告子 <上> 第 6章 ~ 第10章
第 6章
公都子曰, 「告子曰性無善無不善也。或曰, 性可以爲善, 可以爲不善, 是故文武興, 則民好善, 幽厲興, 則民好暴。或曰, 有性善, 有性不善, 是故 以堯爲君而有象, 以瞽瞍爲父而有舜, 以紂爲兄之子, 且以爲君而有微子啓王子比干。今曰性善, 然則彼皆非與?」
孟子曰, 「乃若其情則可以爲善矣, 乃所謂善也。若夫爲不善, 非才之罪也。惻隱之心人皆有之, 羞惡之心人皆有之, 恭敬之心人皆有之, 是非之心人皆有之。惻隱之心仁也, 羞惡之心義也, 恭敬之心禮也, 是非之心智也, 仁義禮智非由外鑠我也。我固有之也, 弗思耳矣。故曰求則得之, 舍則失之, 或相倍蓰而無算者, 不能盡其才者也。詩曰, 『天生蒸民, 有物有則。民之秉夷, 好是懿德。』 孔子曰, 『爲此詩者。其知道乎! 故 有物必有則, 民之秉夷也故, 好是懿德。』 」
공도자가 말했다.
"고자는 '천성에는 선함도 없고 선하지 않음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어떤 자는 '천성은 선할 수도 있고 선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문왕과 무왕의 도가 일어나면 백성이 선을 좋아하고, 유왕과 여왕의 무도함이 일어나면 백성은 포악한 것을 좋아한다.'고 했고,
또 어떤 자는 '천성이 선한 자도 있고 천성이 선하지 않은 자도 있다. 그러므로 요를 임금으로 삼았는데 상이 있었으며, 고수를 부친으로 두고서도 순임금이 있었고, 주를 형의 아들로 삼고 또 군왕이 되게 하였는데도 미자 계와 왕자 비간이 있었다.' 고 하였습니다.
지금 천성이 선하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저 사람들은 모두 틀렸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본성은 선하게 될 수 있어 이에 선하다고 하는 것이다. 선하지 않다고 해도 바탕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측은지심)은 모든 사람에게 있고, 옳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수오지심)은 사람들 모두가 가지고 있으며, 공경하는 마음(공경지심)도 사람들 모두가 가지고 있고, 옳고 그른 것을 가리는 마음(시비지심)도 사람들 모두에게 있다. 측은지심은 인이고, 수오지심은 의이며, 공경지심은 예이고 시비지심은 지인데, 인의예지가 밖으로부터 나에게 녹아 들어온 것이 아니다.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는 것이데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므로 구하면 얻고, 버리면 잃는다 하는 것이며, 혹은 서로 배가 되고 다섯배가 되어도 계산하지 않는 자는 그 재질을 다 할 수 없는 것이다.
시에, '하늘이 많은 백성을 내시니 만물에는 법칙이 있도다. 백성이 지키는 것은 떳떳함이라.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도다.' 라고 하였고, 공자는, '이 시를 지은 자는 도를 아는 자로다! 그러므로 만물에는 반드시 법칙이 있으며, 백성이 떳떳함을 지키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한다.' 고 하셨다."
○此亦生之謂性, 食色性也之意, 近世蘇氏胡氏之說 蓋如此. 此 卽湍水之說也.
○韓子 性有三品之說 蓋如此. 按此文則微子, 比干 皆紂之叔父, 而書稱微子 爲商王元子, 疑此或有誤字.
○이 또한 생하는 것을 성이라 하고 식과 색을 성이라 하는 뜻이니 근세에 소씨(蘇軾)와 호씨(胡安國, 南宋人)의 설이 다 이와 같으니라. 이는 곧 소용돌이 물의 설명이라.
○한자(韓愈)가 성은 삼품이 있다는 말씀이 대개 이와 같으니라. 이 문장을 살펴보건대 미자와 비간은 다 주의 숙부로되 서경에서 미자는 상왕의 원자라 칭했으니 의심컨대 이는 혹 오자인 듯하다.
孟子曰, 「乃若其情則可以爲善矣, 乃所謂善也。若夫爲不善, 非才之罪也。」
맹자가 말했다. "본성은 선하게 될 수 있어 이에 선하다고 하는 것이다. 선하지 않다고 해도 바탕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乃若 發語辭. 情者 性之動也. 人之情 本但可以爲善, 而不可以爲惡, 則性之本善 可知矣.
○才 猶材質, 人之能也. 人有是性 則有是才, 性旣善 則才亦善. 人之爲不善 乃物欲陷溺而然, 非其才之罪也.
○내약은 발어사라. 정이란 것은 성의 움직임이오, 사람의 정은 본래 다만 가히 써 선을 함이오, 가히 써 악을 함이 아니니 곧 성의 본래 선함을 가히 아니라.
○재는 재질과 같으니 사람의 능함이라. 사람이 이 성이 있으면 이 재질이 있으니 성이 이미 선하면 재질 또한 선함이라. 사람이 불선을 함은 이에 물욕에 빠져서 그러하니 그 재질의 죄가 아니니라.
惻隱之心人皆有之, 羞惡之心人皆有之, 恭敬之心人皆有之, 是非之心人皆有之。惻隱之心仁也, 羞惡之心義也, 恭敬之心禮也, 是非之心智也, 仁義禮智非由外鑠我也。我固有之也, 弗思耳矣。故曰求則得之, 舍則失之, 或相倍蓰而無算者, 不能盡其才者也。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측은지심)은 모든 사람에게 있고, 옳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수오지심)은 사람들 모두가 가지고 있으며, 공경하는 마음(공경지심)도 사람들 모두가 가지고 있고, 옳고 그른 것을 가리는 마음(시비지심)도 사람들 모두에게 있다. 측은지심은 인이고, 수오지심은 의이며, 공경지심은 예이고 시비지심은 지인데, 인의예지가 밖으로부터 나에게 녹아 들어온 것이 아니다.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는 것이데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므로 구하면 얻고, 버리면 잃는다 하는 것이며, 혹은 서로 배가 되고 다섯배가 되어도 계산하지 않는 자는 그 재질을 다 할 수 없는 것이다.
鑠 : 녹일 삭. 녹이다. 쇠붙이를 녹임. 녹다. 녹아 없어짐. 멸망함. 달구다. 태움. 갈다. 닦음. 비방하다. 빛나다. 아름답다.
蓰 : 다섯 곱 사/풀이름 시. 다섯곱. 5배. 죽지가 늘어져 퍼덕이지 못하는 모양. 풀이름.
○恭者敬之發於外者也, 敬者恭之主於中者也。鑠以火銷金之名, 自外以至內也。算數也。言四者之心人所固有, 但人自不思而求之耳, 所以善惡相去之遠, 由不思不求, 而不能擴充, 以盡其才也。 前篇言是四者爲仁義禮智之端, 而此不言端者, 彼欲其擴而充之, 此直因用以著其本體故, 言有不同耳。
○공은 경이 밖에 나타남이오, 경은 공이 안에서 주장함이라. 삭은 불로써 쇠를 녹이는 것을 이름이니 밖으로부터 써 안으로 이르름이라. 산은 셈함이라. 네 가지의 마음은 사람이 본래 갖고 있는 바이로되 다만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구하지 않았을 뿐이니 써한 바 선과 악의 서로 거리가 먼 것은 생각지 아니하고 구하지 아니한 데에서 말미암아 능히 넓히고 채워서 써 그 재질을 다하지 아니함을 말함이라. 전편에 이 네 가지가 인의예지의 실마리가 됨을 말하였거늘 여기서 실마리를 말하지 아니함은 저에서는 그 넓혀서 채우게 하고자 함이오, 이에서는 다만 用으로 말미암아 써 그 본체를 드러낸 고로 말씀이 같지 아니함이 있을 뿐이라.
詩曰, 『天生蒸民, 有物有則。民之秉夷, 好是懿德。』 孔子曰, 『爲此詩者。其知道乎! 故 有物必有則, 民之秉夷也故, 好是懿德。』
시에, '하늘이 많은 백성을 내시니 만물에는 법칙이 있도다. 백성이 지키는 것은 떳떳함이라.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도다.' 라고 하였고, 공자는, '이 시를 지은 자는 도를 아는 자로다! 그러므로 만물에는 반드시 법칙이 있으며, 백성이 떳떳함을 지키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한다.' 고 하셨다.
○詩 大雅蒸民之篇. 蒸 詩作烝, 衆也. 物 事也, 則 法也. 夷 詩作彛 常也. 懿 美也. 有物必有法, 如有耳目, 則有聰明之德, 有父子 則有慈孝之心, 是 民所秉執之常性也. 故 人之情 無不好此懿德者. 以此觀之 則人性之善 可見, 而公都子所問之三說, 皆不辨而自明矣.
○程子曰, 性 卽理也, 理則堯舜至於塗人 一也, 才禀於氣, 氣有淸濁, 禀其淸者爲賢, 禀其濁者爲愚, 學而知之, 則氣無淸濁皆可至於善, 而復性之本, 湯武身之是也. 孔子所言, 下愚不移者, 則自暴自棄之人也. 又曰, 論性不論氣 不備, 論氣不論性 不明, 二之則不是.
張子曰, 形而後有氣質之性, 善反之, 則天地之性存焉. 故 氣質之性, 君子有弗性者焉.
愚按, 程子此說才字, 與孟子本文 小異, 蓋孟子專指其發於性者, 言之故, 以爲才無不善, 程子 兼指其禀於氣者言之, 則人之才, 固有昏明强弱之不同矣, 張子所謂氣質之性 是也. 二說 雖殊, 各有所當. 然 以事理考之, 程子爲密, 蓋氣質所禀 雖有不善, 而不害性之本善, 性雖本善, 而不可以無省察矯揉之功, 學者所當深琓也.
○시는 대아 증민의 편이라. 증은 시경에 烝으로 지었으니 많음이라. 물은 일이오, 칙은 법이라. 이는 시경에 彛로 지었으니 떳떳함이라. 의는 아름다움이라. 물이 있으면 반드시 법이 있음은 마치 귀와 눈이 있으면 총명의 덕이 있음과 같고, 아버지와 아들이 있으면 어질오 효도하는 마음이 있음과 같으니, 이는 백성이 잡는 바의 떳떳한 성이라. 그러므로 사람의 정이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지 아니함이 없느니라. 이로써 보건대 사람이 성의 선함을 볼 수 있으니 공도자가 물은 바의 세 가지 말은 다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분명해지느니라.
○정자 가라사대 성은 바로 理니, 理는 요순으로부터 거리의 사람에 이르기까지 하나요, 재는 기에서 받으니, 기에는 청탁이 있어 그 맑음을 받은 자는 어질게 되고 그 흐림을 받은 자는 어리석게 되니, 배워서 알면 기가 청탁이 없어져 다 가히 선에 이르고, 성의 근본을 회복하니, 탕왕과 무왕이 몸으로 한 것이 이것이라. 공자가 말씀하신 바 지극히 어리석어서 변화하지 않는 자는 곧 스스로 해쳐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이라. 또 (정자) 가라사대 성을 논하고 기를 논하지 아니하면 갖추지 못함이오, 기를 논하고 성을 논하지 아니하면 밝지 못함이오, 두 가지로 하면(나누면) 옳지 못하니라.
장자(張載) 가라사대 모양이 있은 후에 기질의 성이 있으니 잘 돌이키면 천지의 성이 보존되는 고로 기질의 성을 군자가 성이라 아니라고 하는 것이라.
우(주자)가 살펴보건대 정자는 이 才자를 설명함이 다못 맹자 본문과 조금 다르니, 대개 맹자는 오로지 그 성에서 발한 것을 가리켰음을 말씀하신 고로 써 재질에 불선함이 없다고 하셨으며, 정자는 아울러 그 기에서 받은 것을 가리켜 말씀하시니 사람의 재질은 진실로 혼명과 강약이 같지 않음이 있으니, 장자가 이른바 기질의 성이라고 하는 것이 이것이라. 두 가지 설(맹자와 정자)이 비록 다르나 각각 마땅한 바가 있음이라. 그러나 사리로써 고찰해보면, 정자가 치밀하니, 대개 부여받은 바의 기질이 비록 불선함이 있으나 성의 본래 선함을 해하지 아니하고, 성이 비록 본래 선하나 가히 써 성찰하고 바로잡는 공이 없어서는 아니되니, 배우는 자 마땅히 깊이 살펴야 하니라.
大雅/蕩之什/烝民
天生烝民,有物有則。 하늘이 많은 백성을 내시니 만물에는 법칙이 있도다.
民之秉彝,好是懿德。 백성이 지키는 것은 떳떳함이라,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도다.
天監有周,昭假于下。 하늘이 주나라를 보시어 밝음이 아래에 이르렀도다.
保茲天子,生仲山甫。 이 천자를 보우하시어 중산보를 낳으셨도다.
第 7章
孟子曰, 「富歲子弟多賴, 凶年子弟多暴, 非天之降才爾殊也。其所以陷溺其心者 然也。今夫麰麥播種而耰之, 其地同, 樹之時又同, 浡然而生, 至於日至之時, 皆熟矣。雖有不同, 則地有肥磽, 雨露之養, 人事之不齊也。故凡同類者, 擧相似也, 何獨至於人而疑之 ! 聖人與我同類者。故龍子曰, 『不知足而爲屨, 我知其不爲蕢也。』 屨之相似, 天下之足 同也。口之於味, 有同耆也, 易牙先得我口之所耆者也。如使口之於味也, 其性與人殊, 若犬馬之與我不同類也, 則天下何耆皆從易牙之於味也! 至於味天下期於易牙, 是天下之口相似也。惟耳亦然, 至於聲天下期於師曠, 是天下之耳相似也。惟目亦然, 至於子都天下莫不知其姣也, 不知子都之姣者, 無目者也。故曰, 『口之於味也, 有同耆焉, 耳之於聲也, 有同聽焉, 目之於色也, 有同美焉, 至於心獨無所同然乎? 心之所同然者 何也? 謂理也義也, 聖人先得我心之所同然耳, 故理義之悅我心, 猶芻豢之悅我口。』 」
맹자가 말했다.
"풍년에는 자제들이 선량함이 많고 흉년에는 자제들이 흉포함이 많다. 하늘이 내린 바탕이 이와 같이 다른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빠졌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지금 보리를 씨 뿌리고 흙을 덮으면, 땅이 같고 심는 시기가 같으면 싹이 일제히 솟아올라 하지가 되면 모두 익는다. 같지 않은 것이 있다면 땅에 기름지고 메마름이 있고 비와 이슬의 보살핌이 있으며, 사람의 일이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릇 같은 종류의 것은 모두 서로 비슷하니 어찌 사람에 이르러 의심하겠는가! 성인도 우리와 같은 부류인 것이다. 그러므로 용자는 '발의 크기도 모르고 신발을 만들더라도 우리는 그것이 삼태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하였다. 신발이 서로 같다면 천하 사람들의 발이 같은 것이다.
입에 미각이 있어 맛을 즐기는 것은 같은데, 역아는 입이 즐기는 것을 먼저 깨닳은 자이다. 입이 맛을 느끼는 것이 천성이 남과 다르듯 개와 말의 입맛이 나와 같은 부류가 아닌 것과 같다면, 천하 사람들이 어찌 맛에 있어서 역아의 입맛을 따라 즐기겠는가! 맛에 있어서 천하 사람들이 모두 역아에게 기대하기에 이른 것은 천하 사람들의 입맛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귀도 또한 그러하다. 소리에 이르러서는 천하 사람이 사광에게 기대하는데 이것은 천하 사람들의 귀가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눈도 또한 그러하다. 자도에 이르러서는 천하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 자가 없으니, 자도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 자는 눈이 없는 자이다. 그러므로 '입에 미각이 있어 똑같이 맛을 즐기고, 귀에 소리가 똑같이 들리며, 눈에 색이 똑같이 아름답게 보이는데, 마음에 이르러서는 어찌 똑같은 것이 없겠는가? 마음이 똑같게 여기는 것은 어째서인가? 이(理)라 하며 의(義)라 하는데, 성인이 먼저 내가 마음에 똑같게 여기는 바를 얻었고, 그러므로 이와 의가 내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이 고기가 내 입을 즐겁게 하는 것과 같다.' 고 하였다."
○富歲 豊年也. 賴 藉也. 豊年衣食饒足故. 有所賴藉而爲善, 凶年 衣食不足故, 有以陷溺其心而爲暴.
○부세는 풍년이라. 뢰는 자뢰함이라. 풍년엔 의식이 풍족한 고로 믿고 의지하는 바가 있어 선을 하고, 흉년엔 의식이 부족한 고로 써 그 마음을 빠뜨림이 있어 포악해지니라.
今夫麰麥播種而耰之, 其地同, 樹之時又同, 浡然而生, 至於日至之時, 皆熟矣。雖有不同, 則地有肥磽, 雨露之養, 人事之不齊也。
지금 보리를 씨 뿌리고 흙을 덮으면, 땅이 같고 심는 시기가 같으면 싹이 일제히 솟아올라 하지가 되면 모두 익는다. 같지 않은 것이 있다면 땅에 기름지고 메마름이 있고 비와 이슬의 보살핌이 있으며, 사람의 일이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麰 : 보리 모. 보리. 누룩. 磽 : 메마른 땅 교. 메마른 땅. 돌이 많은 땅. 단단하다. 나쁘다.
耰 : 씨덮을 우. 씨를 덮다. 씨를 뿌리고 덮음. 갈다. 농구로 흙을 파 뒤짚음. 곰방메. 흙을 고루는 농구. 씨앗을 뿌리고 덮는 데에 씀.
○麰 大麥也. 耰 覆種也. 日至之時 謂當成熟之期也. 磽 瘠薄也.
○모는 대맥이라. 우는 씨를 덮음이라. 일지의 때는 마땅히 다 익은 기간을 말함이라. 요는 척박함이라.
故凡同類者, 擧相似也, 何獨至於人而疑之 ! 聖人與我同類者。
그러므로 무릇 같은 종류의 것은 모두 서로 비슷하니 어찌 사람에 이르러 의심하겠는가! 성인도 우리와 같은 부류인 것이다.
○聖人 亦人, 其性之善 無不同也.
○성인도 또한 사람이니 그 성의 선함이 같지 아니함이 없느니라.
故龍子曰, 『不知足而爲屨, 我知其不爲蕢也。』 屨之相似, 天下之足 同也。
그러므로 용자는 '발의 크기도 모르고 신발을 만들더라도 우리는 그것이 삼태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하였다. 신발이 서로 같다면 천하 사람들의 발이 같은 것이다.
蕢 : 상할 괴/삼태기 궤. 상하다. 썩음. 흙덩이. 붉은 비름. 적한(赤莧). 삼태기.
○蕢 草器也. 不知人足之大小, 而爲之屨, 雖未必適中, 然 必似足形, 不至成蕢也.
○궤는 풀로 만든 그릇이라. 사람 발의 크고 작음을 아지 못하고 신을 만들면 비록 반드시 꼭 맞지는 아니하나 그러나 반드시 발 모양과 같고 삼태기가 되는 데에는 이르지 않느니라.
口之於味, 有同耆也, 易牙先得我口之所耆者也。如使口之於味也, 其性與人殊, 若犬馬之與我不同類也, 則天下何耆皆從易牙之於味也! 至於味天下期於易牙, 是天下之口相似也。
입에 미각이 있어 맛을 즐기는 것은 같은데, 역아는 입이 즐기는 것을 먼저 깨닳은 자이다. 입이 맛을 느끼는 것이 천성이 남과 다르듯 개와 말의 입맛이 나와 같은 부류가 아닌 것과 같다면, 천하 사람들이 어찌 맛에 있어서 역아의 입맛을 따라 즐기겠는가! 맛에 있어서 천하 사람들이 모두 역아에게 기대하기에 이른 것은 천하 사람들의 입맛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易牙 古之知味者. 言易牙所調之味, 則天下皆以爲美也.
○역아는 옛날에 맛을 아는 자라. 역아가 조리한 맛은 천하가 다 써 아름답게 여김을 말씀하심이라.
[참조] 易牙에 대해서는 韓非子에 그 내용이 잘 설명되어 있다.
管仲有病,桓公往問之,曰:『仲父病,不幸卒於大命,將奚以告寡人?』 管仲曰:『微君言,臣故將謁之。願君去豎刁,除易牙,遠衛公子開方。易牙爲君主味,君惟人肉未嘗,易牙烝其子首而進之;夫人情莫不愛其子,今弗愛其子,安能愛君? 君妒而好內,豎刁自宮以治內,人情莫不愛其身,身且不愛,安能愛君? 聞開方事君十五年,齊、衛之間, 不容數日行,棄其母久宦不歸,其母不愛,安能愛君? 臣聞之:「矜僞不長,蓋虛不久。」 願君去此三子者也。』 管仲卒死,桓公弗行,及桓公死,蟲出尸不葬。
관중이 병이 들자 환공이 병문안을 가서 물었다.
"중부께서 병이 들어 불행하게도 천명을 다하게 된다면 장차 누가 과인을 깨우쳐 주겠습니까?"
관중이 말했다.
"왕의 말씀이 없었더라도 신은 본래 알현하고자 했습니다. 부디 왕께서는 수조를 버리시고, 역아를 떠나보내며 위나라 공자 개방을 멀리하십시오. 역아는 군주의 요리사로서 왕께서 오직 사람고기의 맛을 보지 못하였다 하자 역아는 자신의 자식의 머리를 삶아 바쳤습니다. 무릇 인정상 그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자가 없는데 지금 자신의 자식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찌 왕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왕께서는 투기가 심하시며 여인을 좋아하시는데 수조는 스스로 거세를 하고 대궐안을 다스렸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자가 없는데 자신의 몸마저도 아끼지 않으면서 어찌 왕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듣기로 개방은 왕을 15년동안이나 섬겼는데 제나라와 위나라와의 거리가 며칠간의 거리도 되지 않는데 그 모친을 버린채 오랫동안 벼슬을 하면서 돌아간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모친도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찌 왕을 사랑하겠습니까? 신이 듣기로, '자랑하고 뽐내면 오래가지 않으며, 거짓은 숨기더라도 오래가지 않는다.' 했습니다. 부디 왕께서는 이 세 사람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관중이 마침내 죽고나자 환공은 그 유언을 실행하지 않았다. 환공이 죽고나자 그 시신에서 구더기가 나올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이하 번역 생략>
或曰:管仲所以見告桓公者,非有度者之言也。所以去豎刁、易牙者,以不愛其身,適君之欲也。曰, 『不愛其身,安能愛君』,然則臣有盡死力以? 其主者,管仲將弗用也。曰『不愛其死力,安能愛君』,是君去忠臣也。且以不愛其身,度其不愛其君,是將以管仲之不能死公子糾度其不死桓公也,是管仲亦在所去之域矣。明主之道不然,設民所欲以求其功,故爲爵祿以勸之;設民所惡以禁其姦,故爲刑罰以威之。慶賞信而刑罰必,故君擧功於臣,而姦不用於上,雖有豎刁,其奈君何?且臣盡死力以與君市,君垂爵祿以與臣市,君臣之際,非父子之親也,計數之所出也。君有道,則臣盡力而姦不生;無道,則臣上塞主明而下成私。管仲非明此度數於桓公也,使去豎刁,一豎刁又至,非絶姦之道也。且桓公所以身死蟲流出尸不葬者,是臣重也;臣重之實,擅主也。有擅主之臣,則君令不下究,臣情不上通,一人之力能隔君臣之間,使善敗不聞,禍福不通,故有不葬之患也。明主之道,一人不兼官,一官不兼事。卑賤不待尊貴而進,論,大臣不因左右而見。百官修通,群臣輻湊。有賞者君見其功,有罰者君知其罪。見知不悖於前,賞罰不弊於後,安有不葬之患? 管仲非明此言於桓公也,使去三子,故曰管仲無度矣。 <韓非子 卷第十五. 論難第三六Ⅰ>
微 : …이 아니다. (부정). … 아니라면. 만약 … 없으면.(가정). 가령 … 없었다고 해도.
刁 : 바라 조. 바라. 동라(銅鑼)의 한 가지. 머리털이 헝클어진 모양. 흔들리어 움직이는 모양. 속이다. 간사함.
惟耳亦然, 至於聲天下期於師曠, 是天下之耳相似也。
귀도 또한 그러하다. 소리에 이르러서는 천하 사람이 사광에게 기대하는데 이것은 천하 사람들의 귀가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師曠 能審音者也. 言師曠所和之音, 則天下皆以爲美也.
○사광은 음을 살핌에 능한 자라. 사광이 조화한 음악은 천하가 다 써 아름답게 여김을 말씀하심이라.
[참조]
師曠은 晉나라 때의 악사로 음률을 미묘한 부분까지 잘 구분하였다 한다. 晉나라 平公과의 炳燭之明의 問答이 <說苑>에, 音에 관한 문답이 <韓非子>에 나온다.
[炳燭之明]
晉平公問於師曠曰, 「吾年七十欲學,恐已暮矣.」 師曠曰, 「何不炳燭乎?」 平公曰, 「安有爲人臣而戱其君乎?」 師曠曰, 「盲臣安敢戱其君乎?臣聞之,少而好學,如日出之陽;壯而好學,如日中之光;老而好學,如炳燭之明.炳燭之明,孰與昧行乎?」 平公曰, 「善哉!」 <說苑/建本>
[韓非子]
奚謂好音?昔者衛靈公將之晉,至濮水之上,稅車而放馬,設舍以宿,夜分,而聞鼓新聲者而說之,使人問左右,盡報弗聞。乃召師涓而告之,曰:『有鼓新聲者,使人問左右,盡報弗聞,其狀似鬼神,子爲我聽而寫之。』 師涓曰:『諾。』 因靜坐撫琴而寫之。師涓明日報曰:『臣得之矣,而未習也,請復一宿習之。』 靈公曰:『諾。』 因復留宿,明日,而習之,遂去之晉。
晉平公觴之於施夷之臺,酒酣,靈公起,公曰:『有新聲,願請以示。』 平公曰:『善。』 乃召師涓,令坐師曠之旁,援琴鼓之。未終,師曠撫止之,曰:『此亡國之聲,不可遂也。』 平公曰:『此道奚出?』 師曠曰:『此師延之所作,與紂爲靡靡之樂也,及武王伐紂,師延東走,至於濮水而自投,故聞此聲者必於濮水之上。先聞此聲者其國必削,不可遂。』
무엇을 가리켜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는가? 옛날 위나라 영공이 진나라에 가다가 복수 가에 이르러 수레에서 말을 풀어 놓고 야영을 하게 되었는데, 밤이 깊어지자 처음 듣는 음악소리가 들려 기뻐하며 사람들을 시켜 주위에 물어봐도 모두 들어본 적이 없다고 보고했다. 이에 악사 사연을 불러 "새로운 곡을 연주하는 소리가 들려 주변에 물어봐도 모두 들은 바가 없다고 하는데 그 소리의 형상이 신령스러우니 그대가 나를 위해 듣고 기록해 주시오."
사연이 "알겠습니다." 하고는 조용히 앉아서 거문고를 타며 옮겨 적었다.
사연이 다음 날 보고했다. "신이 그 곡을 얻었으나 아직 익히지 못했습니다. 다시 하루 밤동안 익히도록 청합니다."
영공이, "알았노라." 하고는 다시 하룻 밤을 보내고 이튿날이 되자 완전히 익히게 되어 진나라로 떠났다.
진나라 평공이 시이의 누대에서 주연을 설치하고 영공에게 술을 대접했는데 술이 무르익어 가자 영공이 일어나 말했다.
"새로운 곡이 있는데 들어보시겠습니까?" 평공이 "좋소." 하고 찬성하여 사연을 부르고, 사광을 그 곁에 앉게 하고 거문고를 당겨
그 곡을 연주했다. 그 곡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사광이 거문고를 눌러 연주를 그치게 하고 말했다.
"이 곡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곡입니다. 끝까지 들어서는 안됩니다."
펑공이 "이 곡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하고 묻자, 사광이 대답했다. "이 곡은 사연이 지은 것으로 은나라 주왕에게 바친 음탕한 음악입니다. 무왕이 주왕을 치자 사연은 동쪽으로 도주하여 복수에 이르러 몸을 던져 죽었는데 그러므로 이 곡이 복수 물가에서 들린 것입니다. 앞서 이 곡을 들은 자는 그 나라를 반드시 위태롭게 했습니다. 끝까지 들어서는 안됩니다."
平公曰:『寡人所好者音也,子其使遂之。』 師涓鼓究之。平公問師曠曰:『此所謂何聲也?』 師曠曰:『此所謂淸商也。』 公曰:『淸商固最悲乎?』 師曠曰:『不如淸徵。』 公曰:『淸徵可得而聞乎?』 師曠曰:『不可,古之聽淸徵者, 皆有德義之君也,今吾君德薄,不足以聽。』 平公曰:『寡人之所好者音也,願試聽之。』 師曠不得已,援琴而鼓。一奏之,有玄鶴二八,道南方來,集於郞門之垝。再奏之而列。三奏之,延頸而鳴,舒翼而舞。音中宮商之聲,聲聞於天。平公大說,坐者皆喜。
평공이 말했다. "과인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그대는 끝까지 듣게 해주시오." 사연이 그 곡을 끝까지 연주했다.
평공이 사광에게 물었다. "이것을 무슨 곡이라고 하는가?" 사광은, "이 곡은 청상조라고 합니다." 라 대답하니,
평공이 물었다. "청상조가 본래 가장 슬픈 곡인가?"
사광이 "청치조만 같지 못합니다." 라 대답하니, 공이 물었다. "청치조를 들을 수 있겠소?"
사광이 대답했다. "안됩니다. 옛날 청치조를 들은 자는 덕이 있는 의로운 임금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임금께서는 덕이 박하여 들으실 수 없습니다."
평공이 말했다. "과인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오. 시험삼아 듣고 싶소." 사광이 어쩔 수 없어 거문고를 당겨 타기 시작했다.
한 곡이 연주되자 검은 학이 두줄로 열 여섯마리가 남쪽에서 날아와 회랑문(回廊門)의 가장 높은 곳에 내려 앉았고, 두번째 연주를 하자 열을 지었고, 세번째를 연주하자 목을 길게 늘이고 울고 날개를 펴며 춤을 추었다. 울음소리가 궁상의 음조에 맞고 소리가 하늘까지 들렸다. 평공이 크게 기뻐하고 좌중의 사람들이 모두 즐거워 했다.
平公提觴而起爲師曠壽,反坐而問曰:『音莫悲於淸徵乎?』 師曠曰:『不如淸角。』 平公曰:『淸角可得而聞乎?』 師曠曰:『不可。昔者黃帝合鬼神於西泰山之上,駕象車而六蛟龍,畢方竝轄,蚩尤居前,風伯進掃,雨師灑道,虎狼在前,鬼神在後,騰蛇伏地,鳳皇覆上,大合鬼神,作爲淸角。今主君德薄,不足聽之,聽之將恐有敗。』 平公曰:『寡人老矣,所好者音也,願遂聽之。』 師曠不得已而鼓之。一奏之,有玄雲從西北方起;再奏之,大風至,大雨隨之,裂帷幕,破俎豆,隳廊瓦,坐者散走,平公恐懼,伏於廊室之間。晉國大旱,赤地三年。平公之身遂癃病。故曰:不務聽治,而好五音不已,則窮身之事也。 <韓非子 卷第三. 十過第十.>
평공이 술잔을 들고 일어나 사광을 위하여 축수하고 자리에 돌아가 물었다. "곡이 청치조보다 더 슬픈 곡은 없소?"
사광이, "청각만 같지 못합니다." 라 대답하니 평공이 다시 묻는다. "청각조를 들을 수 있겠소?"
사광이 대답했다. "안됩니다. 옛날 황제가 서태산 위에 귀신들을 모을 때 상아를 조각한 수레를 탔는데 여섯마리의 교룡이 수레를 끌고 필방 신(神)이 비녀장과 나란히 가며 치우는 앞에서 인도하고 풍백은 나아가면서 길을 쓸고 우사는 길에 물을 뿌리며, 호랑은 앞에서 호위하고 귀신은 뒤에서 호종하며 등타는 땅에 엎드리고, 봉황은 위를 덮는 듯 나는 중에 귀신들을 크게 모아 청각조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주군께서는 덕이 박하시어 듣기에는 족하지 못합니다. 들으신다면 장차 해가 있을까 두렵습니다."
평공이, "과인은 늙었고, 좋아하는 것은 음악이니 끝까지 듣기를 바라노라." 하니 사광이 어쩔 수 없이 그 곡을 연주 하였는데 첫 곡을 연주하자 검은 구름이 서부쪽에서 일어났고, 두번째 곡을 연주하자 큰 바람이 일고 큰 비가 뒤따라 쏟아져 장막을 찢고 그릇을 깨뜨리며 회랑의 기와를 날려 무너뜨렸다. 앉아 있던 사람들은 흩어져 달아나고, 평공은 공포에 질려 회랑안에 엎드려 있었다. 진나라는 큰 가뭄이 들어 3년간 흉년이 계속되었다. 평공의 몸은 마침내 위독한 병에 걸렸다. 그러므로 “국가의 정사를 다스리는 데 힘쓰지 않고 음악에 빠져 그치지 않고 좋아하면 자신을 곤궁하게 하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동양고전종합DB 한비자집해 참고>
稅 : 벗을 탈. 垝 : 무너질 궤. 무너지다. 무너진 담. 象車 : 상아를 조각한 수레. 徵 : 음률이름 치. 5음(궁상각치우)의 하나.
隳 : 무너뜨릴 휴. 무너뜨리다. 무너짐. 깨뜨리다. 깨짐. 쓸모없게 되다. 쇠퇴함. 위태하다.
癃 : 느른할 륭. 느른하다. 몸이 쇠하여 폐인이 됨. 위독하다. 늙다. 곱사등이. 赤地 : 흉년이 들어 거둘 농작물이 거의 없는 땅.
惟目亦然, 至於子都天下莫不知其姣也, 不知子都之姣者, 無目者也。
눈도 또한 그러하다. 자도에 이르러서는 천하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 자가 없으니, 자도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 자는 눈이 없는 자이다.
子都 : 詩經 鄭風/山有扶蘇에 나오는데 註에 '子都 男子之美者也.'라고 했다.
鄭風/山有扶蘇
山有扶蘇,隰有荷華。 산에는 부소나무 습지에는 연꽃
不見子都,乃見狂且。 멋진 자도는 보이지 않고 미친사람만 보이네.
山有喬松,隰有游龍。 산에는 우뚝선 소나무 습지에는 너울대는 홍초.
不見子充,乃見狡童。 멋진 자충은 보이지 않고 교활한 아이만 보이네.
○子都 古之美人也, 姣 好也.
○자도는 옛날 미인이라. 교는 어여쁨이라.
故曰, 「口之於味也, 有同耆焉, 耳之於聲也, 有同聽焉, 目之於色也, 有同美焉, 至於心獨無所同然乎? 心之所同然者 何也? 謂理也義也, 聖人先得我心之所同然耳, 故理義之悅我心, 猶芻豢之悅我口。」
그러므로 "입에 미각이 있어 똑같이 맛을 즐기고, 귀에 소리가 똑같이 들리며, 눈에 색이 똑같이 아름답게 보이는데, 마음에 이르러서는 어찌 똑같은 것이 없겠는가? 마음이 똑같게 여기는 것은 어째서인가? 이(理)라 하며 의(義)라 하는데, 성인이 먼저 내가 마음에 똑같게 여기는 바를 얻었고, 그러므로 이와 의가 내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이 고기가 내 입을 즐겁게 하는 것과 같다.' 고 하였다."
芻豢 : 家畜. 꼴, 곡식을 먹여 기르는 가축, 소, 말, 양, 돼지, 개등의 가축.
○然 猶可也. 草食曰芻, 牛羊是也. 穀食曰豢 犬豚是也. 程子曰, 在物爲理, 處物爲義, 體用之謂也. 孟子言, 人心無不悅理義者, 但聖人 則先知先覺乎此耳, 非有以異於人也. 程子又曰, 理義之悅我心, 猶芻豢之悅我口, 此語親切有味, 須實體察, 得義理之悅心, 眞猶芻豢之悅口, 始得.
○연은 옳음과 같으니라. 풀을 먹는 것을 추라 하니 소와 양이 이것이오, 곡식을 먹는 것을 환이라 하니 개와 돼지가 이것이라. 정자 가라사대 물건에 있음이 理가 되고 물건에 처함이 義가 되니, 체와 용을 이름이라. 맹자 가라사대 사람 마음이 이와 의를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나니 다만 성인은 먼저 이를 먼저 알고 먼저 깨달았을 뿐이오, 써 다른 사람과 다름이 있지 아니하니라. 정자가 또 가라사대 이와 의가 내 마음을 기쁘게 함이 고기가 내 입을 기쁘게 함과 같다 하시니, 이 말씀이 친절하고 맛이 있으니 모름지기 실제로 몸소 살펴서 시러곰 의리가 마음을 기쁘게 함이 진실로 고기가 입을 기쁘게 함과 같아야 비로소 얻느니라.
第 8章
孟子曰, 「牛山之木嘗美矣, 以其郊於大國也。 斧斤伐之, 可以爲美乎? 是其日夜之所息, 雨露之所潤, 非無萌蘖之生焉, 牛羊又從而牧之。 是以 若彼濯濯也, 人見其濯濯也, 以爲未嘗有材焉, 此豈山之性也哉! 雖存乎人者, 豈無仁義之心哉! 其所以放其良心者, 亦猶斧斤之於木也, 旦旦而伐之, 可以爲美乎? 其日夜之所息, 平旦之氣, 其好惡與人相近也者幾希, 則其旦晝之所爲有梏亡之矣, 梏之反覆, 則其夜氣不足以存, 夜氣不足以存, 則其違禽獸不遠矣, 人見其禽獸也, 而以爲未嘗有才焉者, 是豈人之情也哉! 故苟得其養, 無物不長, 苟失其養, 無物不消。孔子曰, 『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惟心之謂與 !』 」
맹자가 말했다.
"우산의 나무가 일찍이 아름다웠는데 큰 도읍의 교외에 있어 도끼와 자귀로 잘라내니 아름다울 수 있겠는가? 이는 밤낮으로 자라고 비와 이슬을 머금으며 새싹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소와 양을 몰아넣어 먹였다. 그리하여 저렇게 민등민둥하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그 민둥민둥한 모습을 보고 그 산에 재목깜이 되는 나무가 있은 적이 없었다고 여기니 이것이 어찌 산의 본 모습이겠는가!
사람에게 있는 것에 어찌 인의의 마음이 없겠는가! 그가 양심을 저버리고 또 도끼와 자귀로 나무를 아침마다 베어내는데 어찌 아름다워질 수 있겠는가? 주야로 자라나는데 평상시 아침의 기운이 그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남들과 서로 가까운 것이 드물다면 그가 낮에 행하는 바가 어지럽게 하여 망하게 하는데, 어지럽히는 것이 반복된다면 밤의 기운도 족히 보존되지 못하고 짐승과 다른 점이 많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이 그의 짐승과 같은 모습을 보고 바탕이 없는 자라고 여길터인데 이것이 어찌 사람의 마음이겠는가! 그러므로 나무를 기를 수있다면 만물이 자라지 않을 수 없으며, 나무를 자라게 하지 못하면 만물이 없어지지 않을리 없다.
공자께서는, '잡으면 보존하고, 버리면 없어지며, 출입에 때가 없어 그 향하는 바를 알지 못하니 오직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라고 하셨다."
蘖 : 그루터기 얼/황벽나무 벽. 그루터기. 나무를 베어 내고 남은 밑둥. 움. 그루터기에서 돋은 움. 끊다. 가지를 치다. 허물, 재앙.
濯 : 씻을 탁/상앗대 도. 산이 민둥민둥한 모양. (濯濯)
○牛山 齊之東南山也. 邑外 謂之郊. 言牛山之木, 前此固嘗美矣, 今爲大國之郊, 伐之者衆故, 失其美耳. 息 生長也. 日夜之所息, 謂氣化流行, 未嘗間斷故, 日夜之間凡物, 皆有所生長也. 萌 芽也. 蘖 芽之旁出者也. 濯濯 光潔之貌. 材 材木也. 言山木雖伐, 猶有萌蘖而牛羊 又從而害之, 是以 至於光潔而無草木也.
○우산은 제나라의 동남쪽 산이라. 읍 바깥을 교라 이르니라. 우산의 나무가 이전에는 진실로 일찍이 아름답더니 오늘에는 대국의 교외가 되어 나무를 베는 자가 많은 고로 그 아름다움을 잃었음을 말씀하심이라. 식은 나서 자람이라. 낮과 밤의 쉬는 바는 기화가 유행하여 일찍이 간단함이 없는 고로 낮과 밤 사이에 모든 물건이 다 생장하는 바가 있음이라. 맹은 싹이오, 얼은 싹이 곁에서 나온 것이라. 탁탁은 빛나고 깨끗한 모양이라. 재는 재목이라. 산의 나무가 비록 베어지나 오히려 싹이 나오므로 소와 양이 또 좇아서 해치니라. 이로써 광결함에 이르러 초목이 없음을 말씀하심이라.
雖存乎人者, 豈無仁義之心哉! 其所以放其良心者, 亦猶斧斤之於木也, 旦旦而伐之, 可以爲美乎? 其日夜之所息, 平旦之氣, 其好惡與人相近也者幾希, 則其旦晝之所爲有梏亡之矣, 梏之反覆, 則其夜氣不足以存, 夜氣不足以存, 則其違禽獸不遠矣, 人見其禽獸也, 而以爲未嘗有才焉者, 是豈人之情也哉!
사람에게 있는 것에 어찌 인의의 마음이 없겠는가! 그가 양심을 저버리고 또 도끼와 자귀로 나무를 아침마다 베어내는데 어찌 아름다워질 수 있겠는가? 주야로 자라나는데 평상시 아침의 기운이 그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남들과 서로 가까운 것이 드물다면 그가 낮에 행하는 바가 어지럽게 하여 망하게 하는데, 어지럽히는 것이 반복된다면 밤의 기운도 족히 보존되지 못하고 짐승과 다른 점이 많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이 그의 짐승과 같은 모습을 보고 바탕이 없는 자라고 여길터인데 이것이 어찌 사람의 마음이겠는가!
梏 : 쇠고랑 곡. 쇠고랑, 수갑. 묶다. 붙잡음. 쇠고랑을 채우다. 어지럽히다.
桎梏 : 옛 형구인 차꼬와 수갑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몹시 속박하여 자유를 가질 수 없는 고통스러운 상태를 비유적으로 지칭하는 말
○良心者 本然之善心, 卽所謂仁義之心也. 平旦之氣 謂未與物接之時 淸明之氣也. 好惡與人相近, 言得人心之所同然也. 幾希 不多也. 梏 械也. 反覆 展轉也. 言人之良心 雖已放失, 然 其日夜之間, 猶必有所生長故, 平旦 未與物接, 其氣淸明之際, 良心猶必有發見者. 但其發見 至微, 而旦晝所爲之不善, 又已隨而梏亡之, 如山木旣伐, 猶有萌蘖, 而牛羊 又牧之也. 晝之所爲 旣有以害其夜之所息, 夜之所息, 又不能勝其晝之所爲. 是以 展轉相害, 至於夜氣之生, 日以寢薄, 而不足以存其仁義之良心, 則平旦之氣 亦不能淸, 而所好惡 遂與人遠矣.
○양심이란 것은 본연의 선한 마음이니 바로 이른바 인의의 마음이라. 새벽의 기운은 더불어 물건이 접하지 아니한 때로 청명한 기운을 이름이라. 좋아함과 미워함이 사람과 더불어 서로 가까움은 사람 마음이 한가지로 그러한 바를 얻음을 말함이라. 기희는 많지 아니함이라. 곡은 형틀이라. 반복은 전전함이라. 말하건대 사람의 양심이 비록 이미 잃어버렸으나 그러나 그 낮과 밤의 사이에 오히려 반드시 생장하는 바가 있는 고로 새벽에 더불어 물건이 접하지 아니하여 그 기운이 청명할 즈음에 양심이 오히려 반드시 발현하는 것이 있음이라. 다만 그 발현은 지극히 미미하고 아침과 낮의 하는 바의 불선이 또한 이미 따라서 어지럽혀져 없어지니 마치 산의 나무가 이미 베어짐에 오히려 싹남이 있는 것과 같거늘 소와 양이 또한 치는지라. 낮의 하는 바가 이미 써 그 밤의 자란 바에 해가 되고, 밤에 자라는 바가 또 능히 그 낮의 하는 바를 이기지 못함이라. 이로써 전전하여 서로 해하여 밤 기운의 생함이 날로 써 점점 얇아져 족히 써 그 인의의 양심을 보존하지 못하는데 이르면 새벽의 기운 또한 능히 맑지 못하여 좋아하고 미워하는 바가 마침내 사람과 더불어 멀어지느니라.
故苟得其養, 無物不長, 苟失其養, 無物不消。
그러므로 나무를 기를 수있다면 만물이 자라지 않을 수 없으며, 나무를 자라게 하지 못하면 만물이 없어지지 않을리 없다.
○山木, 人心 其理 一也.
○산의 나무와 사람의 마음은 그 이치가 한 가지니라.
孔子曰, 『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惟心之謂與 !』
공자는 '잡으면 보존하고, 버리면 없어지며, 출입에 때가 없어 그 향하는 바를 알지 못하니 오직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라고 하셨다"
○孔子言, 心操之則在此, 捨之則失去 其出入無定時, 亦無定處如此. 孟子引之, 以明心之神明不測, 得失之易, 而保守之難, 不可頃刻 失其養, 學者當無時而不用其力, 使神淸氣定, 常如平旦之時 則此心常存, 無適而非仁義矣. 程子曰,心豈有出入, 亦以操舍而言耳, 操之之道, 敬以直內而已.
○愚聞之師, 曰, 人理義之心, 未嘗無, 唯持守之 卽在爾. 若於日晝之間, 不至梏亡, 則夜氣愈淸, 夜氣淸 則平旦未與物接之時, 湛然虛明氣象, 自可見矣. 孟子發此夜氣之說, 於學者 極有力, 宜熟玩而深省之也.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마음은 잡으면 이에 있고 버리면 잃어버려서 그 출입이 정한 때가 없으며 또한 정한 곳도 없음이 이와 같으니라. 맹자가 인용하여서 써 마음의 신명하고 헤아리지 못함이 시러곰 잃음이 쉽고 보존하여 지킴이 어려워, 가히 경각이라도 그 기름을 잃어서는 아니됨을 밝히셨으니, 배우는 자 마땅히 때때로 그 힘을 쓰지 아니함이 없어서 하여금 정신이 맑고 기운이 정하여져 항상 새벽의 때와 같이한다면 이 마음이 항상 보존되어, 가는 곳마다 인의가 아님이 없으리라. 정자 가라사대 마음이 어찌 출입이 있으리오, 또한 써 잡아두고 버림으로써 말씀했을 뿐이니 잡는 도는 공경으로써 안을 곧게 할 뿐이니라.
○우(주자)가 스승(延平 李侗)에게서 들으니 가라사대 사람이 이와 의의 마음이 일찍이 없지 아니하니 오직 잡아 지키면 바로 이에 있음이라. 만약에 낮 사이에 어지럽혀서 없어짐에 이르지 않는다면 밤기운이 더욱 맑을 것이오, 밤기운이 맑으면 새벽에 더불어 물건을 접하지 아니할 때에 맑고도 허명한 기상을 스스로 가히 보니라. 맹자가 이 밤기운의 말씀을 발하시니 배우는 자들에게 지극히 힘이 있으니 마땅히 익숙토록 보고 깊이 살펴야 할 것이라.
湛 ; 즐길 담/가득히 찰 잠/잠길 침/장마 음. 즐기다. 탐닉하다. 느린모양. 가득히 차다. 차고 넘침. 물이 괴다. 편안하다. 많다. 가라앉다. 잠기다. 가라앉히다. 두텁다. 깊다. 흙탕. 장마. 담그다.
第 9章
孟子曰, 「無或乎! 王之不智也。雖有天下易生之物也, 一日暴之, 十日寒之, 未有能生者也。吾見亦罕矣, 吾退而寒之者至矣, 吾如有萌焉 何哉 ! 今夫奕之爲數小數也, 不專心致志則不得也。奕秋通國之善奕者也, 使奕秋誨二人奕。其一人專心致志, 惟奕秋之爲聽, 一人雖聽之, 一心以爲有鴻鵠將至, 思援弓繳而射之, 雖與之俱學, 弗若之矣, 爲是其智弗若與? 曰非然也。」
맹자가 말했다.
"왕이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심할 바가 없도다. 천하에 쉽게 태어나는 물체가 있더라도 하루는 햇볕을 쬐고 10일간 추위를 맞으면 살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는 왕을 접견하는 바가 드물고 내가 물러나면 추위(아첨하는 신하)가 닥치니 내가 새싹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 바둑의 수가 되는 것은 적은 수이지만,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다하지 않으면 터득하지 못한다. 혁추는 나라를 통하여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었다. 혁추로 하여금 두 사람에게 바둑을 가르치게 하였는데, 한 사람은 바둑에 마음을 쏟아 뜻을 다하여 혁추의 가르침을 들었으나, 한 사람은 가르침을 들었어도 마음이 온통 기러기와 고니가 이르면 활을 당겨 쏠 생각밖에 없어, 비록 함께 배웠어도 같지 못하니 이것은 지혜가 같지 않기 때문인가?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或 與惑同, 疑怪也. 王 疑指齊王.
○혹은 惑과 더불어 같으니 의심스럽고 괴이함이라. 왕은 제나라 왕을 가리킨 듯하다.
雖有天下易生之物也, 一日暴之, 十日寒之, 未有能生者也。吾見亦罕矣, 吾退而寒之者至矣, 吾如有萌焉 何哉 !
천하에 쉽게 태어나는 물체가 있더라도 하루는 햇볕을 쬐고 10일간 추위를 맞으면 살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는 왕을 접견하는 바가 드물고 내가 물러나면 추위(아첨하는 신하)가 닥치니 내가 새싹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暴 溫之也. 我見王之時小, 猶一日暴之也, 我退則諂諛雜進之日多, 是 十日寒之也. 雖有萌蘖之生, 我亦安能如之何哉!
○폭은 따뜻하게 함이라. 내가 왕을 뵐 때는 적으니 하루 햇빛 쬠과 같고, 내가 물러가면 아첨하는 자들이 뒤섞여 나오는 날은 많으니 이는 열흘 추움이라. 비록 싹의 생함이 있으나 내 또한 어찌 능히 어떻게 하리오.
今夫奕之爲數小數也, 不專心致志則不得也。奕秋通國之善奕者也, 使奕秋誨二人奕, 其一人專心致志, 惟奕秋之爲聽, 一人雖聽之, 一心以爲有鴻鵠將至, 思援弓繳而射之, 雖與之俱學, 弗若之矣, 爲是其智弗若與? 曰非然也。
지금 바둑의 수가 되는 것은 적은 수이지만,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다하지 않으면 터득하지 못한다. 혁추는 나라를 통하여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었다. 혁추로 하여금 두 사람에게 바둑을 가르치게 하였는데, 한 사람은 바둑에 마음을 쏟아 뜻을 다하여 혁추의 가르침을 들었으나, 한 사람은 가르침을 들었어도 마음이 온통 기러기와 고니가 이르면 활을 당겨 쏠 생각밖에 없어, 비록 함께 배웠어도 같지 못하니 이것은 지혜가 같지 않기 때문인가?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繳 : 주살의 줄 작/감길 교. 얽힐 교/깃의심 핵/다툴 규. 주살의 줄. 생사. 감기다. 달라붙음. 바치다. 되돌려 줌. 행전(行纏).
○奕 圍碁也. 數 技也. 致 極也. 奕秋 善奕者로 名 秋也. 繳 以繩繫矢而射也.
○程子爲講官, 言於上曰, 人主一日之間, 接賢士大夫之時多, 親宦官宮妾之時少, 則可以涵養氣質, 而薰陶德性, 時不能用, 識者恨之.
范氏曰, 人君之心 惟在所養, 君子養之以善則智, 小人養之以惡則愚. 然賢人易疎, 小人易親. 是以 寡不能勝衆, 正不能勝邪, 自古 國家治日常少, 而亂日常多 蓋以此也.
○혁은 바둑돌을 에워쌈이라. 수는 재주라. 치는 다함이라. 혁추는 바둑을 잘 두는 자로 이름이 추라. 작은 노끈으로써 화살을 매어 쏨이라.
○정자가 강관이 되어 임금에게 말씀하시면서 가라사대 인군이 하루 사이에 어진 사대부를 접하는 때가 많고, 환관과 궁첩을 친하는 때가 적으면 가히 써 기질을 함양하여 덕성을 훈도한다 하여시늘(하였는데) 때로(당시에) 능히 쓰지 아니하니 식자가 한스러워 하니라. 범씨 가로대 인군의 마음이 오직 기르는 바에 있으니 군자가 선으로써 기르면 지혜롭고, 소인이 악으로써 기르면 어리석음이라. 그러나 현인은 소원하기 쉽고 소인은 친하기 쉬움이라. 이로써 적음이 많음을 이길 수 없고, 바름이 삿됨을 이길 수 없으니, 예로부터 국가가 다스려지는 날이 항상 적고, 혼란스런 날이 항상 많음은 대개 이로써이라.
第10章
孟子曰, 「魚我所欲也, 熊掌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魚而取熊掌者也。生亦我所欲也, 義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生亦我所欲, 所欲有甚於生者, 故不爲苟得也。死亦我所惡, 所惡有甚於死者, 故患有所不辟也。如使人之所欲莫甚於生, 則凡可以得生者何不用也, 使人之所惡莫甚於死者, 則凡可以辟患者何不爲也 ! 由是則生而有不用也, 由是則可以辟患而有不爲也。是故所欲有甚於生者, 所惡有甚於死者, 非獨賢者有是心也, 人皆有之, 賢者能勿喪耳。一簞食一豆羹得之則生, 不得則死, 嘑爾而與之, 行道之人弗受, 蹴爾而與之, 乞人不屑也。萬鍾則不辨禮義而受之, 萬鍾於我何加焉。 爲宮室之美, 妻妾之奉, 所識窮乏者, 得我與 ! 鄕爲身死而不受, 今爲宮室之美爲之, 鄕爲身死而不受, 今爲妻妾之奉爲之, 鄕爲身死而不受, 今爲所識窮乏者, 得我而爲之, 是亦不可以已乎 ! 此之謂失其本心。」
맹자가 말했다.
"물고기는 내가 원하는 것이며, 곰 발바닥도 또한 내가 원하는 것인데,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없다면 물고기를 버리고 곰발바닥을 취할 것이다. 삶도 내가 바라는 것이며, 의 또한 내가 바라는 것인데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할 것이다. 삶 또한 내가 원하는 바이지만, 원하는 바가 삶보다 더 간절한 것이 있으므로 구차하게 얻으려 하지 않는다. 죽음 또한 내가 싫어하는 바이나, 내가 싫어하는 바가 죽음보다 더한 것이 있으므로 내가 피하지 못할가 걱정이다.
사람의 원하는 바가 삶보다 더 간절한 것이 없다면, 모두 살 수 있는 바를 어찌 쓰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싫어하는 바가 죽음보다 더한 것이 없다면, 모두 환난을 피할 수 있는 것을 어찌 하지 않겠는가! 이와 같다면 살아도 쓰지 않는 것이 있고, 이와 같다면 환난을 피할 수 있는데도 행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러므로 바라는 바가 삶보다 더 간절함이 있고, 싫어하는 바가 죽는 것보다 심한 것이 있는데, 오로지 어진 자만이 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으나 어진자는 잃지 않을 수 있을 뿐이다.
한 그릇의 밥과 한 그릇의 국을 얻으면 살고, 얻지 못하면 죽더라도, 꾸짖으면서 준다면 길을 가는 사람도 받지 않으며, 발길로 차서 준다면 걸인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만종이라면 예의를 따지지 않고 받겠지만 만종이 나에게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처첩을 부양하며, 내가 아는 어려운 자들이 내 덕을 보려고 하는 것인가!
접때에 자신을 위해서 죽어도 받으려고 하지 않다가 지금 집을 꾸미기 위해서 받고, 접때에 자신을 위해 죽어도 받으려고 하지 않다가 지금은 처첩들을 부양하기 위해 받으며, 접때에 자신을 위해 죽어도 받으려고 하지 않다가 지금은 나를 아는 어려운 자들이 내 덕을 받으려 하는 바를 위해서 받는 것은 이 또한 그만 둘 수 없는 것인가! 이것을 본심을 잃었다고 한다."
○魚與熊掌 皆美味, 而熊掌 尤美也.
○물고기와 곰발바닥은 다 맛이 좋되 곰발바닥이 더욱 좋으니라.
生亦我所欲, 所欲有甚於生者, 故不爲苟得也。死亦我所惡, 所惡有甚於死者。故患有所不辟也。
삶 또한 내가 원하는 바이지만, 원하는 바가 삶보다 더 간절한 것이 있으므로 구차하게 얻으려 하지 않는다. 죽음 또한 내가 싫어하는 바이나, 내가 싫어하는 바가 죽음보다 더한 것이 있으므로 내가 피하지 못할가 걱정이다.
○釋所以舍生取義之意. 得 得生也. 欲生惡死者 雖衆人利害之常情, 而欲惡有甚於生死者, 乃秉彛義理之良心. 是以 欲生而不爲苟得, 惡死而有所不避也.
○써한 바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하는 뜻을 해석함이라. 득은 삶을 얻음이라. 삶을 원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것은 비록 많은 사람의 이해의 떳떳한 정이나, 원하고 싫어함이 삶과 죽음보다도 심함이 있는 것은 바로 병이의(굳게 지켜야 할) 의리의 양심이라. 이로써 살기를 원하면서도 구차히 얻으려 하지 아니하고, 죽음을 싫어하면서도 피하지 않는 바가 있음이라.
☞ 秉彛 :
시경에 이 문구가 나오는데, 論語 顔淵篇에 나오는 克己復禮의 4조목(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에 대한 정자의 부연설명에서 그 시경구절을 인용하여 설명하였다. <論語 顔淵 第12. 1>
大雅/蕩之什/ 蒸民
天生烝民,有物有則。 하늘이 많은 백성을 내시니 물체에는 법칙이 있도다.
民之秉彝,好是懿德。 백성이 지키는 것은 떳떳함이라,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도다.
天監有周,昭假于下。 하늘이 주나라를 보시어 밝음이 아래에 이르렀도다.
保茲天子,生仲山甫。 이 천자를 보우하시어 중산보를 낳으셨도다.
如使人之所欲莫甚於生, 則凡可以得生者何不用也, 使人之所惡莫甚於死者, 則凡可以辟患者何不爲也 !
사람의 원하는 바가 삶보다 더 간절한 것이 없다면, 모두 살 수 있는 바를 어찌 쓰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싫어하는 바가 죽음보다 더한 것이 없다면, 모두 환난을 피할 수 있는 것을 어찌 하지 않겠는가!
○設使人無秉彛之良心, 而但有利害之私情, 則凡可以偸生免死者, 皆將不顧禮義而爲之矣리라
○설사 사람이 병이의 양심이 없고, 다만 이해의 사사로운 정만 있다면, 무릇 가히 써 삶을 훔치고 죽음을 면하는 짓을, 모두가 장차 예의를 돌아보지 아니하고 하리라.
由是則生而有不用也, 由是則可以辟患而有不爲也。
이와 같다면 살아도 쓰지 않는 것이 있고, 이와 같다면 환난을 피할 수 있는데도 행하지 않는 것이 있다.
○由其必有秉彛之良心. 是以 其能舍生取義 如此.
○그 반드시 병이의 양심이 있음에서 말미암음이라. 이로써 그 능히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함이 이와 같으니라.
是故所欲有甚於生者, 所惡有甚於死者, 非獨賢者有是心也, 人皆有之, 賢者能勿喪耳。
그러므로 바라는 바가 삶보다 더 간절함이 있고, 싫어하는 바가 죽는 것보다 심한 것이 있는데, 오로지 어진 자만이 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으나 어진자는 잃지 않을 수 있을 뿐이다.
○羞惡之心 人皆有之, 但衆人 汨於利欲而忘之, 惟賢者能存之而不喪耳.
○수오지심을 사람이 모두 갖고 있으나 다만 많은 사람들은 이롭고자 하는 데에 빠져 잊어버리고 오직 어진 자만이 능히 보존해서 잃지 않을 뿐이니라.
一簞食一豆羹得之則生, 不得則死, 嘑爾而與之, 行道之人弗受, 蹴爾而與之, 乞人不屑也。
한 그릇의 밥과 한 그릇의 국을 얻으면 살고, 얻지 못하면 죽더라도, 꾸짖으면서 준다면 길을 가는 사람도 받지 않으며, 발길로 차서 준다면 걸인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嘑 : 부르짖을 호, 꾸짖을 호. 爾 : 然.
○豆 木器也. 嘑 咄啐之貌. 行道之人, 路中凡人也. 蹴 踐踏也. 乞人 丐乞之人也. 不屑 不以爲潔也. 言雖欲食之急, 而有惡無禮, 有寧死而不食者, 是其羞惡之本心, 欲惡有甚於生死者, 人皆有之也.
○두는 나무그릇이라. 호는 꾸짖고 나무라는 모양이라. 길을 가는 사람은 길 가운데의 모든 사람이라. 축은 밟음이라. 걸인은 비럭질하는 사람이라. 불설은 써 깨끗하게 여기지 않음이라. 말하건데 비록 먹고자 함이 급하더라도 무례함을 싫어함이 있어 차라리 죽을지언정 먹지 아니하는 자가 있으니 이는 그 수오의 본심이니 원하고 싫어함이 생사보다도 심함이 있음을 사람이 다 있음이라.
咄 : 꾸짖을 돌. 꾸짖다. 혀를 차다. 괴이쩍어 놀라는 소리. 크게 부르는 소리. 啐 : 놀랄 쵀/떠들 줄. 놀라다. 맛보다. 먹음. 꾸짖다. 咄啐.
萬鍾則不辨禮義而受之, 萬鍾於我何加焉。 爲宮室之美, 妻妾之奉, 所識窮乏者, 得我與 !
만종이라면 예의를 따지지 않고 받겠지만 만종이 나에게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처첩을 부양하며, 내가 아는 어려운 자들이 내 덕을 보려고 하는 것인가!
萬種 : 공손추 하 제10장 제3절 참고.
○萬鍾於我何加 言於我身無所增益也. 所識窮乏者得我, 謂所知識之窮乏者, 感我之惠也. 上言人皆有羞惡之心, 此言衆人所以喪之, 由此三者, 蓋理義之心, 雖曰固有 而物欲之蔽, 亦人所易昏也.
○만종이 나에게 무슨 보탬이리오는 내 몸에 이익이 더하는 바가 없음을 말함이라. 아는 바가 궁핍한 자가 나를 얻음은 (내가) 아는 바 궁핍한 자가 나의 은혜에 감사함을 이름이라. 위에서는 사람이 모두 수오의 마음이 있음을 말하고 여기에서는 중인의 잃는 바가 이 세 가지로부터 연유함을 말함이라. 대개 이와 의의 마음이 비록 고유하다 하나 물욕의 가림에 또한 사람이 어두워지기 쉬운 바라.
鄕爲身死而不受, 今爲宮室之美爲之, 鄕爲身死而不受, 今爲妻妾之奉爲之, 鄕爲身死而不受, 今爲所識窮乏者得我而爲之, 是亦不可以已乎 ! 此之謂失其本心。
접때에 자신을 위해서 죽어도 받으려고 하지 않다가 지금 집을 꾸미기 위해서 받고, 접때에 자신을 위해 죽어도 받으려고 하지 않다가 지금은 처첩들을 부양하기 위해 받으며, 접때에 자신을 위해 죽어도 받으려고 하지 않다가 지금은 나를 아는 어려운 자들이 내 덕을 받으려 하는 바를 위해서 받는 것은 이 또한 그만 둘 수 없는 것인가! 이것을 본심을 잃었다고 한다.
鄕 : 嚮, 曏.
○言三者 身外之物, 其得失 比生死爲甚輕, 鄕爲身 死猶不肯受嘑蹴之食, 今乃爲此三者, 而受無禮義之萬鍾, 是豈不可以止乎. 本心 謂羞惡之心.
○此章 言羞惡之心, 人所固有, 或能決死生於危迫之際, 而不免計豐約於宴安之時. 是以 君子不可頃刻而不省察於斯焉.
○말하건대 세 가지는 몸밖의 물건이니 그 얻고 잃음이 생사에 비해 심히 가볍거늘 접때에 자신을 위함엔 죽어도 오히려 꾸짖으며 차준 음식을 받은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아니하다가, 이제 바로 이 세 가지를 위하여는 예의가 없는 만종을 받나니 이 어찌 가히 써 그만두지 아니하는가. 본디 마음은 수오의 마음을 이름이라.
○이 장은 수오의 마음이 사람이 본래 갖고 있는 바이언마는 혹 위급하고 절박할 즈음에는 사생을 능히 결단하되 편안할 때에는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아니하니라. 이로써 군자가 가히 잠시라도 이에 성찰하지 아니하면 아니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