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漢詩/白居易

訪陶公舊宅

柳川 2020. 12. 7. 02:55

                                    訪陶公舊宅 

 

予夙慕陶淵明爲人, 往歲渭川閒居, 嘗有效陶體詩十六首。今游廬山, 經柴桑, 過栗里, 思其人, 訪其宅, 不能默默, 又題此詩云,

 

나는 일찌기 도연명의 사람됨을 흠모하여 지난 날 위천에서 한가롭게 지낼 때 도연명의 시체를 본받아 시 16수를 지은 적이 있었다. 지금 여산지방을 유람하며 시상을 경유하여 율리를 지나가다가 도연명을 생각하고 그 집을 방문하였는데, 말없이 물러날 수 없어 이 시를 지었다. 

 

 

垢塵不汚玉,  靈鳳不啄膻。          티끌은 옥을 더럽히지 못하며 봉황은 비린 것을 쪼지 않는다.

嗚呼陶靖節,  生彼晉宋間。          오호라! 도정절 선생은 진나라와 송나라 사이에 태어나,

心實有所守,  口終不能言。          진실로 지키는 바가 있었어도 끝내 말할 수 없었도다.   

永惟孤竹子,  拂衣首陽山。          오로지 백이숙제처럼 옷을 떨치고 수양산에 길이 은거하고 싶었으나,

夷齊各一身,  窮餓未爲難。          백이숙제는 모두 한 몸 뿐이라 굶주림도 어려워 하지 않았지만,

先生有五男,  與之同飢寒。          선생은 다섯 아들이 있어 그들과 함께 굶주리며 추위를 겪으며,

腸中食不充,  身上衣不完。          허기진 배를 채우지 못했고 몸에도 의복이 온전치 못했도다.

連徵竟不起,  斯可謂眞賢。          잇따라 조정에서 불러도 끝내 나아가지 않았으니 참다운 현인이라 하리라.

我生君之後,  相去五百年。          나는 선생보다 늦게 태어나  세월이 500년이나 뒤졌지만,

每讀五柳傳,  目想心拳拳。          항상 오류선생전을 읽으며 눈으로 그려보고 마음으로 간절하여,

昔常咏遺風,  著爲十六篇。          지난 날 항상 선생이 남긴 풍도를 읊조리며 16편의 시를 지었도다.

 

今來訪故宅,  森若君在前。          오늘 공의 옛집을 찾아와,  공 앞에 서 있습니다.

不慕樽有酒,  不慕琴無弦。          술이 그리운 것도 아니고 줄없는 거문고 소리가 그리운 것도 아닙니다.

慕君遺榮利,  老死此丘園。          공이 영리를 버리고 이 동산에서 노후를 보내신 것을 흠모할 뿐입니다. 

 

柴桑古村落,  栗里舊山川。          시상은 옛 마을이며 율리에는 산천이 여전한데,

不見籬下菊,  但餘墟中烟。          울밑 국화는 보이지 않고 마을에 피어 오르는 연기 뿐이로다.

子孫雖無聞,  族氏猶未遷。          자손 중에 소문난 사람은 없지만 후손들이 떠나지 않은 것 같아서, 

每逢姓陶人,  使我心依然。          항상 도씨 성 가진 사람을 만나면 내 마음은 선생이 그립도다.  

 

 

膻 : 어깨 벗을 단/누린내 전. 어깨 벗다.  [전]누린내. 누리다. 누린냄새가 나다.

靖節 : 陶潛 사후 그와 가깝게 지내던 이들이 靖節徵士란 호를 지어주었다.

琴無弦 : 弦이 없는 琴을 가리킨다. 《宋書 ⋅ 隱逸列傳 ⋅ 陶潛》에 ‘潜不解音聲, 而畜素琴一張, 无弦, 每有酒适, 輒撫弄以寄其意.

           (연명은 음악에 대해 잘 알지 못했으나 장식도 줄도 없는 거문고 하나를 갖고 있었는데, 술을 마실 때마다 거문고를 어루만지고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였다).’라고 했다.  

 

 

白樂天(772 ~ 846)이 陶淵明(365 ~ 427)의 고향인 江州의 司馬로 赴任해 가서 陶淵明의 옛집을 찾아 읊은 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