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哀詩
曹植
明月照高樓、 밝은 달빛 높은 누각 비치니
流光正徘徊。 흐르는 달빛 주위를 감도네.
上有愁思婦、 누각 위 수심에 잠긴 부인,
悲歎有餘哀。 비탄에 잠겨 슬퍼하네.
借問歎者誰、 탄식하는 사람 누구냐 물어보니
自云宕子妻。 탕자의 부인이라네.
君行踰十年、 남편 집나간 지 십년이 넘는데
孤妾常獨棲。 외로이 항상 혼자 살고 있다네.
君若淸路塵、 남편이 깨끗한 길 위의 먼지라면
妾若濁水泥。 이 몸은 흙탕물 속의 진흙과 같다네.
浮沈各異勢、 물위에 뜨고 가라앉는 각자 형편이 다르니
會合何時諧。 언제나 함께 만나게 될 것인지?
願爲西南風、 부디 서남풍이라도 되어서
長逝入君懷。 멀리 날아 남편의 품속에 들어갔으면.
君懷良不開、 남편이 진정 품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賤妾當何依。 이 몸은 어디에 의지해야 할꺼나!
曹植(조식:192~232)
曹操(조조)의 셋째 아들이며, 자는 자건(子建), 조비(曹丕)의 동생으로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어려서부터 글재주가 뛰어나고 총명해서 아버지 조조가 太子로 삼으려 했는데, 그 때문에 형 曹丕의 미움을 사게 되었고, 그 曹丕가 황제가 되고 부왕 曹操가 죽은 이후에 변방 제후로 쫓겨나서 핍박 받으며 살게 되었다.
曹植은 太子 자리 뿐 만이 아니고, 첫사랑 女人도 형 曹丕에게 빼앗긴 셈이다. 曹植이 어렸을 적 洛水 가에서 노닐던 중 洛水의 女神 이라는 미녀 宓妃(복비)를 만났는데, 그녀도 文才있는 曹植을 좋아해서 사랑한다는 표시로 베개(枕)를 선물했고 曹植도 그녀를 戀慕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나중에 황제가 될 형 曹丕의 부인이 되어서 황후(甄后)까지 되었지만, 결국 참언(讒言)에 의해 死藥을 받고 죽었다 한다.
그러나 삼국지에 나타난 내용은 다르다. 견씨(甄氏)는 원래 원소의 둘째아들 원희의 부인이었으나 관도대전으로 조조와 원소의 싸움에서 조조가 완승을 거두자 조조의 큰아들 조비가 원소의 집에 쳐들어가 직접 취한 것으로 나와있다.
견씨와 조식과의 사이에 관하여는 언급이 없어 알 수가 없지만 조식의 문재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음을 감안 할 때 충분히 둘 사이의 관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어떤 글에서는 위 시가 조식을 그리워하며 견씨가 지은 것이라고 한다.
위 낙수의 미녀 복비운운하는 내용은 중국 고유의 춘추필법의 영향으로 조비의 행실을 미화시킨 것 같다.
曹植의 시풍은 그의 생애와 연관되어서 父王 조조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 하던 전반기에는 웅장, 호방한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형 曹丕의 핍박 속에 유명한 七步詩를 짓는 등 불우하게 살던 후반기에는 현실불만과 悲哀 등을 주제로 시를 썼다.
위 시는 후반기 작품. 언제 돌아올지 모르고 타향을 떠돌아다니는 탕자 남편을 그리워하며 외롭게 살고 있는 규수의 비애를 노래한 것이다.
七哀 라는 것은 後漢 말엽에 생긴 새로운 樂府詩의 제목으로서 시인들이 널리 쓰고 있었던 것 같다. 같은 제목의 시가 비슷한 시대의 王粲, 阮瑀, 張載 등의 시에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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