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施
西施
西施越溪女、 서시는 월나라의 시내에서 빨래하던 아가씨
出自苧蘿山。 저라산 기슭 출신.
秀色掩今古、 빼어난 용모가 고금에 둘도 없어
荷花羞玉顔。 연꽃도 아름다운 얼굴 앞에 수줍어했다.
浣紗弄碧水、 비단빨래 하느라 맑은 물을 희롱하며
自與淸波閒。 스스로 맑은 물과 더불어 한가로웠다.
皓齒信難開、 하얀 이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沈吟碧雲間。 읖조리는 노래소리 구름 위로 올라갔다.
勾踐徵絶艶、 월왕 구천이 이 절세가인을 뽑아,
揚蛾入吳關。 예쁘게 단장시켜 오나라로 들여 보냈다.
提攜館娃宮、 오왕이 손 잡아 관아궁에 올랐는데
杳渺詎可攀。 아득히 높은 그곳 어떻게 올랐을까
一破夫差國、 부차의 오나라가 망한 뒤,
千秋竟不還。 천년토록 끝내 돌이키지 못하네.
娃 : 예쁠 왜(와).
☞西施
절강성 소흥 근교에 있는 제기시의 저라산(苧蘿山) 아랫마을에 살았다. 본성명은 시이광(施夷光)이지만 마을의 서쪽에 살았기 때문에 서시라 불렸다. 아버지는 땔감을 팔고 어머니는 강에서 빨래를 하며 가난하게 살았다.
서시는 대단한 미녀로 「莊子 天運」편에서 공자의 제자 顔淵과 師金의 대화중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오는데 이에서 효빈(效顰)이라는 고사가 생겨났다.
옛날 서시는 가슴앓이 병이 있어서 언제나 손으로 가슴을 지그시 누르고, 얼굴을 찡그리고 다녔다. 마을의 어떤 못생긴 사람이 그게 아름답게 보였는지 자기도 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얼굴을 찡그리고 마을을 돌아다녔다. 마을의 부자들은 문을 굳게 닫아 버렸고, 가난한 자들은 가족을 데리고 떠나 버렸다. 그 사람은 찡그리는 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만 알았지, 찡그리는 것이 아름답게 보인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
故西施病心而顰其里, 其里之醜人, 見而美之, 歸亦捧心而顰其里. 其里之富人見之, 堅閉門而不出, 貧人見之, 挈妻子而去之走. 彼知顰美而不知顰之所以美. <莊子 天運 4)>
오왕 부차(夫差)에게 패배하고 인질로 잡혀 굴욕적인 나날을 보낸 월왕 구천(句踐)은 가까스로 귀국하여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며 복수의 기회를 엿보던 중, 대부 문종(文種)의 건의를 받아들여 미인계를 쓰게 된다. 이 미인계를 집행하는 일을 범려가 맡았고 그는 미인을 구하기 위하여 전국을 다니다가 이 마을에서 빨래하는 서시를 발견했다.
구천은 당시 월나라의 수도였던 지금의 소흥시 동북쪽에 미인궁을 지어 서시를 비롯한 미녀들에게 비단옷을 입히고 곱게 화장을 시킨 후 걸음걸이, 궁정 예절, 춤, 노래 등을 익히게 했다. 서시는 15세 무렵 이곳에 들어와서 3년 동안 훈련을 받고 오나라에 보내졌다.
서시를 선물 받은 부차는 그녀를 위하여 고소대(姑蘇臺)라는 호화로운 전각을 짓고 밤낮없이 서시와 환락에 빠졌다. 이곳에서 그녀는 15년 동안 지내면서 빼어난 미모와 슬기로운 처신으로 부차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 성공했다.
드디어 BC 473년 구천은 이틈을 타서 오나라를 공격했다. 전쟁에 패하여 쫓기던 부차는 고소대로 도망하여 구천과 화친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나라가 멸망당한 후 서시의 거취에 대하여는 설이 분분하나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