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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古文學/破閑集

卷下24. 傳曰在南爲橘

by 柳川 2020. 11. 1.

傳曰, 「在南爲橘, 在北爲棖。」 盖草木非其土, 莫遂其性。昨出金閨至御花苑, 見橘樹高一丈, 結實甚多。 問苑吏云, 「南州人所獻, 旦旦以鹽水沃其根, 故得盛茂。」

噫! 草樹固無知物也, 猶資灌漑栽培之力, 得致於斯。況人主之用人, 毋論遠近踈戚, 結之以恩愛, 養之以祿秩, 則安有不盡忠竭誠, 以補國家哉!

因書十二韻, 庶幾採詩者, 用塵乙覽。

 

誰把炎州種, 移栽禁御傍

脫身辭瘴海, 托地近宮墻

 

玉瘦叢多刺, 雲繁葉有芒

春葩渾帶白, 秋實漸含黃

 

浩露凝爲腦, 生綃用隔瓢

摘宜煩素手, 熟必待淸霜

 

噀霧沾衣袖, 飛泉沃肺膓

縱經淮水遠, 不減洞庭香

 

氣味含仙界, 音塵隔古鄕

雖云非土性, 只爲被恩光

 

耻與千奴幷, 惟容四皓藏

君看圯上老, 去楚佐高皇。

 

 

棖 : 문설주 정/이름 장. 문설주. 닿다. 부딪다. 현악기 소리. 

在南爲橘, 在北爲棖。: 在南爲橘, 在北爲枳。          金閨 : 翰林苑.  翰林苑의 文臣을 金閨客이라 불렀다.    踈 : 疎.

 

乙覽 : 임금이 책을 읽는 일. 임금이 낮에는 정사를 보고 자기 전인 밤 아홉 시부터 열한 시까지 책을 읽는다고 하여 생긴 말.

         한나라 때부터 밤을 갑(甲) · 을(乙) · 병(丙) · 정(丁) · 무(戊)의 다섯 개로 나누었는데, 갑야는 저녁 7시에서 9시, 그리고 마지막 무

         야는 새벽 3시에서 5시이다. 황제들은 정무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인 을야에 독서를 했기 때문에 황제가 책을 읽는 것을 이

         르러 ‘을야지람’이라 했다. ‘을람(乙覽)’이라고도 한다.

 

瘴 : 장기 장. 장기(축축하고 더운 당에서 생기는 독한 기운). 풍토병.      葩 : 꽃 파(아). 꽃. 꽃모양의 쇠장식. 화초가 희다. 지다. 흩어짐. 

噀 : 물뿜을 손.    淮水 : 淮南의 귤을 淮北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이야기를 두고 한 말.    氣味 : 냄새와 맛. 

音塵 : 소식, 기별.     恩光 : 하늘이 내려 주는 비와 이슬의 은혜로운 혜택.  임금이나 웃어른으로부터 받는 은혜로운 혜택.  雨露之澤.

耻 : 부끄러울 치.      圯 : 흙다리 이. 흙다리. 흙을 덮어 만든 다리.    圮 : 무너질 비. 무너지다. 허물어지다. 무너뜨리다. 허물어뜨리다. 

 

千奴 : 천 그루의 귤나무. 이형(李衡)이 가족 몰래 무릉(武陵) 용양주(龍陽洲)에 귤나무 1천 주를 심고서 그 아들에게 말하기를 “내 목노

        (木奴) 1천 두(頭)가 있으니, 네가 의식 걱정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였다.   

        우리나라에선 본문외에 이조 초기  陽村  權近(1352∼1409)의 시 「伏蒙東殿賜柑橘」에서도 볼수 있다.

四老 : 귤. 末尾의 해설 참조,

圯上老 : 한나라 장량이 만난 노인. 황석공.

 

良嘗閒従容歩游下邳圯上, 有一老父, 衣褐, 至良所, 直堕其履圯下, 顧謂良曰:「孺子, 下取履!」良鄂然, 欲殴之. 為其老, 彊忍, 下取履. 父曰:「履我!」良業為取履, 因長跪履之. 父以足受, 笑而去. .......  出一編書, 曰:「読此則為王者師矣. 後十年興. 十三年孺子見我済北, 谷城山下黄石即我矣.」遂去, 無他言, 不复見. 旦日視其書, 乃太公兵法也. 良因異之, 常習誦読之.  <史記 卷55. 留侯世家>

       

 

 

 

전에 이르기를, 「남쪽에 있으면 귤이 되고, 북쪽에 있으면 탱자가 된다.」라고 하였으니, 대체로 풀이나 나무는 원래의 토양이 아니면, 그 본성대로 생장할 수 없는 것이다. 어제 한림원을 나와 어화원에 이르니, 높이가 1장이나 되는 귤나무가 보였는데, 열매가 매우 많이 열려 있었다.

어화원 관리에게 물어보니,

"남쪽 지방 사람이 바친 것인데, 날마다 소금물로 뿌리에 물을 주니, 그 때문에 무성하게 열매 맺을 수 있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아! 풀과 나무는 진실로 다른 사물을 아는 능력이 없는데, 오히려 물을 대주고 심어 가꾸는 힘에 의지하여, 이렇게까지 자랄 수 있었다. 하물며 군왕께서 사람을 쓰는 것을, 멀거나 가깝거나 소원하거나 친하거나를 따지지 않고, 은혜와 사랑으로 거두고, 녹봉과 관직으로써 돌보시니, 어찌 충성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국가를 돕지 않겠는가!

이리하여 12운의 시를 쓰니, 시를 채집하는 자는 보잘 것 없지만 임금께서 보시도록 해주기 바라노라.

 

誰把炎州種,                           누가 남쪽 지방의 종자를 가져다가

移栽禁御傍。                        궁궐 옆에 옮겨 심었는가.

脫身辭瘴海,                           음습하고 더운 기운을 떠나

托地近宮墻。                        궁궐 담장가까이 몸을 맡겼네.

 

玉瘦叢多刺,                           옥처럼 파리한데 떨기엔 가시가 많고

雲繁葉有芒。                        무성한 잎에는 까끄라기가 있네.

春葩渾帶白,                           봄에는 꽃이 온통 흰 빛이고,

秋實漸含黃。                        가을에는 열매가 조금씩 누런 빛 머금네.

 

浩露凝爲腦,                           풍부한 이슬 엉켜 중심을 만들고  

生綃用隔瓢。                        엷은 비단 만들어 열매의 칸을 나눴도다.

摘宜煩素手,                           따려면 흰손을 번거롭게 하여야 하는데

熟必待淸霜。                        익으려면 반드시 서리를 맞아야 하네.

 

噀霧沾衣袖,                           안개 내뿜어 옷소매를 젖게 하고

飛泉沃肺膓。                        샘물 솟아 내장을 적신다.        

縱經淮水遠,                           회수 지나온 길 멀어도

不減洞庭香。                        동정의 향은 줄지 않았네.

 

氣味含仙界,                           향과 맛은 선계를 품고 있지만

音塵隔古鄕。                        고향소식은 끊겼네.

雖云非土性,                           비록 흙의 성질은 다르다 할지라도

只爲被恩光。                        비와 이슬의 혜택은 받았도다. 

 

耻與千奴幷,                           귤나무와 나란히 있기가 부끄러워

惟容四皓藏。                        오로지 귤을 맛있게 먹을 뿐이었네.

君看圯上老,                           그대는 다리 위의 노인을 보았는가.

去楚佐高皇。                        초(楚 : 項羽)를 떠나 한고조(漢高祖)를 도왔도다.

 

 

 

 

伏蒙東殿賜柑橘    權近

 

團團仙菓裛天香,      동그란 선과가 하늘의 향기를 풍기는데,

顔色玲瓏尙帶霜.      영롱한 빛깔은 서리 기운을 띠었네,

病眼忽驚看寶璧,      병든 눈이 갑자기 보배인가 놀랐고,

渴喉欣得飮瓊漿.      마른 목은 선약을 마신 듯하네.

       

千奴合向栽時得,      귤나무[千奴]는 모아서 심어야 얻어지지만,

四老難從擘處藏.      감귤[四老]은 사람 손닿는 곳에선 간수하기 어렵네.

一嚼沈痾渾去體,      한 번 맛보매 모든 병이 몸에서 물러가니,

感恩唯祝壽無彊.      은혜에 감사하며 오로지 만수무강 빌 뿐이네.

 

 

☞ 四老

 

귤을 가리킨다. 파공인(巴邛人)의 귤밭이 있었는데, 서리가 내린 뒤 귤을 따서 저장하였다. 그 중에 크기가 서말들이 그릇만한 큰 귤이 있으므로, 이상하게 생각되어 쪼개보니 수염과 눈썹이 하얗고 살결이 붉은 두 노인이 서로 장기를 두며 담소하고 있었는데, 한 노인이 말하기를 귤 속의 즐거움이 상산사호(商山四皓)에 못지 않으나, 다만 깊은 뿌리와 단단한 꼭지가 못 되었기로 어리석은 사람의 손으로 따게 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하였다. <書言故事 : 송나라의 胡繼宗이 고사성어를 모아서 人君類와 儒學類로 분류ㆍ해석하고 그 출전을 밝힌 책.>

 

()의 학정을 피해 산 속에 숨어 산 동원공(東園公)ㆍ녹리선생(甪里先生)ㆍ기리계(綺里季)ㆍ하황공(夏黃公)의 네 사람의 현로(賢老). 상산(商山)의 사호(四晧)라고도 한다. <史記 卷55. 留侯世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