孼嬖傳/夏桀末喜, 殷紂妲己, 周幽褒姒
夏桀末喜
末喜者夏桀之妃也。美於色薄於德, 亂孼無道, 女子行丈夫心, 佩劍帶冠。桀旣棄禮義, 淫於婦人, 求美女積
之於後宮, 收倡優侏儒狎徒能爲奇偉戱者, 聚之於旁, 造爛漫之樂, 日夜與末喜及宮女飮酒, 無有休時。置末
喜於膝上, 聽用其言, 昏亂失道, 驕奢自恣, 爲酒池可以運舟。一鼓而牛飮者三千人, 䩭其頭而飮之於酒池,
醉而溺死者, 末喜笑之, 以爲樂。龍逢進諫曰, 「君無道, 必亡矣。」 桀曰, 「日有亡乎? 日亡而我亡。」
不聽以爲妖言而殺之。
侏 : 난쟁이 주. 난쟁이. 속이다. 어리석다. 무도하다. 버릇없음. 儒 : 난장이. 侏儒 : 난쟁이.
말희(末姬)는 하(夏)나라 걸(桀)왕의 비(妃)이다. 얼굴은 아름다웠으나 덕이 없었고, 행실이 난잡하고 흉악무도했으며, 여자로서 거친 남자의 마음으로 행동하고 칼을 차고 큰 띠에 관을 썼다.
걸왕은 이미 예의도 저버리고 여인을 탐하여 미녀를 구해 궁을 가득 채웠으며, 배우들과 난장이들 진기한 놀이에 능한 자들을 모아 옆에 두고는 음탕한 음악을 짓고 밤낮으로 말희와 궁녀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쉴 때가 없었다.
말희를 무릎위에 올려 놓고 그녀가 말하는 것은 모두 들어 주니 어지러운 행실로 도덕이 실추되었으며, 교만하고 사치스러워 스스로 방자한 짓을 일삼아 연못을 파고 그 연못에 술을 가득 채워 놓아 배를 띄울 수 있었을 정도였다.
북을 한번 치면 소가 물을 마시듯 3000명이 일제히 몸을 굽혀 술을 들이키게 하였으며, 사람들의 머리를 굴레를 씌우듯 묶어 술을 가득 채운 연못에서 일제히 술을 마시게 하니 취해 술에 빠져 죽는 자가 속출하였는데 말희는 그 광경을 보고 웃으며 줄거움으로 삼았다.
신하 용봉(龍逢)이 보다 못해 나아가 간하였다. "임금이 도가 없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합니다."
그러자 걸왕이 답했다. "해가 없어지는가? 해가 없어지게 되면 나도 망할 것이다."
용봉의 말을 듣지 않았을 뿐 아니라 요사스러운 말을 했다 하여 그를 죽였다.
造瓊室瑤臺, 以臨雲雨, 殫財盡幣, 意尙不饜。召湯囚之於夏臺, 已而釋之, 諸侯大叛。於是湯受命而伐之, 戰於鳴條, 桀師不戰. 湯遂放桀. 與末喜嬖妾同舟, 流於海死於南巢之山。
詩曰, 「懿厥哲婦, 爲梟爲鴟。」 此之謂也。
頌曰, 末喜配桀, 維亂驕揚, 桀旣無道, 又重其荒, 姦軌是用, 不恤法常, 夏后之國, 遂反爲商。
보옥으로 장식한 궁실(宮室)과 누대를 짓고, 그 곳에서 질탕하게 음행을 저지르며 나라의 재물을 모두 탕진하면서도 조금도 실증을 내지 않았다.
탕(湯 : 후일 殷나라를 세운 湯王)을 불러 하대(夏臺)에 가두었다가 얼마 후에 풀어주니 제후들이 크게 반기를 들었다.
이리하여 탕왕은 천명(天命)을 받아 하나라를 토벌하게 되어 명조(鳴條)에서 싸웠으나 걸왕의 군대가 싸우려 하지 않아 탕왕이 마침내 승리하여 걸왕을 말희와 총애하던 후궁들과 함께 한배에 태워 추방하였는데 걸왕은 바다를 떠다니다가 남소(南巢)의 산에서 죽었다.
시에, "아름다운 그 밝은 지어미는 올빼미같은 존재가 되었도다.(大雅/蕩之什/瞻卬)"라 한 것은 이를 말하는 것이다.
송에, "말희는 걸왕의 배필이 되어 음란하고 교만하여 활개를 치니 걸왕의 무도함에 황음(荒淫)함을 거듭하어 간사한 무리를 기용하고 법도를 외면하니 하나라 왕조가 마침내 무너지고 상왕조가 세워졌다."고 하였다.
殷紂妲己
妲己者殷紂之妃也。嬖幸於紂。紂材力過人, 手格猛獸, 智足以距諫, 辯足以飾非, 矜人臣以能。高天下以聲,
以爲人皆出己之下。好酒淫樂, 不離妲己。妲己之所譽貴之, 妲己之所憎誅之。作新淫之聲, 北鄙之舞, 靡靡
之樂, 收珍物積之於後宮, 諛臣群女咸獲所欲。積糟爲邱, 流酒爲池。懸肉爲林, 使人裸形相逐其閒, 爲長夜
之飮。妲己好之, 百姓怨望, 諸侯有畔者, 紂乃爲炮烙之法, 膏銅柱加之炭, 令有罪者行其上, 輒墮炭中, 妲己
乃笑。
달기(妲己)는 은(殷)나라 주왕(紂王)의 왕비였으며, 주왕으로 부터 총애를 받았다.
주왕은 용력 뛰어나 맨손으로 맹수를 때려 잡고, 지혜가 있어 족히 신하들의 간언(諫言)을 뛰어넘고, 말을 잘해 족히 잘못을 덮었다.
신하들에게 능력을 과시하여 천하에 명성을 높이려 하였으며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아래에 있다고 여겼다. 술과 음란한 음악을 좋아 했고 달기와 떨어져 지내지 않았다.
달기가 칭찬하는 자는 존경하여 벼슬을 높이고 달기가 미워하는 자는 죽였다. 새로이 음탕한 가락과 북쪽 시골에서 추는 춤과 같은 저속한 춤, 음탕하고 천박한 음악을 새로 만들게 하고, 진기한 보물을 거두어 후궁에 쌓아 두고 아첨하는 신하와 여인들이 갖고 싶은 것은 모두 취하게 했다.
술을 많이 빚어 술찌개미가 쌓여 언덕을 이루었고 술을 흘려보내 연못을 만들었다. 고기를 매달아 놓아 숲을 이루게 하였고 사람들이 나체가 되어 그 사이에서 서로 쫒고 쫒기게 하고는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
달기는 그것을 좋아하였으나 백성들은 원망했고 제후들은 반기를 들었는데, 이에 주왕은 포락(炮烙)의 법을 제정하여 구리기둥에 기름을 발라 그 밑에 있는 슻에 불을 피우고는 죄인이 그 위를 걸어가게 하여 죄인이 숯불 속에 떨어지면 그 때마다 달기가 웃음을 터뜨렸다.
比干諫曰, 「不脩先王之典法, 而用婦言, 禍至無日。」 紂怒以爲妖言, 妲己曰, 「吾聞聖人之心有七竅。」 於是剖心而觀之。囚箕子, 微子去之。武王遂受命, 興師伐紂, 戰于牧野, 紂師倒戈。紂乃登廩臺, 衣寶玉衣而自殺。於是武王遂致天之罰, 斬妲己頭, 懸於小白旗, 以爲亡紂者是女也.
書曰, 牝雞無晨, 牝雞之晨, 惟家之索。 詩云, 「君子信盜, 亂是用暴。匪其止共, 維王之邛。」 此之謂也。
頌曰, 妲己配紂, 惑亂是脩, 紂旣無道, 又重相謬, 指笑炮炙, 諫士刳囚, 遂敗牧野, 反商爲周。
竅 : 구멍 규(교). 구멍. 구멍을 뚫다. 통하다.
비간(比干)이 간하였다. "선왕의 법도를 닦지 않고 아녀자의 말만 따르면 곧 화가 닥칠 것입니다."
이에 주왕이 노하여 요사스러운 말을 한다고 하자 달기가 참견했다.
"제가 듣기로 성인의 심장에는 구멍이 9개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비간의 심장을 갈라 꺼내어 보았다. 그리고 기자(箕子)도 잡아 가두었는데 미자(微子)는 화를 피해 떠났다.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마침내 천명을 받아 군대를 일으켜 주왕을 토벌하여 목야(牧野)에서 싸웠는데 주왕의 군대가 창을 거꾸로 잡아 무왕의 군대에 가세하였다. 주왕은 늠대(廩臺)에 올라 보석으로 장식한 옷을 입고 자살하였다.
이리하여 무왕은 천벌을 내려 달기를 참하고는, 그 머리를 작은 흰 기에 매달고 주왕을 망친 자가 이 여인이라고 하였다.
서경(書經)에, "암탉은 새벽에 울지 않는데 암탉이 새벽에 울면 집안이 망한다.(周書 牧誓)"고 하였다.
시에, "군자가 도적을 믿어 난이 거칠어졌도다. 그들이 공손하지도 않아 왕이 병들게 되었노라.(小雅/所旻之什/巧言)"라고 한 것은 이를 말하는 것이다.
송에, "달기는 주왕의 배필이 되어, 음란함으로 유혹하는데만 힘써 주왕의 무도함에 재앙을 더하여 포락형을 당하는 것을 가리키며 웃었고 충간하는 선비의 가슴을 가르며 가두게 하므로써 마침내 목야의 전쟁에서 패하여 상나라가 무너지고 주나가를 세우게 만들었다."고 하였다.
周幽褒姒
褒姒者童妾之女, 周幽王之后也。 初夏之衰也, 褒人之神化爲二龍, 同於王庭而言曰, 「余褒之二君也。」 夏后卜殺之與去, 莫吉。卜請其漦藏之而吉, 乃布幣焉, 龍忽不見。而藏漦櫝中, 乃置之郊, 至周莫之敢發也。及周厲王之末, 發而觀之, 漦流於庭, 不可除也。王使婦人裸而譟之, 化爲玄蚖, 入後宮。宮之童妾未毁而遭之. 旣笄而孕, 當宣王之時産, 無夫而乳, 懼而棄之。
漦 : 흐를 시. 흐르다. 줄줄 흐름. 질질 흘리다. 침. 입에서 내뿜는 거품. 피. 내 이름. [태] 땅이름. 섬서성에 있음.
櫝 : 함 독. 함. 궤. 관, 널. 간직하다. 궤에 넣음. 소반, 밥상. 무기. 창의 한 가지. 활집. 동개.
☞ 蚖 : 史記(卷4. 周本記)에는 <黿>로 되어 있다.
蚖 : 영웡 원/살무사 완. 영원. 도롱룡과에 속한 양서류. 살무사. 黿 : 자라 원. 자라. 바다거북. 영원.
毁 : 이를 갈다. 어린이가 배냇니를 갊. 孕 : 아이밸 잉.
포사(褒姒)는 동첩(童妾 : 나이 어린 계집종)의 딸이며 주(周)나라 유왕(幽王)의 왕후이다.
애초에 하(夏)나라가 쇠퇴할 때 포(褒)나라 사람의 귀신이 두 마리 용으로 변해 왕궁의 뜰에 함께 와서,
"우리는 포나라의 선왕(先王)들이다."라고 했다.
하나라 황후가 점을 쳐 죽여야 할지 쫒아버려야 할지 점을 쳐 봤더니 점괘가 모두 좋지 않았다. 다시 점을 친 결과 그 침을 담아 저장하면 길하다 하여 베와 비단을 깔고 제(祭)를 올리니 용들이 침을 밷어 내고 갑자기 사라졌다. 그래서 용의 침을 거두어 함에 넣고 교외에 보관하였는데 은(殷)나라를 거쳐 주나라 시대(時代)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그것을 감히 열지 못하였다.
주나라 여왕(厲王) 말기에 그것을 열어 보았는데 침이 궁의 뜰에 흘러 제거할 수가 없었다. 여왕이 여인들로 하여금 발가벗고 침을 향해 시끄럽게 떠들게 하니 용의 침은 검은 도마뱀으로 변하여 후궁으로 들어갔다.
후궁에 아직 배냇니도 갈지 못한 동첩이 있었는데 도마뱀과 마주쳤다. 동첩이 성장하여 비녀를 꽂자 잉태하여 선왕(宣王) 때 아이를 낳았는데 남편도 없는데 아이를 낳은 것이 두려워서 그 아이를 버렸다.
先是有童謠曰, 「檿弧箕服, 寔亡周國。」 宣王聞之。後有人夫妻賣檿弧箕服之器者. 王使執而戮之, 夫妻夜逃聞童妾遭棄而夜號, 哀而取之, 遂竄於褒。長而美好, 褒人姁有獄, 獻之以贖。幽王受而嬖之, 遂釋褒姁, 故號曰褒姒。旣生子伯服, 幽王乃廢后申侯之女, 而立褒姒爲后, 廢太子宜咎, 而立伯服爲太子. 幽王惑於褒姒, 出入與之同乘, 不卹國事, 驅馳弋獵不時。
檿 : 산뽕나무 염. 服 : 전동. 화살을 꼽는 통. 姁 : 할미 후. 할미, 노파. 예쁘다. 함께 즐거워하는 모양.
卹 : 가엾이 여길 휼/먼지떨 솔. 가엾게 여기다. 진휼함. 돌보다. 정제되어 있다. 깔끔함. 먼지 떨다. 문질러 깨끗이 함.
이에 앞서 동요가 있었는데 그 가사는 다음과 같다. "산뽕나무 활과 기(箕)나무로 된 화살통이 주나라를 망하게 하리라."
선왕도 그 동요를 들었다.
그 후 어떤 부부가 산뽕나무로 만든 활과 기나무로 만든 화살통을 팔았는데, 왕이 군사를 시켜 잡아 죽이려 하자, 부부가 밤에 도망가다가 동첩이 버린 아이를 만났는데 밤에 우는 소리를 듣고 애처롭게 여겨 거두어 포(褒)로 도망갔다.
그 아이가 자라자 매우 아름다웠는데, 포에 사는 사람 중 한 노파가 옥에 갖혔었는데 그녀를 바치고 죄를 면하기를 청하였다. 유왕(幽王)이 그녀를 받아 들이고 매우 총애하여 포의 노파를 풀어 주었고 이리하여 포사(褒姒)라 부르게 되었다.
포사가 아들 백복(伯服)을 낳자 유왕은 왕후인 신후(申侯)의 딸을 폐하고 포사를 왕후로 세웠으며 태자 의구(宜咎)를 폐하고 백복을 태자로 세웠다. 유왕은 포사에게 현혹되어 출입을 함께 하며 수레에도 함께 타며 국사를 돌보지 않고 말타고 사냥하는 일에 시도 때도 없었다.
以適褒姒之意, 飮酒流湎。倡優在前, 以夜續晝, 褒姒不笑, 幽王乃欲其笑, 萬端故不笑。幽王爲烽燧大鼓, 有寇至則擧. 諸侯悉至而無寇, 褒姒乃大笑。幽王欲悅之, 數爲擧烽火, 其後不信, 諸侯不至。忠諫者誅, 唯褒姒言是從, 上下相諛, 百姓乖離。
申侯乃與繒西夷犬戎共攻幽王。幽王擧烽燧徵兵, 莫至。遂殺幽王於驪山之下, 虜褒姒盡取周賂而去。於是諸侯乃卽申侯, 而共立故太子宜咎, 是爲平王。自是之後, 周與諸侯無異。
詩曰, 「赫赫宗周, 褒姒滅之。」 此之謂也。
頌曰, 褒神龍變, 寔生褒姒, 興配幽王, 廢后太子, 擧烽致兵, 笑寇不至, 申侯伐周, 果滅其祀。
유왕은 포사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여 술마시기에 빠졌다. 광대들을 앞에 두고 밤낮으로 공연을 시켜도 포사가 웃지 않으니 포사를 웃기려고 온갖 수단을 다 써 봤으나 포사가 웃지 않았다.
유왕이 봉화를 올리고 큰 북을 쳤는데 이는 적의 침략이 있을 때 제후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거행하던 일이라 제후들이 모두 급히 달려와 보니 적의 내침(來侵)이 없었다. 그리하여 모두 어리둥절 하며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포사가 크게 웃었다.
유왕이 포사를 기쁘게 하려고 수차례 봉화를 올렸으며 그 후에는 제후들이 불신하여 달려오지 않았다.
충심으로 간하는 신하는 죽이고 오로지 포사의 말만 따르니 상하가 서로 아첨만 하고 백성과는 동떨어졌다.
신후(申侯)가 증(繒), 서이(西夷) 견융(犬戎)과 함께 유왕을 공격했다. 유왕은 봉화를 올려 군대를 불렀으나 아무도 달려오지 않았다. 마침내 유왕을 여산(驪山) 아래에서 죽이고 포사는 포로로 잡아 진나라의 재물을 모두 거두어 갔다.
이리하여 제후들이 신후에게 나아가 함께 옛 태자였던 의구를 옹립하니 이가 바로 평왕(平王)이다. 이 이후 주나라와 제후들은 서열의 차이가 없어졌다.
시에, "혁혁한 종주국 주나라를 포사가 멸했도다.(小雅/祈父之什/正月)"라 한 것은 이를 말한 것이다.
송에, "포 땅의 귀신이 용으로 변하여 포사로 태어나 유왕의 배필로 흥하였으나 황후와 태자를 폐하게 하고 적의 침입이 있을 때 원군을 부르기 위한 봉화를 올려 군대를 불렀으나 적이 침입이 없음을 보고 제후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에 포사가 웃었지만 신후가 주나라를 토벌하여 결국 주나라는 멸망하고 제사만 남게 되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