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川 2020. 10. 29. 17:43

                                                  原性

 

 

曰, 「性也者與生俱生也, 情也者接於物, 而生也。性之品有三, 而其所以爲性者五 ; 情之品有三, 而其所以爲情者七。」  曰, 「何也?」  曰, 「性之品有上中下三, 上焉者善焉而已矣, 中焉者可導而上下也, 下焉者惡焉而已矣。其所以爲性者五, 曰仁, 曰禮, 曰信, 曰義, 曰智。上焉者之於五也, 主於一而行於四。中焉者之於五也, 一不少有焉, 則少反焉, 其於四也混。下焉者之於五也, 反於一而悖於四。性之於情, 視其品。情之品有上中下三, 其所以爲情者七, 曰喜, 曰怒, 曰哀, 曰懼, 曰愛, 曰惡, 曰欲。上焉者之於七也, 動而處其中。中焉者之於七也, 有所甚, 有所亡, 然而求合其中者也。下焉者之於七也, 亡與甚, 直情而行者也。情之於性, 視其品。

 

☞ 一不少有焉則少反焉

方崧卿은 “一은 仁을 이르니, 仁에 마음을 둔 것이 많으면 仁을 배반함이 적다는 말이다.[一謂仁也 言不少存乎仁 則少畔乎仁]”라고 하였는데, 朱子는 “一을 仁이라 한 方崧卿의 설은 옳지 않다. 이것은 단지 中等人의 性은 다섯 가지 중에 어떤 하나가 지나치게 많거나 지나치게 적어서 그 밖의 네 가지도 뒤섞여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을 말한 것뿐이다. [方以一爲仁 亦非是 此但言中人之性於五者之中 其一者 或偏多 或偏少 其四者 亦雜而不純耳]”라고 하였다. 이 설을 취해 번역하였다. ≪韓愈全集校注≫ - 동양고전종합DB의 注

 

 

 

내가 말했다. "성(性)이라는 것은 태어나면서 함께 생겨난 것이며, 정(情)이라는 것은 사물과 접촉하므로써 생기는 것이다. 성의 등급에는 세 가지가 있으며 성을 이룬 것에는 다섯가지가 있고, 정의 등급에는 세 가지가 있으며 정을 이룬 것에는 일곱가지가 있다."

그러니 물었다. "무슨 뜻인가?"

내가 대답했다. "性의 등급에는 上, 中, 下의 세 가지가 있다. 上의 등급인 자는 善할 뿐이며, 中의 등급인 자는 인도해서 上의 등급자가 될 수도 있고 下의 등급자가 될 수도 있고, 下의 등급인 자는 惡할 뿐이다.  性을 이루는 다섯 가지는 仁, 禮, 信, 義, 智이다. 上등인의 性은 이 다섯 가지 중 하나를 주(主)로 하여 네가지를 행한다.  中등인의 性은 이 다섯 가지 중에서 어떤 하나가 지나치게 많거나 지나치게 적어서 그 밖의 네 가지도 뒤섞여 순수하지 못하다. 下등인은 이 다섯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위반하면 네 가지가 어그러진다. 

性의 등급은 정(情)에 있어서도 그 등급이 같다.  情의 등급에도 上中下의 세 가지가 있고 정을 이루는 것에는 일곱 가지가 있는데 희(喜), 로(怒), 애(哀), 구(懼), 애(愛), 오(惡), 욕(欲)이다. 上등인의 情은 일곱 가지가 움직일 때 그 中을 취한다. 中등인의 情은 일곱 가지 중에서 지나친 것도 있고 미치지 못한 것도 있지만 그 中에 부합하기를 구한다. 下등인의 情은 

일곱가지가 미치지 못하기도 하고 지나치기도 하여 감정 내키는대로 행한다.  情은 性에 있어서의 등급과 같다.  

 

 

 

 

孟子之言性, 曰, 『人之性善。』, 荀子之言性, 曰, 『人之性惡。」, 楊子之言性, 曰, 『人之性善惡混。』 夫始善而進惡, 與始惡而進善, 與始也混而今也善惡, 皆擧其中而遺其上下者也, 得其一, 而失其二者也。叔魚之生也, 其母視之, 知其必以賄死。楊食我之生也, 叔向之母, 聞其號也, 知必滅其宗。越椒之生也, 子文以爲大戚, 知若敖氏之鬼不食也, 人之性果善乎? 后稷之生也, 其母無災, 其始匍匐也, 則岐岐然, 嶷嶷然。文王之在母也, 母不憂, 旣生也, 傅不勤 ; 旣學也, 師不煩, 人之性果惡乎? 堯之朱, 舜之均, 文王之管ㆍ蔡, 習非不善也, 而卒爲奸 ; 瞽瞍之舜, 鯀之禹, 習非不惡也, 而卒爲聖人, 人之性善惡果混乎? 故曰, 「三子之言性也, 擧其中而遺其上下者也, 得其一而失其二者也。」

 

 

 

맹자는 性에 대하여 말하기를, '사람의 성은 선하다.'고 하였고, 순자는 性에 대하여 '인간의 性은 악하다.'고 하였으며 양자는 性에 대하여 '사람의 性은 善과 惡이 섞여있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선하였다가 악하게 된다는 것과 처음에 악하였다가 선하게 된다는 것, 처음에는 善과 惡이 섞여 있다가 지금은 선해지기도 하고 악해지기도 했다는 것은  모두 그 中等人을 거론하여 上 · 下等人을 버린 것이니 그 하나를 얻고 둘을 잃은 것이다. 

숙어(叔魚)가 태어났을 때 그 모친이 그를 보고 그가 반드시 뇌물죄로 죽을 것을 알았다.  양식아(楊食我)가 태어 났을 때 숙향(叔向)의 모친은 그 울음소리를 듣고 그가 반드시 집안을 멸문시킬 것을 알았다. 월초(越椒)가 태어났을 때 자문(子文)이 크게 슬퍼하면서 약오씨(若敖氏)의 조상이 제사에서 흠향하지 못할 것을 알았으니 사람의 性이 과연 善한 것인가?

후직(后稷)이 태어났을 때 그 모친은 고통이 없었으며 처음 기어다닐 때 지각이 있었으며 총명했다. 

문왕은 모친이 포태중일 때 모친은 근심이 없었고 태어난 후 보부(保傅 : 태자를 보살피는 벼슬)가 힘들지 않았으며, 학업에 나서자 스승이 번거롭지 않았으니 사람의 性이 과연 惡한 것인가?  요임금의 아들 단주(丹朱)와 순임금의 아들 상균(商均), 주 문왕(周文王)의 아들 관숙(管叔)과 채숙(蔡叔)은 익히 선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나 마침내 간악해졌고, 고수의 아들 순임금, 곤(鯀)의 아들 우왕(禹王)은 익히 악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나 마침내 성인이 되었으니 사람의 성(性)에 선과 악이 과연 섞여 있다고 하겠는가?

그러므로 말한다. "세 사람이 성을 말한 것은 그 中等을 거론하고 上等과 下等을 빠뜨린 것이니 그 하나만을 얻고 둘을 잃은 것이다." 

 

 

孟子之言性 : 孟子 藤文公 上 第 1章 「滕文公爲世子將之楚,  過宋而見孟子,  孟子道性善, 言必稱堯舜。」

荀子之言性 : <荀子 性惡>에 “사람의 性은 惡하다. 성이 선한 것은 사람의 作爲[僞]에 의한 것이다."[人之性惡 其善者僞也]

楊子之言性 : <楊子法言 修身>에 “사람의 성에는 성과 악이 섞여 있다."[人之性善惡混]

叔魚 

叔魚는 春秋 때 晉나라 大夫 叔向의 아우이다. <國語 晉語8>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보인다. “숙어가 출생했을 때에 그 어머니가 살펴보고 말하기를 ‘이 아이의 눈은 범의 눈이고 입은 돼지 주둥이며 어깨는 매의 어깨이고 배는 소의 배이니, 계곡은 채울 수 있어도 이 아이의 욕심은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니, 반드시 뇌물로 인해 죽을 것이다.’라고 하고서 끝내 직접 부양하지 않았다.

[叔魚生 其母視之 曰 是虎目而豕喙 鳶肩而牛腹 谿壑可盈 是不可饜也 必以賄死. 遂不視]”

 

楊食我 

楊은 叔向의 封邑이고, 食我는 숙향의 아들 伯石이다. ≪春秋左氏傳≫ 昭公 28년에 의하면, “〈당초에 晉나라 대부 숙향이 申公巫臣氏의 아내였던 여인을 아내로 맞이해 伯石을 낳았다.〉 백석이 처음 태어났을 때에 子容의 어머니(숙향의 형수)가 달려가 시어머니에게 고하기를 ‘큰 시동생(叔向)의 동서가 아들을 낳았습니다.’고 하니, 숙향의 어머니가 보려고 가다가 마루에 미쳐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되돌아와서 말하기를 ‘이 아이의 울음소리는 바로 이리의 소리이다. 이리는 野心이 있으니 이 아이가 아니면 羊舌氏의 집안을 망칠 자가 없을 것이다.’라고 하고서 끝내 보지 않았다.[伯石始生 子容之母走謁諸姑曰 長叔姒生男 姑視之 及堂 聞其聲而還曰 是豺狼之聲也 狼子野心 非是 莫喪羊舌氏矣 遂弗視]”고 하였다.

 

越椒

<春秋左氏傳 宣公 4년>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보인다. “당초에 楚나라 司馬 子良이 아들 越椒를 낳으니, 子文이 子良에게 말하기를, ‘반드시 이 아이를 죽이라. 이 아이의 형상은 熊虎와 같고 音聲은 豺狼과 같으니, 죽이지 않으면 반드시 우리 若敖氏를 滅亡시킬 것이다. 俗談에 豺狼의 새끼는 野心이 있다고 하니, 이 아이가 바로 豺狼이다. 어찌 길러서야 되겠는가?’라고 하였으나, 子良이 듣지 않으니, 子文은 크게 근심하였다. 子文은 죽을 때에 미쳐 그 宗族을 모아놓고 이르기를, ‘후일에 越椒가 國政을 맡거든 너희들은 속히 도망가서 禍難에 미치지 않게 하라.’고 하고서, 눈물을 흘리며 이르기를, ‘鬼神도 오히려 먹기를 구하는데, 若敖氏의 鬼神이 어찌 굶주리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뒤에 越椒가 令尹이 됨에 미쳐 〈楚子는〉……마침내 若敖氏를 멸망시켰다.[初 楚司馬子良生子越椒 子文曰 必殺之 是子也 熊虎之狀而豺狼之聲 弗殺 必滅若敖氏矣 諺曰 狼子野心 是乃狼也 其可畜乎 子良不可 子文以爲大慼 及將死 聚其族曰 椒也知政 乃速行矣 無及於難 且泣曰 鬼猶求食 若敖氏之鬼 不其餒而……子越爲令尹……遂滅若敖氏]”

 

后稷 : 詩經 大雅 · 生民에 「不坼不副 無菑無害.」란 文句가 있다.

丹朱 : 요임금의 아들. 요임금이 '후계자로 누가 좋겠는가?' 하고 묻자 방제가 '장남 단주가 사리에 밝고 명석하다.'고 하니 요임금이 '아! 

        그 아이는 덕이 없고 싸움을 좋아하니 쓸 수 없다.'고 하였다. 

        堯曰:「誰可順此事?」 放齊曰:「嗣子丹朱開明.」堯曰:「吁! 頑凶, 不用.」 <史記 第 1. 五帝本記 3. 帝堯>

商均 : 순()임금의 아들. 사람됨이 모자라 순임금이 우()로 황위를 잇도록 했다. 우가 제위에 오르자 우()에 봉했다.

 

 

 

 

曰, 「然則性之上下者, 其終不可移乎?」  曰, 「上之性就學而愈明, 下之性畏威, 而寡罪。是故上者可敎, 而下者可制也。其品則孔子謂不移也。」 曰, 「今之言性者異於此, 何也?」  曰, 「今之言者, 雜佛ㆍ老而言也, 雜佛ㆍ老而言也者, 奚言而不異?」

 

 

 

그러니 물었다. "그렇다면 性의  上等人과 下等人은 끝내 변할 수 없는가?"

내가 대답했다. "상등인의 성은 배움에 나아가면 더욱 밝아지고, 하등인의 성은 위엄을 두려워해 죄를 적게 짓는다. 그러므로 상등의 성을 가진 사람은 가르칠 수 있고 하등의 성을 가진 사람은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그 등급은 공자께서 변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또 물었다. "지금 性을 말하는 자들의 말이 이와 다른 것은 어째서인가?"

"지금 말하는 자들은 불가(佛家)와 노자(老子 : 道家)의 말이 섞여 있어서 그렇다.  불가와 도가의 말이 섞여 있으니 어찌 우리가 하는 말과 다르지 않겠는가?"

 

 

不移 : 論語에 나온다. "오직 지극히 지혜로운 자와 가장 어리석은 자는 변화시킬 수 없다. [唯上知與下愚不移。]" <陽貨 第3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