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歷史와文學/列女傳(劉向)

辨通傳/趙津女娟, 趙佛肸母, 齊威虞姬

柳川 2020. 7. 29. 16:31

趙津女娟

 

趙津女娟者, 趙河津吏之女, 趙簡子之夫人也。初簡子南擊楚, 與津吏期, 簡子至津吏醉臥不能渡。簡子怒欲殺之, 娟懼持楫而走, 簡子曰, 「女子走何爲?」 對曰, 「津吏息女。妾父聞主君東渡不測之水, 恐風波之起, 水神動駭。故禱祠九江三淮之神, 供具備禮, 御釐受福, 不勝巫祝, 杯酌餘瀝, 醉至於此. 君欲殺之, 妾願以鄙軀易父之死.」 簡子曰, 「非女之罪也.」 娟曰, 「主君欲因其醉而殺之, 妾恐其身之不知痛, 而心不知罪也。若不知罪殺之, 是殺不辜也。願醒而殺之, 使知其罪。」 簡子曰, 「善。」 遂釋不誅。

 

 

조(趙)나라 강(江)나루의 여인 연(娟)은, 조나라 하수(河水)의 나루(포구)를 지키는 관리의 딸이며, 조간자(趙簡子)의 부인이다.  애초 간자는 남쪽으로 초(楚)나라를 공격하려고 나루를 지키는 관리에게 그 도착 시기를 알렸는데,  간자가 나루에 도착하였을 때 그 관리가 취해 쓰러져 있어 강을 건널 수가 없었다. 간자가 노하여 그 관리를 죽이려 하자 그 관리의 딸 연(娟)이는 노를 들고 달려가니 간자가 물었다.

"여인이 무엇을 하려고 그렇게 달려오는가?"

연이 대답했다.

"저는 나루를 지키는 관리의 딸입니다. 제 아비는 주군께서 동쪽으로 건너려 하시면서 강물의 깊이를 헤아리시지도 않으신다 듣고 바람에 파도가 일어 수신(水神)이 놀랄까 두려워 하였습니다. 그래서 구강삼회(九江三淮)의 신에게 기도하고 제사를 지내며 준비한 예물을 모두 바쳤는데,  제사를 지낸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무당의 권유를 물리치지 못하고 남은 술과 함께 고기를 들다가 취하여 이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주군께서 아비를 죽이려 하신다면 저는 비천한 몸으로 아비를 대신하여 죽기를 원합니다."

간자가, "네 죄가 아니다."라 대답하자 연이 다시 말하였다.

"주군께서 아비가 취했기 때문에 아비를 죽이려 하신다면 저는 아비가 아픔을 모르고 죽고, 마음으로는 그 죄를 모르고 죽는 것이 두렵습니다.  자신의 죄도 모르는 아비를 죽이신다면 이는 죄없는 사람을 죽이시는 것입니다. 부디 아비가 술이 깬 후에 죽이시어 아비가 자신의 죄를 알고 죽게 하십시오."

간자가, "좋다." 하고는 마침내 풀어주고 죽이지 않았다.

 

 

 

簡子將渡, 用楫者少一人。娟攘卷摻楫而請, 曰, 「妾居河濟之間. 世習舟楫之事, 願備員持楫.」 簡子曰, 「不穀將行。選士大夫, 齊戒沐浴, 義不與婦人同舟而渡也。」 娟對曰, 「妾聞昔者湯伐夏, 左驂驪右驂牝靡, 而遂放桀。武王伐殷, 左驂牝騏, 右驂牝䮲, 而遂克紂, 至於華山之陽。主君不欲渡則已. 與妾同舟, 又何傷乎?」 簡子悅遂與渡. 

 

 

간자가 강을 거너려는데 노를 저을 자가 한명이 부족했다. 연이 팔을 걷어부치며 노를 잡고 청하였다.

"저는 나루터에 살고 있으며 배의 노 젓는 일을 익혀 왔습니다. 부디 노 젓는 일에 참여하게 해 주십시오."

간자가, "네가 가는 것은 좋지 않다. 군사와 대부를 뽑아 목욕재계하고 건널 것이며, 또 의(義)로서도 여인과 한배를 타고 건널 수 없다."하고 거절하니 연이 대답한다.

"제가 듣기로, 옛날 탕(湯)임금이 하(夏)나라를 칠 때 왼쪽 참마(驂馬)는 검은 말이었고 오른 쪽 참마는 암말로 묶었는데  마침내 걸왕(桀王)을 추방하였습니다.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殷)나라를 칠 때 왼쪽 참마는 암컷 털총이(騏)였으며  

오른쪽 참마는 암컷인 황부루(䮲)말이었으나 마침내 주왕(紂王)을 이기고 화산(華産)의 남쪽에 이르렀습니다.

주공께서 강을 건너지 않으려면 그 뿐이지만 저와 한 배를 타고 건너신다 해서 또 무슨 해가 있겠습니까?"

간자가 기뻐하며 함께 건너게 하였다.

 

 

 

中流爲簡子發河激之歌, 其辭曰, 「升彼阿兮, 面觀淸. 水揚波兮, 査冥冥. 禱求福兮, 醉不醒. 誅將加兮, 妾心驚. 罰旣釋兮, 瀆乃淸. 妾持楫兮, 操其維. 蛟龍助兮, 主將歸. 呼來櫂兮, 行勿疑.」  

 

 

 

강 중간쯤 갔을 때 연이는 간자를 위하여 하격지가(河激之歌)를 불렀는데 그 가사는 다음과 같다.

 

升彼阿兮, 面觀淸。    저 물결을 타고 오르니, 수면이 맑음을 드러내도다.

水揚波兮, 査冥冥。    강물이 파도를 일으키니, 물보라가 앞이 가리는도다.

禱求福兮, 醉不醒。    제 지내고 음복하니, 취하여 깨지 않도다.

誅將加兮, 妾心驚。    아비를 사형에 처하려 하니 내 마음이 놀랐도다.

罰旣釋兮, 瀆乃淸。    아비가 형벌에서 벗어나니, 흙탕물이 맑아졌도다.

妾持楫兮, 操其維。    내가 노를 잡으니, 배를 맨 밧줄을 풀었도다.

蛟龍助兮, 主將歸。    교룡이 도우니 주군께서는 귀환하실 것이로다.

呼來櫂兮, 行勿疑。    아아! 배는 무사히 돌아오리니, 가시며 의심치 말 것이로다.

 

 

 

簡子大悅曰, 「昔者不穀夢娶妻, 豈此女乎!」 將使人祝祓以爲夫人。娟乃再拜而辭曰, 「夫婦人之禮, 非媒不嫁, 嚴親在內, 不敢聞命。」  遂辭而去。 簡子歸, 乃納幣於父母, 而立以爲夫人.

君子曰, 女娟通達而有辭. 

詩云, 「來遊來歌, 以矢其音.」 此之謂也. 

頌曰, 趙簡渡河, 津吏醉荒. 將欲加誅, 女娟恐惶, 操楫進說, 父得不喪, 維久難蔽, 終遂發揚.

 

祓 : 푸닥거리할 불. 푸닥거리 하다. 재액을 떪. 부정을 없애다.

 

 

간자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지난 날 꿈속에서 아내를 맞아 좋지 않게 여겼는데 어찌 이 여자가 아니겠는가!"

하고는 사람을 시켜 제(祭)를 지내고 연이를 부인으로 삼고자 하였다. 

연이는 두번 절하고 사양하며 말했다.

"무릇 여인의 예(禮)에는 중매가 없이는 출가하지 않으며, 부모님이 집에 계시니, 감히 명을 따를 수 없습니다."하고는 떠나가 버렸다.  

조간자는 돌아가자 연의 부모에게 예물을 바치고 맞이하여 부인으로 삼았다.

군자는, "여인으로서 연은 사리에 통달하였고 말솜씨가 있었다."고 하였다.

시에, "와서 놀며 노래하고, 그 소리를 베풀도다.(大雅/生民之什/卷阿)"라한 것은 이를 말한 것이다.

송에, "조간자가 강을 건너려고 하는데 나루를 지키는 관리가 취하여 임무를 망치자 그 관리를 죽이려 하였고, 그 관리의 딸 연이 두렵고 황송하여 노를 들고 조간자에게 나아가 설득하므로써 부친이 살 수 있었으며 오랫동안 그 행실을 숨기기 어려웠고 마침내 세상에 크게 드러났다."고 했다.   

 

 

 

 

趙佛肸母

 

趙佛肸母者, 趙之中牟宰佛肸之母也。佛肸以中牟叛, 趙之法以城叛者, 身死家收。佛肸之母將論, 自言曰, 「我死不當。」 士長問其故。母曰, 「爲我通於主君。乃言不通, 則老婦死而已。」 士長爲之言於襄子。襄子出問其故. 母曰, 「不得見主君則不言.」 於是襄子見而問之曰, 「不當死何也?」 母曰, 「妾之當死亦何也?」  襄子曰, 「而子反.」 母曰, 「子反, 母何爲當死?」 襄子曰, 「母不能敎子, 故使至於反, 母何爲不當死也.」

 

 

肸 : 소리울릴 힐/ 땅이름 비. 소리가 울리다. 떨쳐 일어나다. 웃음소리의 모양. 사람이름. 나라 이름. [비]땅이름. 노나라의 읍명.

 

 

조(趙)나라 불힐(佛肸)의 모친은  조나라의 중모성(中牟城)의 재상 불힐의 모친이다. 불힐이 중모성에서 반란을 일으켰는데, 조나라의 법에 성을 들어 반란을 일으킨 자는, 그 집안 사람은 사형에 처하고 가산(家産)은 몰수하도록 되어 있었다.

불힐의 모친도 연루되어 판결을 내리게 되었는데 그 모친은 스스로 말하였다.

"내가 사형을 당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재판장(裁判長)이 그 까닭을 물었다. 

불힐의 모친은, "나를 위해 주군에게 알려 주십시오. 내 말이 주군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늙은 여인은 죽을뿐입니다."

재판장이 그녀가 말한 내용을 조양자(趙襄子)에게 전하였다.  조양자가 나와 불힐의 모친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그 모친이 물었다. "아들이 반란을 일으키면 어미가 어찌 죽음을 당해야 합니까?"

양자가, "모친이 능히 아들을 교육시키지 않았으므로 아들로 하여금 반란을 일으키게 한 것인데 모친은 어찌 사형을 당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하시오."하고 반문했다.

 

 

母曰, 「吁! 以主君殺妾爲有說也。乃以母無敎邪, 妾之職盡久矣。此乃在於主君。妾聞子少而慢者, 母之罪也。長而不能使者, 父之罪也。今妾之子少而不慢, 長又能使, 妾何負哉!  妾聞之, 子少則爲子, 長則爲友, 夫死從子。妾能爲君長子, 君自擇以爲臣。妾之子與在論中, 此君之臣, 非妾之子, 君有暴臣, 妾無暴子。是以言妾無罪也。」 襄子曰, 「善。 夫佛肸之反, 寡人之罪也。」 遂釋之。

君子曰, 佛肸之母, 一言而發襄子之意, 使行不遷怒之德, 以免其身。詩云, 「旣見君子, 我心寫兮。」 此之謂也。

頌曰, 佛肸旣叛, 其母任理, 將就於論, 自言襄子, 陳列母職, 子長在君, 襄子說之, 遂釋不論。

 

 

 

조양자의 말을 들은 모친이 대답하였다.

"오오! 주군께서는 저에게 사형을 내리시는 이유를 설명하셨습니다. 어미로서 교육을 잘못시켰다 하시는데, 저는 제 소임을 다 한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아들의 일은 주군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 자식이 어렸을 때 교육을 게을리 한 것은 어미의 죄입니다.  아들이 장성하여 어미가 교육을 시킬 수 없으면 아비의 죄입니다. 이제 저는 아들이 어렸을 때 교육에 태만하지 않았으며  아들이 장성하여 능히 교육을 시킬 수가 없는데 제가 어찌 그 책임을 부담해야 합니까!

제가 듣기에, 자식은 어렸을 때 자식이고 장성하면 벗이 되며, 남편이 죽은 후에는 자식을 따릅니다. 저는 주군을 위하여 아들을 키웠으며  주군께서는 스스로 신하로 삼았습니다. 제 자식의 일에 연루되어 재판중에 있는데 제 아들은 주군의 신하로서이며 제 자식으로서가 아닙니다.  주군께 사나운 신하이지만 저에게는 사나운 아들이 아닙니다. 이리하여 제가 무죄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조양자가 답했다.

"좋소.  불힐의 반역은 과인의 죄요." 마침내 그 모친을 석방하였다.

군자는, "불힐의 모친은 한번의 발언으로 조양자의 마음을 움직여 그로 하여금 엉뚱한 대상에 분노를 발하게 하지 않는 덕이 있었고 그로써 자신에게 다가 올 화를 면했다."고 하였다.

시에, "군자를 뵙고, 내 마음 털어놨네.(小雅/白華之什/蓼蕭)"라 한 것은 이를 말하는 것이다.

송에, "불힐이 반란을 일으키자 그 모친의 책임을 다스려 판결을 내리려 하였는데 스스로 조양자에게 말하여 어미로서의 소임을 다하였고 자식이 장성하면 책임이 아비인 군주에게 있음을 설파하므로써 양자가 설득당하여 마침내 모친을 석방하고 평결을 내리지 않았다"고 하였다.

 

 

 

齊威虞姬

 

虞姬者, 名娟之, 齊威王之姬也。威王卽位, 九年不治, 委政大臣, 諸侯並侵之。其佞臣周破胡專權擅勢, 嫉賢妒能。卽墨大夫賢, 而日毁之, 阿大夫不肖, 反日譽之。虞姬謂王曰, 「破胡讒諛之臣也。不可不退。齊有北郭先生者, 賢明有道, 可置左右。」 破胡聞之, 乃惡虞姬曰, 「其幼弱在於閭巷之時, 嘗與北郭先生通。」 

王疑之乃閉虞姬於九層之臺, 而使有司卽窮驗問。破胡賂執事者, 使竟其罪, 執事者誣其辭而上之。王視其辭, 不合於意, 乃召虞姬而自問焉。

 

 

우희(虞姬)는  이름이 연지(娟之)이며 제(齊)나라 위왕(威王)의 후궁이다.  위왕은 즉위하여 9년이 되도록 나라는 다스리지 않고 정사를 대신들에게 맡겼는데 제후들이 모두 제나라를 침입하였다. 간신(佞臣) 주파호(周破胡)가 권력을 잡고 권세를 휘두르며 어진 자를 시기하고 능력있는 자를 질투하였다. 즉묵대부(卽墨大夫)는 현명한데도 날마다 그를 비방하고, 아대부(阿大夫)는 어리석은데도 오히려 연일 그를 칭찬하였다.

우희가 왕에게 말하였다.

"주파호는 참언과 아첨을 일삼는 신하입니다. 물러나게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제나라에 북곽선생(北郭先生)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현명하고 도가 깊어 곁에 둘만 합니다." 

주파호가 그 말을 듣고 우희를 싫어하며 왕에게 참언했다.

"우희가 어린 시절 마을에서 자랄 때 일찌기 북곽선생과 정을 통하였습니다."

왕이 그 말을 듣고 우희를 의심하여 우희를 9층 누대위에 유폐(幽閉)시키고 관리를 시켜 끝까지 파헤쳐 조사하도록 하였다. 주파호가 담당 관리에게 뇌물을 주고  결국 그녀가 죄를 지은 것처럼 꾸미도록 하여, 담당 관리는 우희를 무고한 내용으로 보고서를 작성하여 올렸다.  왕이 보고서를 읽었는데 뜻에 맞지 않아 우희를 불러 직접 어찌된 연유인지 물었다.

 

 

 

虞姬對曰, 「妾娟之幸得蒙先人之遺體, 生於天壤之閒。去蓬廬之下, 侍明王之讌, 泥附王著, 薦床蔽席, 供執埽除, 掌奉湯沐, 至今十餘年矣。惓惓之心, 冀幸補一言。而爲邪臣所擠, 湮於百重之下, 不意大王乃復見而與之語。妾聞, 玉石墜泥不爲汙, 柳下覆寒女不爲亂, 積之於素雅. 故不見疑也。經瓜田不躡履, 過李園不正冠, 妾不避此罪一也。

 

擠 : 밀 제. 밀다. 밀침. 밀어뜨림. 배척하다. 해치다. 상하게 함. 꺾다. 기세를 누름. 다가서다.

湮 : 묻힐 인. 묻히다. 멸망함. 막다. 스미다. 

柳下惠의 故事 : 遠行夜宿都門外 時大寒 忽有女子來託宿 下惠恐其凍死 乃坐之於懷 以衣覆之 至曉不爲亂. (元代 胡炳文作 <純正蒙求>)

 

 

우희가 대답했다.

"저 연지는 다행히도 선인으로부터 몸을 이어 받을 수 있어 하늘과 땅사이에 태어났습니다. 오두막에서 사는 부모의 슬하를 떠나 밝으신 왕의 잔치에 시중을 들게 되고 왕을 가까이에서 모시면서 침상(寢床)을 보살피며 청소를 담당하고 목욕시중을 들어 온지가 10년여가 되었습니다.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한마디 보태는 행운을 바랬습니다.  그런데 사악한 신하에게 배척을 당하여 깊은 나락(奈落)으로 묻힐 뻔 하였으나, 뜻하지 않게 대왕께서 다시 만나주시어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듣기로 옥돌은 진흙속에 던져져도 더럽혀지지 않으며, 유하혜(柳下惠)는 추위에 떠는 여인을 안고 옷으로 덮어주며 밤을 지세웠으나 그를 음란하다고 하지 않았는데 평소의 바른 행실이 오랫동안 쌓였기 때문에 아무도 의심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이 밭을 지나면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않으며 오얏나무 정원을 지나면서 갓을 고쳐 쓰지 않는다 했는데 저는 그것을 피하지 못했으니 그 죄가 하나입니다.

 

 

 

旣陷難中, 有司受賂, 聽用邪人, 卒見覆冒, 不能自明。妾聞寡婦哭城, 城爲之崩, 亡士歎市, 市爲之罷。誠信發內, 感動城市, 妾之冤明於白日。雖獨號於九層之內, 而衆人莫爲豪釐, 此妾之罪二也。旣有汙名, 而加此二罪, 義固不可以生, 所以生者, 爲莫白妾之汙名也。且自古有之, 伯奇放野, 申生被患, 孝順至明, 反以爲殘。妾旣當死, 不復重陳, 然願戒大王, 群臣爲邪, 破胡最甚。王不執政, 國殆危矣。」

 

 

 

이미 어려움 속에 빠져 관리가 뇌물을 받고 사악한 사람의 청을 들어줘 마침내 죄를 덮어쓰게 되었으나  스스로 결백을 밝힐 수 없었습니다. 제가 듣건대 과부가 성 아래에서 통곡을 하니 성이 무너졌다 하며, 망명한 선비가 저자거리에서 탄식하니 시장 사람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하였습니다.  진실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언행은 성안 사람과 시장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며, 제 원통함도 밝은 태양아래 명백히 밝혀질 것입니다. 9층 망루안에서 홀로 외친다 할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조금도 알게 할 수 없으니 이것이 제 죄의 두번째입니다.  이미 더러운 누명을 쓰고 이 두개의 죄를 더하였으니 

의(義)로써는 참으로 살아갈 수 없겠으나  살아있는 까닭은 제 더러운 누명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옛부터 

전해온 말로, 백기(伯奇)가 계모의 모함을 받아 들로 추방을 당하고, 진(晉)나라 헌공(獻公)의 태자가 재앙을 당한 것은 효(孝)를 따랐음이 지극히 명백한데도 오히려 죽임을 당했습니다. 제가 죽음을 당하면 다시는 말씀드리지 못할 것이지만

그러나 바라는 바는 대왕께 경계(警戒)의 말씀을 올리는 것으로, 신하들이 모두 사악한데 주파호가 가장 심합니다.  왕께서 정사를 직접 챙기시지 않으면 나라가 위태로울 것입니다."

 

 

 

於是王大寤, 出虞姬, 顯之於朝市。封卽墨大夫以萬戶, 烹阿大夫與周破胡, 遂起兵收故侵地。齊國震懼, 人知烹阿大夫, 不敢飾非, 務盡其職, 齊國大治.

君子謂, 虞姬好善。 詩云, 「旣見君子, 我心則降。」此之謂也。

頌曰, 齊國惰政, 不治九年, 虞姬譏刺, 反害其身, 姬列其事, 上指皇天, 威王覺寤, 卒距强秦。

 

 

이리하여 왕은 크게 깨닫고 우희를 석방하는 한편 조정과 저자거리에 그 사실을 알렸다.  즉묵대부를 만호(萬戶)에 봉하고 아대부와 주파호를 팽형(烹刑)에 처하였으며 마침내 군사를 일으켜 침탈당한 옛 토지를 모두 수복하였다. 

제나라가 진동하고 두려움에 떨었다. 사람들이 아대부가 팽형을 당한 것을 알고 사악함을 드러내지 못하였으며 전력을 다해 직무에 힘쓰니 나라가 크게 다스려졌다.

군자는, "우희가 선(善)을 좋아하였다."고 하였다.

시에, "군자를 뵈오니  마음이 가라앉네.(小雅/鹿鳴之什/出車)"라 한 것은 이를 말한 것이다.

송에, "제나라 위왕이 국정을 태만히 하고 다스리지 않은지가 9년이나 되어 우희가 이를 풍자하여 간하였는데 오히려 그 신변에 해가 미쳤으나 우희는 고사를 들어 위로 하늘에 맹세하니 위왕이 깨닫고 마침내 강적인 진(秦)나라의 침략을 막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