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章 <上> 第 6章
第 6章
萬章問曰, 「人有言, 至於禹而德衰, 不傳於賢而傳於子, 有諸?」 孟子曰, 「否。不然也。天與賢則與賢, 天與子則與子。昔者舜薦禹於天十有七年, 舜崩, 三年之喪畢, 禹避舜之子於陽城, 天下之民從之, 若堯崩之後, 不從堯之子而從舜也。禹薦益於天七年禹崩, 三年之喪畢, 益避禹之子於箕山之陰, 朝覲訟獄者, 不之益而之啓曰吾君之子也, 謳歌者不謳歌益而謳歌啓曰吾君之子也。丹朱之不肖, 舜之子亦不肖。 舜之相堯禹之相舜也歷年多, 施澤於民久, 啓賢能敬承繼禹之道。益之相禹也, 歷年少施澤於民未久。 舜禹益相去之遠, 其子之賢不肖皆天也, 非人之所能爲也。莫之爲而爲者天也, 莫之致而至者 命也。匹夫而有天下者, 德必若舜禹, 而又有天子薦之者, 故 仲尼不有天下。繼世以有天下, 天之所廢, 必若桀紂者也, 故 益伊尹周公, 不有天下。伊尹相湯以王於天下。湯崩太丁未立, 外丙二年, 仲壬四年, 太甲顚覆湯之典刑, 伊尹放之於桐三年, 太甲悔過自怨自艾, 於桐處仁遷義, 三年以聽伊尹之訓己也, 復歸于亳。周公之不有天下, 猶益之於夏, 伊尹之於殷也。孔子曰, 『唐虞禪, 夏后殷周繼, 其義一也。』」
만장이 물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우임금에 이르러 덕이 쇠하여 어진 사람에게 나라를 물려주지 않고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고 하는데 그렇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하늘이 어진 사람에게 주려 한다면 어진 사람에게 주는 것이고, 하늘이 아들에게 주려고 한다면 아들에게 주는 것이다. 옛날 순임금이 하늘에 우임금을 천거한지 17년이 지나자 순임금이 죽었는데, 3년상이 끝나자 우임금은 순임금의 아들을 피해 양성으로 갔으나 천하 백성들이 그를 따랐으며, 요임금이 죽은 후 요임금의 아들을 따르지 않고 순임금을 따른 바와 같았다.
우임금은 하늘에 익을 천거하고 7년 후에 죽었는데 3년상을 마친 후 익은 기산의 깊은 골짜기로 가서 우임금의 아들을 피했는데 조회에 참석하려는 제후와 송사가 있는 자들이 익에게 가지 않고 계(啓)에게 가면서 '우리 왕의 아들이다.' 라고 하였으며, 노래하는 자들은 익을 노래하지 않고 계를 노래하며 '우리 왕의 아들이다.'라고 하였다.
요임금의 아들 단주가 불초하였는데 순의 아들 또한 불초하였다. 순임금은 요임금을 돕고 우임금은 순임금을 도와 지나온 해가 많고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 오래되었는데, 계는 현명하여 우임금의 도를 공경으로 계승할 수 있었다. 익은 우임금을 도왔으나 지나온 해가 적고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푼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순임금, 우임금, 익은 시대적으로 서로 멀었고 그 아들들의 현명함과 불초함도 모두 하늘의 뜻이었으며, 사람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니었다. 행하는 것이 없어도 행하는 것은 하늘이며, 이르게 하지 않았는데도 이르는 것은 명이다. 평범한 사람으로 천하를 소유하는 사람은 덕이 반드시 순임금과 우임금과 같으며 또 천자의 천거가 있어야 하므로 중니(공자)가 천하를 소유하지 못한 것이다. 대를 이어서 천하를 가진자를 하늘이 폐하는 바는 반드시 하나라 걸왕과 은나라 주왕과 같은 자이다. 그러므로 익과 이윤, 주공이 천하를 갖지 못하였다.
이윤이 탕을 도와 천하에 왕이 되게 하였다. 탕왕이 죽은 후 태자인 태정이 즉위하지 못하고 죽자, 외병이 2년, 중임이 4년동안 왕위에 있었으며, 태정의 아들인 태갑이 즉위한 후 탕왕의 법을 뒤엎어, 이윤이 태갑을 동에 3년동안 내쳤는데 태갑이 잘못을 뉘우치고 스스로 원망하고 스스로 다스려, 동에서 인에 마음을 두고 의를 실천하며 3년동안 이윤의 가르침을 듣고 다시 박으로 돌아갔다.
주공이 천하를 소유하지 못한 것은 하나라의 익, 은나라에서의 이윤과 같다. 공자는 '당요(唐堯)와 우순(虞舜)은 선양하고, 하후, 은, 주나라는 계승하였으나 그 뜻은 하나이다.'라 하셨다."
○陽城 箕山之陰 皆嵩山下 深谷中, 可藏處. 啓 禹之子也. 楊氏曰, 此語 孟子必有所受, 然 不可考矣. 但云天與賢則與賢, 天與子則與子. 可以見堯舜禹之心, 皆無一毫私意也.
○양성과 기산의 음은 다 숭산 아래 깊은 골짜기 안으로 숨을 만한 곳이라. 계는 우의 아들이라. 양씨 가로대 이 말은 맹자가 반드시 (전수)받은 바가 있으나 그러나 가히 상고하지 못하노라. 다만 하늘이 어진 자에게 주면 어진 자에게 주고 하늘이 자식에게 주면 자식에게 준다 이르시니, 가히 써 요 순 우의 마음이 다 한 터럭 개인의 뜻이 없음을 보여주시니라.
丹朱之不肖, 舜之子亦不肖。 舜之相堯禹之相舜也歷年多, 施澤於民久, 啓賢能敬承繼禹之道。益之相禹也, 歷年少施澤於民未久。 舜禹益相去之遠, 其子之賢不肖皆天也, 非人之所能爲也。莫之爲而爲者天也, 莫之致而至者 命也。
요임금의 아들 단주가 불초하였는데 순의 아들 또한 불초하였다. 순임금은 요임금을 돕고 우임금은 순임금을 도와 지나온 해가 많고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 오래되었는데, 계는 현명하여 우임금의 도를 공경으로 계승할 수 있었다. 익은 우임금을 도왔으나 지나온 해가 적고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푼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순임금, 우임금, 익은 시대적으로 서로 멀었고 그 아들들의 현명함과 불초함도 모두 하늘의 뜻이었으며, 사람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니었다. 행하는 것이 없어도 행하는 것은 하늘이며, 이르게 하지 않았는데도 이르는 것은 명이다.
○堯舜之子 皆不肖, 而舜禹之爲相久, 此堯舜之子所以不有天下, 而舜禹有天下也. 禹之子賢, 而益相不久, 此啓所以有天下, 益不有天下也. 然 此皆非人力所爲而自爲, 非人力所致而自至者. 蓋以理言之 謂之天, 自人言之 謂之命, 其實則一而已.
○요와 순의 아들은 다 불초하고 순과 우의 재상함은 오래니 이는 요와 순의 아들이 써한 바 천하를 두지 못하고 순과 우가 천하를 둠이며, 우의 아들은 어질고 익은 재상을 오래하지 못하니 이것이 계가 써한 바 천하를 두고 익이 천하를 두지 못함이라. 그러나 이것은 다 사람의 힘으로 하는 바가 아니고 저절로 하옴이오, 사람의 힘으로 이르는 바가 아니고 저절로 이르름이라. 대개 이치로써 말한다면 하늘이라 이르고, 사람으로 말하면 명이라 이르니 그 실재는 하나일 따름이니라.
匹夫而有天下者, 德必若舜禹, 而又有天子薦之者, 故 仲尼不有天下。
평범한 사람으로 천하를 소유하는 사람은 덕이 반드시 순임금과 우임금과 같으며 또 천자의 천거가 있어야 하므로 중니(공자)가 천하를 소유하지 못한 것이다.
○孟子因禹益之事, 歷擧此下兩條, 以推明之. 言孔尼之德, 雖無媿於舜禹, 而無天子薦之者故, 不有天下.
○맹자가 우와 익의 일로 인하여 이 아래 두 조항을 차례로 들어서 써 미루어 밝히시니라. 공자의 덕이 비록 순과 우에게 부끄러움이 없으나 천자가 추천함이 없는 고로 천하를 두지 못하심을 말씀하시니라.
媿 : 부끄러울 괴, 창피주다. 부끄러워 하다.
繼世以有天下, 天之所廢, 必若桀紂者也, 故 益伊尹周公, 不有天下。
대를 이어서 천하를 가진자를 하늘이 폐하는 바는 반드시 하나라 걸왕과 은나라 주왕과 같은 자이다. 그러므로 익과 이윤, 주공이 천하를 갖지 못하였다.
○繼世而有天下者, 其先世 皆有大功德於民. 故 必有大惡如桀紂, 則天乃廢之, 如啓及太甲成王, 雖不及益 伊尹 周公之賢聖, 但能嗣守先業, 則天亦不廢之. 故 益伊尹周公 雖有舜禹之德, 而亦不有天下.
○대를 이어 천하를 두는 자는 그 선대가 다 백성에게 큰 공덕이 있음이라. 그러므로 반드시 큰 악이 걸과 주 같음이 있어야 곧 하늘이 마침내 폐함이요, 계와 태갑 성왕과 같이 비록 익과 이윤, 주공의 현성에 미치지 못하나 다만 능히 윗대의 업을 이어서 지키면 하늘이 또한 폐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익과 이윤, 주공이 비록 순과 우의 덕이 있으나 또한 천하를 두지 못하시니라.
伊尹相湯, 以王於天下。湯崩太丁未立, 外丙二年, 仲壬四年, 太甲顚覆湯之典刑, 伊尹放之於桐三年, 太甲悔過自怨自艾, 於桐處仁遷義, 三年以聽伊尹之訓己也, 復歸于亳。
이윤이 탕을 도와 천하에 왕이 되게 하였다. 탕왕이 죽은 후 태자인 태정이 즉위하지 못하고 죽자, 외병이 2년, 중임이 4년동안 왕위에 있었으며, 태정의 아들인 태갑이 즉위한 후 탕왕의 법을 뒤엎어, 이윤이 태갑을 동에 3년동안 내쳤는데 태갑이 잘못을 뉘우치고 스스로 원망하고 스스로 다스려, 동에서 인에 마음을 두고 의를 실천하며 3년동안 이윤의 가르침을 듣고 다시 박으로 돌아갔다.
○此 承上文, 言伊尹不有天下之事. 趙氏曰, 太丁 湯之太子, 未立而死, 外丙立二年, 仲壬立四年, 皆太丁弟也. 太甲太丁子也. 程子曰, 古人謂歲爲年, 湯崩時, 外丙方二歲, 仲壬方四歲, 惟太甲差長故, 立之也. 二說 未知孰是. 顚覆 壞亂也. 典刑 常法也. 桐 湯墓所在. 艾 治也. 說文 云芟草也, 蓋斬絶自新之意. 亳 商所都也.
○이는 윗글을 이어 이윤이 천하를 두지 못한 일을 말씀하심이라. 조씨 가로대 태정은 탕의 태자니 즉위하지 못하고 죽고 외병은 즉위 2년이오, 중임은 즉위 4년이니 다 태정의 아우요, 태갑은 태정의 아들이라 하고, 정자 가로대 옛날 사람들은 세를 연이라 이르니 탕이 붕어하실 때 외병은 바야흐로 두 살이요, 중임은 바야흐로 네 살이요, 오직 태갑이 조금 나이가 많은 고로 즉위함이라 하시니 두 설이 어느 것이 옳은지 아지 못하노라. 전복은 무너져 어지럽혀짐이라. 전형은 떳떳한 법이라. 동은 탕의 묘가 있는 곳이라. 예는 다스림이라. 설문은 이르기를 풀을 베는 것이라 하니 대개 베어내고 끊어 스스로 새로워진다는 뜻이라. 박은 상나라가 도읍한 곳이라.
芟 : 풀벨 삼/풀꽃 수. 베다. 풀을 베다. 제거함. 큰 낫. 풀꽃. 풀에서 핀 꽃.
周公之不有天下, 猶益之於夏, 伊尹之於殷也。
주공의 천하를 소유하지 못한 것은 하나라의 익, 은나라에서의 이윤과 같다.
○此 復言周公所以不有天下之意.
○이는 다시 주공이 써 천하를 두지 못한 바의 뜻을 말씀하심이라.
孔子曰, 『唐虞禪, 夏后殷周繼, 其義一也。』
공자는 '당요(唐堯)와 우순(虞舜)은 선양하고, 하후, 은, 주나라는 계승하였으나 그 뜻은 하나이다.'라 하셨다.
○禪 受也. 或禪或繼皆天命也, 聖人 豈有私意於其間哉!
○尹氏曰, 孔子曰, 唐虞禪, 夏后殷周繼, 其義一也. 孟子曰, 天與賢則與賢, 天與子則與子. 知前聖之心者, 無如孔子, 繼孔子者孟子而已矣.
○선은 받음이라. 혹 물려주고 혹 잇게 함은 다 천명이니 성인이 어찌 그 사이에 사의를 두셨으리오.
○윤씨 가로대 공자 가라사대 당과 우는 물려주고 하후와 은과 주는 잇게 하니 그 뜻은 하나라 하시고, 맹자 가라사대 하늘이 현자에게 주면 현자에게 주고 하늘이 자식에게 주면 자식에게 준다 하시니, 앞서간 성인의 마음을 아는 자는 공자 같은 분이 없고, 공자를 이은 자는 맹자일 뿐이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