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風
淸人
淸人在彭,駟介旁旁。 청읍 사람이 팽 땅에서 말에 갑옷입힌 수레 달리네.
二矛重英,河上乎翱翔。 두 창에 붉은 깃 꾸미고 물가를 맴도네.
翺 : 날 고. 날다. 비상하다. 날아다니다. 날개를 치며 날다. 翺翔 : 빙빙 돌며 날다. 선회하다.
淸人在消,駟介麃麃。 청읍 사람이 소 땅에서 말에 갑옷입힌 수레 치닫네.
二矛重喬,河上乎逍遙。 두 창에 고리만 달고 물가를 거니네.
麃 : 큰사슴 포/김맬 표. 큰 사슴. 고라니. 쇠꼬리에 뿔이 하나인 동물. [표](김을)매다. (풀을)베다. (털빛이)변색하다. 씩씩한 모양. 용감
한 모양. 성한 모양.
淸人在軸,駟介陶陶。 청읍 사람 축 땅에서 말에 갑옷입힌 수레 느긋하게 달리네.
左旋右抽,中軍作好。 좌측에선 말돌리고 우측에선 칼 쳐드니 중군이 좋아하네.
[註]
清人在彭,駟介旁旁。二矛重英,河上乎翱翔。
청인재팽, 사개방방。 이모중영, 하상호고상。
청읍 사람이 팽 땅에 있으니 갑옷 입힌 네 마리 말이 달리고 달리도다. 두 창에 거듭 꾸민 깃으로 하수 위에서 펄펄 날도다.
○賦也. 淸 邑名, 淸人 淸邑之人也. 彭 河上地名. 駟介 四馬而被甲也. 旁旁 馳驅不息之貌. 二矛 酋矛, 夷矛也. 英 以朱羽, 爲矛飾也.
酋矛 長二丈. 夷矛 長二丈四尺, 竝建於車上, 則其英 重疊而見翶翔遊戱之貌.
○鄭文公 惡高克, 使將淸邑之兵, 禦狄于河上, 久而不召, 師散而歸, 鄭人 爲之賦此詩. 言其師出之久, 無事而不得歸, 但相與遊戱如此, 其
勢必至於潰散而後已爾.
○부라. 청은 고을 이름이니 청인은 청읍의 사람이라. 방은 하수 위의 지명이라. 사개는 네 마리 말에 갑옷을 입힘이라. 방방은 달리고 몰
면서 쉬지 않는 모양이라. 두 창은 추모와 이모라. 영은 붉은 깃으로써 창을 꾸민 것이라. 추모는 길이가 두 길이고, 이모는 길이가 두
길 네 척이니 나란히 수레 위에 세우면 그 꾸민 깃이 중첩되어 펄펄 나르며 놀고 희롱하는 모양이 나타나니라.
○정 문공이 고극을 미워하여 장차 청읍의 군사로 하여금 적(하북쪽에 있음)을 하수 위에서 막을 때에 오래 되어도 부르지 않거늘 군사가
흩어지고 돌아감에 정나라 사람이 위하여 이 시를 지었노라. 그 군사가 나간 지 오래됨에 일이 없는데도 돌아오지 않고 다만 서로 더불
어 놀고 희롱함이 이와 같으니 그 형세가 반드시 무너지고 흩어져 이른 뒤에나 말지니라.
清人在消,駟介麃麃。二矛重喬,河上乎逍遙。
청인재소, 사개표표。 이모중교, 하상호소요。
청읍 사람이 소에 있으니 갑옷 입힌 네 마리 말이 굳세고 굳세도다. 두 창에 거듭 달린 고리로 하수 위에서 노닐도다.
○賦也. 消 亦河上地名. 麃麃 武貌. 矛之上句曰喬, 所以懸英也. 英弊而盡 , 所存者 喬而已.
○부라. 소는 또한 하수 위의 지명이라. 표표는 굳센 모양이라. 창의 위에 고리를 일러 교라 하니 꾸민 것을 매다는 곳이라. 창의 꾸민 장
식이 헤지고 다하여 남은 것은 고리뿐이니라.
清人在軸,駟介陶陶。左旋右抽,中軍作好。
청인재축, 사개도도。 좌선우추, 중군작호。
청읍 사람이 축 땅에 있으니 갑옷 입힌 네 마리 말이 유유자적하도다. 좌측에서는 말을 돌리고 오른쪽에서는 칼을 뽑아들거늘
중군이 멋지도다.
○賦也. 軸 亦河上地名. 陶陶 樂而自適之貌. 左 謂御在將軍之左, 執轡而御馬者也. 旋 還車也. 右 謂勇力之士 在將軍之右, 執兵以擊
刺者也. 抽 拔刃也. 中軍 謂將在鼓下居車之中, 卽高克也. 好 謂容好也.
○東萊呂氏曰言師久而不歸, 無所聊賴, 姑遊戱以自樂, 必潰之勢也. 不言已潰而言將潰, 其詞深. 其情危矣. (淸人三章)
○부라. 축은 또한 하수 위의 지명이라. 도도는 즐거워하면서 스스로 맞추는 모양이라. 좌는 말 모는 이가 장군의 왼쪽에 있으면서 고삐
를 잡고 말을 모는 것이라. 선은 수레를 돌림이라. 우는 용맹하고 힘있는 군사가 장군의 오른쪽에 있으면서 병기를 잡고서 써 치고 찌
르는 것이라. 추는 칼을 뽑음이라. 중군은 장수가 북 아래 수레 한 가운데에 있음을 이름이니 곧 고극이라. 호는 용모가 좋음을 이름이
라.
○동래여씨 가로대 군사가 오래되었음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힘입을 바가 없어서(무료해서) 우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유희하면서 스
스로 달래니 반드시 무너질 판이라는 말이라. 이미 무너졌다고 말하지 아니하고 장차 무너진다고 말했으니, 그 말이 깊고 그 뜻은 위태
롭도다. (청인3장이라)
淸人三章章四句
事見春秋. 胡氏曰人君, 擅一國之名寵, 生殺予奪, 惟我所制耳. 使高克, 不臣之罪已著, 按而誅之可也. 情狀未明, 黜而退之可也. 愛惜其才
以禮馭之, 亦可也. 烏可假以兵權, 委諸竟上, 坐視其離散而莫之䘏乎. 春秋書曰鄭棄其師, 其責之深矣
일이 『춘추』에 나타나니라. 호씨 가로대 인군이 한 나라의 명예와 은총을 오로지 하니 생살여탈이 오직 나의 짓는 바이라. 고극으로 하여
금 신하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죄가 나타나면 생각하건대 베는 것이 가하고, 정상이 분명하지 않으면 쫓아내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 가하고,
그 재주가 애석하면 예로써 막는 것도 또한 가하거늘 어찌 (정 문공은) 가히 거짓 병권으로써 저 경계 위에 맡겨두어 그 떠나고 흩어짐을 좌
시하면서 구원해주지 않으랴. 『춘추』와 『서경』에 정나라가 그 군사를 버렸다 하니 그 책임이 깊도다.