  '길이 천명에 부합하여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리라.' 하였고,  『서경』 태갑에  '하늘이 주는 재앙은 피할 수 있어도 스스로 일으킨 재앙은 피할 수 없다.' 고 한 것은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好榮惡辱 人之常情. 然 徒惡之, 而不去其得之之道, 不能免也.

 

○영화를 좋아하고 치욕을 싫어함은 사람의 떳떳한 마음이라. 그러나 한갓 싫어만 하고 치욕이 얻어지는 방법은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치욕을) 면치 못하니라.

 

 

 

如惡之, 莫如貴德而尊士。賢者在位, 能者在職, 國家閒暇, 及是時明其政刑, 雖大國必畏之矣。

 

 

욕을 당하는 것을 싫어한다면, 덕을 소중히 여기고 선비를 존중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현명한 사람이 높은 지위에 있고 유능한 자가 요직에 있어서 나라가 한가하게 되었을 때,  이때 정사와 형벌을 밝게 하면 큰 나라라 할지라도 반드시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此 因其惡辱之情, 而進之以彊仁之事也. 貴德 猶尙德也. 士 則指其人而言之. 賢 有德者, 使之在位 則足以正君而善俗. 能 有才者, 使之在職, 則足以修政而立事. 國家閒暇 可以有爲之時也. 詳味及字 則惟日不足之意 可見矣.

 

○이는 (그) 치욕을 싫어하는 마음으로 인하여 어짊을 강조하는 일로써 나아감이라. 귀덕(貴德)은 덕을 숭상함과 같음이라. 士는 덕있는 사람을 가리켜서 말함이라. 賢은 덕이 있는 자이니 그로 하여금 지위에 있게 하면 족히 (써) 인군을 바르게 하고 풍속을 선하게 할 것이오. 能은 재능이 있는 자이니 그로 하여금 직책에 있게 하면 족히 (써) 정사를 닦고 일을 세움이라. 국가 한가(國家閒暇)는 (가히 써) 일을 하는 때를 둠이라. ‘及’자를 자세히 음미해보면 ‘오직 날마다 부족하다(惟日不足)’는 뜻을 가히 보리라.

 

 

[해설]

 

‘惟日不足’은 『서경』泰書에 “吉人爲善 惟日不足 , 凶人爲不善 亦惟日不足(길한 사람은 선행을 하되 날마다 부족하게 여기는데, 흉한 사람은 불선을 하되 또한 날마다 부족하게 여긴다.)”에 나온다.

 

 

 

詩云, 『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牖戶, 今此下民, 或敢侮予。』  孔子曰, 『爲此詩者, 其知道乎。能治其國家, 誰敢侮之。』

 

 

시에 이르기를 '하늘이 아직 흐리고 비내리지 않아,  뽕나무 뿌리 주워다가 창문을 단단히 얽어 매었도다. 이제 너의 백성들이 감히 나를 엄신여기겠는가.' 하였고, 공자는 '이 시를 지은 사람이 그 道를 아는구나! 능히 그 국가를 다스리면 누가 감히 업신여기리오.' 하셨다.

 

 

國風/豳風/鴟鴞

 

迨天之未陰雨,                         하늘이 아직 흐리고 비오지 않아

徹彼桑土,綢繆牖戶。                뽕나무 뿌리 주워다가, 창과 문을 단단히 얽어 놓았도다,

今女下民,或敢侮予。                이제 너의 백성들이 감히 나를 업신여기랴.

 

土 : 뿌리 두.

 

 

[해설]

 

음우(陰雨)는 그늘지고 비오는 것, 곧 컴컴하게 구름끼었다가 비오는 것을 말하는데 未陰雨이므로 비가 오지 않는 때를 말한다. 이때 새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뽕나무 뿌리 껍질을 벗겨 새집을 짓는다. 이는 천자자연의 당연한 이치이다. 이러한 천지자연의 이치에 대해서는 아무도 우습게 보지 않는다. 이를 시에서는 업신여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에 공자는 이런 시를 지은 사람은 천지자연의 이치를 잘 알기에 인륜의 도마저도 잘 알 것이라고 하였다. 천지자연의 이치를 바탕으로 일의 기미를 알고 이에 대처할 줄 아는 사람이 나라를 다스리면 나라가 잘 다스려 질 것이고 이에 큰 나라도 함부로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詩 豳風鴟鴞之篇, 周公之所作也. 迨 及也. 徹 取也. 桑土 桑根之皮也. 綢繆 纒緜補葺也. 牖戶 巢之通氣出入處也. 予 鳥自謂也.

○言我之備患, 詳密如此, 今此在下之人, 或敢有侮予者乎. 周公 以鳥之爲巢如此, 比君之爲國, 亦當思患而預防之, 孔子讀而贊之, 以爲知道也.

 

○시는 빈풍 치효편이니 주공의 지음이라. 태(迨)는 미침이라. 철(徹)은 취함이라. 상두(桑土)는 뽕나무 뿌리의 껍질이라. 주무(綢繆)는 얽어매고 보완하고 이음이라. 유호(牖戶)는 새집의 기운이 통하고 출입하는 곳이라. 여(予)는 새가 스스로를 일컬음이라.

○“내가 환란에 대비하는 자세하고 주밀함이 이와 같거늘 이제 이 아래 있는 사람이 혹 감히 나를 업신여기는 자가 있으랴. 주공이 새가 이와같이 새집을 짓는 것으로써 인군이 나라를 다스리는데 견주어서 또한 마땅히 환란을 생각하고 예방하심이니, (이에) 공자가 읽고 이를 칭찬하시어 (써) 도를 안다고 하시었음”을 말함이라.

 

鴟 : 소리개 치.  鴞 : 올빼미 효.  纒 : 얽을 전, 纏(돌릴 전, 묶을 전, 얽을 전)의 俗字.  緜 : 얽을 면, 햇솜 면 葺 : 이을 즙, 기울 즙.

 

 

[해설]

 

‘思患而預防之’는 『주역』 水火旣濟괘 大象傳에 나오는 말이다. 군자가 ‘이미 이루어졌다는 旣濟의 괘상을 보고 본받아서는 앞으로 ’旣濟‘가 다시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未濟‘의 세상으로 갈 것을, 즉 앞으로 환란이 닥칠 것을 생각해서 예방을 한다는 뜻이다.

 

 

 

今國家閒暇, 及是時, 般樂怠傲, 是自求禍也。 禍福無不自己求之者。

 

 

지금 나라가 한가한데, 이때에 이르러 즐기고 태만한다면 이는 스스로 화를 구하는 것이다. 화와 복은 자신이 스스로 구하지 않는 것이 없다.

 

般 : 즐기다.

 

 

○言其縱欲偸安, 亦有日不足也. 結上文之意.

 

○“그 욕심을 따르고 편안함을 도둑질해도 또한 날마다 부족하게 여김”을 말함이라. 앞문장의 뜻을 맺음이라. 

 

 

 

詩云, 『永言配命, 自求多福。』  太甲曰, 『天作孼猶可違, 自作孼不可活。』 此之謂也。

 

 

시에  '길이 천명에 부합하여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리라.' 하였고,  『서경』 태갑에  '하늘이 주는 재앙은 피할 수 있어도 스스로 일으킨 재앙은 피할 수 없다.' 고 한 것은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大雅/文王之什/文王

 

無念爾祖,聿修厥德。                네 조상을 생각하지 않으랴, 마땅히 그 덕을 닦을지어다.

永言配命,自求多福。                길이 천명에 부합하여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리로다.

殷之未喪師,克配上帝。             은나라의 무리를 잃지 않았을 때 능히 상제와 짝을 지었노라.

宜鑒于殷,駿命不易。                마땅히 은나라를 거울 삼을 지니 큰 명은 쉽지 않노라.

 

 

○詩 大雅文王之篇. 永 長也. 言 猶念也. 配 合也. 命 天命也. 此 言福之自己求者. 太甲 商書篇名. 孽 禍也. 違 避也. 活 生也, 書 作逭, 逭 猶緩也. 此 言禍之自己求者.

 

○시는 대아 문왕의 편이라. 영(永)은 긺이라. 언(言)은 생각함과 같음이라. 배(配)는 합이라. 명(命)은 천명이라. 이는 ‘복을 (자기) 몸으로부터 구함’을 말함이라. 태갑은 『서경』상서 편명이라. 얼(孽)은 화라. 위(違)는 피함이라. 활(活)은 생함이니 『서경』에는 도망함(逭)으로 지었으니 환(逭)은 느림(늦춤)과 같음이라. 이는 ‘화를 (자기) 몸에서 구함’을 말함이라. 

 

逭 : 달아날 환. 달아나다. 도망하다. 피하다. 면하다. 용서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