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川 2021. 2. 24. 11:10

                                                乞食

 

 

 

饑來驅我去,不知竟何之。    굶주림에 몰려 나왔건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구나.

行行至斯里,叩門拙言辭。    가다 가다 이 마을에 이르러 문을 두드렸지만 말이 나오지 않네.

 

主人解余意,遺贈豈虛來。    주인이 내 뜻을 헤아려 먹을 것을 주니 헛 걸음은 아니었네.

談諧終日夕,觴至輒傾杯。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며 술잔이 오면 바로 마셨다.

 

情欣新知歡,言詠遂賦詩。    새 지기를 만나 기쁘고 즐거워 말하고 읊조리다 시가 되었네.

感子漂母惠,愧我非韓才。    그대 표모의 은혜에 감복하나 내게 한신의 재주가 없음이 부끄럽네.

 

銜戢知何謝,冥報以相貽。    어찌 은혜를 갚을지 마음에 새겨 죽어서도 잊지 않으리라.

 

 

 

 

☞ 漂母惠 : 韓信이 漢의 大將이 되어 力拔山氣蓋世의 項羽를 垓下에서 격파하고 楚王이 되자, 옛날 어려웠던 시절 자신에게 밥을

               먹여주었던 표묘에게 사례했던 고사를 말함.    

 

信釣於城下,諸母漂,有一母見信飢,飯信,竟漂數十日。信喜,謂漂母曰:「吾必有以重報母。」母怒曰:「大丈夫不能自食,吾哀王孫而進食,豈望報乎!」

...........  漢王之困固陵,用張良計,召齊王信,遂將兵會垓下。項羽已破,高祖襲奪齊王軍。漢五年正月,徙齊王信為楚王,都下邳。信至國,召所從食漂母,賜千金。<史記 卷92. 淮陰侯列傳>

 

한신이 성 아래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여러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아낙이 한신이 주린 것을 보고 밥을 주었는데, 빨래를 마치도록 수십일 동안 이렇게 했다. 한신은 기뻐서 빨래하는 아낙에게 “내 반드시 은혜에 크게 보답하겠소.”라고 말했다. 이에 아낙이 성을 내며 “대장부가 스스로 살아가지 못해 내가 왕손()을 불쌍히 여겨 밥을 준 것이니 어찌 보답을 바라리오!”라고 말했다.

...........  한왕(고조)이 고릉()에서 곤경에 처하자 장량의 계책을 써서 제왕() 한신을 불렀다. 한신이 군대를 이끌고 해하()에서 한왕과 만났다. 항우가 이미 패하자 고조가 제의 군대를 기습적으로 빼앗았다. 한 5년 정월에 제왕 한신을 옮겨서 초왕()으로 삼고 하비()에 도읍하게 했다.한신이 나라에 도착하자, 예전에 밥을 먹여준 빨래하던 아낙을 불러 천금을 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