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薛存義序
送薛存義序
柳宗元
河東薛存義將行, 柳子載肉于俎, 崇酒于觴, 追而送之江之滸, 飮食之。
且告曰, 「凡吏于土者, 若知其職乎? 蓋民之役, 非以役民而已也。凡民之食于土者, 出其十一, 傭乎吏, 使司平於我也。
今受其直怠其事者, 天下皆然。豈惟怠之? 又從而盜之。向使傭一夫於家, 受若直, 怠若事, 又盜若貨器, 則必甚怒而黜罰之矣。以今天下多類此, 而民莫敢肆其怒與黜罰何哉? 勢不同也。勢不同而理同, 如吾民何? 有達于理者, 得不恐而畏乎?」
存義假令零陵二年矣。蚤作而夜思, 勤力而勞心, 訟者平, 賦者均, 老弱無懷詐暴憎。其爲不虛取直也的矣, 其知恐而畏也審矣。吾賤且辱, 不得與考績幽明之說, 於其往也, 故賞以酒肉而重之以辭.
崇 : 차다. 채움. 主人不崇酒. 向使 : 만약.
하동(河東)의 설존의가 길을 떠날 때 유자(柳子 : 유종원 자신)는 도마에 고기를 올려놓고 술잔에 술을 가득 채워 그를 쫒아가 강가에서 그에게 송별연을 베풀어 음식을 대접하면서 그에게 말했다.
"무릇 지방의 관리에 대해서 그대는 그 직무를 아는가? 백성의 부림을 받는 자이며 백성을 부리기만 하는 자가 아니네.
백성으로서 땅에서 농사를 짓는 자는 열에 하나를 내놓아 관리를 고용하여, 자신들을 공평하게 해주도록 일을 맡겼네.
그런데 지금 백성들로부터 그 대가를 받고 그 직무를 게을리 하는 일이 많아 천하가 모두 그러하네. 어찌 태만하기만 할 뿐이겠는가? 또 제멋대로 도둑질까지 하네. 만약 집에 인부 한 사람을 고용하였는데 그가 그대로부터 임금을 받고도 일을 태만히 하며 또 그대의 재물과 그릇등을 도둑질한다면 반드시 매우 화를 내며 그를 쫒아내고 벌할 것이네.
지금 천하에 이와 같은 부류가 많은데도 백성들이 감히 화를 내고 쫒아내며 벌하지 못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형세가 다르기 때문이네.
형세는 달라도 이치가 같으니 백성을 어떻게 대하여야 하겠는가? 이치에 통달한 사람이라면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설존의가 영릉에서 대리로 현령을 지낸지가 2년이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고 늦게까지 생각하며 힘써 일하고 노심초사하여 송사를 공평히 처리하고 세금을 고르게 부과하니 노약자가 속이거나 증오를 드러내는 일이 없었다. 그가 헛되이 대가를 취하지 않았음이 확실하고 두려워할 줄 알았음이 분명하다.
나는 천하고 욕을 당한 신분이었으므로 관리들의 업적을 고찰하여 영전시키거나 좌천시키는 논의에 참여할 수 없어 그가 떠나는 길에 술과 고기로 그를 기리고 거듭 말을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