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齋自題
松齋自題
非老亦非少、年過三紀餘。 늙지도 젊지도 않으니, 나이가 서른여섯 살이 지났다,
非賤亦非貴、朝登一命初。 천하지도 귀하지도 않으니 조정에서 갓 임명 받은 초기로다.
才小分易足、心寬體長舒。 재능이 적어 분수에 만족하기 쉽고 마음을 넉넉하게 하니 몸도 여유롭다.
充腸皆美食、容膝卽安居。 배만 채우니 모두 맛있는 음식이요 무릎만 받아들이면 편안한 거처이다
況此松齋下、一琴數帙書。 하물며 소나무 서재에서 거문고와 몇 질의 책이 있지 않은가.
書不求甚解、琴聊以自娛。 책을 읽어도 깊이 알려고 하지 않으며 거문고도 스스로 즐긴다
夜直入君門、晩歸臥吾廬。 밤에는 당직으로 궁궐에 들고 느지막히 돌아와 내 집에 눕는다
形骸委順動、方寸付空虛。 몸은 순리에 따라 움직이고 마음은 늘 비워둔다.
持此將過日、自然多晏如。 이렇게 날을 보내면 저절로 평안해지리라.
昏昏復默默、非智亦非愚。 어리석은 듯 묵묵히, 지혜롭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게 지내리라.
三紀 : 紀는 12年. 열두 해. 목성(木星)이 일주(一周)하는 동안. 甚解 : 陶淵明의 五柳先生傳에 「好讀書, 不求甚解」의 표현이 나온다.
吾廬 : 陶淵明의 讀山海經詩 十三首 中 第 1首에서 이 표현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