鷺 - 金安老
鷺
金安老
蓼灣容與更苔磯、 여뀌 물가 서성이다 이끼 바위로 옮겨와서
意在窺魚立不飛。 물고기 노리느라 날아가지도 않네.
刷得雪衣容甚暇、 눈 같이 흰 옷, 단정한 모습이 여유로워,
傍人誰不導忘機。 곁에 있는 사람 누군들 초연하다고 하지 않겠는가?
忘機 : 자기 이해타산을 따지거나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품지 않다. 담박하고 수수하다.
成大中 (1732~1809)
營營苟苟, 惟食是求者, 未離乎禽獸也; 아등바등 구차하게 먹는 것만 추구하는 자는 금수와 다를 것이 없다.
盱盱奔奔, 惟利是趨者, 未離乎盜賊也. 눈을 부릅뜨고 날뛰며 이익만을 좇는 자는 도적과 다름없다.
瑣瑣齪齪, 惟私是務者, 未離乎駔儈也. 잗달고 악착같아서 사사로운 일에 힘쓰는 자는 거간꾼과 똑같다.
翕翕訿訿, 惟 邪是比者, 未離乎鬼魅也. 패거리 지어 남을 헐뜯으며 삿된 자와 어울리는 것은 도깨비나 마찬가지다.
炎炎顚顚, 惟氣是尙者, 未離乎夷狄也. 기세가 등등해서 미친 듯이 굴며 기운을 숭상하는 자는 오랑캐일 뿐이다.
詹詹喋喋, 惟勢是附者, 離乎僕妾也. 수다스럽게 재잘대며 권세에 빌붙는 자는 종이나 첩에 지나지 않는다.
<靑城雜記>
☞ 盱盱奔奔
陽子居南之沛,老聃西遊於秦,邀於郊,至於梁而遇老子。老子中道仰天而歎曰:「始以汝爲可敎,今不可也。」 陽子居不答。至舍,進盥漱巾櫛,脫屨戶外,膝行而前曰:「向者弟子欲請夫子,夫子行不閒,是以不敢。今閒矣,請問其過。」
老子曰:「而睢睢盱盱,而誰與居?大白若辱,盛德若不足。」 陽子居蹴然變容曰:「敬聞命矣。」 其往也,舍者迎將, 其家公執席,妻執巾櫛,舍者避席,煬者避灶。其反也,舍者與之爭席矣。<莊子 雜篇 寓言>
睢 : 부릅떠볼 휴/강이름 수. 부릅떠 보다. 성내어 사나운 눈으로 봄. 놀라 휘둥그런 눈으로 봄. 우러러보다. 헐뜯다. 비방함. 강(땅)이름.
盱 : 져다볼 우. 쳐다보다. 부릅뜨다. 검고 고운 눈. 크다. 근심하다. 바라다. 우쭐하여 날뛰는 모양.
睢睢盱盱 : 눈을 부릅뜨고 거만함. 灶 : 부엌 조. 竈. 부엌. 조왕신.
양자거(陽子居)가 남쪽으로 패(沛) 땅에 가는데, 노담(老聃 : 老子)이 서쪽으로 진(秦)나라에 여행을 떠났다. 그래서 양자거(陽子居)는 패읍 교외에서 맞으려다가 위(魏)나라의 서울 대량(大梁)에 가서 교외에서 기다리다가 노자(老子)를 만났다.
도중에 노자는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여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너를 가르칠만 하다고 여겼는데, 이제 보니 그래서는 안되겠다.”
양자거는 한 마디 대꾸가 없었다.
이윽고 여관에 이르러 세숫대야와 양치할 물과, 수건에 빗을 받들어 올리고 나서, 신발은 문 밖에 벗어놓고 무릎으로 기어 〈노자〉 앞으로 나아가서 말했다.
“아까는 제가 선생님께 바로 가르침을 청하고자 했으나 선생님께서 걸어가시느라 겨를이 없었기에 그 때문에 감히 여쭙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겨를이 있는 듯하여 아까 꾸중하신 까닭을 여쭙고자 합니다.”
노자가 말했다.
“그대는 눈 부릅뜨고 노려보면서 뻐겨대니 그래 가지고서야 그대가 누구와 함께 살 수 있겠는가? 진짜 맑고 깨끗한 사람은 더러워 보이고 정말로 덕을 갖춘 사람은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법이다.”
양자거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을 바꾸고 용모를 바로 고치고 말했다.
“삼가 가르침을 받자옵니다.”
양자거가 처음 여관에 갔을 때에는 같이 묵던 숙박객들이 모두 나와서 맞이하며 여관 주인이 자리를 들고 오고 여관 주인의 아내가 수건과 빗을 가지고 오며, 숙박객들은 자리를 피하고 난롯가에서 불 쬐던 자들은 불기 있는 따뜻한 자리를 양보하여 피할 정도였는데, 그가 돌아갈 때에는 숙박객들이 그와 자리를 다툴 정도로 친해졌다.
及世之衰也, 至伏羲氏, 其道昧昧芒芒然, 吟德懷和, 被施頗烈。而知乃始, 昧昧晽晽, 皆欲離其童蒙之心, 而覺視於天地之間。是故其德煩而不能一。乃至神農 黃帝, 剖判大宗竅領天地, 襲九窽重九, 提挈陰陽, 嫥梡剛柔, 枝解葉貫, 萬物百族, 使各有經紀條貫。於此萬民睢睢盱盱然, 莫不竦身而載聽視。 是故治而不能和下。 <淮南子 卷二. 俶真訓>
세상이 쇠망해져 복희씨(伏羲氏)에 이르러서는 그 도(道)가 순후․광대해서 덕을 머금고 화(和)를 품어 백성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자못 강렬했다. 그래서 지혜가 비롯되어 밝은 듯하면서 흐리고 알고자 하여 모두 어린이의 마음을 떠나 천지 사이에서 깨달아 보고자 했다. 그러므로 그 덕이 번다(煩多)하여 통일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신농(神農)․황제(皇帝)에 이르러서는 도의 큰 근본을 해부하고 천지를 분석하여 다스리며 구천(九天)의 법(法)을 답습하고 구지(九地)의 형체를 겹치게 하며 음양(陰陽)을 쥐고 강유(剛柔)를 조화하여 만물․백족(百族)을 나뭇가지와 같이 분해하고 나뭇잎과 같이 꿰뚫어 각각 기강과 조리가 있게 만들었다. 이에 만민은 이목을 집중하고 몸을 솟구쳐 듣고 보는 것을 일삼으려 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그러므로 다스리나 하층까지 조화를 이룰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