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古文學/破閑集

卷下 3. 士子朴元凱

柳川 2020. 10. 23. 18:23

士子朴元凱, 少潁悟不群。年甫十一作啓事, 上塚宰崔允儀, 乞叙父官云, 「有一夫不被其澤, 惟我父兮! 使萬物咸得其宜, 實惟公耳。」 相國讀之疑其倩人, 欲面試之, 「今我欲飮茶一椀, 飮未及盡, 兒宜賦庭中芍藥, 沈韻香王。」 卽應聲曰,

 

芍藥留春色,

軒前吐異香。

牡丹如在側,

應愧百花王。

 

國驚嘆不已曰, 「必爲後生袖領。」

 

及長赴司馬試 放題, 「國者至公之器。」詩。乃曰,

 

高舜難傳子,

商周得以功。

 

使事精妙如此 果擢第 爲一時聞人。

 

甫 : 클 보/채마밭 포. (아무개)씨, 겨우, 비로소, 막, 갓.          啓事 : 임금, 윗 사람에게 어떤 내용을 아룀,

 

 

선비인 박원개(朴元凱)는, 어렸을 때부터 영리하고 총명하여 다른 사람에 비해 매우 뛰어났다. 나이가 겨우 열한 살이었을 때에 계사를 지어,  총재 최윤의에게 올려, 아버지에게 관직을 줄 것을 간청하였는데 이르기를,

"한 사람이 은택을 입지 못하고 있으니, 바로 저의 아버지인데, 만물들로 하여금 모두 그 마땅함을 얻도록 하는 것은, 진실로 오직 공만이 할 수 있을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상국이 그 글을 읽고 다른 사람이 썼다고 의심하여, 마주 앉아 시험하고자 하여,

"지금 내가 차 한 잔을 마시려고 하니, 다 마시기 전까지, 너는 마땅히 정원 안의 작약에 대하여 부를 짓되, 운은 향자와 왕자를 사용하여라."라고 하였다.

바로 그 말에 대답하여 말했다.

 

작약이 봄빛을 붙잡고,

처마 앞에서 기이한 향기를 뿜어내네, 

모란이 만약 곁에 있다면,

온갖 꽃의 왕이 된 것을 응당 부끄러워하리라.

 

상국이 놀라고 감탄하기를 그치지 않으며 말했다.

"반드시 後生의 우두머리가 될 것이다."

 

장성하여 司馬試에 응시하였는데, 내걸린 시험문제가,

"나라라는 것은 지극히 공평한 그릇이다."라는 시였다.

 

이에 말했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아들에게 전하기가 어려웠고,

상나라와 주나라는 공덕으로 얻은 나라이다.

 

고사를 사용한 정교하고 기묘한 솜씨가 이와 같으므로, 과연 과거에 합격하여 한 시대의 이름난 인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