燕思亭
馬存
李白騎鯨飛上天, 이백이 고래 타고 하늘위로 날아가니
江南風月閑多年。 강남의 풍월 여러 해 한산하다
縱有高亭與美酒, 높은 정자와 좋은 술이 있다하여도
何人一斗詩百篇。 누가 한 말 술에 시 백편을 지을까
主人定是金龜老, 주인은 필시 금 거북을 술로 바꾼 하지장 같은 노인이리
未到亭中名已好。 정자에 이르기도 전 벌써 즐겁고
紫蟹肥時晩稻香, 붉은 게가 살찌고 늦은 벼가 향기로우니
黃鷄啄處秋風早。 누런 닭은 모이를 쪼고 이미 가을바람 불어온다
我憶金鑾殿上人, 나는 기억한다, 옛날 금란전 위에서 이백은
巨靈劈山洪河竭。 위대한 신령이 산을 쪼개니 큰 강물이 마르고
長鯨吸海萬壑貧, 고래가 바닷물을 마셔버려 온 골짝이 다 마른 것을
如傾元氣入胸腹, 원기를 기울여 가슴과 배에 불어 넣으면
須臾百媚生陽春。 온갖 아름다운 글이 따뜻한 봄처럼 생겨난다
讀書不必破萬卷, 책을 읽음에 반드시 만권을 읽을 필요는 없으나
筆下自有鬼與神。 붓을 들면 저절로 귀신들린 듯 했다
我曹本是狂吟客, 나 같은 무리는 본래 미친 듯 시나 읊는 사람이나
寄語溪山莫相憶。 계곡과 산에 말하노니, 생각하지 말아라
他年須使襄陽兒, 다른 해에 반드시 양양의 아이들로 하여금
再唱銅醍滿街陌。 동제가를 다시 불러 거리에 퍼지게 하리라.
<古文眞寶 前集 第5卷>
主人定是金龜老 : 金龜老는 벼슬아치의 관복에 차는 금거북을 풀어주고 술을 산 노인이란 뜻으로 賀知章을 가리키는 바, 그는 李白을
보자 謫仙人이라 부르고 차고 있던 금거북을 풀어 술을 산 故事가 있으므로 風流가 있는 燕思亭의 主人을 그에게 비유하여 말한
것이다. 李德弘의《艮齋集》續集 4권에 “馬子才가 李太白으로 자처하였기 때문에 主人을 賀知章에게 견준 것이다.” 하였다.
巨靈 : 巨靈은 黃河의 神으로, 전설에 華山이 황하를 가로막고 있었는데, 巨靈이 불끈 힘을 써서 華山을 둘로 쪼개어 북쪽에 있는 것은
首陽山이 되고 남쪽에 있는 것은 太華山이 되었으며 황하가 그 사이로 흐르게 되었다 한다.
寄語溪山莫相憶 : 李德弘은 “마자재가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곧 이태백이니 시내와 산은 이태백을 생각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그리하여 곧바로 그 아래에 이어서 말하기를 ‘모름지기 襄陽의 아이들로 하여금 다시 〈銅鞮歌〉를 부르게 하리라.’ 하여, 자신이
이태백 當時의 일과 같이 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하였다.
銅醍 : 樂府의 하나인 白銅鍉曲으로 白銅蹄 또는 白銅鞮로도 쓰는 바, 本書 8권에 나오는〈襄陽歌〉의 註에 “樂府에〈銅鍉歌〉가 있는데
해석하기를 ‘鍉는 오랑캐들이 맹세할 때에 피를 마시는 그릇이다.’ 하였다.《韻府》에는 鞮로 되어 있는데 註에 ‘정갱이까지 올라
오는 가죽 신발이니, 바로 지금의 靴이다.’ 하였는데, 이는 잘못인 듯하다.” 하여 銅鍉로 쓰는 것이 옳다고 하였다.
[해설]
이 시는 李白이 죽은 뒤 그의 文章을 이을 사람이 없음을 한탄한 것이다. 이 정자의 주인은 賀知章과 같은 풍모를 지녔지만 李白과 같은 客이 없음을 어이하겠는가. 초대받은 자신은 단지 狂吟客일 뿐이니, 어린아이들이 손뼉을 치며 조롱할 것이라고 한탄한 내용이다. 思亭의 소재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이백이 일찍이 노닐며 시를 짓던 곳인 듯하다.
馬 存( ? ~ 1096)
자는 子才, 北宋 樂平(江西省 飜陽縣) 부근 사람. 徐積의 문인으로 진사가 된뒤 觀察推官을 지냈다.
그의 詩는雄渾豪放한 맛이 있고 蟬聯體의 詩를 잘 지었다.
蟬聯體란 앞 句에서 사용한 글자를 다음 句에서 이어 받아 겹쳐 쓰는 形式을 말한다. 마치 매미 하나가 울기 시작하면 다른 매미들이 따라 우는 것과 같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