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書/孟子

告子 <上> 第16章 ~ 第20章

柳川 2020. 5. 7. 00:11

第16章

 

孟子曰, 「有天爵者, 有人爵者。仁義忠信, 樂善不倦, 此天爵也, 公卿大夫 此人爵也。古之人修其天爵, 而人爵從之。今之人修其天爵, 以要人爵, 旣得人爵而棄其天爵, 則惑之甚者也。終亦必亡而已矣。」

 

 

맹자가 말했다.

"하늘이 내린 벼슬이 있고 사람이 부여한 벼슬이 있다.  인의와 충신, 선을 좋아하는 것과 게으르지 않는 것, 이것은 하늘의 벼슬이며, 공경과 대부, 이것은 사람이 부여하는 벼슬이다. 옛 사람들이  하늘의 벼슬을 닦으면 사람이 부여하는 벼슬이 따랐다.

지금 사람들은 하늘이 내린 벼슬을 닦아서 사람이 부여하는 벼슬을 구하며, 사람의 벼슬을 얻게되면 하늘의 벼슬을 버리는데, 미혹함이 심한 것이다. 끝내는 또한 반드시 인작마저 잃게될 뿐이다."

 

 

 

○天爵者 德義可尊, 自然之貴也.

 

○천작이란 것은 덕의가 가히 높으니 자연의 귀함이라.

 

 

 

古之人修其天爵而人爵從之。

 

 

옛 사람들이  하늘의 벼슬을 닦으면 사람이 부여하는 벼슬이 따랐다.

 

 

 

○修其天爵 以爲吾分之所當然者耳,  人爵從之, 蓋不待求之而自至也.

 

○그 천작을 닦음은 써 내 분수의 당연한 바를 할 뿐이오, 인작이 따르는 것은 대개 기다려 구하지 아니하여도 저절로 이르니라.

 

 

 

今之人修其天爵, 以要人爵, 旣得人爵而棄其天爵, 則惑之甚者也。終亦必亡而已矣。

 

 

지금 사람들은 하늘이 내린 벼슬을 닦아서 사람이 부여하는 벼슬을 구하며, 사람의 벼슬을 얻게되면 하늘의 벼슬을 버리는데, 미혹함이 심한 것이다. 끝내는 또한 반드시 인작마저 잃게될 뿐이다.

 

 

 

 

○要 求也. 修天爵 以要人爵, 其心 固已惑矣, 得人爵而棄天爵, 則其惑 又甚焉, 終必並其所得之人爵而亡之也.

 

○요는 구함이라. 천작을 닦아서 써 인작을 구하니 그 마음이 진실로 이미 미혹됨이요, 인작을 얻고서 천작을 버리면 그 미혹됨이 더욱 심하니 마침내 반드시 그 얻은 바 인작을 아울러 잃을 것이라.

 

 

 

 

 

 

第17章

 

孟子曰, 「欲貴者人之同心也,  人人有貴於己者, 弗思耳。人之所貴者, 非良貴也。趙孟之所貴, 趙孟能賤之。詩云, 『旣醉以酒, 旣飽以德。』 言飽乎仁義也, 所以不願人之膏粱之味也, 令聞廣譽施於身, 所以不願人之文繡也。」

 

 

맹자가 말했다.

"귀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사람들이 똑같이 갖는 마음인데, 사람마다 자신에게 귀한 것이 있지만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남이 귀하게 한 것은 진실로 귀한 것이 아니다. 조맹이 귀하게 하였으면 조맹이 천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시에 '이미 술로써 취하고 이미 덕으로써 배부르다.' 하였는데, 인의로 배가 부르니 남의 고량진미를 원하지 않으며, 좋은 소문과 넓은 명예가 자신에게 베풀어져, 남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을 원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貴於己者 謂天爵也.

 

○몸에 귀한 것이라는 것은 천작을 이름이라.

 

 

 

人之所貴者, 非良貴也。趙孟之所貴, 趙孟能賤之。

 

 

남이 귀하게 한 것은 진실로 귀한 것이 아니다. 조맹이 귀하게 하였으면 조맹이 천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人之所貴, 謂人以爵位加己而後貴也. 良者 本然之善也. 趙孟 晉卿也. 能以爵祿 與人而使之貴, 則亦能奪之而使之賤矣.  若良貴 則人安得而賤之哉.

 

○남이 귀하게 하는 바는 남이 작위로써 나 몸에 더해준 뒤에 귀하게 됨을 이름이라. 양이란 것은 본연의 선이라. 조맹은 진나라 경이라. 능히 작록으로써 남을 주어 귀하게 하면 곧 또한 능히 빼앗아 천하게 할 수 있음이라. 만약에 진실로 귀하다면 남이 어찌 얻어 천하게 하리오.

 

 

 

詩云, 『旣醉以酒, 旣飽以德。』 言飽乎仁義也, 所以不願人之膏粱之味也, 令聞廣譽施於身, 所以不願人之文繡也。

 

 

시에 '이미 술로써 취하고 이미 덕으로써 배부르다.' 하였는데, 인의로 배가 부르니 남의 고량진미를 원하지 않으며, 좋은 소문과 넓은 명예가 자신에게 베풀어져, 남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을 원하는 바가 아닌 것을 말하는 것이다."

 

 

 

大雅/生民之什/旣醉

 

旣醉以酒,旣飽以德。                이미 취하여 덕으로 배부르도다.

君子萬年,介爾景福。                군자 만년토록 큰 복을 누리리라.

 

旣醉以酒,爾殽旣將。                이미 취하고 안주를 들었도다.

君子萬年,介爾昭明。                군자 만년토록 밝음을 누리리라. 

 

昭明有融,高朗令終。                밝음이 성하니 높고 밝아서 좋게 마치리라.

令終有俶,公尸嘉告。                좋게 마침은 시작이니 공의 시동이 좋은 말로 고하도다.

 

其告維何?籩豆靜嘉。                무엇이라 고하는가? 제기가 정갈하고 아름답도다.

朋友攸攝,攝以威儀。                벗이 도우니 돕는 것도 위의가 있도다.

 

威儀孔時,君子有孝子。             위의가 매우 시의적절하니 군자가 효자를 두었도다.

孝子不匱,永錫爾類。                효자가 그치지 않으니 너에게 길이 선함을 주리라. 

 

其類維何?室家之壺。                그 선함이 무엇인가? 집안의 깊은 곳이로다.

君子萬年,永錫祚胤。                군자 만년토록 길이 복된 자손을 두리라. 

 

其胤維何?天被爾祿。                그 자손이 무엇인가? 하늘이 네게 복을 내림이라.

君子萬年,景命有僕。                군자 만년토록  큰 명이 뒤따를지어다. 

 

其僕維何?釐爾女士。                그 뒤따름은 무엇인가? 너에게 현숙한 여인을 줌이로다. 

釐爾女士,從以孫子。                너에게 현숙한 여인을 내리니 자손이 이에 따르리라. 

 

 

○詩 大雅旣醉之篇. 飽 充足也. 願 欲也. 膏 肥肉, 粱 美糓. 令 善也. 聞 亦譽也. 文繡 衣之美者也. 仁義充足, 而聞譽彰著, 皆所謂良貴也.

○尹氏曰, 言在我者重, 則外物輕.

 

○시는 대아 기취의 편이라. 포는 충족이라. 원은 하고자 함이라. 고는 살진 고기요, 양은 아름다운 곡식이라. 영은 좋음이오, 문은 또한 명예라. 문수는 옷의 아름다운 것이라. 인의가 충족되고 명예가 밝게 드러남은 다 이른바 좋은 귀함이라.

○윤씨 가로대 나에게 있는 것이 중하면 바깥의 물건이 가벼워짐을 말씀하심이니라.

 

 

 

 

 

第 18章

 

孟子曰, 「仁之勝不仁也, 猶水勝火。今之爲仁者, 猶以一杯水救一車薪之火也。不熄則謂之水不勝火,  此又與於不仁之甚者也。亦終必亡而已矣。」

 

 

맹자가 말했다.

"인이 불인을 이기는 것은 물이 불을 이기는 것과 같다. 지금 인을 행하는 자는 한 잔의 물로 수레에 실린 섶의 불을 끄는 것과 같다. 불이 꺼지지 않으면 물이 불을 이기지 못했다고 할 것이나 이것은 또 불인을 도운 바가 심한 것이다. 또한 끝내 반드시 잃을 뿐이다."

 

 

 

○與 猶助也. 仁之能勝不仁, 必然之理也, 但爲之不力, 則無以勝不仁, 而人遂以爲眞不能勝, 是 我之所爲, 有以深助於不仁者也.

 

○여는 도움과 같으니라. 인이 능히 불인을 이김은 필연의 이치로되 다만 하기를 힘쓰지 아니하면 써 불인을 이김이 없거늘, 사람들은 마침내 써 참으로 능히 이기지 못한다 하니, 이는 내가 하는 바가 써 불인함을 깊이 도와줌에 있음이라.

 

 

 

亦終必亡而已矣。

 

 

또한 끝내 반드시 잃을 뿐이다.

 

 

○言 此人之心, 亦且自怠於爲仁, 終必幷與其所爲而亡之.

○趙氏曰, 言爲仁不至, 而不反諸己也.

 

○말하건대 이는 사람의 마음이 또한 장차 스스로 인을 함에 게을러져서 끝내는 반드시 그 하는 바를 도와 아울러 잃느니라.

○조씨 가로대 인을 함을 지극히 아니하여 그 몸을 돌이키지 아니함을 말씀하심이니라.

 

 

 

 

 

第19章

 

孟子曰, 「五穀者種之美者也, 苟爲不熟, 不如荑稗,  夫仁亦在乎熟之而已矣。」

 

 

맹자가 말했다.  "오곡은 씨앗이 아름다운 것인데, 여물지 않으면 피만도 못하다.  인도 또한 여문데 있을 뿐이다."

 

 

荑 : 삘기 제/흰비름 이. 삘기. 싹, 싹틈. 돌피.    稗 : 피 패.  피. 잘다. 작음. 

 

 

○荑, 稗 草之似穀者, 其實亦可食. 然 不能與五穀之美也. 但五穀不熟, 則反不如荑稗之熟, 猶爲仁而不熟 則反不如爲他道之有成. 是以 爲仁, 必貴乎熟, 而不可徒恃其種之美, 又不可以仁之難熟, 而甘爲他道之有成也.

○尹氏曰, 日新而不已則熟.

 

○이와 패는 풀이 곡식과 비슷한 것이니 그 열매는 가히 먹느니라. 그러나 능히 오곡의 아름다움과 더불지 못하니라. 다만 오곡이 익지 아니하면 오히려 피가 익은 것만 같지 못하니 인을 하면서 익숙하지 아니하면 도리어 다른 도를 하여 이룸이 있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이로써 인을 함은 반드시 익숙해야 귀해지니 가히 한갓 그 종자의 아름다움을 믿어서는 아니되고, 또한 가히 써 인이 익숙하기 어렵다하여 다른 도를 하여 이룸이 있음을 달게 여겨서도 아니되니라.

○윤씨 가로대 날마다 새롭게 하고 그치지 아니하여야 완숙되니라.

 

 

 

 

 

 

第20章

 

孟子曰, 「羿之敎人射, 必志於彀,  學者亦必志於彀。大匠誨人, 必以規矩, 學者 亦必以規矩。」

 

 

맹자가 말했다.

"예가 사람에게 활쏘는 법을 가르칠 때, 반드시 뜻을 활 시위를 당기는데 두었는데, 배우는 자도 역시 반드시 활 시위를 당기는데 뜻을 두었다. 훌륭한 목수가 남을 가르칠 때 반드시 규구를 써서 가르쳤고, 배우는 자 역시 반드시 규구를 사용하며 배웠다."


 

彀 : 당길 구. 당기다. 활시위를 세게 당기다. 그 정도. 활을 쏘다. 과녁.  과녁의 가운데 점. 화살이 닿는 거리. 활고자. 

 

 

○羿 善射者也. 志 猶期也. 彀 弓滿也, 滿而後發, 射之法也. 學 謂學射.

 

○예는 활을 잘쏘는 자라. 지는 기약함과 같음이라. 구는 활이 팽팽함이니 팽팽하게 한 후에 쏨이 활쏘는 법이라. 배움은 활쏘기를 배움을 말함이라.

 

 

 

大匠誨人, 必以規矩, 學者亦必以規矩。

 

 

훌륭한 목수가 남을 가르칠 때 반드시 규구를 써서 가르쳤고, 배우는 자 역시 반드시 규구를 사용하며 배웠다.

 

 

 規 : 그림쇠(원형을 그리는 도구) 규.          矩 : 곱자(네모난 모양을 그리는데 쓰는 자) 구

 

 

○大匠 工師也. 規矩 匠之法也.

○此章 言事必有法然後, 可成,  師舍是則無以敎,  弟子舍是則無以學. 曲藝且然, 況聖人之道乎!

 

○대장은 장인의 스승이라. 규구는 장인의 법이라.

○이 장은 일은 반드시 법이 있은 연후에 가히 이루어지니 스승이 이를 버리면 써 가르침이 없고, 제자가 이를 버리면 써 배움이 없음이라. 곡예도 또한 그러하온 하물며 성인의 도임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