盡心 <下> 第21章 ~ 第30章
第21章
孟子謂高子曰, 「山徑之蹊間, 介然用之而成路, 爲間不用, 則茅塞之矣, 今茅塞子之心矣。」
맹자가 고자에게 말했다.
"산중 작은 길을 갑자기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면 큰 길이 되지만, 한동안 사용하지 않게 되면 띠풀이 자라서 길을 막는데, 지금 띠풀이 그대의 마음을 막고 있구나."
蹊 : 지름길 혜. 지름길, 좁은 길. 건너다. 질러감. 기다리다.
焂 : 갑자기 숙. 갑자기, 문득. 매우 짧은 시간, 빨리 내닫는 모양. 빛, 빨리 달리다. 빛나다.
○徑 小路也. 蹊 人行處也. 介然 焂然之頃也. 用 由也. 路 大路也. 爲間 少頃也. 茅塞 茅草生而塞之也. 言義理之心, 不可少有間斷也.
○경은 작은 길이오, 혜는 사람이 다니는 곳이라. 개연은 일순간의 시간이라. 용은 씀이라. 路는 큰 길이라. 위간은 적은 시간이라. 모색은 띠풀이 자라서 막음이라. 의리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끊어지는 사이가 있으면 아니됨을 말씀함이라.
第22章
高子曰, 「禹之聲尙文王之聲。」 孟子曰, 「何以言之?」 曰, 「以追蠡。」 曰, 「是奚足哉。 城門之軌, 兩馬之力與 ?」
고자가 말했다. "우임금의 음악이 문왕의 음악보다 낫습니다."
맹자가 물었다. "어찌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
"종을 매다는 끈이 좀이 먹어 끊어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어찌 그 근거가 되겠는가. 성문의 바퀴자국이 두 마리의 말이 수레를 끄는 힘으로만 이루어졌겠는가?"
○尙 加尙也. 豊氏曰, 言禹之樂過於文王之樂.
○상은 더 나음이라. 풍씨(豊稷) 가로대 우임금의 음악이 문왕의 음악보다 나음을 말함이라.
孟子曰, 「何以言之?」 曰, 「以追蠡。」
맹자가 물었다. "어찌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
"종을 매다는 끈이 좀이 먹어 끊어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追 : 갈 퇴/쫒을 추. 종(鐘)을 매어 다는 끈. 또는, 종의 용두(龍頭).
蠡 : 좀 려/소라 라(려). 좀. 나무를 파 먹는 벌레. 좀먹다. 표주박, 소라. 달팽이. 연잇다. 연속한 모양.
○豊氏曰, 追 鐘紐也, 周禮所謂旋蟲 是也. 蠡者 齧木蟲也. 言禹時鐘在者, 鐘紐如蟲齧而欲絶, 蓋用之者多, 而文王之鐘 不然. 是以 知禹之樂, 過於文王之樂也.
○풍씨 가로대 퇴는 종끈이니 주례에 이른바 ‘선충(돌아가며 벌레먹었다)’이 이것이라. 여라는 것은 나무를 좀먹는 벌레라. 우임금 때의 종이 지금 있는 것은 종끈이 벌레먹은 것처럼 끊어지려고 하니 대개 쓰는 자가 많아서이고 문왕의 종은 그러하지 아니하니라. 이로써 우임금의 음악이 문왕의 음악보다 나음을 안다고 말함이라.
紐 : 끈 뉴. 끈, 인끈, 매다. 매듭, 근원하다. 주름, 맥. 비틀다. 꼭 죔.
曰, 「是奚足哉。 城門之軌, 兩馬之力與 ?」
"이것이 어찌 그 근거가 되겠는가. 성문의 바퀴자국이 두 마리의 말이 수레를 끄는 힘으로만 이루어졌겠는가?"
○豊氏曰, 奚足 言此何足以知之也. 軌 車轍迹也. 兩馬 一車所駕也. 城中之涂 容九軌, 車可散行. 故 其轍迹 淺, 城門 唯容一車, 車皆由之. 故 其轍迹深, 蓋日久車多所致, 非一車兩馬之力 能使之然也. 言禹在文王前千餘年. 故 鐘久而紐絶, 文王之鐘 則未久而紐全, 不可以此而議優劣也.
○此章文義 本不可曉. 舊說 相承如此, 而豊氏 差明白故, 今存之, 亦未知其是否也.
○풍씨 가로대 ‘奚足’은 ‘이 어찌 족히 써 알 것인가를 말함이라. 궤는 수레바퀴 자국이라. 두 말은 한 수레에 멍에하는 바라. 성 안의 길은 아홉 대의 수레바퀴를 용납하니 수레가 흩어져 다닐 수 있음이라. 그러므로 그 바퀴자국이 얕고, 성문은 오직 한 수레만을 용납하니 수레가 다 좇느니라. 그러므로 그 수레바퀴 자국이 깊으니 날이 오래되면서 수레가 많이 이르른 바요, 수레 한 대의 두 마리 말의 힘이 능히 그렇게 하게 한 것이 아니니라. 말하건대 우임금은 문왕보다 천여년 앞에 있었음이라. 그러므로 종이 오래되어 끈이 끊어짐이오, 문왕의 종은 오래지 아니하여 끈이 온전하니 가히 이로써 우열을 논하지 못하니라.
○이 장의 글의 뜻은 본래 가히 밝지 못하니라. 옛 설이 서로 이어짐이 이와 같고, 풍씨가 조금 명백한 고로 지금 이에 두었으나 또한 그 옳은지 그른지를 아지 못하노라.
涂 : 途, 塗. 길 도. 길, 도로. 음력 섣달의 이칭. 十二月爲涂. 이슬이 많이 내린 모양.
第23章
齊饑陳臻曰, 「國人皆以夫子將復爲發棠, 殆不可復。」 孟子曰, 「是爲馮婦也。晉人有馮婦者善搏虎, 卒爲善士則之野, 有衆逐虎, 虎負嵎, 莫之敢攖, 望見馮婦趨而迎之, 馮婦攘臂下車, 衆皆悅之, 其爲士者笑之。」
제나라에 흉년이 들자 진진이 말하였다.
"나라사람들이 모두 선생님께서 또 왕께 권해 당읍의 창고를 열게 해 주시기를 바라지만 다시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이러면 풍부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진나라 사람으로 풍부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범을 잘 잡았다. 마침내 훌륭한 선비가 되어 들에 나갔더니 사람들이 범을 쫒고 있었는데 범이 산모퉁이를 등지고 있자 사람들이 감히 다가서지 못하다가 멀리 풍부가 있는 것을 보고 달려가 맞이하였다. 풍부가 팔을 걷어부치고 수레에서 내리자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였는데 선비들이 그를 비웃었다."
殆 : 거의, 반드시. 의심하다.
○先時 齊國嘗饑, 孟子勸王發棠邑之倉, 以賑貧窮, 至此又饑, 陳臻問言, 齊人望孟子復勸王發棠, 而又自言恐其不可也.
○먼저 때에 제나라가 일찍이 흉년이 들었거늘 맹자가 왕에게 당읍의 창고를 열도록 권하여 써 빈궁을 구휼하더니 이에 이르러 또 흉년이 들었는데, 진진이 물으며 말하기를 제나라 사람들이 맹자께서 다시 임금에게 당을 열라고 권하라 하고 또 스스로 그 불가할까를 두렵다고 말함이라.
孟子曰, 「是爲馮婦也。晉人有馮婦者善搏虎。卒爲善士則之野, 有衆逐虎, 虎負嵎, 莫之敢攖, 望見馮婦趨而迎之。馮婦攘臂下車, 衆皆悅之, 其爲士者笑之。」
맹자가 말했다."이러면 풍부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진나라 사람으로 풍부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범을 잘 잡았다. 마침내 훌륭한 선비가 되어 들에 나갔더니 사람들이 범을 쫒고 있었는데 범이 산모퉁이를 등지고 있자 사람들이 감히 다가서지 못하다가 멀리 풍부가 있는 것을 보고 달려가 맞이하였다. 풍부가 팔을 걷어부치고 수레에서 내리자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였는데 선비들이 그를 비웃었다."
嵎 : 산모롱이 우. 산모롱이, 산모퉁이의 휘돌아 가는 부분. 구석. 높고 험하다. 산이 높고 가파름.
攖 : 다가설 영. 다가서다. 접근함. 잇다. 잡아당겨 이음. 묶다. 어긋나다. 어지럽히다.
攘 : 물리칠 양/어지럽힐 녕. 물리치다. 물러나다. 덜다. 제거함. 걷어올리다. 훔치다. 도둑질함. 사양하다. 겸손하다. 쫒다. 거부하다.
○手執曰搏. 卒爲善士, 後能改行爲善也. 之 適也. 負 依也. 山曲曰嵎. 攖 觸也. 笑之 笑其不知止也. 疑此時 齊王已不能用孟子, 而孟子 亦將去矣. 故 其言如此.
○손으로 잡는 것을 가로대 박이라. 마침내 좋은 선비가 되었다는 것은 뒤에 능히 행실을 고쳐서 착하게 됨이라. 지는 감이라. 부는 기댐이라. 산이 구부러진 곳을 가로대 우라. 영는 닿음이라. 그것을 웃는다는 것은 그 그칠 줄을 아지 못함을 웃음이라. 의심컨대 이 때는 제왕이 이미 능히 맹자를 쓰지(등용하지) 아니하고 맹자 또한 장차 떠나려 함이라. 그러므로 그 말이 이와 같으시니라.
第24章
孟子曰, 「口之於味也, 目之於色也, 耳之於聲也, 鼻之於臭也, 四肢之於安佚也, 性也有命焉, 君子不謂性也。仁之於父子也, 義之於君臣也, 禮之於賓主也, 智之於賢者也, 聖人之於天道也, 命也有性焉。君子不謂命也。」
맹자가 말했다.
"입에는 좋은 맛을, 눈에는 아름다운 색을, 귀에는 아름다운 소리를, 코에는 좋은 냄새를, 사지에는 안일하기를 바라는 것은 성이지만 명에 달려있어 군자는 성이라고 하지 않는다. 부자간에 있어서 인과, 군신간에 있어서의 의와, 객과 주인간에 있어서의 예와, 현명한 자에 있어서의 지혜와, 하늘의 도에 있어서의 성인은 명이지만 성에 달려 있어 군자는 명이라 하지 않는다."
○程子曰, 五者之欲 性也. 然 有分不能皆如其願, 則是命也. 不可謂我性之所有而求必得之也. 愚按, 不能皆如其願, 不止爲貧賤, 蓋雖富貴之極, 亦有品節限制, 則是亦有命也.
○정자 가라사대 다섯 가지의 하고자 함은 성이라. 그러나 분수가 있어서 능히 다 그 원하는 것처럼 하지 못하니 이것이 명이라. 가히 내 소유한 바의 성이라 하여 반드시 그것을 얻어 구하여서는 아니됨이라. 우가 상고컨대 능히 그 원하는 것처럼 아니 못함은 빈천하여 그치는 것이 아니오, 대개 비록 부귀가 지극하더라도 또한 품절과 제한이 있으니 곧 이 또한 명이 있음이라.
仁之於父子也, 義之於君臣也, 禮之於賓主也, 智之於賢者也, 聖人之於天道也, 命也有性焉。君子不謂命也。
부자간에 있어서 인과, 군신간에 있어서의 의와, 객과 주인간에 있어서의 예와, 현명한 자에 있어서의 지혜와, 하늘의 도에 있어서의 성인은 명이지만 성에 달려 있어 군자는 명이라 하지 않는다."
○程子曰, 仁義禮智天道在人, 則賦於命者, 所禀有厚薄淸濁. 然而性善可學而盡. 故 不謂之命也. 張子曰, 晏嬰智矣, 而不知仲尼, 是非命邪. 愚按, 所禀者厚而淸, 則其仁之於父子也 至, 義之於君臣也 盡, 禮之於賓主也 恭, 智之於賢否也 哲, 聖人之於天道也 無不脗合而純亦不已焉, 薄而濁, 則反是, 是皆所謂命也, 或曰, 者 當作否, 人 衍字, 更詳之.
○愚聞之師, 曰, 此二條者 皆性之所有, 而命於天者也. 然 世之人以前五者 爲性, 雖有不得而必欲求之, 以後五者 爲命, 一有不至, 則不復致力. 故 孟子各就其重處言之, 以伸此而抑彼也, 張子所謂 養則付命於天, 道則責成於己, 其言約而盡矣.
脗 : 맞을 문. 맞다. 꼭 맞음.
○정자 가라사대 인의예지와 천도가 사람에게 있으면 명에게 부여받은 것이니 받는 바가 후박청탁이 있느니라. 그러나 성은 선하여 배워서 다할 수 있음이라. 그러므로 명을 이르지 않느니라. 장자 가라사대 안영이 지혜로우나 중니를 알지 못하였으니 이는 명이 아니랴. 우가 상고컨대 부여받은 바가 두텁고 맑으면, 그 인이 부자에 있어서 지극하고, 의가 군신에 있어서 다하고, 예가 빈주에 있어서 공손하고, 지가 현부에 있어서 밝고, 성인이 천도에 있어서 꼭 합하지 아니함이 없어서 순수함이 또한 그치지 아니함이오, 박하면서 탁하면 이와 반대하니, 이는 다 이른바 명이니라. 혹이 가로대 ‘者’는 마땅히 ‘否’가 됨이오, ‘人’은 연자라 하니 다시 살펴볼 일이라.
○우가 스승께 들으니, 가라사대 이 두 조항은 다 성의 소유한 바이고 하늘에서 명한 것이라. 그러나 세상의 사람들이 앞의 다섯 가지로써 성이라 하여 비록 얻지 못함이 있어도 반드시 구하고자 하고, 뒤의 다섯 가지로써 명이라 하여 하나라도 이르지 못함이 있으면 다시는 힘을 다하려 하지 아니함이라. 그러므로 맹자가 각각 그 중요한 곳으로 나아가 말씀하셔서 써 이를 펴고 저를 억누르시니, 장자가 이른바 기른다면 명을 하늘에 맡기고, 도라면 이룸을 자신에게 책하니 그 말씀이 간략하면서도 다했도다
第25章
浩生不害問曰, 「樂正子何人也?」 孟子曰, 「善人也, 信人也。」 「何謂善, 何謂信?」 曰, 「可欲之謂善, 有諸己之謂信, 充實之謂美, 充實而有光輝之謂大, 大而化之之謂聖, 聖而不可知之之謂神, 樂正子二之中, 四之下也。 」
호생불해가 물었다. "악정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착한 사람이며, 신실한 사람입니다."
"무엇을 착하다고 하며, 무엇을 신실하다고 합니까?"
"하고자 할 수 있는 것을 선이라고 하며, 그 선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신실하다고 하고, 그 선을 힘써 행하여 자기 몸에 가득 채운 것을 미라 하며, 충실하여 외부로 광채를 내는 것을 대라고 하고, 크면서 변화하는 것을 성이라 하며, 성스러우면서 알 수 없는 것을 신이라 하는데, 악정자는 두 가지의 중간이며, 네 가지의 아래이다."
○趙氏曰, 浩生 姓, 不害 名, 齊人也.
○조씨 가로대 호생은 성이오, 불해는 이름이니, 제나라 사람이라.
「何謂善, 何謂信?」
"무엇을 착하다고 하며, 무엇을 신실하다고 합니까?"
○不害問也.
○불해가 물음이라.
曰, 「可欲之謂善,」
"하고자 할 수 있는 것을 선이라고 하며,
○天下之理 其善者必可欲, 其惡者必可惡, 其爲人也可欲, 而不可惡, 則可謂善人矣.
○천하의 이치가 그 선한 자는 반드시 가히 하고자 하고 그 악한 자는 반드시 가히 미워하니, 그 사람됨이 가히 하고자 하면서 가히 미워하지 않는다면 가히 일러 착한 사람이라 하니라.
有諸己之謂信,
그 선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신실하다고 하고,
○凡所謂善皆實有之, 如惡惡臭, 如好好色, 是則可謂信人矣. 張子曰, 志仁無惡之謂善, 誠善於身之謂信.
○무릇 이른바 선을 모두 실제로 갖고 있어서 악취를 미워하는 것같이 하고 호색을 좋아하는 것처럼 한다면 이는 곧 가히 일러 신실한 사람이라 하니라. 장자 가라사대 인에 뜻하고 악함이 없음을 일러 착하다 하고, 진실로 몸에 착하게 함을 일러 신실하다 하니라.
☞ 如惡惡臭 如好好色 : 『대학』 誠意에 나오는 글귀이다.
이른바 그 뜻을 성실히 한다는 것은 스스로 속이지 말아야 하는 것이니 악한 내음을 미워하는 것같이 하며 좋은 빛을 좋아하는 것같이 함이 이 이르되 스스로 쾌족함이니,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홀로 있을 때에도 삼가하니라.
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如惡惡臭, 如好好色, 此之謂自謙, 故君子必愼其獨也。<大學 第6章 誠意>
充實之謂美,
그 선을 힘써 행하여 자기 몸에 가득 채운 것을 미라 하며,
○力行其善, 至於充滿而積實, 則美在其中, 而無待於外矣.
○그 선을 힘써 행하여 충만하고 쌓여서 알참에 이르면 아름다움이 그 가운데에 있어 밖에서 기다림이 없느니라.
[해설]
美在其中’은 『주역』곤괘 문언절 제2절에 육오의 黃裳에 대해 다음과 같이 풀이하는 내용에 나온다.
“君子黃中通理, 正位居體, 美在其中而暢於四支, 發於事業, 美之至也”
군자가 누런 가운데 이치를 통해서 바른 자리에 몸을 거하여, 아름다움이 그 가운데 있어 사지에 빛나며 사업에 발하나니, 아름다움의 지극함이라.
黃中通理는 중앙토색 즉 땅의 중덕에서 이치를 통하라는 뜻이고, 正位居體는 땅의 자리가 아래이므로 아랫도리를 가리는 치마 노릇을 하여 아래에서 바르게 거처하라는 뜻이다. 모든 초목과 조수, 동식물의 땅 속(中)에서 제각기 자리를 얻어(正) 안으로 생명의 아름다운 본성을 갖추고 밖으로 힘찬 생명활동을 한다. 사람도 내면의 아름다운 성품을 깨달아 자신의 본분에 바르게 거처하여 만물의 영장인 사람 구실을 해야 하는 것이다. 나무도 뿌리를 내리면 그대로 줄기와 가지를 뻗어 잎새와 열매를 맺듯이 여자도 여자의 본분을 지키면 아기를 잉태하고 가정을 이루게 된다(美在其中而暢於四支 發於事業). 바싹 마른 양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축축한 음에서만 아름다운 생명이 나오는 것이다.
黃中通理와 正位居體는 사람이 가부좌를 하고 하단전에 마음을 두면서 觀공부 또는 호흡, 명상 등으로 심신 수양을 하여 본성을 깨우치는 것을 뜻하며, 美在其中而暢於四支와 發於事業은 사람의 심장에서 피가 온몸으로 흘러 아름다운 생명활동을 뜻하는 것이니, 아름다움의 지극함이라 한 것이다.
充實而有光輝之謂大,
충실하여 외부로 광채를 내는 것을 대라고 하며,
○和順積中而英華發外, 美在其中而暢於事支, 發於事業, 則德業至盛而不可加矣.
○조화롭고 온순함이 (마음) 가운데 쌓여서 아름답게 빛남이 밖으로 드러나(‘和順積中而英華發外’는『禮記』樂記편에서 나오는 표현으로, 좋은 음악에 대한 정의로 쓰인 말이다.) 아름다움이 그 가운데 있어 사지에 빛나며 사업에 발하면 덕업이 지극히 성하여 가히 더하지 못하니라.
大而化之之謂聖,
크면서 변화하는 것을 성이라 하고,
○大而能化, 使其大者, 泯然無復可見之迹, 則不思不勉, 從容中道, 而非人力之所能爲矣. 張子曰大可爲也, 化不可爲也, 在熟之而已矣.
○크면서 능히 화하여 그 큰 것으로 하여금 없어져 다시는 가히 볼 자취가 없다면 생각하지 않고 힘쓰지 않아도 조용히 도에 맞아서 사람의 힘이 능히 하는 바가 아니니라. 장자 가라사대 큼은 가히 하거니와 화함은 가히 하지 못하니 익숙함에 있을 뿐이니라.
[해설]
‘不思不勉 從容中道’는 『중용』 제20장에 나오는 말이다. 참고하면 다음과 같다.
誠이란 것은 하늘의 도요, 誠을 하는 것은 사람의 도이니, 성실이란 것은 힘쓰지 않아도 맞으며 생각하지 않아도 얻어져 종용히 도에 맞으니 성인이요, 성실하게 하는 것은 선을 가려서 그것을 고집하는 것이니라)
誠者天之道也, 誠之者人之道也, 誠者 不勉而中, 不思而得, 從容中道, 聖人也, 誠之者擇善而固執之者也.
聖而不可知之之謂神,
성스러우면서 알 수 없는 것을 신이라 하는데,
○程子曰, 聖不可知, 謂聖之至妙, 人所不能測, 非聖人之上, 又有一等神人也.
○정자 가라사대 성스러우면서 가히 알 수 없음은 성스러움이 지극히 묘하여 사람이 능히 헤아리지 못하는 바이니 성인의 위에 또한 한 등급의 신인이 있다는 것이 아님을 이름이라.
[해설]
『주역』건괘 문언전에서 “知進退存亡, 而不失其正者, 其唯聖人乎!”라고 하여 성인은 나아가고 물러남과 존하고 망함을 알아서 그 바름을 잃지 않는 자라고 하였고, 계사상전 제5장에서 “陰陽不測之謂神.”고 하여 음과 양으로 헤아리지 못하는 것을 일컬어 신이라 하였다.
樂正子二之中, 四之下也。
악정자는 두 가지의 중간이며, 네 가지의 아래이다.
○蓋在善信之間, 觀其從於子敖, 則其有諸己者, 或未實也. 張子曰, 顔淵 樂正子皆知好仁矣, 樂正子志仁無惡, 而不致於學, 所以但爲善人信人而已, 顔子 好學不倦, 合仁與智, 具體聖人, 獨未至聖人之止耳.
○程子曰, 士之所難者, 在有諸己而已, 能有諸己, 則居之安, 資之深, 而美且大, 可以馴致矣, 徒知可欲之善, 而若存若亡而已, 則能不受變於俗者 鮮矣. 尹氏曰, 自可欲之善 至於聖而不可知之神, 上下一理, 擴充而至於神, 則不可得而名矣.
○대개 선과 신의 사이가 있으니 그 자오를 따른 것을 본다면(離婁章句上 제24장 참고할 것), 그 몸에 있는 것이 혹 알차지 못하니라. 장자 가라사대 안연과 악정자가 다 인을 좋아할 줄 알되, 악정자는 인에 뜻하여 악함이 없고 배움에 이르지는 못하였으니 써한 바 다만 착한 사람과 신실한 사람이 될 뿐이오, 안자는 배움을 좋아하여 게을리하지 않아 인과 더불어 지에 합하여 몸에 성인을 갖추었으니 다만 성인의 한계에 이르지 못하였을 뿐이라.
○정자 가라사대 선비가 어렵다고 하는 바는 그 몸에 두고 있을 뿐이니 능히 그 몸에 두었으면 거처함에 편안하고 바탕함이 깊어, 아름답고 큼이 가히 써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거니와 한갓 가히 하고자 하는 선을 알아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은 것 같기도 할 뿐이라면 능히 세속의 변화를 받지 않을 자 드무니라. 윤씨 가로대 可欲之善으로부터 聖而不可知之神에 이르기까지 위아래가 한 가지 이치이니 확충하여 신에 이른다면 가히 얻어서 이름하지 못하니라.
第26章
孟子曰, 「逃墨必歸於楊, 逃楊必歸於儒, 歸斯受之而已矣。今之與楊墨辯者, 如追放豚, 旣入其苙, 又從而招之。」
苙 : 돼지우리 립. 招 : 묶다.
從而 : 계속해서, 따라서. 그리하여. …함으로써. 문장의 앞부분이 원인·방법에 해당하고 뒷부분이 결과·목적 등을 나타낼 때에 이를 연결하는 접속사로 쓰임.
맹자가 말했다.
"묵적(墨翟)의 학문을 떠나면 반드시 양주(楊朱)의 학문으로 돌아가고, 양주의 학문을 떠나면 유가(儒家)로 돌아오는데, 돌아오면 이들을 받아 줄 뿐이다. 지금 양주와 묵적의 학설을 추종하는 자들과 변론하는 자들은 마치 뛰쳐나간 돼지를 쫓듯이 하여, 이미 우리로 돌아왔는데도 발을 묶어놓는구나!”
○墨氏務外而不情, 楊氏太間而近實. 故 其反正之漸, 大略如此. 歸斯受之者, 憫其陷溺之久, 而取其悔悟之新也.
○放豚 放逸之豕豚也. 苙 闌也. 招 罥也, 羈其足也. 言彼旣來歸, 而又追咎其旣往之失也.
○此章 見聖賢之於異端拒之甚嚴, 而於其來歸, 待之甚恕, 距之嚴故, 人知彼說之爲邪, 待之恕故, 人知此道之可反, 仁之至, 義之盡也.
闌 : 우리. 가축을 치는 곳. 罥 : 얽을 견. 얽다. 옭아맴. 맺다. 그물. 올가미를 만듦.
○묵씨는 바깥에 힘써 정이 없고, 양씨는 매우 간단하여 실제에 가까우니라. 그러므로 그 바름을 돌이켜 점점함이 대략 이와 같으니라. 돌아오거든 이에 받는다는 것은 그 빠짐이 오래됨을 민망히 여겨 그 뉘우치고 깨달음의 새로움을 취함이라.
○방돈은 놓쳐서 달아난 돼지라. 입은 우리라. 초는 올가미니 그 발을 얽어맴이라. 저 이미 돌아왔거든 또 그 이미 지나간 잘못을 허물함을 쫓음이라.
○이 장은 성현이 이단에 대하여 막음이 매우 심하나 그 돌아옴에 대하여 대하기가 매우 관대함을 볼 수 있으니, 막기를 엄히 하는 고로 사람들이 저 설의 삿됨을 알고, 대함이 관대한 고로 사람들이 이 도의 가히 돌이킴을 아니 인의 지극함이오, 의의 극진함이라.
第27章
孟子曰, 「有布縷之征, 粟米之征, 力役之征, 君子用其一, 緩其二。 用其二而民有殍, 用其三而父子離。」
맹자가 말했다.
"세금에는 삼베와 명주의 세금, 곡식의 세금, 부역의 세금이 있는데 군자는 그 중 한 가지를 쓰고 두 가지를 늦춘다. 두 가지를 쓰면 백성이 굶어 죽고, 세가지를 다 쓰면 부자간에도 흩어진다."
殍 : 굶어죽을 표. 굶어죽다. 굶어죽은 사람. 餓死者.
○征賦之法歲有常數. 然 布縷取之於夏, 粟米取之於秋, 力役取之於冬, 當各以時. 若並取之 則民力有所不堪矣. 今兩稅三限之法, 亦此意也. 尹氏曰, 言民爲邦本, 取之無度, 則其國危矣.
○새금을 부과하는 법이 해마다 일정한 수가 있음이라. 그러나 삼베와 명주는 여름에 취하고 곡식은 가을에 취하고 부역은 겨울에 취하여 마땅히 각각 때로써 하니 만약에 아울러 취한다면 백성의 힘이 감당하지 못하는 바가 있음이라. 이제 양세와 삼한의 법이 또한 이러한 뜻이니라. 윤씨 가로대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 되니 취함에 제도가 없으면 그 나라가 위태로우니라.
[참조]
兩稅라 하면 여름과 가을에 거둬들이는 세금을 말하며, 三限은 양세를 여름과 가을, 겨울 세 철로 나눠 거두는 것을 말한다. 일설에는 여름에 거둬들이는 삼베나 명주에 부과하는 세는 지역에 따라 수확기가 다르므로 납부 기한이 두 번이며, 여기에 가을에 내는 곡식세를 합하여 三限이라고도 한다.
第28章
孟子曰, 「諸侯之寶三, 土地人民政事, 寶珠玉者殃必及身。」
맹자가 말했다.
"제후에게는 보배가 셋이 있는데, 토지, 백성, 정사세 가지이다. 주옥을 보배로 여기는 자에게는 반드시 재앙이 몸에 미치게 된다."
○尹氏曰, 言寶得其寶者安, 寶失其寶者危.
○윤씨 가로대 시러곰 보배로이 여김이 그 보배를 얻는 자는 편안하고, 보배로이 여김이 그 보배를 잃는 자는 위태로우니라.
第29章
盆成括仕於齊, 孟子曰, 「死矣, 盆成括。」 盆成括見殺, 門人問曰, 「夫子何以知其將見殺?」 曰, 「其爲人也小有才, 未聞君子之大道也, 則足以殺其軀而已矣。」
분성괄이 제나라에서 벼슬을 하게 되자 맹자가 말했다. "분성괄이 죽는구나."
분성괄이 죽임을 당하자 문인들이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그가 죽임을 당할 것을 아셨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그의 사람됨이 재주가 조금 있으나 군자의 큰 도를 듣지 못했으니 그는 죽게 되었었다."
○盆成 姓, 括 名也. 恃才妄作, 所以取禍. 徐氏曰, 君子道其常而已. 括有死之道焉, 設使幸而獲免, 孟子之言猶信也.
○분성은 성이오, 괄은 이름이라. 재주를 믿고 망령을 지음은 써 화를 취하는 바니라. 서씨 가로대 군자는 그 항상함을 말할 뿐이라. 괄이 죽을 도가 있으니 설사 다행히 면함을 얻는다하더라도 맹자의 말씀을 오히려 신뢰하니라.
第30章
孟子之滕, 館於上宮, 有業屨於牖上, 館人求之弗得。或問之曰, 「若是乎, 從者之廀也?」 曰, 「子以是爲竊屨來與?」 曰, 「殆非也。夫子之設科也, 往者不追, 來者不拒, 苟以是心至, 斯受之而已矣。」
맹자가 등나라에 갔을 때 상궁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객사의 주인이 신발을 만들다가 들창위에 놓고는 신발을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館 舍也. 上宮 別宮名. 業屨 織之有次業而未成者. 蓋館人所作, 置之牖上而失之也.
○관은 머무름이라. 상궁은 별궁의 이름이라. 업구는 (신을) 지음에 다음 일이 있어 완성되지 아니한 것이라. 대개 객사의 사람이 만들던 바를 창문 위에 두고 잃어버린 것이라.
或問之曰, 「若是乎, 從者之廀也?」 曰, 「子以是爲竊屨來與?」 曰, 「殆非也。夫子之設科也, 往者不追, 來者不拒, 苟以是心至, 斯受之而已矣。」
어떤 자가 물었다. "이렇다면 종자가 감춘 것이겠지요?"
맹자가 대답하였다. "그대는 이 사람이 신을 훔치러 왔다고 여기는가?"
그자가 대답하였다. "아마 아닐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과목을 설치하시고 가려는 자는 쫒지 않으며 오려는 자는 막지 않으시니, 진실로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왔다면 그를 받아주셨을 것입니다.”
廀 : 숨길 수. 廋와 同字. 숨기다. 숨음. 찾다. 세다. 叜 = 叟 : 늙은이 수. 广안에 叟대신 叜를 넣은 것으로 음도 의미도 같다.
○或問之者, 問於孟子. 廀 匿也. 言 '子之從者乃匿人之物 如此乎.' 孟子答之, 而或人自悟其失, 因言此從者固不爲竊屨而來. 但夫子設置科條, 以待學者, 苟以向道之心而來, 則受之耳. 雖夫子 亦不能保其往也, 門人 取其言有合於聖賢之指故記之.
○혹자가 물었다는 것은 맹자에게 물음이라. 수는 숨김이라. ‘그대의 종자가 이에 남의 물건을 숨김이 이와 같은저’라고 말함이라. 맹자가 답하심에 혹자가 스스로 그 잘못을 깨닫고 인하여 말하기를 이 종자가 진실로 신을 훔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다만 부자가 과조를 설치하여 써 배우는 자를 대하시니 진실로 도를 향하는 마음으로써 와서 받을 뿐이라. 비록 부자라도 또한 그 감을 보장하지 못한다 하니, 문인이 그 말이 성현의 가르침에 합함이 있는 고로 취하여 기록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