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儀傳/魯之母師, 魏芒慈母, 齊田稷母
魯之母師
母師者,魯九子之寡母也。臘日休作者,歲祀禮事畢,悉召諸子,謂曰:「婦人之義,非有大故,不出夫家。然吾父母家多幼稚,歲時禮不理。吾從汝謁往監之。」諸子皆頓首許諾。又召諸婦曰:「婦人有三從之義,而無專制之行。少繫於父母,長繫於夫,老繫於子。今諸子許我歸視私家,雖踰正禮,願與少子俱,以備婦人出入之制。諸婦其愼房戶之守,吾夕而反。」於是使少子僕,歸辨家事。天陰還失早,至閭外而止,夕而入。
臘日 : 납(臘)은 접(接)과 같은 뜻으로 신·구년이 교접하는 즈음에 대제(大祭)를 올렸다. 또 엽(獵)과도 통하는 것으로 사냥에서 얻은 날짐
승·길짐승으로 선조에게 제사함을 뜻한다. 중국 하나라 때는 가평(嘉平), 은(殷)나라 때는 청사(淸祀), 주(周)나라 때는 대사(大蜡), 한
(漢)나라 때는 납(臘)이라고 불렀다. 시대에 따라 날짜가 달랐으나, 대개 동지(冬至) 후 3번째 술일(戌日)을 납일로 삼았다.
<다음백과>
歲祀 : 해마다 음력 10월에 5대 이상의 조상 산소에 가서 지내는 제사. 조상신은 5대까지만 사당에서 제를 지내고 그 이상의 조상들은 가
을에 한꺼번에 지내니 이를 묘사(墓祀) 세사(歲祀) 혹은 시제(時祭)라 한다.
모사(母師)는 노(魯)나라에서 아홉 아들을 둔 과부(寡婦)인 어머니이다. 납일이 되자 일을 쉬고 제사를 지냈는데 예식을 마치자 아들들을 모두 불러 말했다.
"여인의 법도는 큰 일이 없으면 지아비의 집을 나가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나의 부모가 계신 집은 어린 아이들이 많아
새해 초의 예법이 다스려지지 않는다. 내가 너희들에게서 잠시 떠나 부모님들을 뵙고 아이들을 살피고자 한다."
아들들이 모두 머리를 조아려 허락한다.
모친은 또 며느리들을 불러 말했다.
"여인에게는 세가지 따라야 할 법도가 있으니 마음대로 행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어려서는 부모에게 의지하고, 성장해서는 지아비에게 의지하며 늙어서는 자식에게 의지한다. 지금 나는 아들들이 허락하니 잠시 친정에 가서 새해 초의 일을 살펴주고자 한다. 비록 올바른 예법은 아니라 할지라도 막내 아이와 함께 가서 여인이 출입하는 법도를 갖추려 한다.
며느리들은 문단속을 신중히 하여 지키거라. 나는 저녁때 돌아올 것이다."
이리하여 막내아들에게 시중을 들게 하여 친정에 가서 집안일을 살폈다. 그런데 날씨가 흐려 시간을 잘못 알고 너무 일찍 돌아왔는데, 마을 밖에 이르러 머물러 기다렸다가 저녁때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갔다.
魯大夫從臺上見而怪之。使人閒視其居處,禮節甚脩,家事甚理。使者還以狀對。於是大夫召母而問之曰:「一日從北方來,至閭而止,良久,夕乃入。吾不知其故,甚怪之,是以問也。」母對曰:「妾不幸,早失夫,獨與九子居。臘日,禮畢事間,從諸子謁歸視私家。與諸婦孺子期夕而反。妾恐其酺醵醉飽,人情所有也。妾反太早,不敢復返,故止閭外,期盡而入。」
酺 : 잔치 모. 잔치, 연회. 신령이름, 재앙을 내리는 신령. 酒食을 하사하다. 酒食. 醵 : 술잔치 갹(거). 술잔치, 술추렴. 추렴하다.
노(魯)나라 대부가 누대위에서 그 광경을 보고 괴상히 여겼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 사는 곳을 은밀히 살피게 하였더니 예절이 매우 엄격하고 집안 일이 잘 다스려지고 있었다. 사자가 돌아와 그 상황을 소상히 보고했다.
그리하여 대부는 그 모친을 불러 물었다.
"어느 날 북쪽에서 돌아와 마을에 이르러 멈추고는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저녁때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가셨소. 내가 그 까닭을 알지 못하여 괴이하게 여기고 이렇게 그 연유를 묻게 된 것입니다."
모친이 대답하였다.
"저는 불행히도 일찌기 남편을 잃고 홀로 아홉 아들과 더불어 살고 있습니다. 납일에 제사를 마치고 틈을 내어 아들들로부터 떠나 친정 부모님을 찾아 뵙고 일을 살펴주려 하였습니다. 며느리들과 손자들에게 저녁때 돌아오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들이 제사음식을 나누어 먹고 취해있을까 두려웠는데 그것은 인지상정이라 할 것입니다. 제가 돌아 온 것이 너무 일러 감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마을 밖에서 머물렀다가 시간이 다 되어 들어간 것입니다."
大夫美之,言於穆公,賜母尊號曰母師。使朝謁夫人,夫人諸姬皆師之。
君子謂母師能以身敎。夫禮,婦人未嫁,則以父母爲天;旣嫁,則以夫爲天。其喪父母,則降服一等,無二天之義也。
詩云:「出宿于濟,飮餞于禰,女子有行,遠父母兄弟。」 此之謂也。
頌曰:九子之母,誠知禮經,謁歸還反,不揜人情,德行旣備,卒蒙其榮,魯君賢之,號以尊名。
「出宿于濟」 : 시경에는 「出宿于泲」
揜 : 가릴 엄. 가리다. 가리어 덮음. 붙잡다. 덮쳐 빼앗음. 깊다. 이어받다. 답습함. 속이다. 깔봄. 노름.
대부가 그 마음을 아름답게 여겨 목공(穆公)에게 아뢰니 목공은 그 모친에게 모사(母師)라는 존호를 내렸다. 그리고 입조하여 목공의 부인을 보게 하였는데 부인과 비빈들이 모두 스승으로 섬겼다.
군자는, "모사는 능히 몸소 실천하여 가르쳤다."고 하였다. 예법에 여인이 출가하기 전에는 부모를 하늘처럼 여기고, 출가하면 지아비를 하늘처럼 여기는 것이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상복을 한등급 내려서 입었으니 하늘이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시에, "제(泲)에서 묵고 예(禰)에서 작별하였네. 여자가 출가하니 부모형제로부터도 멀어졌네.(國風/邶風/泉水)"라 하였는데 이를 말하는 것이다.
송에, "아홉 아들을 둔 어머니는 진실로 예의 이치를 알았고 친정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인정에 반하지 않았으며 덕행을 갖추어 마침내 영예를 안았으니 노나라 군주가 그녀의 현명함을 알고 이름을 높여 부르게 하였다."고 하였다.
魏芒慈母
魏芒慈母者,魏孟陽氏之女,芒卯之後妻也。有三子。前妻之子有五人,皆不愛慈母。遇之甚異,猶不愛。慈母乃命其三子,不得與前妻子齊衣服飮食,起居進退甚相遠,前妻之子猶不愛。於是前妻中子犯魏王令當死,慈母憂戚悲哀,帶圍減尺,朝夕勤勞以救其罪人。有謂慈母曰:「人不愛母至甚也,何爲勤勞憂懼如此?」慈母曰:「如妾親子,雖不愛妾,猶救其禍而除其害,獨於假子而不爲,何以異於凡母!其父爲其孤也,而使妾爲其繼母。繼母如母,爲人母而不能愛其子,可謂慈乎!親其親而偏其假,可謂義乎!不慈且無義,何以立於世!彼雖不愛,妾安可以忘義乎!」
위(魏)나라 망(芒)씨 집안의 자모는 위나라 맹양씨(孟陽氏)의 딸로 망묘(芒卯)의 후처이다. 세 아들을 두었는데 전처의 아들이 다섯명이 있었는데 모두 자모를 좋아하지 않았다. 자모는 그들을 매우 특별하게 신경써 대하였지만 오히려 미워하였다. 자모는 이에 그녀 소생인 세 아들에게는 전처 아들들보다 못한 의복과 음식을 제공하고 일상의 거동에 있어서도 멀리 하도록 하였으나 전처의 아들들은 오히려 자모를 미워하였다.
이 때 전처의 둘째 아들이 위나라 왕에게 죄를 지어 사형을 당하게 되었는데 자모는 근심과 슬픔으로 허리띠가 한자나 줄었는데도 조석으로 죄인인 아들을 구하려 애썼다.
어떤 사람이 자모에게 물었다.
"그 사람이 모친을 미워함이 지극히 심한데 어찌 이렇게 힘쓰며 걱정하십니까?"
자모가 대답하였다.
"제 친아들이라면 저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재난에서 구해내고 형받는 것을 면하게 할 것인데, 전처 소생이라 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보통 어머니와 어찌 다르겠습니까? 그 아이의 아버지가 홀로 되자 저로 하여금 그의 계모가 되게 하였습니다. 계모도 어머니인데 어머니가 되어 그 자식을 사랑하지 않으면 자애롭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친자식이라 사랑하고 전처 자식이라 치우쳐 대한다면 의롭다 할 수 있겠습니까! 자애롭지 않고 의롭지도 않으면 어찌 세상에 바로 설 수 있겠습니까! 그가 저를 미워해도 제가 어찌 의를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
遂訟之。魏安釐王聞之,高其義曰:「慈母如此,可不救其子乎!」乃赦其子,復其家。自此五子親附慈母,雍雍若一。慈母以禮義之漸,率導八子,咸爲魏大夫卿士,各成於禮義。
君子謂慈母一心。
詩云:「尸鳩在桑,其子七兮,淑人君子,其儀一兮,其儀一兮,心如結兮。」言心之均一也。尸鳩以一心養七子,君子以一儀養萬物。一心可以事百君,百心不可以事一君。此之謂也。
頌曰:芒卯之妻,五子後母,慈惠仁義,扶養假子,雖不吾愛,拳拳若親,繼母若斯,亦誠可尊。
마침내 재판이 열렸다. 위나라 안리왕(安釐왕)이 그녀의 사연을 듣고 그 의를 높이 평가하여 말했다.
"자모가 이와 같은데 그 아들을 사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고는 그 아들의 죄를 사면하고 집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이로부터 다섯 아들들은 자모와 친밀해져 한결같이 화기애애하였다. 자모가 예의를 다하여 여덟 아들을 통솔하여 지도하므로써 모두 위나라의 대부와 경사(卿士)가 되게 하였고 각각 예의로 일가를 이루었다.
군자는, "자모는 마음이 한결같았다."고 하였다.
시에, "뻐꾸기 뽕나무에 앉았는데, 그 새끼가 일곱이로다. 어진 군자, 그 위의가 한결 같네. 위의가 한결 같으니, 마음이 단단한 것 같도다.(國風/曹風/鳲鳩)"라고 한 것은 마음이 한결같이 고른 것을 말하는 것이다.
시구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일곱 새끼를 키우고, 군자는 한결같은 위의로 만물을 키운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모든 군주를 섬길 수 있지만 백갈래 마음으로는 한명의 군주도 섬길 수 없다.'함은 이를 말하는 것이다.
송에, "망묘의 아내는 다섯 아들의 계모가 되어 사랑과 인의로 전실의 아들을 부양하면서 비록 자신을 미워할지라도 친부모와 같이 정성을 다하였으니 계모가 이와 같다면 또한 진실로 존경할 수 있을 것이다."라 하였다.
齊田稷母
齊田稷子之母也。田稷子相齊,受下吏之貨金百鎰,以遺其母。母曰:「子爲相三年矣,祿未嘗多若此也,豈脩士大夫之費哉!安所得此?」對曰:「誠受之於下。」其母曰:「吾聞士脩身潔行,不爲苟得。竭情盡實,不行詐僞。非義之事,不計於心。非理之利,不入於家。言行若一,情貌相副。今君設官以待子,厚祿以奉子,言行則可以報君。夫爲人臣而事其君,猶爲人子而事其父也。
鎰 : 1鎰은 20냥, 또는 24냥. 竭 : 다할 갈(걸). 다하다. 물이 마르다. 등에지다. 끝나다. 패하다. 망하다. 모두.
제(齊)나라 전직자(田稷子)의 모친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직자가 제나라 재상이었을 때 부하 관리로부터 돈 100일(鎰)을 받았는데 그 돈을 모친에게 보냈다.
모친이 전직자에게 물었다.
"네가 재상이 된지 3년이 되었으나 녹봉이 이렇게 많지 않았다. 사대부가 되어 어떻게 그와 같은 돈을 모았단 말이냐! 이돈은 어디에서 받은 것이냐?"
아들이, "사실은 부하에게서 받은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자 모친이 말했다.
"내가 듣기로 선비는 몸을 닦아 행실을 깨끗이 하여 구차하게 재물을 취하지 않는다.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실행하며 거짓된 행동이나 위선을 행하지 않는다. 의롭지 않은 일은 마음으로 도모하지 않는다. 이치에 맞지 않는 이득은 집에 들이지 않는다. 언행이 일치하면 마음이 안색에 드러난다. 지금 군주가 너에게 관직을 베풀고 후한 녹봉을 내리고 있으니 말과 행실로 군주에게 보답해야 한다. 무릇 신하가 되어 군주를 섬기는 것은 자식이 되어 부친을 섬기는 것과 같다.
盡力竭能,忠信不欺,務在效忠,必死奉命,廉潔公正,故遂而無患。今子反是,遠忠矣。夫爲人臣不忠,是爲人子不孝也。不義之財,非吾有也。不孝之子,非吾子也。子起。」 田稷子慚而出,反其金,自歸罪於宣王,請就誅焉。宣王聞之,大賞其母之義,遂舍稷子之罪,復其相位,而以公金賜母。
君子謂,稷母廉而有化。
詩曰:「彼君子兮,不素飧兮。」無功而食祿,不爲也,況於受金乎!
頌曰:田稷之母,廉潔正直,責子受金,以爲不德,忠孝之事,盡財竭力,君子受祿,終不素食。
힘을 다하여 능력을 다 하고, 충성과 신의를 다하여 속이지 않으며, 직무를 수행함에는 충성을 다하고, 반드시 죽음으로써 명을 받들며, 청렴결백하고 공정해야 하며 그러므로써 일을 완수하고 나서 뒷탈이 없는 것이다. 지금 너는 이와는 반대로 충성을 멀리하고 있다. 무릇 신하가 되어 불충하면 이는 자식이 되어 불효하는 것이다. 의롭지 않은 재물은 내가 내가 가질 것이 아니다. 불효한 자식은 내 자식이 아니다. 나가거라."
전직자는 부끄러워하며 나가서 그 금전을 돌려주고는 스스로 선왕(宣王)에게 자수하여 벌받기를 청했다.
선왕이 그 모친에 대한 말을 듣고는 그 모친의 의로움에 크게 찬양하고는 전직자의 죄를 사하고 재상의 지위에 복귀시켰으며 모친에게 공금을 하사했다.
군자는, "전직자의 모친은 청렴하고 교화의 힘이 있었다."고 하였다.
시에, "군자여. 헛되이 밥먹지 않는것이라오.(國風/魏風/伐檀)"라 하였다. 하는 일 없이 녹을 먹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하물며 뇌물을 받는 일에 있어서랴!
송에, "전직자의 모친은 청렴정직하여 아들이 뇌물로 돈을 받은 것을 부덕하다 꾸짖었으며 충효의 일은 재물과 힘을 다바쳐야 하는 것이므로 군자가 녹을 받는 것은 결국 헛되이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