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西林壁
橫看成嶺側成峯、 가로로 보면 고개마루, 옆에서 보면 봉우리.
遠近高低各不同。 멀리서 가까이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에서의 모습이 각각 다르구나.
不識廬山眞面目、 여산의 참모습을 알지 못하는 것은,
只緣身在此山中。 단지 이 몸이 그 산 속에 있기 때문이네.
[해설]
소식은 10일간이나 여산 유람을 했음에도 여산의 진면목을 알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는 여산이 볼 때마다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매번 다른 모습으로 자신에게 다가왔기 때문이며 더욱이 자신이 여산 속에 있기 때문에 여산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28자로 구성된 짧은 칠언절구에 불과하지만 우주와 인생의 이치를 설파하는 철리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다.가로로 볼 때와 세로로 볼 때의 모습이 다르고,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가 또 다르며, 낮은 곳에서와 볼 때와 높은 곳에 올라서 볼 때 여산의 모습이 모두 다르니 결론적으로 여산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는 제한된 각도에서는 한정적인 부분만이 보이므로 보려는 대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말한 것이다. 이 시를 통해 소식은 주변 사물을 인지하고 파악하는 데 있어 자신의 주관적인 조건에 얽매여 대상을 객관적이고 전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경계(警戒)를 보여주었다.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중국문학(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