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河篇
宋之問
八月凉風天氣晶 (팔월량풍천기정) : 팔월 서늘한 바람 날씨는 맑고
萬里無雲河漢明 (만리무운하한명) : 만 리 저편 구름 한 점 없고 은하수는 밝다.
昏見南樓淸且淺 (혼견남루청차천) : 저녁 남쪽 누각을 보니 맑고도 가까워라
曉落西山縱復橫 (효락서산종복횡) : 새벽엔 서산으로 떨어져 세로와 가로가 바뀌었다
洛陽城關天中起 (낙양성관천중기) : 낙양성 궐문은 하늘 한가운데 나타나고
長河夜夜千門裏 (장하야야천문이) : 은하수는 밤마다 모든 문에서 보인다
複道連甍共蔽虧 (복도연맹공폐휴) : 복도와 연이은 지붕 용마루에 늘 조금 가려있고
畵堂瓊戶特相宜 (화당경호특상의) : 화려한 집 옥문과는 서로 잘 어울린다
雲母帳前初汎濫 (운모장전초범람) : 운모 장막 앞에 처음에는 넘치는 듯하다가
水精簾外轉逶迆 (수정렴외전위이) : 수정 발 밖에서 더욱 아득히 흐른다
倬彼昭回如練白 (탁피소회여련백) : 뚜렷이 저 밝게 굽은 것이 마치 흰 비단 같아
復出東城接南陌 (복출동성접남맥) : 다시 동쪽 성을 나가 남쪽 길까지 뻗혔다
南北征人去不歸 (남북정인거불귀) : 남북으로 떠난 병사 한번 가선 돌아오지 않는데
誰家今夜擣寒衣 (수가금야도한의) : 뉘 집에서 나는 오늘 밤 다듬이질 소리인가
鴛鴦機上疎螢度 (원앙기상소형도) : 원앙 무늬 짜는 베틀 위에는 반딧불이 넘나들고
烏鵲橋邊一雁飛 (오작교변일안비) : 오작교 다리에는 외기러기 날아간다
雁飛螢渡愁難歇 (안비형도수난헐) : 기러기 날고 반딧불 넘어가니 시름 가시기 어렵고
坐見明河漸微沒 (좌견명하점미몰) : 은하수 점점 멀어지는 것 앉아서 바라본다
已能舒卷任浮雲 (이능서권임부운) : 이미 펴고 말리는 것 뜬 구름에 맡겼으니
不惜光輝讓流月 (불석광휘양유월) : 밝은 빛 흐르는 달에 양보하여도 아깝지 않다
明河可望不可親 (명하가망불가친) : 은하수는 바로 볼 수 있으나 친할 수는 없으니
願得乘槎一問津 (원득승사일문진) : 뗏목 타고 옛사람처럼 한번 나루터를 찾고 싶어라
更將織女支機石 (갱장직녀지기석) : 다시 직녀가 베틀 고이던 돌을 가져다
還訪成都賣卜人 (환방성도매복인) : 성도의 점쟁이 찾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