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風 三首
寒風
李穡
一.
寒風西北來、 찬 바람 서북에서 불어오니
客子思故鄕。 나그네 고향을 생각하네.
悄然共長夜、 쓸쓸히 긴 밤 지새는데,
燈光搖我床。 등불이 책상에 어른거리네.
古道已云遠、 옛 도는 이미 아득히 멀어지고
但見浮雲翔。 뜬 구름만 흐를 뿐이네.
悲哉庭下松、 서글프도다. 뜰의 소나무는,
歲晩逾蒼蒼。 세밑에도 더욱 푸르고나.
願言篤交誼、 도타운 정분으로 드리는 말씀,
善保金玉相。 금옥같은 모습 잘 보전하소서.
二.
寒風西北來、 찬 바람 서북에서 불어와,
日夜吹不休。 밤낮으로 그치지 않고 불어온다
雲飛碧空濶、 구름은 드넓은 하늘을 흐르고,
樹木聲颼颼。 나무잎 소리 우수수 들려온다.
早衙有公事、 일찍 관아에 일이 있어
策馬披重裘。 갖옷 껴입고 말을 달린다.
武夫喝官途、 무관은 길에서 벽제소리 내는데
心中焦百憂。 마음은 온갖 근심으로 초조하기만 하다.
何如日三丈、 어찌 해가 세 길이나 높이 오르도록,
徐起猶蓬頭。 늦게 일어나 아직도 흐트러진 머리인가.
三.
寒風西北來、 찬 바람 서북에서 불어와,
漸見層陰結。 점점 얼음이 겹쳐 어네.
坐知風勢闌、 앉아서도 바람이 드세고,
又是天欲雪。 또 눈 내리려 하는 것을 알겠네.
須曳舞萬鶴、 잠깐사이에 만 마리 학이 춤추듯 하니,
變化眞一瞥。 변화란 진정 눈 깜짝할 사이로다.
閉戶獨微吟、 문 닫고 홀로 나직이 글을 읊조리는데,
途中車軸折。 길에서는 수레 굴대가 꺾였도다.
時聞楚石琴、 때때로 초석금 소리를 들으며,
焚香更淸絶。 향을 태우는데 청정함이 다시없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