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書/孟子

盡心 <上> 第41章 ~ 第46章

柳川 2020. 5. 7. 00:50

第41章

 

公孫丑曰, 「道則高矣美矣, 宜若似登天然, 似不可及也。何不使彼爲可幾及, 而日孶孶也 ?」   

孟子曰, 「大匠不爲拙工,  改廢繩墨,  羿不爲拙射, 變其彀率。君子引而不發, 躍如也中道而立,  能者從之。」

 

 

공손추가 물었다. "도가 높고도 아름답지만, 마치 하늘에 오르는 것 같아서 미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찌 저들로 하여금 거의 도달할 수 있다고 여기게 해서 매일 부지런히 힘쓰게 하지 않으십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훌륭한 목수는 서툰 목공을 위하여 먹줄과 먹통을 고치거나 폐하지 않으며, 활의 명인 예(羿)는 서투른 사수를 위하여 활 쏘는 거리와 표적을 바꾸지 않았다. 군자는 사람을 가르칠 때 활시위를 당기기만 하고 쏘지 않으나, 실제로 쏘는 것처럼 하고서 중도에 서 있어도 능한 자는 따라한다."

 

 

若 ~ 然 : ~ 듯 하다.  ~ 과 같다.

彀 : 활당길 구. 활을 쏘기에 알맞은 거리.             率 : 목표. 표적. 

 

 

○彀率 彎弓之限也. 言敎人者皆有不可易之法, 不用自貶, 以徇學者之不能也.

 

○구율은 활을 당기는 한계라. 말하건대 사람을 가르친다는 것은 다 가히 바꾸지 못하는 법이 있으니 스스로 낮추어서 써 배우는 자의 능치 못함을 따르지 않느니라.

 

 

 

君子引而不發, 躍如也中道而立,  能者從之。

 

 

군자는 사람을 가르칠 때 활시위를 당기기만 하고 쏘지 않으나, 실제로 쏘는 것처럼 하고서 중도에 서 있어도 능한 자는 따라한다.

 

 

○引 引弓也, 發 發矢也. 躍如 如踊躍而出也. 因上文彀率, 而言君子敎人 但授以學之之法, 而不告以得之之妙, 如射者之引弓而不發矢. 然 其所不告者, 已如踊躍而見於前矣. 中者 無過不及之謂, 中道而立, 言其非難非易, 能者從之, 言學者當自勉也.

○此章言, 道有定體, 敎有成法, 卑不可抗, 高不可貶, 語不能顯, 黙不能藏.

 

○인은 활을 당김이오, 발은 화살을 쏨이라. 약여는 뛰어서 나옴과 같음이라. 윗글의 구율을 인하여 말함은, 군자가 사람을 가르침에 다만 써 배우는 법을 줌이오, 써 얻음의 묘미는 말하지 아니하니, 쏘는 자가 활을 당겨서 화살을 발하지 않음과 같음이라. 그러나 그 말하지 아니한 바가 이미 뛰어서 앞에 나타난 것과 같으니라. 중이라는 것은 과불급함이 없음을 이름이니 중도로 섬은 그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음을 말함이오, 능한 자 따름은 배우는 자가 마땅히 스스로 힘씀을 말함이라.

○이 장은 말하건대 도는 정한 체가 있고, 가르침은 이루어진 법이 있으니 낮은 것은 가히 높이지 못하고, 높은 것은 가히 낮추지 못하고, 말해도 능히 드러내지 못하고, 침묵해도 가히 감추지 못하니라.

 

 

 

 

 

 

第42章

 

孟子曰, 「天下有道, 以道殉身,  天下無道, 以身殉道。未聞以道殉乎人者也。」

 

 

맹자가 말했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도로써 몸이 따르게 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몸으로써 도를 따르는 것이다. 도로써 남을 따른다는 것은 듣지 못했다."

 

 

○殉 如殉葬之殉, 以死隨物之名也.

 

○순은 순장의 순과 같으니 죽음으로써 일을 따름의 이름이라.

 

 

[해설]

 

여기 약간 논란이 일어나는 곳이다. 이신순도(以身殉道)를 중국의 양백준은 爲道而死 라고 풀이했다. 즉 천하가 무도하면 도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다는 말이다. 그러나 조기(趙岐)는 以身從道修道而隱 라고 한다. 양백준과 완전 반대다. 천하가 무도하면 자신을 위해 도를 닦고 은거한다고 말한다. 주자는 양백준과 비슷하다. ‘도가 굽혀지면 몸은 반드시 물러나니 죽음으로써 서로 따르고 떨어지지 않는다 ’고 말한다. 그럼 우리는 어느 설을 따를 것인가 ? 공자님의 견해를 들어야 한다. 논어 태백편이다.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천하에 도가 있으면 출사하고 도가 없으면 은거한다) - 

 

 

未聞以道殉乎人者也。

 

도로써 남을 따른다는 것은 듣지 못했다.

 

 

○以道從人 妾婦之道.

 

○도로써 남을 따름은 첩부의 도이니라.

 

 

 

 

 

第43章

 

公都子曰, 「滕更之在門也, 若在所禮而不答, 何也 ?」  

孟子曰, 「挾貴而問, 挾賢而問, 挾長而問, 挾有勳勞而問, 挾故而問, 皆所不答也, 滕更有二焉。」

 

 

공도자가 물었다. "등경이 문하에 있을 때, 예를 갖추어야 할 것 같았는데 답을 하지 않으신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신분이 귀한 것을 믿고 물으며, 어짊을 믿고 묻고, 나이 많음을 믿고 물으며, 공로가 있음을 믿고 물으며, 연고를 믿고 물으면 모두 대답하지 않는데, 동경에게는 두 가지가 있었다."

 

 

○趙氏曰, 滕更 滕君之弟來學者也.

 

○조씨 가로대 등경은 등나라 인군의 아우로 와서 배우는 자라.

 

 

 

孟子曰, 「挾貴而問, 挾賢而問, 挾長而問, 挾有勳勞而問, 挾故而問, 皆所不答也, 滕更有二焉。」

 

 

맹자가 말했다."신분이 귀한 것을 믿고 물으며, 어짊을 믿고 묻고, 나이 많음을 믿고 물으며, 공로가 있음을 믿고 물으며, 연고를 믿고 물으면 모두 대답하지 않는데, 동경에게는 두 가지가 있었다."

 

 

○趙氏曰, 二 謂挾貴, 挾賢也. 尹氏曰, 有所挾則受道之心不專, 所以不答也.

○此 言君子雖誨人不倦, 又惡夫意之不誠者.

 

○조씨 가로대 둘은 협귀와 협현을 이름이라. 윤씨 가로대 끼는 바가 있으면 도를 받는 마음이 오로지 하지 못하니 써 대답하지 않는 바라.

○이는 말하건대 군자가 비록 사람 가르침을 게을리 하지 아니하나 또한 무릇 뜻이 성실하지 못한 자를 미워하니라.

 

 

 

 

 

 

第44章

 

孟子曰, 「於不可已而已者, 無所不已,  於所厚者薄, 無所不薄也。其進銳者, 其退速。」

 

 

맹자가 말했다.

"그만둘 수 없는데 그만두는 자는 그만두지 못할 것이 없으며,  두터워야 하는데 박하면 박하지 않는 것이 없다. 나아가는 것이 빠른 자는 물러나는 것도 빠르다."

 

 

☞ 大學 格物  參照.

 

○已 止也, 不可止 謂所不得不爲者也. 所厚 所當厚者也.  此 言不及者之獘.

 

○이는 그침(그만둠)이니 가히 그치지 못함은 시러곰 하지 아니하지 못함을 이름이라. 소후는 마땅히 두텁게 하는 바이라. 이는 불급한 자의 폐단을 말씀함이라.

 

獘 : 弊의 俗字.

 

 

 

其進銳者, 其退速。

 

 

나아가는 것이 빠른 자는 물러나는 것도 빠르다.

 

 

○進銳者 用心太過, 其氣易衰故, 退速.

○三者之弊 理勢必然, 雖過不及之不同, 然 卒同歸於廢弛.

 

○재빠르게 나아가는 자는 마음 씀이 너무 지나쳐 그 기운이 쉽게 쇠하는 고로 물러남이 빠르니라.

○세 가지의 폐단은 이치와 형세가 반드시 그러하니 비록 과와 불급이 같지 아니하나 그러나 마침내 폐하고 해이한 데로 똑같이 돌아가니라.

 

 

 

 

 

第45章

 

孟子曰, 「君子之於物也, 愛之而弗仁,  於民也仁之而弗親, 親親而仁民, 仁民而愛物。」

 

 

맹자가 말했다.

"군자가 사물에 대하여 사랑하지만 인을 베풀지 않으며, 백성에게는 인을 베풀지만 친애하지는 않는다. 부모를 친애하고 백성에게 인을 베플며, 백성에게 인을 베풀고 사물을 사랑한다."

 

 

○物 謂禽獸草木, 愛 謂取之有時, 用之有節. 程子曰, 仁推己及人, 如老吾老, 以及人之老, 於民則可, 於物則不可. 統而言之則皆仁, 分而言之則有序. 楊氏曰, 其分不同故, 所施不能無差等, 所謂理一而分殊者也. 尹氏曰, 何以有是差等? 一本故也, 無僞也.

 

○물은 금수초목을 이름이라. 애는 취함이 때가 있고 씀이 절도가 있음을 말함이라. 정자 가라사대 인은 내 몸을 미루어 다른 사람에 미침이니 늙은이를 내 늙은이같이 하여 써 다른 사람의 늙은이에 미침이니 백성에게라면 가하나 물건에게라면 불가라. 통틀어서 말한다면 다 인이오, 나누어서 말한다면 차례가 있느니라. 양씨 가로대 그 나뉨이 같지 아니한 까닭에 베푸는 자에 능히 차등이 없지 아니하니 이른바 이치는 하나이나 나뉨은 다른 것이라. 윤씨 가로대 어찌 써 이러한 차등이 있는고? 하나의 뿌리인 까닭이니 거짓이 없느니라.

 

 

 

 

 

 

第46章

 

孟子曰, 「知者無不知也, 當務之爲急。 仁者無不愛也, 急親賢之爲務。堯舜之知, 而不徧物急先務也,  堯舜之仁, 不徧愛人急親賢也。不能三年之喪, 而緦小功之察, 放飯流歠, 而問無齒決,  是之謂不知務。」

 

 

맹자가 말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르는 것이 없으나 당장 해야 할 일을 급히 여긴다.  어진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으나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하는 것을 급한 일로 친다.  요순의 지혜로도 사물을 두루 알지 못한 것은 급히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며,  요순의 인으로도 사람을 두루 사랑하지 못한 것은 어진 사람을 친애하는 것이 급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3년상은 잘지내지도 못하면서, 남의 3개월의 상복인 시마복(緦麻服)과 5개월의 상복인 소공복(小功服)은 자세히 살피며, 밥을 함부로 먹고 국물을 흘리며 마시면서, 마른 고기를 이빨로 끊어서 먹지 말라고 하는데, 이것은 일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다."

 

 

○知者 固無不知, 然 常以所當務者爲急, 則事無不治, 而其爲知也大矣, 仁者 固無不愛, 然 常急於親賢, 則恩無不洽, 而其爲仁也 博矣.

 

○지혜로운 자는 진실로 아지 아니함이 없으나 그러나 항상 써 마땅히 힘써야 할 바를 급히 여기면 일이 다스려지지 아니함이 없어서 그 지혜됨이 크고, 어진 자는 진실로 사랑하지 아니함이 없으나 그러나 항상 어진 이를 친함에 급하면 은혜가 흡족하지 아니함이 없어서 그 어짊 됨이 넓으니라.

 

 

 

不能三年之喪, 而緦小功之察, 放飯流歠, 而問無齒決,  是之謂不知務。

 

 

자신의 3년상은 잘지내지도 못하면서, 남의 3개월의 상복인 시마복(緦麻服)과 5개월의 상복인 소공복(小功服)은 자세히 살피며, 밥을 함부로 먹고 국물을 흘리며 마시면서, 마른 고기를 이빨로 끊어서 먹지 말라고 하는데, 이것은 일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다.

 

 

緦 : 시마복 시. 시마복(緦麻服).  모으다.              歠 : 마실 철.    問 : 분부하다. 명령함.  

 

 

☞ 參考

 

‘放飯流歠而問無齒決’은 『예기』 곡례편에 나오는 글로 음식 먹을 때의 주의 사항이다. 본래는 ‘毋放飯 毋流歠 又曰濡肉齒決 乾肉不齒決’이란 문장이다. 곧 ‘밥먹으며 떨어뜨리지 말고, 마시면서 흘리지 말고 또 가로대 젖은 고기는 이빨로 뜯고, 마른 고기는 이빨로 뜯지 말라’고 하였다. 여기서 마른 고기는 이빨로 뜯지 말라는 것은 손으로 뜯어 먹으라는 뜻이다.

 

 

○三年之喪 服之重者也. 緦麻 三月, 小功 五月, 服之輕者也. 察 致詳也. 放飯 大飯, 流歠 長歠, 不敬之大者也. 齒決 齧斷乾肉, 不敬之小者也. 問 講求之意.

○此章言, 君子之於道 識其全體, 則心不狹, 知所先後, 則事有序.  豐氏曰, 智不急於先務, 雖徧知人之所知, 徧能人之所能, 徒弊精神而無益於天下之治矣,  仁不急於親賢, 雖有仁民愛物之心, 小人在位, 無由下達, 聰明日蔽於上, 而惡政日加於下, 此 孟子所謂不知務也.

 

齧 : 물 설. 물다. 깨묾. 물어뜯다. 씹음. 벌레가 먹다. 이를 갈다. 절치(切齒)함. 먹다. 침식하다. 흠, 결함. 다북쑥. 고근(苦菫).

 

 

○삼년의 상은 복의 중한 것이라. 시마는 3월이오 소공은 5월이니 복의 가벼움이라. 찰은 자세히 이르름이라. 방반은 크게 먹음이오, 유철은 길게 마심이니 불경이 큰 것이라. 치결은 마른 고기를 깨물어 끊음이니 불경의 작은 것이라. 문은 조사하여 구하는(따져 묻는) 뜻이라.

○이 장은 군자가 도에 대해 그 전체를 알면 마음이 좁아지지 않고, 선후를 알면 일이 질서가 있게 됨을 말씀함이라. 풍씨 가로대, 지혜가 먼저 힘써야 함을 급하게 하지 못하면 비록 다른 사람의 아는 바를 두루 알고 다른 사람의 능한 바를 두루 능하더라도, 한갓 정신을 피폐하게 하여 천하의 다스림에 무익함이오, 인이 어진 이를 친함을 급하게 하지 못하면 비록 백성을 어질게 하고 물건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소인들이 자리에 있어서 말미암음이 아래에 이름이 없어 총명이 날로 위에 가려지고 악정이 날로 아래에 더하리니, 이는 맹자의 이른바 힘씀(급선무)을 아지 못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