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15章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子貢曰, 「詩云, 『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
子曰, 「賜也。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자공이 말했다. "가난하면서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괜찮다. 그러나 아직 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하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사람만은 못하다."
자공이 말했다. "『시경』에 '자른 것 같고 간 것 같고 쫀 것 같고 닦은 것 같다'라고 한 것은 아마 바로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겠군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야, 이제 너와 함께 『시경』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구나. 지나간 일을 일러주었더니 앞으로 닥쳐올 일을 아는구나."
[문법 설명 및 어휘 풀이]
1. 貧而無諂 :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다.
• 而 :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無 : 不과 같다.
2. 何如 : 어떤가. 의문문에서 대사 목적어가 동사 앞에 놓인 것. 如何와 같다.
3.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 (좋기는 하나 그 정도로는 아직) 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하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사람만은 못하다.
4. 如切如磋, 如琢如磨 : 자른 것 같고 간 것 같고 쫀 것 같고 닦은 것 같다. 『시경(詩經)·위풍(衛風)·기욱(淇奧)』의 첫부분. 절차탁마(切磋琢磨)는 옥기(玉器)를 만드는 네 가지 공정으로 학문이나 덕행을 갈고 닦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5. 其斯之謂與 : 아마 이를 말하는 것이리라.
• 其 :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斯 : 앞에 나온 공자의 말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 之 : 강조 효과를 위하여 목적어를 동사 앞에 놓을 경우 목적어와 동사 사이에 쓰는 구조조사.
華則榮矣, 實之不知.
꽃은 번성한데 과실이 어떨지는 모르겠다. <國語 · 晉語6>
語曰, 「脣亡則齒寒。」 其斯之謂.
속담에 말하기를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라고 한 것은 아마 이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穀梁傳 · 僖公二年>
• 與 :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其(기)와 함께 쓰이는 경우 추측의 어기를 내포한다.
6. 賜也始可與言『詩』已矣 : 사는 비로소 (그와) 함께 『시경』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 賜 : 자공(子貢)의 이름.
• 也 : 呼格. ~야! ~여!
• 與 : 다음에 목적어로서 賜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之가 생략된 형태. 전치사 '與' '以' '爲'는 왕왕 그 다음에 오는
목적어가 생략된다.
旦日, 客從外來, 與坐談.
이튿날 바깥에서 손님이 와서 그와 함께 앉아서 이야기를 했다. <戰國策 · 齊策>
行有餘力, 則以學文.
이렇게 하고도 남는 힘이 있으면 그것으로 글을 배워라.
今智伯知我, 我必爲報仇而死, 以報智伯, 則吾魂魄無愧矣.
이제 지백이 나를 알아주니 내가 반드시 그를 위하여 원수를 갚고 죽어, 이로써 지백의 은혜에 보답하면 내
영혼이 부끄럽지 않으리라. <史記 · 刺客列傳>
• 詩 : 고서에서 말하는 詩(시)는 『시경』 또는 『시경』에 수록된 시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 已矣 :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로 단정적인 어기를 내포한다.
由是觀之, 則君子之所養, 可知已矣.
이것을 통하여 보면 군자가 배양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孟子 · 滕文公下>
其設心以爲不若是, 是則罪之大者, 是則章子已矣.
그는 마음속으로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이는 곧 죄가 더욱 큰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니 이것이 바로 장자의
위인이다. <孟子 · 離婁下 30.>
7. 告諸往 : 지나간 일을 말해주다.
• 諸 : 대명사 […諸] …이. …이를. …이에. 之와 쓰임이 같음.
能事諸乎?
그를 섬길 수 있습니까? <左傳 · 文公元年>
• 往 : 지나간 것.
第16章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자기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여라."
[문법 설명 및 어휘 풀이]
1. 不患人之不己知 : 다른 사람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라.
• 不 : 금지를 표시하는 부사. 勿과 같다.
病愈, 我且往見, 夷子不來.
병이 나으면 내가 가서 만날 것이니 이자는 오지 말라. <孟子 · 滕文公上>
王不敢後, 用顧畏于民碞. 碞 : 험할 암. 험하다. 인심이 사납다. 어그러지다. 바위.
임금님께서는 감히 뒤로 미루지 마시고 백성들의 어려움을 돌아보고 두려워하십시오. <書經 · 召誥>
• 之 :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節)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명사구가 되는 경우 주어나 목적어로 쓰이고 절이 되는 경우 대개 시간·가정·조건 등을 표시한다.
王如知此, 則無望民之多於隣國也.
왕께서 이것을 아신다면 백성이 이웃 나라보다 많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孟子 · 梁惠王上>
子之居楚, 何官?
그대는 초나라에 있을 때 무슨 벼슬을 하였소? <史記 · 陳平世家>
人之生也, 與憂俱生.
사람은 태어날 때 근심과 함께 태어난다. <莊子 · 至樂>
君子之至於斯也, 吾未嘗不得見也.
군자가 이곳에 오면 나는 아직 만나지 못한 적이 없었소. <論語 · 八佾24>
• 不己知 : 자기를 알아주지 않다. 부정문에서 대사 목적어가 동사 앞에 놓인 형태.
不好犯上而好作亂者, 未之有也.
윗사람의 마음을 거스르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난동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
다음 구절의 不知人(불지인)은 목적어 人(인)이 대사가 아니라 명사이기 때문에 동사 뒤에 놓인 것이다.
2. 患不知人也 : (자기가)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
• 也 : 명령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寡人非此二姬, 食不甘味, 願勿斬也.
과인은 이 두 여인이 아니면 음식을 먹어도 맛이 없으니 원컨대 죽이지 마시오. <史記 · 孫子列傳>
☞莊子 至樂 第十八
天下有至樂无有哉? 有可以活身者无有哉? 今奚爲奚據? 奚避奚處? 奚就奚去? 奚樂奚惡?
夫天下之所尊者, 富貴壽善也., 所樂者, 身安厚味美服好色音聲也., 所下者, 貧賤夭惡也., 所苦者, 身不得安逸, 口不得厚味, 形不得美服, 目不得好色, 耳不得音聲., 若不得者, 則大憂以懼, 其爲形也, 亦愚哉!
夫富者, 苦身疾作, 多積財而不得盡用, 其爲形也亦外矣。夫貴者, 夜以繼日, 思慮善否, 其爲形也亦疏矣。人之生也, 與憂俱生, 壽者惛惛, 久憂不死, 何苦也! 其爲形也亦遠矣。烈士爲天下見善矣, 未足以活身. 吾未知善之誠善邪, 誠不善邪? 若以爲善矣, 不足活身., 以爲不善矣, 足以活人。故曰, 「忠諫不聽, 蹲循勿爭。」 故夫子胥爭之以殘其形, 不爭, 名亦不成. 誠有善无有哉?
今俗之所爲與其所樂, 吾又未知樂之果樂邪, 果不樂邪? 吾觀夫俗之所樂, 擧群趣者誙誙然如將不得已, 而皆曰樂者, 吾未知之樂也, 亦未知之不樂也. 果有樂无有哉? 吾以无爲誠樂矣, 又俗之所大苦也. 故曰, 「至樂无樂, 至譽无譽」
天下是非果未可定也. 雖然, 无爲可以定是非. 至樂活身, 唯无爲幾存。請嘗試言之. 天无爲以之淸, 地无爲以之寧, 故兩无爲相合, 萬物皆化生. 芒乎芴乎, 而无從出乎! 芴乎芒乎, 而无有象乎! 萬物職職, 皆從无爲殖. 故曰天地无爲也而无不爲也, 人也孰能得无爲哉!
惛 : 어리석을 혼/번민할 민. 어리석다. 도리에 어두움. 깨닫지 못함. 미혹하다. 정신이 현혹됨. 어지럽다. 정신이 흐트러짐. 시끄럽다. 소란함. 惛惛 : 정신이 흐릿하다.
蹲 : 웅크릴 준. 웅크리다. 쪼그리고 앉음. 모으다. 한 곳에 모임. 춤추다. 춤추는 모양. 단정한 모양.
誙 : 똑똑할 경. (말이)똑똑하다. (언어가) 확실하다. 죽음으로 나아가는 모양. 옳은 일을 옳다고 하고 그른 일을 그르다고 하는 일.
誙誙然 : 赤塚忠은 “곧장 앞으로 달려가 그치지 않는 모양이다[直前不止貌].”, 成玄英은 “죽음으로 달려 나아가는 모양[趣死貌]”
笏 : 희미할 홀/순무 물. 희미하다. 밝지않음. 職職 : 만물이 무성하게 퍼져 나감. 職職은 繁植하는 모양(李頤). 宣穎은 “많은 모양[多貌]."
천하에 지극한 즐거움이 있는가 없는가. 내 몸을 편안히 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없는가. 이제 무엇을 하고 무엇에 의지하며, 무엇을 피하고 무엇에 머물며, 무엇에 나아가고 무엇을 떠나며,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해야 하는가.
무릇 천하 사람들이 중시하는 것은 부귀와 장수, 명예이고, 좋아하는 것은 몸이 편안한 것, 맛있는 음식, 예쁜 옷, 미색과 음악이고, 하찮게 여기는 것은 가난과 천함, 요절과 악평이고, 고통스럽게 여기는 것은 몸이 편안하지 못하며 입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며 몸에 예쁜 옷을 걸치지 못하며 눈으로 미색을 보지 못하며 귀로 아름다운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다. 즐거움을 얻지 못하면 사람들은 크게 근심하고 두려워하는데 이는 외물만을 위하는 것이니 또한 어리석은 짓이다.
무릇 부자는 몸을 괴롭혀 애써 일하여 재물을 많이 모아 쌓아두고도 다 쓰지도 못하니 이는 외물만을 위한 것으로 빗나간 짓이다. 무릇 신분이 귀한 자는 밤으로 낮을 이어서 政治의 선악을 따지느라 마음을 쓰니 그것도 지위라는 외물을 위한 것으로 또한 소원한 일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근심과 함께 하는데 장수하는 사람은 정신이 흐린 상태에서 오래도록 근심하면서 죽지도 않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그것도 장수라는 외물만을 위한 것으로 또한 지극한 즐거움과는 멀리 빗나간 일이다.
烈士는 천하를 위하여 善을 드러내 보이지만 자신의 몸을 살리지는 못하였으니, 나는 선이 진실로 선인지 진실로 선이 아닌지 알 수 없구나. 그것을 善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몸조차 살리기에 부족한 것이 되고, 만일 그것을 不善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을 족히 살린 것이 된다.
그러므로 '忠諫을 해도 그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복종하고 다투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 伍子胥는 다투다가 자신의 몸을 해쳤다. 다투지 않았더라면 명예가 또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善이란 진실로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지금 세속 사람들의 행동과 그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살펴볼 때〉 나 또한 그 즐거움이란 것이 과연 즐거운 것인가, 아니면 과연 즐겁지 아니한 것인가를 알지 못한다. 내가 저 세속 사람들의 즐거워하는 것을 살펴볼때 온 세상 사람들이 무리 지어 달려가는 것이 죽을 둥 살 둥 마치 장차 그만두려야 그만둘 수 없어서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모두 ‘즐겁다’고 하는 것을, 나는 그게 즐거운 줄 모르겠고 그렇다고 해서 또한 그것을 즐겁지 않은 줄도 모르겠으니 과연 정말 즐거움이란 게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나는 생각건대 無爲라야만 참으로 즐거울 것이니, 이 無爲는 또 세속 사람들은 크게 고통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최고의 즐거움은 즐거움이 없는 것이고 최고의 명예는 명예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천하의 是非에 관한 판단은 결국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비록 그렇지만 無爲의 태도를 지켜야만 비로소 是와 非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니 지극한 즐거움은 자신의 몸을 살릴 수 있으니 오직 무위를 지켜야만 거의 보존될 수 있을 것이다. 시험 삼아 말해보겠다. 하늘은 無爲하는지라 그로써 맑음을 유지하고, 땅은 無爲하는지라 그 때문에 〈요동 없이〉 편안하다. 그 때문에 하늘과 땅, 이 둘의 無爲가 서로 합쳐야만 비로소 만물이 모두 생성 변화하여 황홀한 가운데 어디서부터 생성되어 나오는지 알 수 없으며, 惚恍한 가운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만물이 무성하게 퍼져 나가는 것이 모두 無爲로부터 번식한다.
그 때문에 말하기를, 천지는 無爲함으로써 무슨 일이든 해낸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은 그 누가 無爲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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